자미 - 내 이름의 새로운 철자
오드리 로드 지음, 송섬별 옮김 / 디플롯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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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2024년의 최고의 책을 만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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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01-03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벌써요~? 😍

달자 2024-01-04 00:47   좋아요 1 | URL
완전요… 너무 빨리 읽어서 아껴 읽는 중이예여,,, 가슴이 뻐렁치는 2024년의 책,,

은하수 2024-01-04 0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저도 이 책 며칠 전에 사다놨어요^^

달자 2024-01-04 00:48   좋아요 1 | URL
강추요ㅠㅠ가슴이,,뻐렁칩니다,,,
 
자미 - 내 이름의 새로운 철자
오드리 로드 지음, 송섬별 옮김 / 디플롯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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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미, 내 이름의 새로운 철자>, 오드리 로드

나는 동성애자인 동시에 흑인이었다. 후자는 바꿀 수 없는 사실이었다. 갑옷이고, 망토이고, 벽이었다. 종종, 흑인이 아닌 다른 레즈비언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이런 화제를 꺼내고 싶다는 악취미가 들 때마다, 나는 어떤 의미로 내가 동성애자들의 성스러운 연대, 처음부터 내게 충분치 않게 느껴지던 그 연대를 깨뜨리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서로 친밀했다는 사실을, 광기 어리고 영예로우며 모순적이던 그 시절 우리가 주고받던 상호 지지를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니까 나는 금요일 밤 바가텔의 신분증 ‘문제’에서부터 볕에 그을릴걱정이 없는 사람이 오로지 나뿐이던 게이 헤드 비치에서 보낸 여름날에 이르기까지 예리하게 지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흑인 여성인 내가 삶과 맺는 관계는, 동성애자건 이성애자건 그들의 것과 다르며, 앞으로도 줄곧 그러하리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진다는 것의 무게가 나에게는 남달랐다.’ - P313

역설적인 일이지만, 사회 전반에서 그러하듯 내가 흑인 사회건 동성애자 사회건 하위 사회에서도 남들과 다른 입장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뒤부터는 지나치게 애쓸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받아들여지려고, 펨으로 보이려고, 이성애자처럼 굴려고, 이성애자처럼 보이려고, 제대로 된 사람으로 보이려고, ‘괜찮아‘ 보이려고, 호감을 사려고, 사랑받으려고, 승인받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그저 살아 있기 위해, 아니, 인간으로 남아 있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지는미처 몰랐다. 그리고 그 노력을 하느라 내가 얼마나 더 강해져야 하는지도 몰랐다.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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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개정판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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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도전> 공/사 영역 분리 이데올로기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근대적 인권 개념은, 성차별을 옹호하는 가부장제와 양립할 수 없는 것이었다. 공/사 영역 분리 이데올로기는, 여성을 개인, 인간의 위치로 승격시키는 것과 가부장제 사이의 모순을 해결하는 데 유용한 전략이었다. ‘여성적 공간’이라고 간주되는 사적인 영역에서는 인권의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 근대 이후, 여성은 가족을 대표하고 남성은 사회를 대표하게 되었다. 이것이 공/사 영역 분리의 성별화이다. 모성이나 아동기의 개념도 이때 탄생한 것인데, 여성은 모성의 담지자로 ‘노동자로서 자격’을 잃게 되었다. 여성의 가사 노동은 비가사화되고, 산업 예비군, ‘유휴‘노동력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 P161

공/사 분리 제도를 통해 여성은 남성과는 다른 형태로 국가, 사회와 관계를 맺게 된다. 공적 영역은 남성만을 주체로 세우기 때문에 여성이 공적 영역과 관계를 맺거나 경찰, 법 같은 공적 자원을 이용하려면 가족 제도를 통해 남편을 매개 할 때 가능하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한 사람의 개인으로써 보다는 ‘누구의 아내’일 때 정상성을 획득 하고 더 많은 자원을 갖게 된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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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에 퇴사에 이사에... 연말에 이 모든 것이 휘몰아쳐서 정말 정신없이 살았다.

한달넘게 상자 속에서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집에 오면 짐을 쌓고... 그러다 너무 피곤해서 씻지도 못해서 쓰러지고... 퇴근하고 상자를 구하러 돌아다니고... 나는 물건을 잘 싸고 정리하는 스타일이 절대 아니어서 (짐을 싸고 푸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워서 여행가는 게 두려워질 정도인 수준) 정말이지.. 짐을 싸다 풀다 싸다 풀다 난리 부르스에, 이미 옷을 너무 많이 쌓아서 박스에 테이프를 다 붙여놔서 거의 3주 동안 니트 두개로 돌려 가며 입고, 속옷도 몇개 빼고 짐 이미 다 싸버려서 이사 전날까지도 세탁기를 돌리고... 식기구도 없어서 음식도 못해먹고... 암튼 정말 이사 전날까지 짐을 싸다 풀다, 필요한 물건이 없어서 매일 상자 속을 건너며 헤집고 다니는... 프랑스와서 이번이 8번째 이사인데 정말 끔찍하다. 이사에 대한 안좋은 기억들이 너무나 많아서 나는 이사할 시기에 정말 극강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거기에 퇴사 전에 끝내야 하는 마감에 일은 폭포수처럼 쏟아지지... 새 회사에 행정문제도 겹치기... 정말 막판엔 난장판 집 속에서 울어버렸다 나 정말 이사가 너무 스트레스야...



암튼 저번주 토요일에 새집 열쇠를 받았고 새집은 정말이지 개판이었다. 전 세입자가 워낙 더럽게 쓰고 가서 부동산이 청소 전문 업체를 불러서 이틀동안이나 청소를 했다고 했는데... 청소 한 게 이거라고...???? 그리고 청소 만이 문제가 아니라 대문 손잡이가 고장이 난 거였다 그래서 문을 잠글 수도 열 수도 없는... 오픈 하우스에 입주해 버렸다 정말 개판 프랑스 어떻게 문고리가 작동하지 않는 집을 세를 줄 수가 있는 거지 문이 잠기는 건 정말 집에 기본 중 기본 아닌가...?


정말 이사에 관한 징징이 하소연은 A4용지 열장도 빼곡히 쓸 수 있는데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암튼 얼레벌레 우당탕탕 퇴사날짜와 새 회사 입사 날짜 사이에 한달 시간이 남아서 한국에 3주 정도 가기로 했다. 

이제 입사하면 아무리 프랑스라 해도 이렇게 길게 휴가를 받아서 한국에 다녀오기 힘드니까...


암튼!! 알라딘 장바구니에 넣어 놨던 백만권의 책들 중에 이번엔 무슨 책을 사서 미리 부모님댁에 배송시켜놔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뭐부터 읽을까, 하며 종이책을 만지고 냄새맡고 책장을 촤르르 펼쳐보고 하는게 나만의 입국 세레모니인데..세상에! 이사네 뭐네 너무 바빠서 아직까지도 구입할 책을 선정하지 못한 게 아닌가!!!

오늘은 금요일 22일, 한국은 이미 토요일 23일...!!!

망했다... 주말에 크리스마스까지 껴서 빨라야 26일에나 배송 오겠군... 하고 하던 일을 제치고 바로 알라딘 사이트에 들어가서 책을 추리고 추려서 구입 했는데 ㅜㅜ 1차로 배송되는 건 29일이고 2차로 배송되는 건 내년 1월 6일이래 힝 ㅜ 밍기적거린 내 잘못이지 뭐... 그래서 이북으로 일단 몇권을 주문했다. 오늘 밤 비행긴데 기내에서 어떤 전자책을 먼저 읽을까 설레는 맘 후후


일단 먼저 마리아 푸르셰의 <불> : 이 책은 알라딘 사이트에서 우연히 먼저 찾았고 프랑스 소설이라 여기서 원서로 읽을까 하다가 오늘 서점에 갈 시간도 없고, 비행기에서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전자책으로 구입했다. 고로, 오늘 기내에서 읽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대충 보아하니 불나방같은 사랑 이야기인 것 같은데, 제가 불나방 같은 사랑 이야기 참 좋아하거든요...어디 한번 읽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기내에서 읽을 가능성이 높은 책, <이 책을 훔치는 자는>, 후카미도리 노와키.

이 책도 알라딘에서 우연히 봤는데 책 설명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더랬다.

일본에 어떤 작은 마을에 주인공 소녀가 살고 있는데 그의 가족은 증조할아버지때부터 대를 이어 대독가, 애독가로 유명한 가족. 이 마을 자체가 이 가족과 이 가족이 운영하는 고서적 도서관으로 유명해져서 책마을로 명성을 떨친다. 그런데 이 주인공 소녀(이름 까먹음)는 애독가 식구에서 태어난 미운 오리 새끼 마냥, 책을 아주 아주 싫어한다. 어느날 고서적 도서관에 책이 도난 당하고 도서관은 문을 닫게되고 그러다 어쩌구 저쩌구 이 소녀가 어떤 책 세계로 빨려 들어가서 또 어쩌구 저쩌구 한 이야기...라고 한다. 그 어쩌구 저쩌구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참고로 나는 판타지 소설 싫어함.) 그래도 궁금해서 사봤다. 책과 관련된 판타지라면, 어쩌면 내가 좋아할 수도 있지 않을까? 뭔가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가 떠올라 주문해 봤다. 왜냐면 나 이 책은 너무너무 재밌게 읽었으니까! 과연 ... 어떨 것인가..두구두구


소설은 이렇게 2권 이고 나머지는 논픽션 책. 정희진 선생님이 팟캐스트에서 언급 하셨던 책들 중에 전자책 버전이 있는 것들과 알라딘 서재 이웃분들이 읽으셔서 담아두었던 <조용한 미국인>과 몇달 전 이탈리아 총선 결과 이후 충격이 가시지 않았을 때 쯤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이탈리아로 가는 길>도 전자책이 나왔길래 구입.


암튼! 저는 한국에 갑니다...후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첫끼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며 기나긴 13시간을 이겨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묵은지 쫑쫑 썰고 두툼한 돼지고기도 들어간 김치비지찌개가 땡기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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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2-22 2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 김치찌개라고 말씀드리려고 했더니 탁월한 선택입니다. 옷은 따뜻하게 입으셨나요? 지금 한국은 하필이면 엄청 추울 때….. 그나마 내일부터는 기온이 좀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달자 2023-12-23 05:26   좋아요 2 | URL
한국 추위에 맞는 옷이 이젠 하나도 없어서ㅜㅜㅜ 일단 대충 껴입고 가는데 부모님한테 패딩 하나 빌려달라고 하려구요.. 잠깐 머무는 거 거지고 새거 사기도 아깝구 그렇다고 없으면 얼어 죽을 것 같아서🙃🙃 김치찌개도 좋죠 하 ㅜㅜㅜㅜ 지금..갑니다…

다락방 2023-12-23 06: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순댓국이요…

달자 님, 웰컴!!!!!!!!!!!!!

잠자냥 2023-12-23 08:1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순댓국 전도사

다락방 2023-12-23 06: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당장 읽을 책이 배송되지 않으니 알라딘 중고샵 추천드립니다!!

은오 2023-12-23 0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후 이사 글로만 읽어도 고단하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토닥토닥...😭
달자님이 한국 잠깐 오신다니 넘 좋네요?? 환영합니다!!!!!!!!! 😆🎉👏 메뉴도 탁월한 선택 ㅋㅋㅋㅋ 오셔서 맛있는거 많이 드세요!!
저도 <불>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달자님이랑 좀 통하는듯.

잠자냥 2023-12-23 08:20   좋아요 2 | URL
왜 플래카드 들고 공항 가지 그랬어!
”환영! 불🔥로 통하는 사이 달자❤️은오“

은오 2023-12-23 10:15   좋아요 2 | URL
그러려고 했는데... 너무 직진하면 달자님이 부담스러워하실까봐 자제중ㅠ

다락방 2023-12-23 08: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만나서 제 책 좀 나누어 드리고 싶네요..

다락방 2023-12-23 08: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뼈해장국도 추천합니다!
 

원서 제목은 <Approaching Eye Level>인 모양인데 한국어판 제목은 본문 앞부분의 문장을 그대로 따온,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이다. 도시 생활과 도시 그 자체(이 책에서는 저자가 사는 뉴욕)를 묘사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저자의 에세이 첫꼭지 내용의 정수가 담긴 문장이라 생각했는데 이를 책제목으로 고르다니... 편집자분들의 센스에 박수를.

뉴욕에서의 친구 관계는 우울에 몰두하는 일과 표현하는 능력에 매혹되는 일 사이에서 벌어지는 투쟁을 내게 가르쳐준다. 어떻게든 좀 더 높은 수준의 균형 상태에 도달하는 일, 나는 친구 사이에서는 그 일이 일반적인 부부 사이에서와 다르게 일어날 줄 알았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우리는 모두 예전에 결혼이란 걸 해본 사람들 아닌가. 많은 사람들은 결코 이길 수 없는 내면의 싸움을, 오직 죽음에 의해서만 결론이 나는 전쟁을 하며 삶을 보낸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는 우위를 차지하는 한두 가지 요소가 있기 마련이다. 도시는 이런 역학의 영향 아래에서 돌아간다. 각각의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 P22

(...)아침 열 시에 여기 8번로에서, 자신이 경험한 모든 것이 선명히 새겨진 얼굴로 그 거리를 등지고 선 여자는 내게 화려한 매력을 지닌 사람으로, 호화로운 방식으로 추췌한 자연 그대로의 환경 속 보석같은 사람으로 보였다. 그것은 오직 도시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얼굴이었다. - P23

그 머리칼, 그 뉴욕 스타일 곱슬머리. 그 머리에는 우리 상상 이상으로 ‘한데 모인 풍성함‘이 필요했던 것이다. - P24

도시에서 사회적 유동성이란 ‘누구도 다른 누구에서도 도망칠 수 없음‘을 의미한다. - P33

"난 이제 어떡하죠?" 나는 여자의 두눈을 들여다 보았따. "알게 되실 거예요" 내가 말했다. 여자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엘레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나는 몸을 돌려 밤 한복판으로 걸어 나갔다. - P35

(도시에서 스쳐 지나간 모든 행인들은)그들은 내게 서사적인 충동을 되돌려준다. 내가 세상을 이해하게 해준다. 내 삶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도록 나를 일꺠워준다. - P46

사랑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준비된 순간‘이란 여전히 삶의 가장 커다란 수수께끼 중 하나다.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도록 여러 요소가 충분히 결합하는 그 순간 말이다. 그 순간에 응답하는 사람은 결코 그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묘사할 수 있을 뿐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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