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장바구니에 책을 담다가 갑자기 동네 도서관에 가고 싶어졌다. 학창시절 그리고 이십대 초반까지 내 집처런 드나들던 그 곳에 가서 그 곳이 그 자리에 있음을 느끼고 싶었다. 내가 항상 책 사이에 숨어 책을 읽던 생물학과 심리학 책장 사이의 창문 밑의 라디에이터 위에 앉아 꺼내온 책을 오랫동안 읽었다. 그 시간 동안 도서관 내부는 리모델링을 마쳤고 편안한 자리가 많았지만 굳이 그 불편한 자리에 엉덩이만 걸쳐 앉아 오랫동안 책을 읽었다. 나의 모국어로 쌓아 올린 그 공간에 파묻혀 계속 얼마든지 있고만 싶었다. 충만함을 오랫동안 곱씹었다. 5권을 골라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새 대출증을 발급 받고 책을 빌렸다. 그리고 나오려는 길에 새 도서가 꽂힌 서가를 발견하고 눈으로 훑던 중 나도 모르게 낯익은 제목에 끌려 책을 꺼냈더니 눈에 익은 책표지가 보였다. 서재 친구들이 요즘 읽고 있는 책 <재생산 유토피아>이다. 서재 친구분들이 읽는 책을 같은 시기에 읽은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그것도 종이책으로 한국에서 읽을 수 있어 기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