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근하고 낯선 페이소스, 양동근 [1]
26살의 양동근. 이 무뚝뚝한 남자가 낯선 상대에 대한 의심을 떨쳐내고 비로소 받아들일 시간은 빨리 오지 않는다. 그 시간이 채 다가오기도 전에 그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뽑아내야 하는 건 고된 일이다. 그 허공을 바라보는 듯한 특유의 표정과 느릿느릿한 몸짓과 특히나 그 이마 위 가느다란 신경세포들의 곡선을 이룬 움직임, 그것들을 지면에 생생하게 옮겨놓는 것은 또 얼마나 힘든 일인가. 짧은 답변들 속에 엇박자로 튀어나오는 양동근의 거침없는 생각들과 미묘한 차이로 흔들리는 목소리의 변화.

양동근과 친근해지는 것만큼이나 그를 정의내리는 일은 쉽지 않다. 그는 우물우물 읊조리는 랩으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가수이기도 하고, 카메라 앞에서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에너지를 분사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비로소 그를 이야기하고 정의내리기 시작했던 것은 <네멋대로 해라> 이후 부터였을 것이다. 마니아를 양산하며 그 독특한 팬덤을 형성했던 <네멋대로 해라>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자면 가장 ‘쿨’한 드라마였다. 분명히 그 드라마는 이전의 고답적인 드라마들과 단절을 선언하는 새로운 작품이었다. 주인공들은 웃어야 할 때 울고 울어야 할 때 웃는다. 사람들의 관계 맺음과 그 관계에 대응하는 행동의 방식은 이전의 것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뚝배기 같은 얼굴과 느릿느릿하게 끓는 청국장 같은 말투의 양동근이 그 새로운 드라마의 본질에 딱 맞아떨어졌던 것도 당연하다. 이 남자는 예쁘지 않았으나 아름다웠고 거칠었으나 부드러웠으니까.

사람들은 그가 <네멋대로 해라>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종종 잊어버린다. 그는 팬덤의 꼭대기에서 새로운 매체와 세대의 남자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양동근이 처음으로 성인의 얼굴을 가졌을 때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울 뚝배기>(오해가 있다면 그는 절대로 <전원일기>의 금동이 역할을 한 적이 없다)에서 주현을 그대로 흉내내던 깜찍한 꼬마는 결코 귀엽지 않은 용모의 소유자가 되어 나타났다. 누구 하나 그를 반기지도 않았고 그에게서 뭔가를 기대하는 이도 없었다. <짱> <화이트 발렌타인> <댄스댄스> <해변으로 가다> 같은 초기작에서의 양동근은 천천히 자신의 귀환을 알리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기회는 언제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그리고 양동근에게는 전혀 다른 두 가지의 기회가 한꺼번에 찾아왔다. <수취인불명>과 <뉴논스톱>이 바로 그것이다.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에서 그가 연기한 창국이라는 캐릭터는 여러모로 의미심장했다. 아역 출신 배우들이 으레 겪게 마련인 그 혼란스러운 성장기는 양동근에게도 있었다. 그런 그에게 현재의 방황과 미래의 절망으로 가득 찬 캐릭터는 참으로 제격이었다. 김기덕 감독에 의해 거칠게 그려지는 현대사 속의 ‘창국’은 양동근의 탈을 쓰면서 조금은 내면으로 가라앉았다. 양동근에게는 십년이 넘는 아역배우 생활로 터득한 숨어 있는 내공이 있다. 그리고 그 내면의 조심스러운 가능성은 날카롭지만 거칠게 날이 선 김기덕의 섬뜩한 6번째 작품에 적절한 페이소스를 선사했다. 배우로서의 양동근을 발견한 우리에게 다음으로 찾아온 건 스타 양동근이었다. <뉴논스톱>에서의 구리구리 동근은 그의 외적인 특징들을 아낌없이 절묘하게 사용하며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우스꽝스럽게 캐리커처화되어 있는 실명의 캐릭터는 그가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친근한 자신감을 회복해주었다.

<네멋대로 해라>의 성공은 앞의 두 작품들에서 분리되어 있던 두개의 각기 다른 양동근을 한곳에 모아서 제대로 버무려놓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빛나는 양동근의 귀환은 여기까지 왔다. <와일드카드>를 살짝 비트는 듯한 <마지막 늑대>의 최철권 형사는 지금 여러모로 시험대에 서 있다. ‘일하기 싫어’를 외치는 남자 속에 드러나는 양동근의 아우라는 잠시 질주를 멈춘다. 자신의 에너지를 지나치게 가두어두기에 오히려 양동근의 매력은 살짝 가려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배우 양동근의 숙제는, 마침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낸 그 독특한 에너지로 한동안은 멈춤없이 달려가는 것이다. 그에게는 랩으로 거칠게 쏟아내는 격렬한 솔직함과 카메라 앞에서 만들어온 독특한 개성이 있다. 배우 양동근이 벽에 부딪힐 때 솔직하기 그지없는 래퍼 양동근의 에너지를 끌어낸다면, 그만의 나른한 페이소스는 더 큰 가능성의 화약고가 된다.

그러니까 26살의 이 남자, 참으로 흉포하고 참으로 재미있다. 양동근은 김치 냉장고에 넣고 천천히 삭힌 김치 같다. 그는 인공적인 연예계 시스템에서 어린아이로 살아남아서 어른의 얼굴로 돌아왔다. 오래오래 서서히 숙성해 언제든지 대중에게 맛있게 먹혀지는 방법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득한 사람이다. 서늘한 음지에 숨어서 천천히 자신을 익혀가는 이 남자. 그렇게 숨어 있는 이 늑대 같은 남자의 말들에서 직설적인 포인트를 잡아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이 인터뷰의 목적은 그 느릿느릿한 행간의 의미들을 낚시질해내는 것이다. 늑대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조급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늑대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호랑이가 되어 그를 내려다보아서도, 순한 양처럼 그에게 꼬리를 쳐서도 안 된다. 그리고 에필로그는 필요하지 않다. 양동근의 말들은 미사여구를 덧붙일수록 생기를 잃어가는 펄떡펄떡 뛰는 싱싱한 횟감과도 같은 것이니까.

김도훈 closer21@hani.co.kr

그 친근하고 낯선 페이소스, 양동근 [2]
1. 그냥 겉늙은 거지 뭐

진리에 진짜와 가짜로 구분할 수 있는 법.
모두 진짜를 말하니 어쩔 순 없어도 중요한 건
자신을 똑바로 밝히는 것. 그리고 비교된 남을 의식하고
우습게 말한 것 우습게 무지 속에 자신과 대화하는 것.
-양동근 1집의 <선문답> 중에서-
 

늑대 좋아하는가.
늑대? (거울을 쳐다보며) 음. 사실 평소에는 늑대를 좋아할 일이 없지 않나. 늑대를 아무 데서나 그냥 막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마지막 늑대>의 최 형사 역할. 당신과 닮았다. 싫은 것들과는 죽어도 함께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무리들 안에서만 혼자 노는 늑대 같은 이미지.
처음 최철권 역할을 받았을 때 생각하길, 일하기 싫어하는 형사니까. 그리고 내가 원래 일하기 싫어하니까. 그냥 그렇게 하면 되겠다 싶었다. 결국 그것도 일이지만. 뭐.

일하기 싫어하는구나. 예를 들어 이렇게 생면부지의 귀찮은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일 같은 거.
전부 다 내가 뭐 그리 달가워하는 일은 아니지만. 어떡하나. 휴우(목소리에 힘이 빠지며) 하라는 데 해야지 뭐.

<마지막 늑대>는 봤나.
내가 본 건 가편집본이라 음악도 없고 제대로 된 건 아니니까. 제대로 된 걸 보고 나야 정말로 이야길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편집본을 본 감이라면, 글쎄 영화가 좀 난해하기도 하고. (웃음) 엇박자의 코드? 그런 식의 영화라고 알고 했다. 막말로 이 영화가 ‘개코미디’는 아니니까. 막 웃기고 그런 영화는 아니라고 알고 있었다.

감독과는 허물없이 잘 지냈나.
뭐, 감독님은 생각이 되게 많으시고, 뭐 굉장히 급한 상황이지만 빨리빨리 그렇게 절대로 안 찍으시고, 배우들하고 얘기하는 거 되게 좋아하시고. 허물없이? 음. 허물없이 친구같이 지내고 싶어하셨던 것 같기는 하다. (웃음)

이만큼 배우로서 성장한 지금. 영화를 찍으면서 이젠 자기 나름의 애드리브 같은 것도 넣고 싶지 않은가? 자기만의 해석 같은 것들.
음… 시나리오 그대로, 나는 언제나 거의 시나리오 그대로만 하기 때문에 애드리브는 그렇게 많이 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제는 욕심이 생길 때도 됐지 않았나.
애드리브란 게 내가 하는 그 자체가. 그 연기를 이렇게(손으로 왼쪽을 가리키며) 할 걸 요렇게(손으로 오른쪽을 가리키며) 하는 것도 애드리브일 수 있는 거고 그런 거 아닌가?

황정민씨와의 작업은? 실제로 친하지 않고서는 영화 속이라도 서로를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은 나오질 않지.
정민 형이 많이 도와줬다. 분위기 메이커 노력을 많이 했고. (웃음) 정민이 형이 워낙에 성격이 좋아서. (웃음)

<마지막 늑대>와 <와일드카드>의 두 형사 중 누가 더 양동근인가.
둘 다 내가 아니다. (목소리 높아지며) 내가 형사가 아닌데 어떻게 가까울 수가 있겠나. 나는 그냥 역할만 충실히 한다. 둘 다 나와는 전혀 다른 인간들이다.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마지막 늑대>는 코미디영화인데 사실 어떨 때 영화가 빛나냐면 카메라가 얼굴을 비출 때의 양동근씨 표정 같은 것들. 좀 구멍이 뚫린 것 같은, 페이소스가 살짝 엿보이는 장면들.
겉늙은 거지 뭐. (폭소) 워낙 피곤한 일을 많이 겪으면 그렇게 되는 거 아닌가? (웃음) 휴우. 정말 계속 일이었다 내 젊은 날은. 일. 일. 그런데 뭐(설명하려다 멈칫하고) 그냥 그렇게 되더라. 그냥 이리저리 많이 겪고 하다보면.

2. 사는 거? 재미없는데 재미있는 거지 뭐

촬영장에 서너 시간 시속 200km
때려밟고 다니며 가사 쓰기도 이젠 질려
배우하랴 가수하랴
기진맥진 일보직전
밥이 밥인지 내가 밥인지
먹히고 먹히네
-양동근 2집 <착하게 살어> 중에서-

2집 앨범을 들어보면 ‘혼자 있는 이 길이 너무 쓸쓸해’ 하던 양동근이 ‘쓸쓸하지 않기로 열심히 매진해’라고 랩을 한다. 쓸쓸함이 줄어든다는 건 사는 게 재밌어진다는 건데, 나이가 들수록 사는 게 재밌어 지는 것 같은가.
우헤헤헤헤헤헤. 나이? 사는 거? 사는 거(한숨). 질문이. 질문이 왜 이래. (같이 폭소) 사는 게 어때? 뭐. ‘재미없는데 재미있다’ 그게 맞는 말이겠다.

사는 건 재미있는데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게 재미없다.
아니. 사는 건 별로 재미없는데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게 재미있다는 거지. (미소)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재미있는 것들.
종교적인 것들도 있고. 음악하는 것도 그렇고. 사는 거에 연관된 것. 그러니까 돈문제 같은 것, 그런 것들은 다 재미없는데 내가 하는 음악 같은 것은 재미있고.

뭔가 비어 있는 듯한 그런 역할들이 계속 자신에게 맡겨지는 게 좀 재미없지 않나.
그냥 요즘은 그런 거 생각하면서 일할 틈이 없다. 그냥 있는 거 빨리 해치워야지. 앞에 깔려 있는 게 너무 많아서 그거 해치우기도 바빠서 생각하면서 살 수가 없다.

지금의 양동근이 예전의 아역배우 양동근에서 갑자기 성장했다라고 스스로 느끼는 작품이.
(고민없이) <수취인불명>! 그거 찍을 때가 참 재미있긴 했던 것 같다.

그때도 김기덕 감독, 굉장히 빨리 찍었나? 그래서 재미있었나.
아유. 그때도 다른 거랑 겹치기 출연하던 때여서 그건 잘 모르겠고. 김기덕 감독이랑 영화찍는 거. 연기자로서 한번 해볼 만한 작업인 것 같다. 하면서 배우는 거 그런 게 있다. 그분이 대단히 특이하시고 독창적이시니까 한번 더 같이 작업하면 또 다른 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네멋대로 해라>를 다시 이야기하는 것도 좀 늦긴 했지만. 그래도 ‘고복수’ 역할은 잊지 못할 것 같다. 그 몸에 딱 맞는 역할에 그토록 몰입해서 연기하고 나서 느낀 허탈함 같은 것은 없었나.
(조금의 고민도 없는 단호함으로) 난 끝나고 너무 좋았다. 정말 고생했으니까. 그냥 끝나고 나니까 너무너무 좋기만 했다. 그런 생고생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서.



그 친근하고 낯선 페이소스, 양동근 [3]

3. 양동근, 나는 언제나 나인 거지 뭐

연예인이란 게 그리 좋지만은 않아
내가 공인이란 것이 그리 자랑거린 아냐(알어)
여기서든 저기서든
개인일 수 없는 것이
권리보단 의무를
나보다 먼저 팬들을
내 웃음을 선사하고
나의 몸을 부식부식
-양동근 2집 <착하게 살어> 중에서-

친구들은 많은가.
다 음악작업 같이 하는 사람들이다. 영화쪽보다는 음악쪽 사람들. 같이 음반작업 스튜디오에서 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힙합의 브러더 후드(brotherhood) 같은 정신.
음. 그건 무슨 특별한 정신 같은 게 아니다. 그냥 밤새고 작업하고 녹음하다 같이 밥먹고 하다보면 친해지게 되어 있는 거지 뭐. 밖에서 영화찍거나 드라마할 때는 카메라 앞뒤에서 긴장하고 하는 일이 많지 않나. 그런데 음악작업은 그런 게 아니거든. 항상 같이 지내잖아. 같이 일하고 쉴 때는 같이 놀고 그러니까 영화작업 같이 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나한테는 편한 사람들이 되는 거지.

남자팬이 더 많을 것 같은데. ‘우리우리 동근이 형님’하는 남자애들. (웃음)
남녀노소(웃음) 가리지 않고 많다. 아줌마들 팬이… 아우… 특히 많다. 일본에서도 아줌마들이 찾아오고. (웃음) 일본 아줌마들 대단하다 정말.

이전의 인터뷰들에서는 ‘나는 솔직히 팬들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가.
(골똘히 생각) 근데 팬이라고 하면 말이지. 어느 특정한 팬클럽에 있는 그 사람들말고 날 보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다 팬이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신경을 쓸 수가 없다는 거다. (손가락으로 작은 원을 만들며) 요만∼큼 있는 사람들이 다가 아니잖나. 어디서든 구석에서든 어디서든 나를 보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어느 특정한 팬들만 어쩌고저쩌고 좋다하기는 좀 그런 거 같다. 내가 받아들이는 팬은 나를 알고 TV나 영화로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니까.

어느 특정한 팬들에게 등급을 주고 싶지는 않다.
주자면 등급을 줄 수는 있지. (웃음) 그런데 그게 좀 웃기잖아. (웃음)

보통 젊은 배우들 인터뷰 보면 항상 그러잖나, 어떠어떠한 배우가 나의 목표다. 양동근은 그런 롤모델 없을까.
(주저없이) 양.동.근.이 되야지. 언제나. 배우라는 사람들이 원래 항상 이런 얘길 많이 하지. 누구는 연기를 이렇게 하고 누구는 이런 식으로 한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나인 거다.

4. 장사가 끼니까 골 아파지는 거지 뭐

말로 표현 안 돼 말도 안 돼
내가 평범한 놈이었음 말도 안 해
심장을 빨래 짜듯 쥐어짜고파
또 콧구녕도 목구녕도 막아다가 물에 던지고파
-양동근 2집 <청춘> 중에서-

연기와 음악이 인간 양동근을 살아있게 만들어주는 것들이 분명한데. 솔직히. 아주 솔직히. 둘 중 뭐가 더 재미있나.
연기는 즐겁게… 즐거… 즐거… 운 면이 근데 좀… 좀… 힘들지. 아직까지 연기는. 그러니까. 왜냐하면. 먹고사는 수단이 이거,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언제나 힘들게 연기를 하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즐겁기 힘들지. 즐거운 거는, 음악할 때다. 그런데 음악도 장사가… 휴우… 이거 뭐 돈하고 장사가 끼니까 그냥 막 골 아파져서.

돈은 둘째로 치고, 대체 1집과 2집의 사이. 그 기간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건가? 어떻게 그렇게 음악이 푸욱 숙성된 건가.
모르겠다. 1집 때는 앨범 하라니까 그냥 무작정 갖다 들이받은 거였다. 1.5집은 그 과도기였고. 2집 때는 아무래도 앨범을 두개를 해봤으니까 느낌을 좀 찾은 거 같다. 그러니까 모니터를 한 거지. 일단은 뭔가를 집어내지 않나. 이 사람은 이 영화 저 영화 찍었을 때 연기 못했는데 다른 영화에서는 연기가 좀 나아졌다. 뭐 그런 거랑 비슷한 거지.

가사의 영감은 어디서 가져오나.
강원도 왔다갔다 하다가도 쓰고. 혼자 밖에 있다가 갑자기 ‘어!’ 하고 생각나면 그대로 쓰고. 음악 들으면서도. 왜냐하면 전체 음반 분위기에 맞아야 하니까. 음악은 어둡게 가는데 혼자 신나서 가사는 ‘너무 좋아 너무 좋아’ 그럴 순 없으니까. 거의 음악 틀어놓고 그 음악에 그 기분에 휩싸이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음악 제일 자주 듣나.
양동근의 앨범들. 제일 자주 듣는다. (웃음) 정말이다.

양동근의 랩에 대해서 그것을 듣는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은가.
그런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건 나오는 그대로 하는 거지, 누가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쓰는 일은 없다.

배우로서 양동근이랑 래퍼로서의 양동근. 솔직히 어디에 더 애정이 가나.
애정?… 근데. 그게 래퍼다 배우다 하고 그냥 밖에서 나눠진 거지, 그게 다 양동근인데 어디에다 더 애정을 두고 그럴 순 없지.

하지만 힙합 가수로서의 양동근에 더 개인적인 애정이 실린 것은 아닌가.
(의아하다는 듯이) 애정? (목소리 살짝 높아지며) 그러니까 겉과 속이 공존해 있는 거다 지금의 양동근은. 화면에서 보여지는 그 모습이 겉모습이면 나는 나의 속사정도 랩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거다. 어떤, 일찍 포장이 돼서, 상품이 돼서 텔레비전에 ‘짜잔’ 하고 나오는 겉모습뿐만 아니고 그 화면에 보였던 사람말고도 양동근은 있는 거니까. 인터뷰 같은 데서 사람들이 이랬다저랬다 떠들어대는 그 양동근은 양동근이 아니다. 진짜 양동근은 이렇다라는 것을 나는 음악으로 보여주는 거다. (잠시 침묵) 연예인이라면 연예인으로서의 자신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나는 진짜 양동근으로서의 나 자신도 얘길 같이 한다. 그런 것 같다. 그런 게 정말로 가치있는 것 같다.

그 친근하고 낯선 페이소스, 양동근 [4]

5. 뭐 어떡하나.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거지 뭐

이번 영화 끝나고 또 다음 영화 준비하고
내년에 5월 세금땜에 아껴쓰고 저축하고
한푼두푼 모아모아 부모님께 집한칸을
간만에 서울에 와서 친구들과 술한잔을
-양동근 2집 <착하게 살어> 중에서-

인간 양동근은 좋고 싫은 게 확실하다 정말.
(단호하게) 맞다!

그래서 물어보는 거다. 당황스럽겠지만 지금 시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웃음) 이런 질문 처음 받아보겠지만.
나는 정치는 잘 모른다. 신경쓰고 싶지도 않고. 뭐 솔직히. 국민으로서는 부실한 자세인 거는 나도 알지만. 근데 별로 관여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그쪽에 있는 사람들은 어디 다 눈먼 사람들 같아서. 물론 그런 것들이 나와 관계가 있으면 음악으로든 얘기하겠지. 나랑 관계도 없는데 이야기하는 건 그런 건 거짓말이다.

인간 양동근은 장래 계획 같은 거 세우고 그러는 사람인가.
(단호하게) 아니.

어. 대체 뭔가. 그럼 2집 앨범의 <착하게 살어>에서 ‘이번 영화 끝나고 다음 영화 준비하고 세금 아껴 저축하고 부모님 집한칸을’이라고 했던 랩은 뭔가? 이런 것도 일종의 장래 계획 같은 거 아닌가.
계획이 아니라 그건 그냥 머리에 있는 생각 다 내놓은 거다. 그건 <마지막 늑대> 다음에 <바람의 파이터>가 있으니까 그냥 한 이야기이고. 그냥 했으면 좋겠다. 내가 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들을 랩으로 한 거뿐이다. 이런저런 것들을 모두 다 해야지 그런 생각은 없다. 그냥 마음만 간절할 뿐이지.

<마지막 늑대> 홍보하고 그리고 <바람의 파이터> 촬영 끝난 이후 잡혀 있는 스케줄은.
음반. 새 음반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금 작업 중인가.
음. 작업 들어가야지. 2집을 냈는데 활동을 하나도 못했다. 1집 그 다음 1.5집도 다 그랬고. 1집 때는 좀 활동을 하기는 했는데. 음반 내고 활동 못하니까 안 내느니 못한 거지. 솔직히 나는 뭐 상관없다. 일이 워낙 고되니까 쉬는 게 나는 좋지. 그런데 음반 낸 사람이…… 불쌍하잖아. (같이 폭소) 뭐 돈을 좀 쓰고 했으면 음반을 찍고 나서 건지는 게 있어야 할 텐데 활동을 안 하면 그런 게 없으니까. 그래서 음반 낸 사람이 계속 우는 소리 하니까. 내가 해야지. 뭐 어떡하나, 열심히 해주는 수밖에. (웃음과 한숨)

오호. 보기와는 다르다. 자기가 하는 일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 굉장히 책임감 많이 느끼는 성격인 것 같다.
책임감? 음… 책임감이랑은 좀 다르고. 그냥 나 때문에 먹고사는 사람들이 불쌍해서 그러는 거다. 뭐 어떻게 보면 책임감일 수도 있고. (웃음)

바쁘게 달려왔다. 앞으로 좀 푹 쉬고 싶은 생각 없나.
생각은 굴뚝인데 실제로 그게 안 되는 거지. 해외 여행? 가보자 하는 생각은 정말 많다.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해외에 나가 있다. 그렇지 뭐. 항상 몸은 여기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다른 데 있다니까.

글 김도훈 closer21@hani.co.kr·사진 조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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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a 2004-04-11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근이 넘 좋아해요...너무 멋진 남자죠^^?
 


 

 

 

 

 

 

 

 

 

 

 

아, 발랄한 늑대.

'마지막 늑대'를 보고 나오자 양동근에 대한 나의 애정을 표현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 그래서 프랭클린 다이어리에 '마이페이퍼, 양동근 쓰기'를 오늘의 할 일로 올려놓았다. (프랭클린 다이어리의 용도가 이렇게 될 줄이야...--;;)

위의 사진, 너무 좋지 않은가? 검게 그을린 얼굴, 장난기 가득한 눈빛, 수북히 담은 밥에 경찰 남방에 어울리지 않는 노란 티셔츠, 그리고 어쩔 수 없는 그의 곱슬머리. 어떤 역을 해도 양동근이다. 복수도 양동근이었고 구리구리도 양동근이었고 최형사도 양동근이다. 아우라 같은게 있는 사람이다. 그냥 무작정 죽어라 연기하는 거 같지도 않고 무슨 뚜렷한 연기관 같은게 있는 거 같지도 않지만 물흘러 가듯이 자기에게 맞는 옷들을 찾아입는 거 같다. 아주 좋다.

말투가 어눌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그 말투 엄청 세련된 말투다.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 그여자 그남자를 들어보라!) 나는 좋다. 또, 키가 작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좋다. 그리고 솔직히 잘생기지 않았는가?? 크하하. 어딘가로 달려갈 때, 무심히 누군가를 쳐다볼 때 그 만이 표현할 수 있는 정서가 있다. 좋은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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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a 2004-04-11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잘 생겼어요!!

Choice 2004-04-12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smila 님과 미적 감각에서 일치를 보인 것인가요? 영광. ^^
 

http://www.hani.co.kr/section-001038000/2004/03/001038000200403281819053.html

잘 잤니, 마이크?


1945년 9월10일, 콜로라도에서 양계업을 하던 로이드와 클라라 올슨 부부가 닭을 한 마리 잡았다. 늘 그래왔듯 칼로 목을 친 로이드는, 머리가 잘린 닭이 - 그러나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어디론가 사라진 사실을 깨달았다. 깜짝 놀란 로이드는 닭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고, 한참 후 다른 수탉들 사이에 섞여 있는 문제의 닭을 발견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닭은 우리 속을 거닐고 있었다. 그렇게 닭은 머리가 없는 상태로 2년을 더 살았고, 무엇보다 건강했고, 방송과 공연을 통해 수많은 수익을 올렸으며, 훗날 자신의 이름을 기네스북에 올려놓았다. 그 닭의 이름은 마이크다.

잘 잤니 마이크 1947년에 죽은 그 닭의 이름을, 나는 오늘 불러본다. 뭐랄까, 머리 없이 살아가는 개체끼리의 막연한 교감이랄까, 그런 것이다. 마이크로선 좀 어이가 없겠지만, 하지만 여기, 머리를 잘리고 살아가는 민족이 있다. 어이가 없긴, 누구나 마찬가지다. 한 외신은 칼럼을 통해 “한국이여, 중요한 건 경제와 빚이다. 이 바보들아.” 따위의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것 참, 닭 쫓던 개의 심정이 잘 묻어난 빼어난 헤드라인이 아닐 수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이곳은 지붕이 아니고, 지붕은 보이지 않고, 그러니까 몸통 그 자체로, 우리는 착잡한 심정이다.

외람된 얘기지만, 그러나 나는 지금의 이 상황이 좋다, 마음에 든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권한대행’인 만큼 바짝 긴장한 모습이고, 문제의 닭대가리들 - 정치인들은 유례가 없을 만큼 국민들의 눈치를 살피고 또 살핀다. 뭐야, 뭔가 제대로 되어 간단 느낌이 힘차게 드는 것이 아닌가! 목이 잘리고 비로소 인생역전에 성공한 마이크처럼, 나는 들뜬 기분이다. 기분 같아선, 이대로 한 2년은 살고 싶은 심정이다. 잘 잤다, 마이크! 이제 비로소, 깊은 잠에서 깨어난 기분이야. 그래, 그랬어.

우선 우리는, 우리가 바로 ‘몸통’이란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간 우리는 정치권의 깊은 곳 - 막강한 그 어딘가에 몸통이 있다고만 여겨왔다. 저는 깃털이에요, 몸통은 따로 있습니다. 드러나지 않는 저 비리의 핵심에, 수십억, 수백억의 핵심에 그것은 존재할 것이라고 막연히 여겨왔다. 아니, 우리는 그렇게 길들여져 왔다.

3월12일의 탄핵정국은 그래서 우리의 잠을 깨워준 호재였고, 고마운 악몽이었다. 친구여 보아라. 지금 걷고, 뛰고, 살아 있는 건 우리다. 바로 우리가, 앞으로도 온전히 ‘우리’만으로 살아가야 할 이 땅의 몸통이자, 주인이다. 이제 피부로 기억하자. 뼛속 깊이, 저들이 ‘권한’이 아님을, 실은 저들이 우리의 ‘권한대행’이었음을, 기억하고 또 기억하자. 지금도 떠들고 있는, 저건 뭐지 아, 저거 저건, 썩어빠진 닭대가리야.

이제 비로소 우리는 알게 되었다. 저 대가리들로 인해, 우리가 닭이나 바보 소릴 들어왔음을. 저 대가리들로 인해 그간 우리가 힘들고 고통받았음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던 때가 있었다. 이제 그 말을 전적으로 수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닭의 목을 잘라도, 새벽은 온다. 우리는 그것을 알아 버렸다. 이제, 비틀 목이 없어 어쩔래 바로 너, 닭대가리야. 아니, 목을 비트는 것은 네가 아니라, 바로 우리였다.

목 없는 닭 마이크의 사인은 주인인 로이드의 부주의 탓이었다. 양분을 넣어주던 주사기를 식도에 꽂은 채, 한눈을 판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정국이, 또 다가올 4월 총선이 우리 민족이 가장 주의 깊게 보내야 할 결단의 시기가 아닐까 싶다. 이것은 기회이다. 다시 한몸이 되기 전에, 한눈 팔지 말고, 우리는 우리의 ‘대가리’를 ‘머리’로 바꾸어야 한다. 어쩌면 우리는 닭이 아닐지도 모른다. 새벽이 오면 새벽이 오면, 우리는 그런 스스로의 모습을 스스로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날의 아침까지, 잘 자라 마이크!

박민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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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ce 2004-03-2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감동적이다!
 

세상에나, 문학의 밤
그 얘기를 꺼내기란 쉽지 않다. <문학의 밤>을 떠올리는 일은- 이를테면 남자들끼리 몰려간 커피숍에서 <우유>를 시키는 것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가령 그것은 연미복을 입고 출근을 한다든지, 동원예비군훈련에 바비 인형을 가지고 가는 일과도 흡사하다. 저기… 이게 뭡니까? 이건… <문학의 밤>입니다. 뭐랄까, 그런 기분이다.

좀 오래된 얘기 같지만, 그러나 확실히, 옛날엔 <문학의 밤>이란 것이 있었다. 무릇 세상엔 여러 가지 밤이 있겠지만, 이보다 복잡한 기분의 밤은 없을 거란 생각이다. 묵묵히 한잔의 우유를 마시며, 나는 <문학의 밤>을 떠올린다. 마치 바나나와 딸기와, 또 초코 맛의 우유가 나오기도 전의- 오래된 옛날 같다. 어쩌면 그것은, 이미 바다 속에 가라앉은 아틀란티스의 행사였는지도 모른다. 검은콩 우유를 마시는 당신이라면, 영원히 그 물속을 들여다볼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바로, 그래서다.

나는 그래서 시를 썼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그 무렵엔 시를 좋아하는 여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건지, 이유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여학생들이 돈보다는 시를 좋아했기 때문에, 배겨낼 재간이 나로선 없었다. 마침 허영만 화백의 <카멜레온의 시>가 모두를 사로잡아, 나는 로트레아몽의 시집을 하여간에 외워야 했다. 학급의 실장이었던 J는 겨울부터 내내 <알함브라의 궁전>을 연습해왔고, 폭력서클의 보스 N은 인근 여상의 백합- L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시낭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연극부의 Y는 벌써부터 러브레터를 받기 시작했고, 축구부의 K는 도대체 뭘 하려는지, 팔굽혀펴기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축제의 전날 밤엔, 축제 전날에만 뜰 수 있는 붙박이 달이- 내내 한자리에서 불면의 밤을 비춰주곤 했다. 그 순백의, 우유 빛의, 달빛이란.

고백하건대 나는, 얼굴을 마주한 모든 여학생들에게 “로트레아몽을 아시나요?”라고 정말이지 물었고, J는 뭐랄까 <알함브라의 판잣집> 같은 걸 연주했으며, N은, 맙소사 N은 <목마와 숙녀>를 낭송하다 정말로 눈물을 흘렸고, Y의 공연은 질투심 때문에 가보지도 않았으며, K는 브레이크 댄스를 선보이려다 그만 분위기에 휩싸여 말춤을 열심히 추었다. 하여간에, 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이 행사를- 하지만 세상의 여학생들은 용서해주었다. 아니 솔깃, 해주었고, 환호해주었다. 놀랍게도 얼굴을 마주한 여학생 모두가 로트레아몽을 알거나, 아는 척했고, 알함브라의 판잣집 따위에도 앙코르를 외쳐주었으며, 의외로 심약했던 문제아의 시낭송에 함께 눈물을 흘려주거나, 허벅지가 굵어 슥삭슥삭 소리가 나는 말춤에도 휘파람을 불어주었다. 세상에나, 문학의 밤이여.

그 <문학의 밤>으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렀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마치 거짓말 같다. 취업의 밤, 재테크의 밤, 부동산의 밤, 주식의 밤, 혹은 원조교제의 밤을 보내고 있을 친구들을 생각하면, 마음의 어딘 가에서 아틀란티스 대륙 같은 것이 가라앉는 기분이다. 아니, 이곳은 물속이다. 고백하건대 문학의 밤을 보내고도, 우리는 <별 수 없이> 세상의 노예가 되었다. 세상에나, 이제 문학의 밤조차 보낼 수 없다면, 또 보낸 적이 없다면, 그럼 우리에겐 어떤 <별 수>가 있는 걸까? 오늘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그래서, 이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도대체 이 예비군훈련장에 나는 왜 바비 인형을 가지고 들어온 걸까? 저기… 이게 뭡니까? 이건… <문학의 밤>입니다. 뭐랄까, 그런 기분이다. 그래도 문학의 밤을 생각하니, 바다 밑바닥의 아틀란티스 유적 위에서 한잔의 우유를 마시는 기분이다.

박민규/무규칙이종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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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4-03-24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의 밤>이라.......귀에 익은 말인것 같기도하고....낯선 말인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요즘 박민규작가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눈여겨 읽었습니다....^^
님의 서재에 예전에도 한번 잠시 들렀다 갔는데......오늘도 흘러,흘러 또 들어왔군요...^^
오늘 하루도 잘놀다 갑니다.....^^

Choice 2004-03-25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크박스 만들듯이 쓱쓱 카피 앤 패이스트만 하는 마이페이퍼, 바쁘다는 핑계로 좀처럼 쓰지 않는 마이리뷰에도 불구하고 놀러와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 조금 더 가치있는 서재가 되기란, 조금 더 가치있는 인간이 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인거 같아요. T.T
 


 

 

 

 

 

 

 

 

 

 

 

 

1. Maggie Gyllenhaal을 발견하다. Adaptation에도 나왔었다는데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Seceretary라는 발랄한 영화에도 나왔다고 하니 그 영화도 챙겨봐야겠다.

2. 내 친구중 하나의 표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그녀가 연애를 하고 있다는 자체가 구원받은 것 같다고 한다. (나는 아직 구원받지 못했다.) 괜찮은 하버드 아이들을 하나 챙겨보려 노력하는 웰슬리 아가씨들을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지금도 겉으로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뭐 그렇지 않은가. 그래도 그 아가씨들은 교양과 지성을 갖춘 아가씨들이니 날로 먹으려는 건 아니다.--;;

3. 영화가, 썩 만족스럽진 않았다. 그냥 인생, 니 맘대로 살아라. 가 주제인거 같기도 하고. 특히 가장 공감 안되는 캐릭터는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미스 왓슨. 그녀야 말로 나는 내 맘대로 살테니 너도 내 맘대로 살래? 이런 건가?

4. 굳이 또 꼬집으라면, 결혼은 신중히. 아니면. 침묵이 금이다. 혹은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들은 엄청 진지하게 여겼던 것들이 우스워질수 있구나. 하는 것? 아무리 동부의 명문가 자제들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봤자 이민자들 아닌가. 나름대로 전통을 이어가는 모습이 애처롭기도 했다. 이민자의 보수성.은 참으로 탐구해볼 만한 주제다.

5. 어쨌든 아름다운 아가씨.들을 다채롭게 볼 수 있는 좋은 영화다. 왼쪽부터 Julia Roberts, Kirsten Dunst, Julia Stiles, Maggie Gyllenha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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