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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곡 2
차미언 허시 지음, 크리스토퍼 크럼프 그림, 김시현 옮김 / 평사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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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언제나 동심을 잃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된 것이 일 권이 너무너무 지루했던 까닭이다. 분명 광고멘트와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았을 때는 나도 두 손에 땀을 쥐고! 읽을 것 같았는데 - 그래서 리뷰 쓰기도 신청한건데, --;; - 글씨도 크고 나름대로 스릴도 있으나, 그러나, 지루하였다. 요사이 인생이 괴로운 내 탓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결국 리뷰쓰기 기한을 넘기고 - 그러고 보니 지난 주에 리뷰쓰기 기한만 남긴 것이 아니라, 다른 일도 좀 지지부진하였다. 어찌할까 고민하던 중 오늘 서울 가는 길에 2권을 들고 나섰다. 어제 개통한 대전 지하철 안에서도 읽고, 서울가는 KTX 안에서도 읽고, 미국 대사관 담벼락을 휘돌아 감은 비자인터뷰 줄에 끼어서도 읽다보니, 으하하하, 다 읽었다.

2권은 1권에서 다소 느리게 진행되었던 큰할아버지의 아마존 탐험이 보다 흥미롭고 빠르게 휘몰아친다. 랜즈버리홀의 미스테리들도 그 정체를 드러내고, 스티븐은 랜즈버리홀과 아마존 모두에 더 애정을 갖고 깊숙히 관여하게 된다. 너무 대놓고 숲과 생명을 지키자고 얘기하는 것 같으나 어린이들한테는 그게 더 확실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는 동심을 잃어서 그런지 별로 효과가 없었다) 스티븐과 이름이 같은 스티븐 할아버지의 로맨스 이야기는 좀 신파스러웠지만, 어린이들이 많이 읽고 더불어 사는 마음을 배우면 좋을 거 같다. (아니 이런 선생님 같은 멘트를! ㅎㅎ)

 

- 늦게 올려서 죄송해요 움프움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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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8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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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보상을 바라고, 나의 사랑은, 참을성이 없지요.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할 용기도, 마음도, 기운도 없어요. 모든 걸 걸고 사랑하겠다고, 약속하지도 않지요. 나는, 지금, 너를, 사랑해.  하지만 내일도 그럴지 알 수 없어. 그래서 나는,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영원히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않지요. 영원히 사랑하는 것보다, 오래도록 함께 있어준다는 말이, 그런 사람이,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지요.

반 세기 동안 플로렌티노는 페르미나를 사랑한다고, 믿어왔지요. 하지만 페르미나의 반 세기를 함께 보낸 건 그가 아니라 우르비노 박사라죠. 사랑없이 시작하고, 지루한 적도 많았고 한 때는 서로에게 진실하지 못해서 떨어져 지낸 적도 있지만 결국 서로의 어두운 길을 도와주고 서로에게 어울리는 짝이 되어버렸죠. 노년의 페르미나는 플로렌티노가 사랑한 그 소녀가 아니라 우르비노 박사와 부딛히며 맞추어진 새로운 사람입니다. 노년의 페르미나가 플로렌티노를 만난 건 그래서, 예전의 사랑을 회복한 게 아니라 어쩌면 전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걸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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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이끄는 삶 (양장)
릭 워렌 지음 / 디모데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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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의 삶이 일종의 시험이고, 찰나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이해한다고 해도 이유없이 벌어지는 괴로운 일들을 초연하게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의 괴로움, 아픔을 있는 그대로 쏟아내어도 나를 다 이해하는 분이 내 편이라는 건 그래서 큰 힘이다. 내가 의지하기를 소홀히 할 때도 내 손을 놓지 않고,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으켜 주시는 분.

직업적인 성공, 부, 명성과는 별개로, 내가 중요하고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것, 내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무엇을 이루는지 보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 일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까맣게 잊고 있었던 사실들을 이 책이 다시 일깨워주었다.

이 책이 말하는 선교의 방법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지만, 가장 낮은 사람에게 예수님이 했던 것처럼 마음으로 섬겨야 한다는 건 맞다. 크리스찬 이라면서 총들고 나대는 사람이 없도록 기도해야 겠다는 생각도 더불어 했다.

표준새번역 혹은 새번역 성경을 한 권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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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6-03-1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찬이라면서 총들고 나대는 사람. 그런 사람이 곧 악마지요.

Choice 2006-03-17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넴 맞습니다
 
사색기행 - 나는 이런 여행을 해 왔다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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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는 처음이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와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라는 유명한 책을 지은 양반이라고, 익히 들어만 왔다. 읽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사색기행,도 사서 읽을 엄두는 내지 않았을 것 같은데, 우연히 알라딘에 들어왔다가 서평단에 응모해서 읽게 되었다.

읽긴 다 읽었는데, 별 느낌이 없다.

유럽으로 반핵여행을 떠나다, 부터는 제법 재미있게 읽긴 했다. 인터뷰 형식도 괜찮았고 내용도 꽤 놀라웠고.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20여년전 일본 사람들만큼 나도 모르는게 많아서 아, 그렇구나. 하는 느낌도 받았다. 그러고도 남은 뉴욕에 가기 위해 헉헉대며 차 안에서도 책을 들고는 있었지만,

죽어가는 뉴욕을 돌아보고 나서는 아마 내가 지금 원하는 건 '사색기행'이 아니라 '감성기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들었다.

다카시의 다른 책들도 다 그럴까?  꽤 단단해 보이는 그 양반,

지금의 나와는 좀 안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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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유니버스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18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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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꽤 멋져 보이는 과학자들의 전기를 읽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무얼 하고 있을까? 도덕적으로 흠이 없고 (있는 흠은 전기작가가 가리고)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과학자들 덕분에 나는 지금 막 진짜 연구자가 되려는 참이다. 물론 나는 성격적으로도 문제투성이인대다가 실패가 닥쳐올 때는 그냥 넘어지는 게 일인, 좋게 말하면 ‘생화학자로는 3류, 생물리학자로는 6류’쯤 되는 인간이 되었다.

David Bodanis는 우리와 떨어질 수 없는 전기의 원리와 씀씀이를 쉽게 설명하려고 그것을 발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썼겠지만 어제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전기보다 사람에 관심이 갔다. 쓸쓸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주파수로 성을 남기고 간 하인리히 헤르츠의 초반부 일기는 마치 내가 쓴 것 같다! ‘우울, 어느 하나 잘 되는게 없음’ 이라든지, ‘올해가 끝나서 다행임. 내년은 제발 올해 같은 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음.’ 이라니. 100여년 전에도 이런 인간이 있었다. 넘어지는 건 너만이 아니야. 헤르츠씨가 내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앨런 튜링의 이야기는 조금 더 슬프다. 지적이고 사회에 어울릴 수 없는 동성애 취향의 최초의 컴퓨터 고안자는 정말 슬프게 인생을 마쳤다. 전쟁 중에 암호를 풀거나 혼자만의 연구에 몰두했을 때는 행복했을 거라고, 나는 애써 생각해 본다. 튜링이 나에게 주는 말은 조금 더 진지하다. “고립된 인간은 지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사람은 타인들이 가득한 환경에 몸을 담는 경험을 반드시 거쳐야 하며, 인생의 처음 이십 년간 그는 그들의 기술을 전수 받아야 한다. 그 뒤에야 자신만의 연구를 조금이나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P.295)

세계대전 중의 레이더 개발과 실리콘 밸리의 태동기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고 무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인간의 능력이 놀랍고 기술이 일으킨 새로운 물결이 놀랍다. 잘 읽히고 재미있으며 연구자를 미화하지 않는 점이 좋은 책이다.

 

오자 탈자 지적.

더 읽을 거리에 책이 출판된 곳, 출판사, 년도 표시가 어색한 점이 있다. NJ와 MA는 뉴저지, 메사추세츠 주를 말하는 것일텐데 국내 독자가 쉽게 알지 모르겠다. 케임브리지는, 케임브리지, 캠브리지가 섞여 쓰이고 있고 347쪽에는 케임브리니,라고 잘못 표기된 곳이 있다. 옥스포드, 케임브리지의 경우는 영국이 병기되었으나 런던의 경우는 아니다.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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