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양 음악 순례>를 천천히 읽고 있다.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읽기에 속도가 잘 나지 않는다. 서경식 선생이 극찬한 오페라나 오케스트라 연주에 대한 글을 보면서, `과연 어떻길래?`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그리고 검색. 오늘은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을 얻었다.
이 곡은 리하르트 데멜(Richard Dehmel)의 시에서 착상을 얻어서 작곡한 것이란다. 시의 내용은 대체로 이렇다.
잎이 진 겨울 숲에 두 남녀가 걸어가고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밤하늘에 걸린 달이 두 사람을 따라온다.
여자가 말한다. ``내 뱃속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에요. 모르는 남자에게 몸을 맡겨 임신한 뒤 버림받았어요. 그리고 당신을 만났어요.``
남자가 말한다. ``밤하늘이 이토록 빛나고 있소. 그대의 온기를 내가 느끼고 그대도 내 온기를 느끼고 있소. 그 마음이 뱃속 아이를 깨끗하게 만들어줄 거요. 부디 내 아이로 낳아주오.``
두 사람은 새맑은 달빛이 비치는 밤을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