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팜플렛
어제 부산문화회관에서는 좀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음악회. 전석 초대로 무료 공연이었다. 입시에 심신이 고단한 학생들에게 문화적 시간을 선물하고픈 문화회관의 노력이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학교 일정과 맞지 않은 부분이 많았던지, 고3 수험생은 정말 거의 없었다. 출연하시는 분의 지인이거나 그냥 이런 음악회에 관심이 많아 보이는 아주머니들이 주였다. 그래도 객석의 1/3도 채 채우지 못했다. 좋은 공연은 훌륭한 연주자와 좋은 곡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객석을 꽉 채운 관객의 박수와 호응이 공연의 절반을 책임진다. 그런 점에서 어제 공연은 아쉬운 부분이 많은 셈이다.(그렇다 하더라도 무척 애쓰신 연주자분들의 노력은 충분히 인정한다. 감사했다.)
이 공연에 나는 독서 동아리 활동을 했던 명진이와 아영이를 데리고 갔다. 다른 아이들도 생각이 났지만, 입시 결과가 천차만별이라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고, 내 차가 많은 아이들을 태울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연주는 여운국악관현악단에서 홍희철의 지휘로 진행됐다. 수험생이 예상 관객이었으니 선곡은 친숙한 것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또 교육적 효과까지 고려하여 우리 음악이 즐겁다는 걸 알게 하기 위하여 슬기둥의 <신뱃놀이>같은 흥겨운 가락까지 포함됐다. 연주 사이 사이 지휘자의 설명이 곁들여져 이해가 좀 쉬웠고, 우리 국악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도 대체로 이와 같았다. 근사한 공연장에서 멋진 공연을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이라 대학에 가면... 이라는 계획도 세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