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다고지 (30주년 기념판)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5
파울루 프레이리 지음, 남경태 옮김 / 그린비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선배들이 일본어로 된 책을 구해 골방에 모여 강독했다는 그 책... 아직도 풀뿌리운동, 직접민주주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그 책... 워낙 유명하기에 제목만 알고 있다가 지난 연휴에 읽게 되었다.  

혹자는 교육에 대한 책으로 알고 있지만 막상 읽어보니 혁명과 사회운동에 관한 책이다. 사실 진정한 교육이야말로 혁명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 교육만큼이나 반동적인 것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희망은 인간의 불안전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고 "누구도 다른 사람을 위해 세계를 드러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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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억압과 착취와 강간을 저지르는 억압자는 그 권력을 피억압자나 자신을 해방시키는 힘으로 만들지 못한다. 오직 피억압자의 약함으로부터 비롯된 권력만이 양측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p52

부당한 사회질서는 죽음, 좌절, 빈곤을 양분으로 삼는 '관용'의 마르지 않는 원천이다. 그렇기에 허구적 관용을 베푸는 자는 그 원천에 조금만 위협이 가해져도 필사적으로 대항하는 것이다. -p53

이처럼 해방은 마치 고통스런 출산과도 같다. -p58

피억압자가 자신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서 꼭 탁상공론적인 혁명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로 성찰은-물론 참된 성찰의 경우지만-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상황이 행동을 요구할 때, 행동이 순수한 실천으로 간주되려면 그 행동의 결과가 비판적 성찰의 대상이 되어야만 한다. 그런 뜻에서 프락시스는 억압자의 새로운 존재근거이다. -p79

피억압자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자신들을 사물로 전락시켰기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 인간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사물에 머물기를 거부하고 인간으로서 싸워야 한다. 이것이 근본적인 필요조건이다. 그들은 객체로서 투쟁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장차 인간존재가 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p82

대화는 사람들이 세계를 매개로 하여 세계의 이름짓기 위해 만나는 행위다. -p106 

내가 세계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삶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민중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대화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p108 

또 희망이 없으면 대화도 있을 수 없다. 희망은 인간의 불완전함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인간은 희망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모색에 뛰어든다. -p110 

현실이 제 모습을 드러내면 인간은 침잠 상태에서 탈출하여 현실 속에 개입할 수 있게 딘다. -p130 

행동과 성찰은 동시에 일어난다. 하지만 비판적인 현실 분석은 특정한 행동형태가 현 시기에 불가능하다거나 부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다. 따라서 성찰을 통해서 특정한 행동형태의 불가능성이나 부적절함을 인식하는 사람은 결코 무기력한 게 아니다. 비판적 성찰 역시 나름의 행동이다. -p153 

인간적이지 않은 역사적 현실이란 없다. 인간 없이는 역사가 없으며, 인간존재와 무관한 역사는 없다. 무릇 역사란 오직 민중이 만들고 (마르크스에 따르면) 거꾸로 민중을 만드는 인간성의 역사일 뿐이다. -p155 

하지만 누구도 다른 사람을 위해 세계를 드러낼 수는 없다.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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