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차별금지법이 한창 논란이 되었을 때 라디오 토론 프로를 듣다가 든 생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사람의 주장을 가만히 듣다보면 결국 계속 차별을 해야 한다, 하고 싶다, 꼭 해야만 한다는 이야기의 되풀이일 뿐이란 것.
엊그제 국가인권위 앞에서 현병철 씨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대회에서 가짜 인권과 진짜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마도 박경석 노들야학 교장선생님의 '훈화'였던 것 같은데, 저들의 가짜 인권에 맞서 진짜 인권이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는 요지였던 것 같다.
뉴라이트의 대표적 인사 홍모씨의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내정으로 말들이 많다. 국가인권위가 북한인권위가 될 것이라는 우려. 뉴라이트, 한나라당, 보수, 우익의 친위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 뭐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그 이상으로 망가질 수 있을 거 같다.
그런데 그게 다라면 별 문제 없을 거 같다. 국가인권기구가 하루 아침에 공안기구가 되는 게 시대착오적인 이 시대에 부합하는 현실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인권이 왜곡되고 인권의 가치가 부정되고 인권=공안의 공식이 정식화 되는 게 문제가 아닐까?
인권은 충분히 바닥으로 내려와야 하고, 더럽혀진 채 바닥에 뒹굴어야 하는 것이지만 권력에 의해 누락되고 오염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국가인권위를 통해서 인권이 바로 그렇게 되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 국면은 결국 국가인권위에 대한 싸움이 아니라 인권이 무엇인지, 무엇이 진짜 인권이고 무엇이 가짜 인권인지, 가짜 인권의 정체가 무엇이고 인권의 정치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싸움이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