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가 좀 지난 기사지만 아직도 머릿속 한 귀퉁에에 들어앉아 있다.
로자 룩셈부르크일지도 모르는 이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사실관계도 명확치 않은 추측성 기사...
누구는 빨치산에게 무덤은 사치라고 말했다지만...
지상에서 혁명을 꿈꾸었던 이에게 묘비가 무슨 의미이겠냐만은...
그가 살해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로자일지도 모르는 진짜(?)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충격보다,
그가 맞이했던 생의 마지막, 그이의 죽음이 충격적이다.
기회가 된다면, 찾아가서 꽃 한 송이를 얹어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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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여성 혁명가 로자 90년만에 시신 발견
‘붉은 로자’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독일 여성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사진)의 시신이 숨진 지 90년 만에 베를린의 병원 지하실에서 발견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베를린의 한 법의학자가 룩셈부르크의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 제보를 해왔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이 시신이 발견된 곳은 베를린자선병원 의학사박물관의 지하창고. 이 병원 법의학연구소의 미하엘 초코스 소장은 얼마 전 창고에서 머리와 손발이 없는 오래된 시신을 찾아냈다. 그는 시신에 딸린 부검소견서가 불분명하고 미심쩍은 점이 많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고 컴퓨터 단층촬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시신이 40~50세 여성의 것이며, 한동안 물속에 가라앉아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여성이 골관절염을 앓아 양쪽 다리 길이가 달랐다는 점도 확인했다.
초코스는 “이는 룩셈부르크에 대해 알려진 사실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이 조사결과를 슈피겔에 제보했다. 룩셈부르크는 선천성 관절염으로 양쪽 다리 길이가 달라 평생 절뚝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47세였던 1919년 1월 우파 민병조직원들에게 붙잡힌 뒤 고문 끝에 베를린의 티어가르텐 공원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란트베어 운하에 내던져졌던 시신은 얼음 밑으로 가라앉았다가 5개월 뒤 수습돼 베를린자선병원에 옮겨졌다. 그후 검시를 거쳐 시내 프리드리히스펠데 공원묘지에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묘소는 이후 좌파의 순례지가 됐고, 해마다 묘소 주변에서 공산당원과 좌파들의 추모행진이 열려왔다.
하지만 초코스는 “당시 묘지에 묻힌 시신의 검시기록에는 골관절염이나 총상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서 다른 사람의 주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묘소는 나치정권 치하에서 훼손돼 유골이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재조사할 방법은 없다. 초코스는 “이번에 발견된 시신의 머리가 없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당시 두개골 수집이 유행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면서 “민병대가 살해한 뒤 손발에 돌을 매달아 던진 탓에 수족도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정은기자 ttalgi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