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40대 사망보고서
이은아 지음, 오동주 감수 / 케이펍(KPub)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요근래 건강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면서 건강서적을 열심히 읽는다.
이번에 만난 책 <대한민국 40대 사망보고서>는 40대 뿐만 아니라 30대에 필히 읽어야 할 건강 지침서로 손꼽기에 무리가 없어보인다.
이 책을 읽기전 <면역의 힘>을 통해 바른 생활습관이 면역력을 키워준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 책은 질병의 정의, 질병의 발생원인과 치유방법을 의학적인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었다. 질병에 관해 세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이 책을 골랐고 정보의 실용적인 전달과 이해 측면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이 책을 펴면 앞부분에 우리나라 40대 사망원인 16위 통계 순위를 보여준다.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부분적으로 겪고 있는 질병의 서고였다.
오래전에 조부께서 위암으로 돌아가시고 얼마전 외조부께서 식도암으로 소천하신 쓰라린 아픔을 겪었다.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으로 돌아가신 분도 있고 건강하셨는데 느닷없이 대장암으로 돌아가신 분도 있다.
대부분 암 말기에 이 사실을 알았다는 점이 비통할 노릇이다.
따라서 암에 관해 자세히 알고 싶은 욕구 만족을 이 한권의 책을 통해 대신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프레트 라이츠가 지은 <세포들의 반란>이란 암에 대한 연구 보고서 기록이 담긴 책을 읽었다.

이 책에 따르면 암이란 조직세포의 변형은 공룡시대부터 있어왔다는 사실, 동물들의 진화단계가 높으면 높을수록 암질환 발생 빈도수가 높다는 것을 알려준다. 사람보다 더 암에 잘 걸리는 동물은 설치류인데 반해 양과 염소는 암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추측컨대 잡식성인 설치류가 양과 염소에 비해 발암물질을 섭취할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일까?
나이를 먹을수록 암환자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면역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함은 성실한 생활습관에 따른 것이므로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 <대한민국 40대 사망보고서>는 정말 바로 지금,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 돌아가길 조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읽기 편하도록 편집이 잘 됐다.
그림도 적당히 들어가있고 목차도 깔끔하고 매 장마다 해당 질병의 자가 테스트가 있어서 자신의 병명을 추측해볼수 있다.
이 책을 집필한 저자는 KBS 생로병사의 비밀을 비롯, 건강 다큐멘타리 전문 작가이고 책의 내용은 고려대학교 병원의 의사진들이 감수한 것으로 신뢰도가 높아 보인다. 의학용어가 전문성을 띤 것이라 내용 자체의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지만 대중이 읽기 편하도록 어려운 내용이 많이 빠진 편이다.
이 책은 40대 대한민국 남성이 읽어야 할 책보다는, 그 나이 또래의 엄마나 아빠를 둔 자식이나 아내가 보았으면 어떨까 싶다.

책을 보면서 새롭게 알게된 내용 위주로 관심깊게 본 것들을 정리해보았다.
간암은 간에 생긴 악성 종양으로 간염 바이러스 전염이 대부분 원인이라고 한다.
간암의 위험은 간경병증에 의한 합병증세인데, 간이 제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되는 여러 상황은 인체에 치명적이다.
간경화와 간경병증은 같은 표현이라 보여지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식도정맥류 파열이란 심각한 합병증을 블러온다는 인터넷 기사을 접하고 보니 간암 예방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겠다.

뇌혈관 질환의 대표적 증상은 뇌졸증으로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여 생기는 뇌손상, 의식장애와 운동마비로 오는 증후군을 말한다.
뇌졸증은 출혈이 발생하는 뇌출혈, 혈액량이 감소하는 뇌경색 두가지로 나뉘는데, 사망으로 이어지는 질병은 뇌출혈이고 흥분이나 정신적 긴장, 격무, 과로가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뇌경색은 응고된 혈액(혈전)이 뇌동맥을 막으면서 혈액 공급이 순조롭지 못해 생기는 유형과 혈관을 타고 흐르는 색전(혈관 및 림프구 속으로 운반되는 여러 부유물)이 뇌의 혈관을 막아 생기는 유형 두가지다. 쉽게 말해 뇌 혈관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말인데 고혈압, 흡연, 알콜, 당뇨, 고지혈증, 고령 등이 위험인자가 된다.

돌연사의 주연을 맡은 질환은 허혈성 심장질환인데, 급성 심근경색으로 죽은 연애인의 기사를 심심찮게 보게된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장의 혈관이 좁아져서 심장근육에 산소공급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서 급성 또는 만성의 심장 질환을 말한다고 한다.
이 질환에 걸리는 이유는 정말로 다양하나 질환의 전조증상이 있으니 책을 참고삼아 조심하면 될 일이다.
한국 남성의 자존심인 40대의 두터운 뱃살을 보여주며 소리없는 살인자로 일컫는 대사성 증후군이란 질환을 알게돼 흥미롭다. 출렁이는 뱃살은 대사 증후군을 촉발시킬수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다고 한다.
복부비만,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 공복 혈당, 혈압 다섯가지를 체크하면 대사 증후군을 진단할수 있다고 한다.

돌연 쓰러진 이들에게 해야 할 응급조치는 단연 심폐소생술이다.
얼마전 민방위훈련 중 심폐소생술에 관한 교육을 받은 일이 있는데, 다른 사람을 도와줘도 내가 그런 질환으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부러 크게 소리내어 기침을 하면 심장에 충격을 주어 마사지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내 자신과 가족,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심폐소생술에 관한 교육 이수가 또한번 절실해진다.

폐암은 건강검진도 피해간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심심찮게 보는 암질환이 바로 이 폐암이다.
폐암은 피를 토하고 흡연하는 사람들이 걸리는 편평세포암종과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걸리는 비소세포암종인 선암종 두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린다는 상식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자세히 알게 됐다.
폐암 진단은 흉부X선 촬영으로 알아내기 어렵고 기관지 내시경검사나 조직검사를 거쳐야 자세히 병명을 진단할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저용량CT 진단을 추천하는데 일반 건강검진에서 폐암을 체크할수 있는 항목이 빠져있는 것은 값비싼 비용 때문일지 의문이다.

이 책에서 공통적인 생각은 지금까지 생활 습관과 먹거리에 큰 변화를 주어야겠단 생각이 지배적이다.
제레미 리프킨의 종말 시리즈 중 육식의 종말 편을 읽으며 든 생각은 이제 육식을 자제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좋아하던 고기를 더이상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애연가에게 담배를 끊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를바 없겠다. 하지만 단지 오래 살겠다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안하는 것보다는 안함으로써 오랫동안 소중한 무언가를 지킬수 있다는 것은 개인의 이기적 욕망을 단절해야 하는 첫번째 이유가 될 것이다.
제대로 먹을줄만 알아도, 기본적인 운동만 하여도 스스로 면역력을 항진시킬수 있다.
사망보고서를 읽고 자신의 건강보고서를 만들어보자. 그대와 나 모두 건승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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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힘, 듣기의 힘
다치바나 다카시.가와이 하야오.다니카와 순타로 지음, 이언숙 옮김 / 열대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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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란 책을 인상깊게 읽은 후로 다치바나에 관한 관심이 깊던 터에 다치바나가 지었다는 이 책을 즉시 구매하여 읽게 되었다. 읽기와 듣기의 힘이 얼마나 지대한 지를 절실히 공감했기에 자간의 여백과 한 자락의 터울도 흘림없이 순수하게 경청하는 힘이 무엇인가 기대가 컸던 터였다. 책 뒷장에 "21세기 읽기와 듣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라고 자부한다"고 하는데 기대에 비해 못미친 아쉬운 책이란 느낌이 더 컸다. 리뷰 후기에 별점을 3개를 줘야 하나 4개를 줘야 하나 자신없는 선택을 해야 할 판국이다.

첫째 이 책은 다치바나외 가와이 하야오, 다니카와 순타로 3명의 인터뷰 간담회를 기록한, 정확히 말해 그림책,아동문학 연구센터 주최 10회 문화세미나의 내용을 기록한 어록이다.
둘째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인터뷰 틀에 짜여져서 깊은 숙성의 맛이 없다. 고로 풍부한 통찰적 지식을 안겨준 책이라 보기 어렵다.
세째 이 세명의 인터뷰 중에서 개인적으로 다치바나의 어록이 제일 실망스러웠다. 그의 저서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서 느꼈던 책의 열정은 직업적 호기심에서 촉발된 지력이었고 평생 새로움만을 추구하는 지적 편향심에 좋은 이미지를 갖기 힘들었다.
네째 노골적으로 다치바나의 저서 <에게-영원회귀의 바다> 광고를 많이 한다. 처음 한두번은 IO비율을 따져가며 좋은 책이 나올수 있던 배경을 설명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자신의 책이 좋다는 염치스런 광고는 책장을 넘길수록 짜증스러움이 커져간다.

이 책을 통해 다치바나 보다 가와이와 다니카와를 알게 된 것이 도리어 큰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카운셀러인 가와이는 그의 경험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말하면 들어라, 말하지 않아도 들어라" 상담하러 온 사람이 하는 말을 참을성 있게 들을 수 있는 비결이라 생각해본다.
우리는 일상 생활 중에 많은 말들을 주워 듣지만, 그에 못지않은 많은 말들을 내뱉는다.
내경우에도 들은 말만큼이나 도로 내뱉고 싶은 말로 주체하기 어려운 판국에 남의 말을 조용히 경청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카운셀링에도 연구자와 예술가, 승부사라는 3요소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그의 말을 들어 카운셀링의 기술, 듣기의 힘을 알고 싶다면 이 책에서 가와이의 말을 잘 들어보길 권하고 싶다.
카운셀러도 그 자신의 말을 들어줄수 있는 카운셀러의 존재, 즉 슈퍼바이저가 필요하다고 토로한다.
가와이의 슈퍼바이저는 모차르트와 바흐다. 섣불리 조언하지 않는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이렇게 해볼까' 또는 '다시 시작해보자' 라는 희망을 갖게 해준다고 한다. 따라서 생생한 음악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 좋다고 하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라이브 음악에 무관심했던 나의 취향에 관해 신선한 고민을 던져줬다.

이 책에서 읽기와 듣기의 화두는 단연 인터넷의 트렌드로 방향을 바꾸어 갈무리한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다치바나의 딴지가 압권이다.
인간의 뇌를 속독이란 멋진 방법으로 활용하는 다치바나의 실용독서는 정평이 나있는 것이지만, 그에 비해 발효되지 않은 술을 미처 마셔버리는 동시접속 회의와 같은 블로깅의 회의를 제기하는 가와이에게 인간적인 매료를 느끼게 되는 것은 왜일까?
자신의 일 이외에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읽는 가와이씨나 서평란을 보면서 문득 느낀 감으로 책을 선택하는 다니카와씨의 독서법이 지금의 나와도 훨씬 부합되는 일이 많다. 자신의 실생활에서 뭔가 문제가 있을때, 책을 주로 읽었을때 느끼는 책의 한계에 대한 질문 역시 다치바나의 동문서답이 인터뷰의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틀어버린다. 아쉬운 구석이 아닐수 없다.

이 책에서는 듣기와 읽기에 관해 이인삼색 각각 다른 과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카운셀러이자 임상심리학자로서 말로 표현하지 않는 부분까지 감각적 듣기의 자세를 알려주는 가와이, 인터뷰어로서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 질문의 강도를 높여 듣는 다치바나, 그리고 둘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인 다치바나는 직접 그의 시를 들려주어 말로 전달할 수 없는 광경을 텍스트로 들려준다.
책을 읽을때 가장 흥분되는 순간은 행간의 숨은 뜻을 추측하는 시간이고 보이지 않는 저자와 대화하는 순간이다.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아, 이거야' 라는 그런 기분을 느낄 때, 나의 느낌과 조우할때 느끼는 사소한 기쁨도 책읽기가 던지는 화두다.
이 책을 통해 느낀 점은 내가 읽기의 숨은 뜻을 텍스트에 너무 한정했구나 란 느낌이 들었다.

본문에서 책만을 읽었을때 느끼는 책의 한계에 대한 대답을 너무나 듣고 싶었는데 나의 고민을 풀어줄 책을 아직 만나진 못했지만 책은 책이고 책에서 본 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과 접촉해야 이룰수 있겠다란 희미한 조소가 그려진다.
인터넷 시대에서는 듣기보다 읽기가 더욱 간편해졌다. 정보화 시대에 적당한 키워드로 확산된 정보는 일파 만파 다양한 뉴스거리를 안겨준다.
듣기는 읽기의 범주에 속한다는 가와이의 철학적 사유가 커뮤니케이션의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인에게 진한 물음표를 덤으로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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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
아보 도오루 외 지음, 이진원 옮김 / 부광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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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들어서 자주 배앓이를 해서 건강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진것 아닌가 싶은 불안감이 엄습해 오던 터였다.
몸이 아플것 같으면 병원으로 후다닥 달려가 처방전을 받아와 약국 문닫기 전에 약봉지를 두툼하게 갖고 와야 안심이 되는 세상이기도 하다. 아들 또한 자주 열을 동반한 목감기에 걸려서 항생제를 너무 자주 복용시키는게 아닌가 하는 염려도 하지만 당장 아픔이 멈추거나 고열이 떨어지는가에 온신경을 쓰던 터라 약을 복용하는 문제에 대해서 사실상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
<면역의 힘> 한권의 책을 만나고 나서야, 병에 걸려 습관적으로 약을 복용하지 말고 병에 걸리지 않도록 평상시 생활습관을 잘 갖춰야 하겠다란 생각을 굳히게 됐다.

이 책에서는 질병이 걸리는 원인이 그릇된 생활방식에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릇된 생활방식은 과도한 노동으로 몸과 마음이 고단한 생활 방식과 몸을 잘 쓰지 않는 지나치게 안락한 생활방식 두가지에 있다고 한다.
사람들마다 조금씩 특유의 체질을 갖고 있는데 저마다 살아온 환경이 각기 다른 탓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신경학적인 관점에서 교감과 부교감신경을 자주 언급하는데 그 관계를 따지다보면 그동안 몰랐던 재미난 과학적 상식을 유추해볼수 있었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사람의 몸을 호수 위에 둥둥 뜬 보트라고 가정한다면, 왼쪽의 키잡이를 교감신경, 오른쪽의 키잡이를 부교감신경이라고 불러보자. 좌우 키의 중심을 맡고 있는 이가 자율신경이다. 교감신경은 흥분 신경으로 몸을 활달하게 놀릴때 반응하고, 부교감신경은 물질적으로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는 이완 스타일에 가까운 반응을 말한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생기는 문명병은 알레르기, 아토피, 당뇨병 등을 일컫는데 나이의 낮고 높음과 상관없이 무차격 폭격를 감행한 덕분으로 이들 질병을 갖고 있는 가족들은 질병의 사곡을 벗어나기 위해 힘든 사투를 벌이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중노동이 심한 경제적 난곡을 겪던 교감신경 우위형 시기에는 뇌출혈과 같은 뇌혈관병이 많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요즘은 부교감신경 우위형 시기이므로 문명병에 심하게 노출된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부교감신경 우위형 시기에 타고난 체질들은 교감신경 스타일(심한 노동, 스트레스 외항)에는 약하지만 림프구 수가 많은 면역력이 강한 체질로 태어나기 때문에 옛날에 비해서 병에 걸려도 쉽게 낫는다고 한다. 하루동안에도 사람의 몸은 교감신경 우위에서 부교감신경 우위로 바뀌곤 하는데, 점심을 먹고나서 소화흡수를 위해 자율신경은 부교감신경 우위상태로 전환되는 예가 그것이다.
적당한 운동은 도움이 되지만, 하루종일 강습생을 가르치기 위해 몸을 혹사한 강사의 경우 부교감신경 작용이 억제되어 병을 일으킨다고 한다. 옛부터 중용이란 미덕은 적당한 선을 갸름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 관건이다. 운동이든, 음식이든, 웃는 것이든지간에 지나치면 병을 부르기 쉽다는 점에서 나의 몸에 알맞는 적당한 선을 찾을줄 알아야 하겠다.

책을 읽다보니 미처 몰랐던 의학 상식에 대해 알게 되는 과정이 정말 유익했다.
지금도 몸이 갑자기 아프면 덜컥 겁부터 나고 보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만약 이 책을 제대로 마스터한다면 적어도 교감신경에서 문제가 있는것인지, 부교감신경에서 문제가 있는 것인지 나름대로 진단하고 안정감을 찾을수 있을것 같다.
스트레스 없는 평온한 상태가 지나쳐도 부교감신경이 크게 발동하면 문명병에 걸릴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아토피성 피부염과 천식, 꽃가루 알레르기와 같은 심각한 질병에 자주 노출되는 까닭은 림프구가 많은 부교감신경 우위 체질인데 교감신경이 일정 부분 상쇄시키지 못할 때 면역과잉이 되어 자율신경의 기능 악화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면역 과잉은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고령자의 경우에도 만성피로, 관절의 기능 약화를 낳는다고 한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왜 아토피 등에 걸리는지 생각해 볼 틈이 없었다.
병에 걸리면 무조건 병원을 찾고 진단해서 약을 처방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강조하듯이, 자신의 몸은 자신이 챙겨야 한다. 알레르기 피부질환에 걸렸을때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써서 일시적인 질병의 치유가 완전한 해결책이 될수 없음을 자각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스테로이드를 남용했을때 교감신경의 지나친 활성화로 림프구가 필요이상 소모되고 약효가 떨어지면 부교감신경의 지나친 작용으로 예전보다 더욱 격렬한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약이 해결사가 될수 없음에 관해 이런 과학적인 지식을 읽고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점에 소스라치게 몸이 떨렸다.
역시 아는게 힘이던가. 제대로 알고 있는 지식이야 말로 몸과 마음이 고단해지는 길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의학 상식들을 나열해보자.
첫째, 위가 종종 쓰리고 아팠을때 위산과다가 아닌가 싶어 제산제를 복용하던 기억을 떠올려봤다.
그러나, 위궤양은 위산 분비가 적은 사람들이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위산의 분비는 부교감신경이 맡고 있는데 스트레스, 긴장 상태에서 음식을 먹다보면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억제되어 위산 분비가 감소한다고 한다. 따라서 위궤양에 제산제 치료를 하는 것은 완전히 어긋난 치료방법이라고 진단하며 공복상태에서 느끼는 통증은 위산과다와 상관없다고 한다.

둘째, 아이가 과자나 음료수를 달라고 하는 경우에 관해.
부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있는 아이일수록 배가 조금만 고파도 과자와 같은 간식을 달라고 조른다. 당분이 많이 함유된 간식의 경우 부교감신경을 자극해서 건강을 해치는 꼴이다. 과자와 음료수를 제한하는 것이 아이를 사랑하는 현명한 방법임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세째, 무좀은 치료할수 없는 고질병이다라는 편견에 관해.
스트레스로 인해 긴장상태에 빠지면 교감신경 우위에 서게 돼 고혈압, 불면증, 배뇨장애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발의 부종이 스트레스와 어느 정도의 상관성이 있다는 저자의 의견을 믿어보기로 했다. 무좀의 원인균인 진균이 혈류가 악화되었을때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해서 부교감신경을 자극해서 혈류의 균형을 양호하게 유지할수 있다면 약을 쓰지 않고도 무좀이 낫지 않을까에 진한 희망을 보태본다^^

넷째,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란 편견에 관해.
저자는 하루 24시간 중에서 12~15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고 위장을 쉬도록 하며 장을 정화해 가는 방법으로 아침 식사를 거르기를 권장했다. 소량의 과일이나 야채 쥬스 정도로 아침을 해결한다면 숙변이 계속 쌓이는 것을 어느 정도 막고 장내 세균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효소 식품을 적극 섭취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반일단식이라.. 저자의 의견에 긍정적인 생각이 모아졌다.

결국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길들이는 것이 관건이다.
면역력이란 교감이나 부교감 둘중 어느 한쪽이 우위에 선 것이 아니라 조화로운 자율신경에 몸을 맡겼을때 생기는 자연 치유력이다.
운동에 무신경했거나 평소 생활 습관이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잔병치레 정도를 우습게 여겼던 것을 반성하게 됐다.
질병의 치유는 의사나 약에 의존하는 대신 먼저 자신의 사고와 인생관, 생활습관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정말로 깨닫게 된다.
면역학적 관점에서 암의 치유는 소멸보다 증상 완화에 촛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에도 찬성이다.
방사선이나 항암제, 수술등으로 암을 치료하는 것이 현대 의학의 쟁점이지만, 매일 밤마다 림프구가 조금씩 자라는 암세포를 먹어치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때 우리 몸속의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기란 정말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자연이 선물한 우리의 면역 체질을 잘 가꾸고 단련시키는 것이 어쩌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상깊은 구절>
생명의 본질은 감성이며, 감성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이다.
감성이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지탱하고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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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티모시 페리스 지음, 최원형 옮김 / 부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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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꼭 읽어보길 권했던 책이기도 했고, 도대체 일주일에 어떻게 4시간만 일하고도 제대로 살아갈수 있는지 호기심을 잔뜩 건드린 책이기에 꽤 흥미진진했다. 이 책은 무척이나 실용적인 관점에서 주장하는 자기계발서적인데 자신의 경험담을 밑천으로 쓴 내용이라 아주 허무맹랑하게만은 보이지 않았다. 마이크 맥머너스가 지은 <가슴두근거리는 삶을 살아라> 에서 지금 당장 가슴두근거리는 일을 찾아 해보라고 권유한 내공의 심법서였다면 이 책은 소스 프로그램을 실천적 메뉴얼로 옮긴 외공 심법서 정도 되는 책이란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지은 티모시 페리스는 분명 젊은 나이에 뉴리치가 되었고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가는 기인임에 틀림없다.
책을 펼치자마자 그의 행적을 가득 담은 소개문만 보아도 어떤 사람인지 감이 잡히기 때문이다.
이 느낌은 한때 우리나라를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이분법 논란에 휩싸이게 했던 로버트 기요사키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하루 14시간씩 일하고도 1년에 4만달러밖에 벌지 못한 저자가 일주일에 4시간을 일하면서 4만달러를 벌게 된 이유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돈이 돈을 벌어들이는 네트워크 마케팅이나 부동산 사업과 같은 구조가 아니고서야 상식적으로  납득이 될만한 사유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요사키의 책이 그러했듯, 분명 티모시 페리스의 책에도 보물쪽지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유추해본다. 그도 처음부터 성공했던 이가 아니었고 시행착오를 거쳐 나름의 성공을 거둔 뉴리치가 되었기 때문이다.
서문에서 내가 체크한 밑줄은 바로 이것이다.
"사람들은 백만장자가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정작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백만장자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을 경험하고 싶은 것 뿐이다"

대부분 백만장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꿈꾼다. 지중해 푸른 바다에 멋진 요트를 타고 늘씬한 미녀들이 따라주는 술을 마시며 눈부신 찬란한 태양 밑에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단 말인가?
저자는 이 문제를 쉽게 풀었다. 어떻게?
"현실은 협상이 가능하다고"
프랑스 경제학자 세이가 1800년도에 만들어 낸 DEAL 과정을 들어 저자는 두꺼운 이 책의 내용을 DEAL로 풀이했다.
기업가 마인드는 D-E-A-L로, 직장인 마인드는 D-E-L-A 의 순서로 실천해보길 적극 강추한다.

첫번째 D - 정의 - Definition
이 장을 읽고 내가 느낀 점은 한마디로 발상의 전환이었다.
두려움이란 존재를 정의하지 않고서는 실제적인 두려움에 맞설수 없다는 것이 정의 편에서 읽은 핵심이다.
마찬가지로 목표를 확실히 정의하지 않고서는 실제적으로 할수 있는 일이란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실히 알게 됐다.
그런 면에서 83페이지의 꿈 시간표 샘플이 확실한 도움이 되었다.
자신이 꿈꾸는 6개월을 갖기와 되기, 하기로 나눈 다음 갖기는 비용, 되기는 하기와 비용을 계산하고, 하기는 비용을 작성한다.
그래서 6개월동안 꿈을 설정했다면 매일 구체적인 실천을 하기 위해 일일 목표 소득을 계산한 것을 보고 참 비범한 인상을 받았다. 

두번째 E - 제거 - Elimination
무엇을 위한 제거인가? 이 장은 생산성을 높이고 활용하는 방법에 주안점을 맞추고 있다.
생산성을 분석할 유일한 판단은 파레토의 80/20 법칙인데, 저자는 자신의 문제와 불행의 80퍼센트를 일으키는 20%의 원인이 무엇인지와 자신이 원하는 수입과 행복의 80퍼센트를 창출하는 20퍼센트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든 일을 내팽개치고 자신의 모든 생활에 이를 응용하며 분석을 했었다는 말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음 밑줄 친 이말이 꽤나 그럴싸하게 들렸다.
"시간 부족이란 것이 실제로는 우선 순위 부족이라는 사실이다"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일을 만들어 보자.
먼저 할 일은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할 것, 둘째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정보량을 줄일 것(119쪽), 시간을 잡아먹는 훼방꾼을 피할 것(130쪽)
아웃소싱 관리자에게 책임을 위임할 것(150쪽)

세번재 A - 자동 - Automation
자동화는 다름아닌 아웃소싱이었다.
보스가 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원격 개인 비서를 두라고 권유한다. 외국은 몰라도 한국에도 이런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이 있을지 궁금하다.
만일 원격 개인 비서 사업을 하는 곳이 없다면 이런 사업을 하는 것이 땡잡은 건 아닐까^^?
비서를 고용하는 웹사이트를 알려준다. 가상비서가 나의 일을 비용 대비 시간을 감소시킬수 있는 매력덩어리일까?
일주일 4시간 근무를 위한 시스템 완성도를 261쪽에서 보여준다.
자동화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 아웃소싱인데, 이점이 외국과 한국이 구별되는 상당한 차이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전문화된 홈페이지를 구상하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다면 아웃소싱 업체에게 무작정 올인할수 없는 것이 상식인데, 총매출에서 이익이 떨어지든 안떨어지든간에 비용을 부담하는 일반적인 사업체 성격상 아웃소싱에 의탁하는 것이 비상식에 속한다는 것이 어쩌면 내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무수히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의 특정 사업군이 우리나라와 입맛이 비슷할지도 책을 보면서 느낀 궁금증들.

네번재 L - 해방 - Liberation
재택근무, 자신만의 미니은퇴 - 라이프 스타일 상상하기
여행을 밥먹듯이 즐기는 저자는 상당히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다. 부자들처럼 진부하고 막연한 라이프스타일을 꿈꾸지 말고 실제 간단한 차림으로 여행에 나설 것을 권유한다. 장기여행에 앞서 상근 원격 근무 협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을 주문하고 자신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회사는 가차없이 박차고 나올 것을 꼬드긴다.
미니은퇴의 핵심은 정신적 자유로움에 있다. 삶을 즐기기 위해선 자신의 가치를 고양시키고 봉사의 즐거움을 아는 맛에 있다고 한다.
해방이란 어감이 주는 표현은 자의적 해석에 따라 남다르다. 속박된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무엇인가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외적 동기에 불지르는 저자의 늘씬한 언사에 찬사를 보낸다.
막연한 지중해 요트와 늘씬한 미녀를 상상하는 내게 있어 이 책은 4시간이란 구체적인 명제를 실천하라고 주문하는 워크북이 아닌가.
4시간을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서양의 문화가 개인의 탁월한 개인주의를 우선시하는 사회적 문화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동양권에서는 집단주의와 관계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아닌가, 그런 문화적 코드에 얽혀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티모시의 자유분망한 삶을 그대로 따라하기가 어렵다.

티모시 페리스. 뉴리치의 기린아인 그의 삶을 모델링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난 그가 조언한 몇가지 팁과 질문에 흡족히 만족하는 것으로 일단락짓자. 지금 당장 할 일이 생겼다. 그의 질문 목록 중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해 보는 것, 꿈 시간표에 따라 당장 3개월후, 6개월후 하고 싶은 일과 비용을 계산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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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간다 - 세상의 변화를 읽는 디테일 코드
팔란티리 2020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한권의 책에서 현재에서 멀지 않은, 가까운 미래를 살짝 엿보았다.
먼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미래학자들이나 하는 일인줄 알았는데, 사소한 현재에서 미래를 끌어당기는 일이 이렇게 흥미진진 할 줄은 미처 몰랐다. 이 책을 펴낸 저자는 NHN의 팔란티리2020 연구진들이다. 늘 그렇듯, 책을 읽다보면 저자와 은연중에 소통하는 맛을 느끼는데, 이 책은 장점과 단점을 지녔다. 풍부한 인문학적 고찰과 통찰력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반추할수 있는 자성과 상상을 이끌어가는 별난 맛이 이 책의 장점이고 단점은 질문에서 답을 유추해가는 과정에서 예상할수 있는 결과에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이 책은 왠지 외서를 번역한 듯한 딱딱한 번역체 느낌이 감돈다. 여러 명이 합작한 다작이 일목요연한 흐름을 타고 시종일관 작고 사소한 힘있는 일상을 찾으러 돌아다닌다. 어느새 나는 작은 우주선에 타고 이들의 움직임에 조용히 합류하기 시작했다.

나는 몇 개인가? / 여기가 너희 집 안방이냐? / 네가 아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 클릭의 경제학 / 나는 논다. 고로 존재한다 / 파워 게임의 승자 / 앤디 워홀. 모두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목차가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흥미롭게 이끌어준다.
이 중 나의 관심을 끈 것은 1장, 3장, 4장, 5장이다.

1장에서 설명하는 요지는 개인의 정체성이 인터넷이란 가상 세계를 만났을 때 자기 복제로 이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회적 관계에서 부여되는 아이덴터티는 다양한 역할 모델을 요구한다. 사회적 상호 작용을 촉발시키는 강력한 힘을 가진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보급이 짧고 빈번한 '수다'로 이어지면서 스몰토크와 명품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발휘하게 되었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는데, 부모님과 독립하여 살고 있는 내 경우만 보더라도 부모님과 하루에 1,2분 정도의 짧고 간단한 대화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그런 탓이기도 했다. 1장에서 내가 얻은 유익한 점은 "왜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일까?"란 질문이었다.
책에 따르면, "동양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자아의 개념이 덜 독립적이고 상호 의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주의에 기반을 두는 서양 문화에서는 자아가 독립적 개인을 지칭하는 주체인 반면 집단주의에 기반을 두는 동양 문화에서는 자아가 자신이 속한 집단에 의해 다른 사람들과 서로 연결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결정된다"(34쪽)
일상적인 소소한 대화를 스몰토크라고 할때 일상적인 수다 자체가 관계를 형성하는 요즘에 있어서 스몰토크야말로 세상을 지배하는 강력한 무기가 되리라는 점에 귀추를 주목해본다.

3장에서는 정보 채널에 어떻게 접근하는가, 전문적 지식과 대중적 지식의 차이점, 지식 서비스와 자료 서비스의 차이점, 지식의 유통과 콘텐츠의 사회적 보상 문제에 대해서 심도있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인터넷 검색에 심심찮게 몇번의 실패를 겪고 그럴듯한 시간을 투자하고 나서야 자료에 접근하는 것이 일상의 생활인데, 이 책에서는 바야흐로 검색어의 생성 논리를 체득하고 있어야 인터넷 가상 공간의 어엿한 시민이 될수 있다는 점을 반추하고 있었다.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지식 IN 서비스를 예로 들면서 지식 공유 시스템을 갖추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사회 심리학적 이론을 '링겔만 효과'라 불리우는 사회적 태만 현상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집단 구성원간의 결속력을 이끌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으로 개인의 기여도가 사회적 인정을 받을 경우와 작업에 대한 내적 동기를 느낄 때가 크다란 점은 내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물리적 보상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지나칠 경우에 도리어 자발적인 지식 콘텐츠를 생산하는 협력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 사회 심리학자 마크 레퍼의 실험 역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고 내게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4장 클릭의 경제학에서는 2020년 미래생활자의 삶을 상상하는 다음 이야기를 통해 나름의 재미있는 한 토막을 상상해 보았다.
"쇼핑몰 화면에는 원피스를 산 사람들이 그 옷을 입고 찍은 동영상 UCC들로 가득하다. 원피스 코디법을 알려주는 UCC들도 많다. 채린이 구매버튼을 누르자 이번에는 그 원피스를 중고 원피스 쇼핑몰에 등록하겠느냐는 화면이 나온다. 원피스를 구매하자마자 동시에 판매자가 되는 것이다" (190쪽)
구매자이자 동시에 판매자가 된다는 측면인데, 물품을 이용한 소비자가 다양한 부가 가치를 생산할 수도 있고, 정보를 되팔수도 있으며, 구매 의욕을 자극하는 쇼핑 메카니즘이 될수 있는 측면이 매우 흥미로웠다. 생산품이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최종 구매자와 중간 마진을 챙길수 있는 네트워크 마케팅처럼 생활 전반의 모든 라이프 스타일을 UCC로 담을 수 있는 인터넷 가상 공간은 화려한 전자 상거래을 예고하고 있었다. 인터뷰에서도 주지했듯이 미디어 소비 스타일을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UCC처럼 콘텐츠를 제작하고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 확보가 제일 큰 관건으로 보여진다. 온라인 마케팅이든, 유비쿼터스 환경이든지간에 말이다.

5장 게임과 현실을 인터페이싱하다.
"이제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만 해도 지루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 (202쪽)
내겐 그야말로 딱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자율성과 유능성, 관계성이라는 세 가지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를 갖는다"고 한다.
현실적인 제약과는 달리 게임에서는 현실보다 더 나은 자율성을 경험하게 되고, 온라인에서의 잦은 만남이 관계성을 부추긴다.
15세의 중학생이라 하더라도 게임에서는 최고의 능력을 지닌 전문가 역할을 수행하는 리더가 될수 있다.
책에서는 게임의 몰입이 현실과 단절이라는 게임 중독을 경계해야 하는 투로 결론을 이끌어 내지만, 게임에 몰입하면서 느낄수 있는 강력한 즐거움을 게임의 형태로 커뮤니티를 구현한다면 얼마나 재밌고 신날까^^?

편지는 구시대의 전유물이 된지 오래이고, 전화 통화보다 간단한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이 일상사가 되어 버렸다. 말을 하듯이 휴대폰의 조그만 자판을 귀신같이 눌러대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고 그런 이들이 주고 받는 사소한 수다가 친밀감을 표시하는 인간관계론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 다가올 미래의 일부분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작고 사소해서 누구나 크게 떠들썩하게 여기지 않았던 그런 것들이 씨줄이 되고 낱줄이 되어 우리의 세상을 만들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동서양 문화에 따른 자아의 상이성과 민족성에 관한 새로운 호기심이 트였고 '링겔만 효과'라 불리우는 사회적 심리현상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UCC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어졌고 게임의 순기능을 발휘해서 자발적인 학습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작은 신세계. 이젠 나의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를 꿈꾸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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