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을 꿰뚫는 현대 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테리 번햄 지음, 서은숙 옮김 / 갤리온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의 머리는 돈을 벌기엔 너무 낡았다는 자극적인 띠지의 문구가 이 책을 들게 했다.
현대 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제시하는 책의 내용은 근래 들어 더욱 각광받는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의 이론을 빌려 인간의 심리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통찰이었다.
합리적인 주식 가격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유명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버논 스미스의 추천서도 눈에 띄였다.
과거의 투자 패턴을 분석해 미래의 주식 가격을 예측하는 것이야말로 도마뱀의 뇌라고 일축한 이 책의 의견과 함께 하는 것으로 경제를 실험할수 없다는 상식을 뒤엎고 자유시장경제의 메커니즘을 실험으로 증명한, 실험 경제학의 아버지 버논 스미스의 추천사가 이 책으로 하여금 무게감 실려 보인다.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바라본 버논 스미스는 주식 시장을 예찬하는 부류란 판단이 들었다.
그의 말 “주식시장은 마치 복잡한 사회 제도와 같아서 투자자들은 정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시장은 다른 사람들의 심리적 상태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따라서 주가지수와 연계된 인덱스 펀드보다 공격적인 주식형 펀드가 매력적” 이라고 지적한 부분이 그러하다. 금융 시장은 상당히 비인격적이면서 비열한 시장임에 틀림없다. 이런 비열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비결을 이 책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에서 어느 정도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까? 사뭇 기대가 커진다. 

전두엽 피질과 도마뱀의 뇌는 무엇?
이 책에서 설명하는 도마뱀의 뇌는 도마뱀과 상관없는, 사람의 행동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신적인 영역에 대한 함축적 표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막연한 느낌이 들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라는 책에서 읽은 기억을 떠올려 자료를 찾아봤다.
전두엽 피질은 대뇌 피질의 다른 말이고 이성을 담당하는 구역이라 볼수 있겠고 도마뱀의 뇌는 감정을 조절하는 변연계의 특성으로 이해를 해봤다. 이 책에서 도매뱀의 뇌라는 애매모호한 용어를 쓰는 이유가 인간의 비합리적인 정신 상태를 직시해야만 하는 불쾌한 감정을 어루달래기 위해서랄까. 이 책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볼거리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의 비합리성 그리고 바로 자신을 똑바로 관찰해야 하는 불편한 감정을 극복해야 할 숙제를 내밀고 있었다. 

손실회피는 도마뱀 뇌의 작업물?
개인의 비합리성이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모순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를 '1부 도마뱀의 뇌가 지배하는 개인과 시장 편'에서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도마뱀의 뇌를 잘 설명하고 있는 곳이 행동경제학 이론을 빌려 설명한 최후통첩 이론인데, 이 책을 읽고 실제 동료에게 베팅을 해봤는데 결과는 역시 책과 동일했다.^^ 영국의 베어링스 은행이 파산한 예를 들면서 손실회피도 즉,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손실을 초래한다는 점에 있어서 과거의 가슴아픈 악몽을 떠올려봤다.
돈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다른 도마뱀의 뇌에 의한 짓이었다니 생각할수록 괘씸한 놈이다.
주식시장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에 기인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즉시, 돈을 잃기 십상이고 비열하다 못해 비합리적인 시장의 생리를 잘 알고 도마뱀의 뇌를 봉인할 줄 아는 강인한 정신력이 있어야 잘못된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미국의 장래는 희망적이다?
2부 도마뱀의 뇌가 은폐해버린 시장의 진실 편에선 다소 어리둥절하다. 달러의 약세로 경상수지 적자를 매년 기록하는 미국의 장래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란 결론으로 이해했다면 잘못된 것일까? 미국발 서브 프라임의 파동으로 이제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지갑속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 세어보고 있다는 사실이 중국으로 하여금 긴축 재정에 들어갈수 밖에 없다는 작금의 현실 또한 넌센스가 아닐수 없다.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를 떠올리면서 중국의 인플레 악몽이 미국에겐 호재로도 작용할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얄밉게 느껴진다. 도마뱀의 뇌가 얄밉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미국의 경제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보는 이에 따라 글쎄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실제로 2장의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결국 이런 저런 재앙에서 벗어날수 있는 유일한 대안을 미국 이외 다른 나라의 주식이나 채권을 사는 것을 권유하기 때문이다. 환율의 변동 리스크를 15%로 책정한 것도 잘 이해가 가질 않고 이 부분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없어 아쉬운 대목이다.

3부에서는 채권, 주식, 부동산에 관한 여러가지 예와 설명이 나오는데 읽으면서 내내 궁금증이 가시지 않는다.
세계 경제가 불안하고 버블 논란이 끊이질 않는 요즘, 비열한 시장에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 걸까?
현재의 시장에서 부자가 되는 8가지 방법을 보면 상당히 보수적이고 단기적이면서 안정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저위험 자산에 투자하라,  단기채권을 사라, 고정금리 대출을 가져라, 유로나 엔화에 투자하라, 부채를 즉각 상환하라, 월급을 주는 안정한 직장을 구하라 등등 극히 상식적인 수준을 제안한다. 고위험, 고소득이 유혹하는 상품을 뿌리치는 것이 비열한 시장을 직시하는 현명한 방법이란 말처럼 들렸다. 이 책의 결론이라 명명한 358페이지의 말을 인용해보면, 정보혁명이 불러온 생산성 증가가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한, 위험 투자 상품들은 우리에게 실망을 줄 것이다란 내용이 나온다.
막연히 주식시장에 투자를 해야만 돈을 벌수 있다라는 환상은 도마뱀의 뇌가 나를 집요하게 지배하고 있다는 반추가 될 것이다.
기대한 만큼 나의 필요에 부합한 책은 아니었지만 의사결정에 있어서 나를 지배하는 프레임이 도마뱀의 뇌인가 아닌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상깊은 구절을 메모하는 것으로 아쉬운 리뷰를 마친다.

"과거의 패턴을 찾는 도마뱀의 뇌는 돈을 잃게 만든다. 도마뱀의 뇌가 투자 전략을 수립하도록 방치하는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달콤한 수익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도 바로 시장의 비합리성에 기인한다. 투자에 성공하는 힘, 금융 시장에서 성공하는 힘은 도마뱀의 뇌를 뒤흔드는 감성에 기반한다. 도마뱀의 뇌를 이해하라! 도마뱀의 뇌를 길들여라! 오직 그것만이 이 비열한 시장에서 우리를 승리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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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의 힘 100% 끌어올리기 - 일도, 공부도, 머리가 한다
쓰키야마 다카시 지음, 이민영 옮김 / 케이펍(KPub)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들어 잔뜩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있어 근심이 되던 차에 문득 이 책에 눈길을 쏟게 됐다.
<두뇌의 힘 100% 끌어올리기> 책 앞표지 온도계의 수은이 꼭대기를 치솟는다.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40만부?
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될것 같은 분위기다.
서울대학교 어느 교수의 추천사에서 이 책은 뇌 습관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에 관해 기술된 책이란 것을 알게 됐다. 일본의 책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무척 실용적인 관점에서 기술된 책이라 읽기에도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서문에서 뇌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실용적인 습관 몇가지를 익힌다면 평생 탁월한 효과를 보리라 장담하고 있었다.
습관이란 반복된 생활의 패턴으로 쉽게 고쳐질수 없는 성격의 것이기에, 이번 기회에 실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을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책을 고쳐 읽게 됐다. 

이 책은 모두 열다섯편의 생활 습관을 통해 뇌를 일깨우고 강한 집중력을 키우는데 도움 되는 내용을 알려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일반적인 지식론 같아도 허수룩하게 읽으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편하게 읽어가며 밑줄 친 내용 위주로 간략히 감상을 정리해보겠다.
뇌는 편한 일만 하고 싶어 하는 게으름뱅이라는데 동감하며, 게으름은 뇌의 본능적인 성질이란 점을 확실히 자각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저자는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 할수 있어!' 라는 식의 사고방식을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거나 무엇인가 막상 일을 추진할때 게으른 성격이 발동하면 왠지 '이런 또 시작이군. 안된다구 게으름뱅이 뇌야' 라고 내 뇌에게 소리칠수 있을것 같다.
이런 게으른 뇌를 깨우는데 탁월한 방법으로 산책하거나 방청소를 하거나 요리준비, 식물가꾸기, 10분이상 소리내어 읽기등 실용적인 방법을 소개했다.  

일한 만큼 성과가 오르지 않았다면 집에 가서도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두뇌 회전력을 떨어뜨리지 않았는지 체크해 볼일이다.
이런 경우 일할 시간을 먼저 정해놓고, 그 시간까지 일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을 제약하거나 다른 사람의 성과에 자극을 받을줄 알아야 하고 집중, 휴식, 워밍업의 사이클을 반복하며 일을 해야겠다. 

뇌의 체력은 문제 해결의 내성을 길러준다는 구절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서비스의 달인들>이란 책을 소개로 치열한 자동차 세일즈 업계에서 최고를 달리면서도 집안일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어느 영업사원의 이야기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이었기에 묵묵히 집안일과 회사일을 모두 감당해왔고 집안일들이 그의 기초 체력을 강화시키는 트레이닝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집안일을 거들었다고 해서 뇌의 사고계가 건강해진다는 생각은 기발하다고 해야 할까? 여기서 건강한 뇌의 사고는 전두엽의 판단력을 높이는 일에 집중하는 것인데, 방청소를 어떻게, 무엇을 보관하고 버릴 것인지 '정리'하는 과정이 뇌의 전두엽을 단련하는 효과적인 기초 트레이닝이라 전하고 있었다. 여기서 집안일을 할때는 생각없이 무의식적으로 하기보다는 이럴땐~, 요럴땐~ 생각하며 이것저것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이 두뇌의 힘을 끌어올리는 습관 중 하나가 된다.

책을 읽으며 공감한 부분이 '건망증은 시선이 고정되어 주의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란 구절이었다.
부끄럽게도 내 경우가 무척 그러한데 건망증도 건망증이거니와, 주변에서 이야기한 내용도 쉽게 귀담아 듣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었다. 난 이것을 내가 시선에 무척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내 생각을 여지없이 박살내는 생각이었다. 무의식적으로 뇌에 접수된 정보를 흘러보내는 일과 생각이 한곳에서만 맴도는 증상을 눈의 촛점 맞추기를 이용한 두뇌 트레이닝을 제안하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사무실에 하루종일 앉아 모니터만을 바라보며 일하는 직업 특성상, 의식적인 눈의 초점 맞추기는 무척 흥미로운 게임이 될것 같았다. 게다가 텍스트 중독증이라고 할만큼 읽는데에만 시간을 쏟기 때문에 라디오 등을 청취하며 제대로 들었는지 메모하는 훈련을 제안했다. 눈의 촛점 훈련, 듣기 훈련은 내게 있어 꼭 실용적인 생활 습관으로 터득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작은 실수를 잡으면 큰 실수를 막을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물건을 보관할 때가 많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뼈아픈 얘기다. 정리 정돈을 잘 하지 못함을 꼬집는 말인데, 이것이 업무에서 실수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수 있다고 한다.
읽으면서 몰랐던 나의 나쁜 습관을 알게 되었는데, 무의식적으로 물건을 두는 습관이 그것이다.
안경이나 책, 핸드폰, 메모지 등을 항상 무의식적으로 어딘가에 내려놓기 때문에 다시 찾는데 고역을 치렀던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런 실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수 노트를 기록하라고 전한다. 
두뇌의 힘을 끌어 올려준다는데 이까짓 고역 쯤이야? 이번 기회에 전반적으로 내 생활 습관을 돌이켜 보자. 

사실 이 책을 처음 읽을땐 약간의 편입견이 있었다.
가격에 비해 너무나 작고 가벼운 책이 그러했고, 표지에 컬러가 없어 고급스런 느낌이 나지 않았고 일본 사람이 지었다는 편견이 그러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한손으로 가볍게 읽기 수월하고 책의 내용이 실용적이고 쉽게 이해할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책의 분량이 많지 않아서 빠르게 읽을수 있었는데, 재차 읽어가면서 의외의 정보를 만날수 있었다. 지식을 단지 지식으로 알고 있으면 진전이 없다. 지식을 생활의 양식으로 삼고 직접 해보지 않으면 만날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무엇인가 실천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쉽게 읽은만큼 머리속에 또렷하게 박힌다.
읽고 실천한다는 관점에서 무척 실용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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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심리치유 카페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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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났을때 나는 어디론가 항해하는 배 한가운데 있었다.
내나이 서른을 훌쩍 넘어서도 마찬가지 이름모를 목적지를 향해 탑승한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을 뿐, 그렇게 점점 나이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시간을 타고 흐르는 여행에 동참하고 있다.
문득 난 어디까지 여행을 해왔고, 무엇을 얻었고, 행복을 얼마나 갈구했었는지 궁금해졌다.
보통 평범한 내 모습, 과거의 내가 미래를 향해 그토록 갈구했던 현실이 지금인것이다. 막연한 미래를 꿈꾸듯, 언젠가는 지금처럼 현실의 내 모습을 직시할 추억을 갖겠지만, 나이 서른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를 이 한권의 책,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에서 만났다.

욕망을 직시하는 나이가 서른살 즈음이 아닐까?
희망이나 소망보다 더욱 진한 원색의 빛깔을 띤 욕망은 순수한 동심에서 변질된 내안의 또 다른 자아이기도 했다.
한때 대박을 소원하며 로또없이는 버티기 힘든 하루도 있었고 그 여자 없이는 하루도 못살 것같은 뜨거운 정열을 품은 날도 있었고 아이의 탄생으로 온 세상을 얻은 것 같은 환희에 들뜬 날도 있었다. 내게 서른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됐다.
내가 탄 배가 옳게 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선장도 없고 향해사도 없다.
배의 주인이 나였다는 사실을 우습게도 서른이 지나고서야 알았기 때문이다. 

시크릿의 비밀은 꿈..
이 책은 내 인생에 대해서, 서른이 내게 준 느낌과 시련,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의식의 흐름을 편안하게 해준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느낌, 잔잔히 밀물처럼 밀려오는 여운을 느끼노라면 서른이 내게 준 선물은 행복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알려준다.
서른 여섯살에 성공을 찾은 대박 신화의 주인공 폴포츠 그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었다. 어릴적부터 실패로 점철된 인생이었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첫권을 발표했을때 나이가 서른 둘이었다.
현실이 무섭더라도, 힘들더라도 버틸수 있었던 것은 그들 모두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서른이 내게 준 시련은 가혹한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였지만, 성공을 움켜진 사람들의 공통점은 희망을 갈구하는 진정성에 있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새삼 각인하는 동기가 되었다. 

영화를 보는 즐거움, 책 속의 책을 읽는 즐거움
어떤 키워드에 관해 설명의 줄기를 한편의 영화에서, 책에서 발견하고 그 맥을 이어간다.
독자는 어느덧 저자의 장단에 손과 발을 편안히 내려놓고 편안히 눕는다.
매일 백오십번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에 관해 설명하면서 올더스 헉슬리가 쓴 <멋진 신세계>의 한 장면을, 그리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저널리스트를 선택한 앤드리아의 모습을 비춘다.
"정말 당신은 어쩔수 없이 그 일을 하고 있나요?"
스파이더맨3에서 심비오트에 감염된 피터처럼 내제된 사람의 본능의 악마를 소개한다.
파괴적이고 이기적인 욕망들, 과거의 상처에서 비뚤어진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한편의 영화에서 훑어본다.
삭막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기적이기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또다른 작품을 소개한다.
마치 앨봄의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에서 주인공 에디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이를 구하려다 불의의 사고로 죽은 애디는 그가 어릴적 차도로 뛰어든 자기로 인해 죽은 다른 사내를 만나면서 듣게 된 말들..
"내가 죽어서 당신이 살게 된 것이 좋은 것이고, 타인이란 아직 미처 만나지 못한 가족일 뿐이라고.."

이 책에서 나를 집중 탐험하는 시간은 방어기제를 점검해보는 시간이다.
골방에서 책을 읽으며 내가 환호성을 터뜨린 단어는 시니컬하게도 소통과 공감이란 단어였다.
내면의 아픔을 대화할 사람 없이 관계의 부재속에 오래동안 방치된 나는 타인을 공감할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린 사람들 중의 한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서로 다른 타인끼리 살수 있는 이유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타인을 뜨겁게 배려하는 공감 능력이다.
언젠가 읽었던 장자의 책에서 얻은 작은 깨달음을 떠올려보면, 누구나 자신의 슬픔만이 고달프다고 토로한다는 것이다.
남의 처지야 어찌됐든 말든 내 처지가 가장 고단할 뿐이다. 유아기적 피해자 증후군 신세를 면치 못하는 내 처지야 말로 공감 능력을 상실했으나 버젓이 남을 위로한다고 가장한 처지는 동정에 지나지 않았다.
서른 살의 방어기제,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방어기제를 지녔는가? 짧지 않는 글을 읽으며 서늘히 옷 한자락을 붙잡지 않을까?

끝으로 서른이 묻는 심리학에게 큰 인상을 받은 부분은 '결혼, 그 두려움'이었다.
말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에서 토마스가 테레사를 찾아가 마침내 둘의 사랑을 확인한 날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장면을 소개한다. 저자는 둘이 죽지 않았어도 만일 결혼했다면 반드시 후회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결혼.. 서로에 대한 기대와 실망, 애정과 미움 등 온갖 감정이 끊임없이 뒤섞인다..라고 말한 대목이 차가운 메스로 가슴을 베어내는 아픔을 느끼게 한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싸우고, 다른 사람에게 하지 않을 치명적인 말도 서슴없이 내뱉고 서로 큰 상처를 입은 가운데 시간이 지나 아무것도 아니듯이 하루가 흐른다. 리처드 스틸의 "결혼이란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이미지의 천당과 지옥이다"라는 말에 확연히 공감하는 순간. 상대의 마음이 다치치 않도록, 상대의 힘든 부분을 같이 나누려 노력해야만 일상의 지루하고 소모적인 일들에 치이지 않고 행복해질수 있다는 구절에 눈길이 머무른다.

김형경 작가의 <천 개의 공감>을 읽어보았다면 편하게 읽어볼수 있는 책이라 사려된다.
서른 살, 성공하고 싶은 이에게, 뜨겁게 사랑하고 싶은 이에게, 행복을 갈구하는 이에게 읽어주고 싶다. 그들과 더불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소통과 공감이란 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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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글쓰기의 달인
최기호.김미형.이영숙.강옥희.임소영.김슬옹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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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노란색 바탕색 표지에 인터넷 글쓰기의 달인 그 중에서 달인이란 표현에 눈길이 오랫동안 머물렀다. 조리 레오나르드의 Master Mind 란 책을 관심깊게 읽었지만 달인의 길은 오로지 요원할 뿐이다. 달인을 일컬어 성공한 사람이라 칭하지 않는 것은 끝없이 성취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란 결론을 얻기도 했다.
인터넷 글쓰기의 달인, 이 책을 읽으면 마치 글쓰기의 달인이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묻어난다.
책을 펼치면 6명이나 되는 저자의 프로필에 눈길이 먼저 간다.
모두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전사임을 자랑스런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책 내용은 모티러 J.애들러의 독서법과 관련된 책처럼, 글쓰기를 테마로 각각 서로다른 글쓰기 영역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책의 전체 흐름이 어지러운 느낌은 들지 않지만, 책의 수준에 비해 공저가 이렇듯 많은 것은 저자 한 사람과 소통하는데 익숙해진 기존의 패턴에 색다른 느낌이 전해졌다.

인터넷 기사문, 인터뷰 기사, 프포 기사, 작품 프로필, 연극/영화 평론, 미술/음악 평론, 서평, 칼럼, 연설문, 수필 등 인터넷 시대에 일반인들도 다양한 관점에서 참여가 가능한 글쓰기 영역에 관한 프로필을 이 책에서는 보여준다.
글쓰기 공통점이라면 모두 텍스트 영역이란 점과 인터넷 시대에 걸맞게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참여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불어넣는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1장, 디지털 시대, 글쓰기를 잘하려면 이란 내용에 필이 꽂힌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의 생각을 기술하는 것이다. 광범위한 교양과 사고력, 건전한 가치관과 올바른 비판력, 독창적인 견해를 피력할수 있어야.." 한다는 글의 맥락이 가슴에 와닿는다. 최근 역사 소설 분야를 읽게 되면서 저자만의 독특한 문체에 신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 이런 경우일까? 제각기 서로 다른 문제의 제기와 실마리를 풀어가는 실타래를 보면서 점점 나만의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재밌는 책은 저자의 독특한 관점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여기저기 배낀듯한, 짜깁기 책들이 난무하는 요즈음 온전한 저자의 시각이 담겨져 있는 책, 그런 책과의 만남이 유별난 요즘이다. 

글쓰기 전략, 문장력 강화와 같은 류의 책들에 흥미가 가는 점은 아무래도 내가 글쓰기에 진한 흥미를 갖고 있다는 점인데, '1장 디지털 시대 글쓰기를 잘하려면' 에서 공감하는 내용을 메모해 보았다.
1.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나 현상에 대하여 비판적인 안목을 기르고, 자신의 생각을 개성 있게 표현하는 것이다.
2.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고쳐보는 평소의 생활이 중요하다.
3. 내면의 풍요로움은 좋은 생각과 앎이 가득 차 있는 상태다. 이런 것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4.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서, 일상에서 작은 사건을 경험했을때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해보라. 마음을 트고 대화한 내용을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긴다면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표현을 위한 좋은 훈련이 된다.
5. 세상의 많은 일에 정해진 것 또한 정답이 없다는 가정에서 시작해야 한다. 틀을 깨고 나옴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새롭고 창의적인 좋은 쓸거리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6. 기억에 남는 책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7. 좋은 문장이란 말을 하듯이 쓰는 것이다. 쉽고 자연스러운 문장이 좋다.

이 책을 사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것은 목차 중에 서평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어서였다.
작년부터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글쓰기가 독서 리뷰였기 때문이다.
보통 리뷰, 독후감, 서평 여러가지 표현이 난무하는데 아직까지 나는 독후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서평에 관한 도움말을 이 책에서 많이 얻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다른 목차에 비해 페이지수가 현저히 적어서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독후감 수준이라고 밝힌 점은 개인적인 느낌 위주로 쓰는데서 벗어나기 어려운 점이었는데, 서평은 철저히 비판적인 책읽기를 통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주력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가 서평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이유로 인맥에 근거한 '주례사 비평'이 만연한 까닭과 획일적인 독후감식 문화론에 젖어 있음을 비판했다.

요즘은 책을 읽겠다고 하면 무료로 책을 볼수 있는 루트가 많아서 책에 대해 온전한 평가를 하는 리뷰 또한 썩 많지 않다. 신문기사에 책소개 글을 읽고 샀다거나, 인터넷서점에 깔려있는 수많은 리뷰들에 긍정적 일색을 찬양하는 리뷰를 보고 책을 샀다가 마음 불편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 맥락에서 소소한 개인적인 감상에 의존한 글쓰기 수준에서 설득력있는 오피니언 리더가 되고 싶다란 욕망이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욕심이다.

책에 대한 온전한 비판은 그 책과 내용을 달리하는 서로 다른 책들을 읽고 사색했을 때 나오는 결과인데, 불과 2년동안 400권밖에 읽지 못한 내 수준으로는 한계에 봉착할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말하길, 서평 쓰기 자체가 치열한 책읽기라는 점에 공감하는게 눈으로 책을 흝어보는데서 끝나지 않고 글을 읽은 자취를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 정과 오, 그리고 반을 통해 내적수준을 갈고 닦는다는 점에서 그 존재의 의미에 동감한다.

제대로 책을 읽고 싶다란 생각이 들어서 접한 책이 모티머 J.애들러의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이다.  독해력의 한계를 느낄때마다 접하는 이가 바로 이 책이다. 그 목록에 하나 더 추가됐다.
<인터넷 글쓰기의 달인>은 날고 기는 글쓰기 책들에 비해 심심한 수준이다.
하지만 내겐 좀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책이다.
이 책을 계기로 난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인터넷은 자유기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잠재성이 엄청난 곳임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기사문, 최고의 인터뷰어, 연극,영화 평론, 칼럼기고, 수필등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됐다.
책 한권이 던지는 화두는 방대한 파노라마 사진을 보는 듯 싶다.
또다른 책, 또다른 세상으로 물꼬를 트는 책.
블로그의 조회수를 높이는데 탁월한 비법인양 소개하는 책표지의 엉성한 텍스트가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갉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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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긍정 - NEVER SAY NEVER
김성환 지음 / 지식노마드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씩씩한 느낌이 드는 책을 만났다.
더불어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성공전략 메뉴얼이란 느낌이 강했다.
1등조직, 동사형 습관을 강조한 <이기는 습관>, 강한 열정과 진정성이 돋보이는 <백만번의 프로포즈>란 책과 비슷한 이미지다. 현실에 마냥 안주하려는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최연소 MDRT, 글로벌 금융 기업 52개월 연속 총 매출 1위를 달성한 STAR MGA 대표 지점장이란 이력도 눈부시지만, 성공을 질주하는 저자의 마인드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비결이 무엇인지 많은 도움이 된다.

인생 막장에서 불굴의 투지를 일으켜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는 재미를 넘어 감동을 선사한다. 처음 이 책을 두 손에 펼쳤을 때 여느 자기계발 서적처럼 식상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읽는 내내 절대 긍정이란 한 단어가 내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한 전율을 일으키게 했다.

책 한가운데에서 저자가 영업정지와 3개월 무보수의 징계를 받았을때,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실패' 란 키워드로 서점의 모든 책들을 찾아봤다는 글이 인상 깊었다. 거의 대부분 성공한 사례에서 희망과 꿈을 얻지, 실패한 사례에서 성공을 채집하기 어려웠음을 알고 적은 그의 한 문장이 유난히 내 마음에 불을 켠다. "실패에서 배우지 않으면 실패한다"
고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소개가 되었는데 오래된 책이라 나역시 읽기 망설였는데 꼭 읽어보고 싶은 필독서가 됐다.

절대긍정이란 마인드를 굳게 품어도 슬럼프가 올때는 현명하게 탈출해야 한다는 글에서 성과가 쉽게 나오지 않음은 쉬운 방법만을 고수했기 때문이 아닐까란 반문이 폐부를 찌른다. 저자가 제주도로 개척 영업을 위해 떠난 배경과 세미나를 세일즈 전략으로 모색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이기는 습관>에서 본 글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을 하나님께 바치듯 하라"란 글을 처음 보고 느꼈던 전율처럼 여기에도 마음 속에 꼭꼭 넣고 싶은 글이 있어 적어본다.
평범한 글이지만 지금의 내겐 큰 힘이 되리라.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듯 나는 정체되지 않으려고 항상 뛰어다닌다.
나는 생각하면 바로 실행에 들어간다. 가만히 앉아서는 무엇 하나 성공할 수 없다."

세일즈맨은 고객이 모르는 고객의 잠재된 니즈를 찾아내서 미래를 준비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사실 난 보험업종에 근무하는 세일즈맨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터였다. 고객의 니즈를 얄팍한 감성에 기대거나 위험 심리를 부추기는 영업 행위에 대해서 늘 불만족스러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만큼은 고객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사명감을 가진 세일즈맨으로서의 자긍심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었다.

저자는 젊은 나이에 8천만원의 빚을 진 것이 직업군인에서 전역하여 새로운 직장을 얻게 된 배경이라고 했다.
신문광고에서 성과만큼 대가가 돌아오는 세일즈 광고를 보고 당시 미천한 보험업종에 대한 강한 비전을 가지게 되었고 무모한 자신감으로 도전한 그는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을 한 셈이 되었다. 절대 긍정이란 포지션을 갖게된 그의 배경은 도대체 어디에 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며 2% 부족함을 느꼈다면 그 자신의 이야기가 많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기껏 영업 정지를 당한 정도가 그의 삶에 있어서 크나큰 고행이었다고 말한다면 배부른 자의 엄살이 아니었을지. 오히려 개인적인 이야기가 누락되어 절대 긍정을 떠받치는 그의 진정성에 의문이 들었다. 만일 그가 성공하지 못했더라면 그의 말은 평범한 단어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절대긍정이란 키워드가 심금을 울릴지언정 뇌리에 딱 달라붙진 못했다.

사람들은 위인의 삶에 주목하고 그들의 영향을 닮고 싶어한다.
성공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치열한 삶을 마중하는 진중한 철학에 매료되기 때문이다.
성공을 위한 강한 자신감이 절대 긍정이 준 힘이라면 절대 긍정을 난 다른 힘에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책에서 난 분명 도움을 받았다.
이젠 꿈을 꾸지 않는 사람들이야말로 미친 사람들인 것이다.
꿈을 간직한 채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건 더이상 꿈이 아니다.

"과정을 견뎌라. 변화는 느리게 진행된다." 그의 말 한마디가 나의 투지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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