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티모시 페리스 지음, 최원형 옮김 / 부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인이 꼭 읽어보길 권했던 책이기도 했고, 도대체 일주일에 어떻게 4시간만 일하고도 제대로 살아갈수 있는지 호기심을 잔뜩 건드린 책이기에 꽤 흥미진진했다. 이 책은 무척이나 실용적인 관점에서 주장하는 자기계발서적인데 자신의 경험담을 밑천으로 쓴 내용이라 아주 허무맹랑하게만은 보이지 않았다. 마이크 맥머너스가 지은 <가슴두근거리는 삶을 살아라> 에서 지금 당장 가슴두근거리는 일을 찾아 해보라고 권유한 내공의 심법서였다면 이 책은 소스 프로그램을 실천적 메뉴얼로 옮긴 외공 심법서 정도 되는 책이란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지은 티모시 페리스는 분명 젊은 나이에 뉴리치가 되었고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가는 기인임에 틀림없다.
책을 펼치자마자 그의 행적을 가득 담은 소개문만 보아도 어떤 사람인지 감이 잡히기 때문이다.
이 느낌은 한때 우리나라를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이분법 논란에 휩싸이게 했던 로버트 기요사키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하루 14시간씩 일하고도 1년에 4만달러밖에 벌지 못한 저자가 일주일에 4시간을 일하면서 4만달러를 벌게 된 이유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돈이 돈을 벌어들이는 네트워크 마케팅이나 부동산 사업과 같은 구조가 아니고서야 상식적으로  납득이 될만한 사유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요사키의 책이 그러했듯, 분명 티모시 페리스의 책에도 보물쪽지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유추해본다. 그도 처음부터 성공했던 이가 아니었고 시행착오를 거쳐 나름의 성공을 거둔 뉴리치가 되었기 때문이다.
서문에서 내가 체크한 밑줄은 바로 이것이다.
"사람들은 백만장자가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정작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백만장자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을 경험하고 싶은 것 뿐이다"

대부분 백만장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꿈꾼다. 지중해 푸른 바다에 멋진 요트를 타고 늘씬한 미녀들이 따라주는 술을 마시며 눈부신 찬란한 태양 밑에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단 말인가?
저자는 이 문제를 쉽게 풀었다. 어떻게?
"현실은 협상이 가능하다고"
프랑스 경제학자 세이가 1800년도에 만들어 낸 DEAL 과정을 들어 저자는 두꺼운 이 책의 내용을 DEAL로 풀이했다.
기업가 마인드는 D-E-A-L로, 직장인 마인드는 D-E-L-A 의 순서로 실천해보길 적극 강추한다.

첫번째 D - 정의 - Definition
이 장을 읽고 내가 느낀 점은 한마디로 발상의 전환이었다.
두려움이란 존재를 정의하지 않고서는 실제적인 두려움에 맞설수 없다는 것이 정의 편에서 읽은 핵심이다.
마찬가지로 목표를 확실히 정의하지 않고서는 실제적으로 할수 있는 일이란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실히 알게 됐다.
그런 면에서 83페이지의 꿈 시간표 샘플이 확실한 도움이 되었다.
자신이 꿈꾸는 6개월을 갖기와 되기, 하기로 나눈 다음 갖기는 비용, 되기는 하기와 비용을 계산하고, 하기는 비용을 작성한다.
그래서 6개월동안 꿈을 설정했다면 매일 구체적인 실천을 하기 위해 일일 목표 소득을 계산한 것을 보고 참 비범한 인상을 받았다. 

두번째 E - 제거 - Elimination
무엇을 위한 제거인가? 이 장은 생산성을 높이고 활용하는 방법에 주안점을 맞추고 있다.
생산성을 분석할 유일한 판단은 파레토의 80/20 법칙인데, 저자는 자신의 문제와 불행의 80퍼센트를 일으키는 20%의 원인이 무엇인지와 자신이 원하는 수입과 행복의 80퍼센트를 창출하는 20퍼센트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든 일을 내팽개치고 자신의 모든 생활에 이를 응용하며 분석을 했었다는 말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음 밑줄 친 이말이 꽤나 그럴싸하게 들렸다.
"시간 부족이란 것이 실제로는 우선 순위 부족이라는 사실이다"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일을 만들어 보자.
먼저 할 일은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할 것, 둘째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정보량을 줄일 것(119쪽), 시간을 잡아먹는 훼방꾼을 피할 것(130쪽)
아웃소싱 관리자에게 책임을 위임할 것(150쪽)

세번재 A - 자동 - Automation
자동화는 다름아닌 아웃소싱이었다.
보스가 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원격 개인 비서를 두라고 권유한다. 외국은 몰라도 한국에도 이런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이 있을지 궁금하다.
만일 원격 개인 비서 사업을 하는 곳이 없다면 이런 사업을 하는 것이 땡잡은 건 아닐까^^?
비서를 고용하는 웹사이트를 알려준다. 가상비서가 나의 일을 비용 대비 시간을 감소시킬수 있는 매력덩어리일까?
일주일 4시간 근무를 위한 시스템 완성도를 261쪽에서 보여준다.
자동화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 아웃소싱인데, 이점이 외국과 한국이 구별되는 상당한 차이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전문화된 홈페이지를 구상하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다면 아웃소싱 업체에게 무작정 올인할수 없는 것이 상식인데, 총매출에서 이익이 떨어지든 안떨어지든간에 비용을 부담하는 일반적인 사업체 성격상 아웃소싱에 의탁하는 것이 비상식에 속한다는 것이 어쩌면 내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무수히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의 특정 사업군이 우리나라와 입맛이 비슷할지도 책을 보면서 느낀 궁금증들.

네번재 L - 해방 - Liberation
재택근무, 자신만의 미니은퇴 - 라이프 스타일 상상하기
여행을 밥먹듯이 즐기는 저자는 상당히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다. 부자들처럼 진부하고 막연한 라이프스타일을 꿈꾸지 말고 실제 간단한 차림으로 여행에 나설 것을 권유한다. 장기여행에 앞서 상근 원격 근무 협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을 주문하고 자신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회사는 가차없이 박차고 나올 것을 꼬드긴다.
미니은퇴의 핵심은 정신적 자유로움에 있다. 삶을 즐기기 위해선 자신의 가치를 고양시키고 봉사의 즐거움을 아는 맛에 있다고 한다.
해방이란 어감이 주는 표현은 자의적 해석에 따라 남다르다. 속박된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무엇인가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외적 동기에 불지르는 저자의 늘씬한 언사에 찬사를 보낸다.
막연한 지중해 요트와 늘씬한 미녀를 상상하는 내게 있어 이 책은 4시간이란 구체적인 명제를 실천하라고 주문하는 워크북이 아닌가.
4시간을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서양의 문화가 개인의 탁월한 개인주의를 우선시하는 사회적 문화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동양권에서는 집단주의와 관계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아닌가, 그런 문화적 코드에 얽혀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티모시의 자유분망한 삶을 그대로 따라하기가 어렵다.

티모시 페리스. 뉴리치의 기린아인 그의 삶을 모델링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난 그가 조언한 몇가지 팁과 질문에 흡족히 만족하는 것으로 일단락짓자. 지금 당장 할 일이 생겼다. 그의 질문 목록 중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해 보는 것, 꿈 시간표에 따라 당장 3개월후, 6개월후 하고 싶은 일과 비용을 계산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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