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당신이 성공을 못하는 20가지 비밀 - 실력만으로 성공하기 힘든 조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는 법
마셜 골드스미스 지음, 이내화.류혜원 옮김 / 리더스북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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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이란 책이 이슈여서 한번 읽어본 기억이 난다. 도대체 회사가 무엇을 알려주지 않는단 말인가? 회사에서 어떤 처신을 해야 진급을 하고 잘나갈수 있을까? 그 물음표에 어느 정도 궁금증을 풀어준 계기가 되었다.
일을 잘하는데도 성공을 못하는 스무가지 비밀이 담겨진 이 책 역시 조직 생활의 시크릿을 파헤친다. 책을 읽기 전 앞표지를 보았다. 아마존 상위 랭킹과 각종 베스트셀러를 알리는 표시가 대략 짐작으로 어떤 책인지 그 위세를 알듯 싶다.
이미 50가지나 되는 비밀을 알았는데 또 무슨 비밀이 필요할까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 난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 책에서는 성공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에 직장 생활을 하는 내 모습을 적나라하게 투영시킬수 있었고 누가 보면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할정도로 가슴이 살짝 떨려오기도 했다.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진이 순탄치 않은 회사 사람들과 나의 모습을 비추어 올바른 처세술이란 무엇인지를 갸름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성공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실수 20가지와 그런 실수를 극복할 수 있는 7가지 원칙을 제시하는데, 그 중 폴로업과 피드포워드에 높은 관심을 갖게 됐다.
부끄럽지만 나도 종종 실수하는 예가 있었는데, 비밀3 쓸데없는 비평과 비밀12 변명, 비밀13 핑계, 비밀18 엉뚱한 화풀이가 그 대상이다. 하지만 내 스스로로 느끼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내 모습이 더욱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컨대 아마도 다른 사람이 느끼는 상대방의 실수는 더욱 많을 것이라는데 동전을 던지고 싶다.
그래서 폴로업과 피드포워드에 관심을 갖게 된다.

피드백 분석이란 용어는 드러커 저서에서 처음 접했던 기억이 난다.
자기 자신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피드백 분석이 내릴 수 있는 행동 결론을 <클래식 드러커>라는 책에서 잠시 메모해 보면,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는 것, 자신의 강점을 개선하는 것, 자신의 지적 오만이 자신의 무지를 깨닫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 하겠다.
혼자서 자신을 피드백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종종 깨닫는다.
일기를 쓰고자 마음을 먹었다가 몇 일이내 금방 포기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일 잘하는 당신이 성공을 못하는 20가지 비밀>이란 책에서는 적절한 해법을 제시한다. 360도 피드백이란 것인데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어낼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어떻게 보면 현실성이 없을것 같은 느낌이 들다가도, 만일 할수 있다면 참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어필할수 있는 계기가 될것 같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피드백은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하는 것보다 남을 통해 발견하는 것이 훨씬 쉽고 분명하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럼 어떻게 피드백을 해야 할까?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실천할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피드백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 패턴이 실려있어 적지않은 도움을 얻었다.
"피드백이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는지를 알려줄 뿐 어떻게 애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시켜야 할 문제점을 알면 당신 자신은 물론 당신을 바라보는 남들의 시각을 바꿀 수 있다." (196page)

저자는 리더십 계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누구든지 정말 변화할수 있냐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폴로업이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발전시켰다고 고백한다.
그의 자료를 들여다보면, 솔직히 너무나 공감이 간다.
첫째, 모든 비즈니스맨이 리더십 계발 훈련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둘째, 이해와 실행 사이에 엄청난 단절이 있다는 사실.
이해한 사람들 중에서 실제 실행하는 사람이 70퍼센트라고 한다. 내 생각에는 80/20법칙을 꼬집어 낸다면 20% 정도라도 실천한다면 대단하지 않을까^^?
셋째, 훈련 프로그램이나 동기유발을 위한 강연 혹은 수련회 행사를 통해서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라는 점. 리더십 계발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이 단순하지만 명쾌히 이해할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긴 여정에서 지속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으려면 나와 같은 니즈를 가진 사람들끼리의 연계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잠을 자기 전에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답을 하는 묵상의 시간도 필요하지만, 강제적인 누군가의 전화를 통해 답하는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받을수 있으리란 기대가 커진다.
피드포워드란 "미래에 대한 제안을 부탁하고, 아이디어를 들은 다음, 단지 감사하다고만 말하는 것이다"라고 한다. 피드백과 피드포워드의 쌍방향 소통은 내가 과거에 집착할수 있는 문제의 여지를 상쇄시킬수 있는 좋은 효과란 생각이 든다.

맺음말에서 느낀 점은 역시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단 사실이다.
내가 매력을 느낀 폴로업과 피드포워드는 적절한 프로세스가 될 것이다. 현실성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내가 실천하느냐 하지 않는냐의 문제일 것 같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동료가 있다면 이 책이 그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평소 지각하지 못했던 나의 실수들을 이 책에서 보았고 느꼈고 고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저자의 예리한 통찰이 읽는 이의 기쁨을 더한다.
성공이란 단어가 제시하는 느낌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난 조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 이 책을 읽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성공은 자기계발과 자아성찰이다.
느낌이 좋은 책을 만나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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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와 철인정치의 시대 1 - 정조 시대를 읽는 18가지 시선
이덕일 지음 / 고즈윈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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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드라마 이산을 보면서 정조 임금과 그 시대적 배경이 궁금해졌고 몰입의 즐거움이 커지면서 정조의 매니아가 되고 싶은 갈증이 높아져 가던 터, 정조에 관한 두터운 책을 만났다. <정조와 철인정치의 시대 1,2>가 그것이다. 더욱이 <사도세자의 고백>, <조선왕 독살사건>을 이미 읽었던 터라, 저자 이덕일 선생의 예리한 역사의 진실에 관한 대화의 장에 스스럼없이 끼고 싶은 심정이었다.
역사는 내게 있어 마치 공룡 화석을 발굴해서 뼈대를 만들어가는 상상력에 달린 문제라고 본다. 역사를 처음 접한 건 암기과목에 치중된 한심한 학교 교육이었지만, 역사에 관한 여러 책을 읽어가면서 마치 잊어버렸던 퍼즐을 하나 둘씩 맞추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더욱 그런 느낌이 강했고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단편적인 지식들을 하나의 완성된 퍼즐로 끼어 맞추는 지적 호기심의 충족에 있어서 배가 불렀으며 만약 정조가 10년만 더 살았더라면 하는 역사적 가정이 더욱 절실히 아쉽고 쓰라린 아픔이 되었다.

몇 일을 굶주린채 밥을 대하는 걸인의 심정으로 이 책은 내게 묘한 흡입력을 선사했다.
또한, 드라마 이산을 보지 못했다면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요란한 맛도 조금은 시들해 졌을지도 모르겠다. 만일 드라마 이산의 매니아라면 항시 다음 편이 몹시 궁금할 것이고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 목마른 갈증 해소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무릎을 칠 것이다.
드라마를 거론하는 이유는 정조를 둘러싼 노론과 소론, 남인의 당쟁의 배경지식을 대략 습득할수 있고  김귀주, 홍인한, 홍국영, 정후겸 등의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의 실감나는 연기가 한층 이 책을 읽는 플러스 알파가 될수 있으리란 생각에서다. 

책을 읽다 보면 성리학의 폐단과 실학의 사상을 중시한 정조의 카리스마 넘치는 배경에 집중하지만, 사실 조선을 세운 개혁 초기에는 불교 대신 성리학이 통치 이념으로 들어선 배경은 고려 말 시대적으로 어지러운 사회 질서를 바로 잡는데 불교를 비판할수 있었던 강력한 무기였기 때문이었다. 속세와의 인연을 끊는 것을 강조한 불교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충실히 생각했던 유교였기에 성리학은 조선 초기 건국 이념을 든든히 하는데 큰 힘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성리학적 예학사상과 명나라를 섬겨야 한다는 사대주의의 기세는 날로 커져 급기야 광해군과 북인을 몰아낸 인조반정 이후, 노론이 정권을 잡으며 시작된 당쟁과 권력독재의 음모는 정조가 평생 개혁군주로서 발목을 잡히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

정조가 아버지의 복수를 감행하지 못한 이유를 선왕의 유지를 받든 효심에서였다면, 차리리 태종처럼 왕권 강화의 실현을 위해 효를 버리고 정치적 입장을 강하게 내세웠어야 했던 아쉬움을 가진다. 정조가 등극한 후 소론을 버리고 노론을 등용한 조치도 안타까웠다. 사도세자의 아들이로되, 사도세자의 죽음과 정조와는 별개의 일로 치부해야 했던 정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전술이었을지는 몰라도, 후일 노론과 경쟁해야 할 세력을 남인에서 밖에 얻을수 없었던 일도 정조의 입장을 애꿏게 만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운대로라면 영조와 정조는 당파간의 분열을 막기 위해 탕평책을 써서 그 폐단을 막았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탕평책은 실패한 정치적 악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고루 인재를 써서 당파간의 견제를 위한 취지는 당론이 임금이 효시한 명령보다 더 중요한 각론이 되어 버렸고 자신들의 당론을 관철시키고자 결과적으로 더한 폐단을 낳았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문예 부흥으로 개혁을 시도했던 학자 군주 정조는  문체 반정을 통해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남겼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금서로 지목하면서 당시 유행한 패관기서와 소품문을 멀리하라는 지시가 그것이었다. 정조가 박지원을 희생양으로 삼은 이유는 그 역시 노론 가문 출신으로서 천주교를 옹호하는 남인을 보호하고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강화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던 것이다. 천주교가 성행하는 이유를 들어 남인을 공격했던 노론을 압박한 정조의 전략이 돋보인다.

드라마에서는 정조의 어머니 이미지가 아들을 걱정하고 아들의 일에 헌신하는 좋은 어머니로 비춰지나, 과연 좋은 어머니인지, 냉혹한 정치꾼인지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시아버지 영조가 세손의 호적을 사도세자에서 효장세자의 아들로 옮긴 일에 대해 사도세자의 죽음만큼이나 슬퍼했다는 대목이 그것이었다. 현실적 기준으로 보면 지아비의 죽음을 슬퍼했으리란 상식을 버리긴 어려웠지만 당시 시대적 배경은 가문의 입장이 노론의 그것이었고 혜경궁 홍씨는 아주 일찍부터 남편을 버렸다는 판단이 선다. 한중록에 묘사된 홍씨의 문체는 남편을 정신병자 그 이상의 것으로 몰았고 시어머니와 함께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간 일등공신이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서 자주 보았던, 책에 실린 수원 화성의 사진을 보았다.
이 책을 보지 못했다면 수원 화성의 역사적 의미를 몰랐으리라. 단순히 정약용이 기중기를 사용했다는 토막 지식만을 갖고 있던 내게 화성은 정조에게 있어 조선을 새롭게 개조하기 위한 중심지를 꿈꿨던 비상이었다. 화성이 만들어지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긴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최고의 이야기였다.
책에 삽화된 사진이 많아서 눈요기감도 가득이다. 특히 옛 고찰들의 사진에서 정조의 호흡이 느껴지는 듯 싶었다.
1800년 6월 28일 조선은 급격히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가 고심하여 쌓아 올린 찬란한 업적이 희석되는 순간이었다.
저자 서문에서 조선은 미래에서 과거로, 개방에서 폐쇄로, 소통에서 단절로, 사랑에서 증오로 돌아섰음에 공감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영화가 끝나고선 자막이 올라갈때 느끼는 카타르시스처럼 이 책은 내 눈가에 뿌연 물막을 남겼다.
그가 자라고 죽기까지 남긴 찬란한 업적들. 그의 숨결이 다다른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다.
그가 꿈꿨던 미완의 꿈에 동참하고 싶은 강한 열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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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2.0 - 일상 속으로 파고든 '경제학의 재발견'
노르베르트 해링 외 지음, 안성철 옮김 / 엘도라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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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는 주식이 처음으로 2000을 넘어서더니 요즘에는 주식이 1600아래로 곤두박질 치면서 펀드 환매율이 장난이 아니다. 아는 사람 치고 펀드를 안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맹렬 펀드 열풍이 사람들로 하여금 재테크에 진한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새해에는 늘 새로운 결심을 다진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 왜 이리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지..
그중 빠지지 않는게 있다면 재테크다.
내가 책읽기에 재미를 들인게 재테크 책이였고 덕분에 펀드 재미 좀 봤다.
작년에 모두 환매를 했기 때문에 요즘처럼 어수선한 시기에 편안하게 발뻗고 잘수 있지 않은가. 우연한 기회에 이코노미 2.0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경제를 인식하는 새로운 관점
디지털 기술 혁명으로 80/20법칙을 깬 <롱테일 경제학>이란 책을 읽은게 몇달 전인데 <이코노미 2.0>은 주류 경제학과는 뭔가 다른 의미의 경제 서적인것 같았다. 서문에 현대인의 비합리적인 행동 양식과 불가해한 사회현상을 명쾌히 풀어주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담겨진 책인듯 싶다.  작년에 관심깊게 읽었던 <행동경제학>과 유사한 테마다.
소비를 주체하는 개인의 의사 결정은 어떤 심리적 요인에서 출발하느냐가 그 책의 실마리였다면, 이 책 <이코노미 2.0>은 경제가 더이상 이론적인 개론을 떠나 인간의 행동과 문화 양식에 전반적인 경제 심리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목차가 시선을 끈다.
'스포츠센터가 고객의 눈먼 돈을 쓸어담는 이유'로 시작해서 돈, 문화, 투자, 권력, 축구, 행복, 외모, 조직, 일자리, 여자, 세계화, 미국의 무역수지, 인간 등 다양한 관점에서 경제 이야기가 달콤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빨리 읽어보고 싶어 몸이 근질거릴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나름대로 헬스클럽에 등록할때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값싸게 끊었다고 생각해도 사실 한달에 가본 횟수가 그리 많질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설명을 들어보니 사람들이 헬스클럽에 등록할 때 자신의 의지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란다.
사실 그렇다. 특히 새해들어 작심 3일이 무색할 정도로 얼마나 열심히 하겠다고 굳게 결심을 하였던가! 사람들은 회원 가입을 결정한 순간 장기적인 긍정적 효과만을 생각한다고 한다.
이를 경제학 용어로 바꾸면 선호도는 시간에 따른 일관성이 없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주식을 할때도 그렇다.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서 그 종목을 매수하겠다고 마음 먹는 순간 그 주식이 떨어지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 허겁지겁 투자의 경제학 편으로 빨리 넘겨본다.
정보가 많을수록 수익률이 낮다 편을 보았다. 읽고나니 무릎을 딱 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부실기업의 주식을 피하고 유명한 기업의 정보를 얻는데 있어 정보란 엄청난 가치를 지닌 것인데, 문제는 정보수집에 시간을 할애한 투자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보고는 정말 의외였다. 그런 이유를 정보수집으로 인한 과도한 자신감에 패착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남성이 여성보다 더 지나친 자신감을 갖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분야였기에 목차 하나하나에 이끌려 알게된 지식과 상식이 별미다. 그렇지만, 모든 꼭지가 유익한 것만은 아닌듯 싶다.
잘생긴 사람들이 일을 더 잘한다? 와 키 큰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더 많이 번다고 하는 일이 잘 알려진 상식이란 말에 조금 발끈하고 싶어졌다. 아내에게 키 큰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번다고 하는데 어떻냐고 하니까 콧방귀를 뀐다. 아무리 내가 키가 좀 크지만 글쎄 넌센스가 아닐까^^?
가사가 여성의 몫이 될수 밖에 없다는 논리와 여성의 월급이 남성보다 적은 이유, 여성이 남성과의 협상에서 질 수 밖에 없는 이유 등도 넌센스다. 제대로 통계 조사를 했는지 의심스럽다.

이해할수 없는 논리도 엿보인다.
세계화의 논리가 그것인데, 세계화 덕분에 가장 큰 혜택을 입은 국가가 미국이 아닌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이란 논리가 이해되질 않는다. 세계 무역을 위해 문호를 개방한 국가의 경제 수치가 조금 올랐다고 해서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제3세계'를 글로벌 게임에서 패배자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아니라고 세계화 단체들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다니 말도 안된다.
작년 한해 한미FTA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세계화란 것이 결국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국가간의 생존 전략 싸움인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타국의 독립과 희망을 무참히 짓밟는 자본주의 식민정책주의론에 경제논리를 부각시키는 것은 이해할수 없는 처사다.

이 책을 읽는데 동기부여가 된 어느 리뷰어의 제목이 홀연히 인상적인 느낌을 갖는다.
"숨어있는 내적 깡을 일깨워준 책이다" 란 느낌이 바로 그것이다. 공감 100배다.
어려운 학문으로 알려진, 접근하기 어려운 경제학을 보편적인 생활의 리듬에 맞춰 이끌어준 꼭지 하나씩 읽으면서 내안에서 활발히 지적 빅뱅이 일어난 느낌이 들었다.
본문에서 가장 크게 공감한 내용은 고객만족도와 가격 인상과의 관계였는데, 고객이 중간 정도의 만족도에서는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낮지만, 만족도가 높을 경우 기업은 가격 인상을 상대적으로 쉽게 관철시킬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마케팅 전략을 다룬 이 한편의 단락에서 고객만족을 위한 서비스에 대해 좀더 확실히 알고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났다.
이 책을 읽으며 괜히 세계화에 발끈해서 <지구는 평평하다>란 책도 꺼내서 읽어보고 <경제학 비타민>, <여럿이 함께>란 소통과 공존의 해법을 다룬 다섯명의 지식인 이야기에도 밑줄 그으며 공감하여 읽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이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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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 -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린다 스펜스 지음, 황지현 옮김 / 고즈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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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자서전을 연상하면, 인생 말년에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의미가 컸으나, 요즘에 이르러 자신을 성찰하는 의미에서 자서전적 의미가 더욱 세련되어 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잊고 지내던 과거를 영사기에 필름을 돌리듯, 천천히 돌이켜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해보니 살면서 나 자신보다는 다른 이들에 관 이야기나 글, 책, 영화를 보면서 살아가는 시간이 많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지간에 나는 사회가 입혀준 각종 신분의 관점에서 다른 사람들을 꾸준히 읽고 있으니 말이다.
여행가서 남는게 사진밖에 없다란 말을 종종 하는데, 사진이 남긴 이미지가 우리가 추억하는 과거의 기록인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해내고 싶을 좋은 추억들도 희미하게 빛바래진다. 이 책 <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은 인생이란 긴 필름을 계속 재생시켜 과거의 나를 잊지 않고 현재의 나를 만들며 미래의 나를 꿈꾸는 확실한 동기부여에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자신을 상상하는, 연상 질문법 480개로 구성된 이 책은 쉽게 쓰여졌고 쉽게 읽혀진다. 480개가 모두 자신과 관련있는 질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물음표로 끝나는 질문을 보면서 난 답변을 하고 싶어졌고 그런 생각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이어진다.
알이 세계였던 새가 알에서 깨어나 하늘로 날아가는 아프락사스처럼, 나도 그렇게 세상에 태어났고 소통을 갈구하는 처지가 됐다.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을 가두는 진실이란 창구가 있다고 믿는다. 자신을 기록하는 의미는 일기처럼 나를 위한 소중한 기록이다.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필름에 담아 한권의 앨범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행위처럼, 나의 자서전 또한 그렇게 하리라 마음먹게 됐다. 이 책은 출생과 어린시절, 청소년기, 20대와 30대 어른이 되어, 결혼생활, 부모가 되어, 중년으로 접어들어, 할아버지,할머니가 되어, 노년을 보내며 라는 자연스런 시간의 순서대로 자신의 모습을 기록할수 있도록 되었다.

철몰랐던 어린 시절부터 결혼해서 부모가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잘한 기록을 담은 노트가 없었다는 것이 한편으론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즐거웠던, 기뻤던, 소중히 간직하고 기억하고 싶은 추억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희미한 불빛처럼 깜빡깜빡 잊어버린다. 막 지하철이 떠나버린 승강장에서 들리는 안타까운 탄성처럼 절절한 아쉬움은 이제 뒤로 하자.
잊고 싶지 않은 지난 기억들과 앞으로 나의 자서전에 담을 소중한 미래를 위해 이 책에서 질문하는 길을 그대로 따라가 보련다. 올해 나의 자서전이란 한권의 책을 써낼수 있다면 전적으로 이 책의 공이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질문 중에 하나씩 골라 글을 써보았다.

나의 출생과 어린시절
- 어린 시절 집주변을 돌면서 가장 좋았던 장소를 묘사해 보라.
초등학교 3학년 시절 대전에 살았을때, 난 매일 학교에서 오면 뒷산 시냇골짜기로 가서 개구리와 올챙이, 가재나 메뚜기등을 잡으러 다닌 기억이 난다. 졸졸 흐르는 차가운 시냇물에 발을 담구고 가재를 잡으러 다니거나 겁도 없이 들쥐를 잡아 뱅뱅 돌리며 던지는 놀이를 하는 등 천방지축이었지만 시멘트가 땅을 덮은 요즘의 현실에서는 내 아이에게 그런 추억을 물려줄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그때의 추억이 강한 각인이 되었던지, 내 아이에게 자연을 만지고 체험할수 있게 배려해주고 싶다.

청소년기
- 학교 수업말고 참여했던 다른 활동은 무엇이었는가?
고등학교때 사진반 클럽 활동을 했었다. 무한대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이 클럽에서 난 3기였고 10기를 넘어 학교에서 모든 클럽을 없앨때까지 자랑스런 추억의 전통이 됐다. 사진 또한 렌즈를 통해 인식한 세상의 진실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으니, 난 어쩌면 글쓰기 이전에 세상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아트에 몰입했는지도 모른다. 매년 클럽 축제가 열리는 날에는 멋지게 차려 입고 뭇 사람들 앞에서 내가 찍은 사진작품을 소개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그리고 사진을 놓고 격렬하게 토론하던 그때의 친구와 선,후배들.. 그때가 그립다.

20대와 30대
자신의 첫 직장에서 돈은 얼마나 받았는가?
학교를 졸업하고 병역특례로 통신 제조업체에 입사를 했다.
첫달에는 47만원을 받았고 둘째달에는 62만원을 받았다.
IMF이전에는 야근에 특근수당을 합치면 거의 100만원까지 받다가 IMF이후로는 수당이 없어지면서 60만원으로 동결됐다.

결혼생활
결혼이후 함께하는 삶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서로가 좋아서 결혼했고 갖지 못한 서로의 좋은 점을 보면서 진정한 나의 반쪽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 후에는 오히려 서로 다른 각자의 반쪽을 포옹하는 마음을 갖기 어려웠다. 서로가 가진 편견에 주장을 내세우고 고집을 세우게 됐다. 장점보다는 단점을 의식하고 상대방을 변화시키겠다는 생각이 발동한 탓이라 생각한다.
맞벌이와 척박한 육아 환경 속에서 고전분투를 하다보니 아이가 생긴 이후 공동의 취미가 없었다. 여행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숨을 튈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다시 예전에 사랑하던 사이로 돌아갈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알아서 참 다행스럽다.

부모가 되어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아이가 막 4살이 되었을때 개구리 아빠가 황소 흉내를 내다가 배가 터져 죽은 동화책을 읽고 조그만 공을 내 배에 넣고 시연했던 적이 있었는데, 막중한 아랫배를 자랑하는 할아버지 배를 만지더니 공이 어디갔냐며 두리번 찾은 기억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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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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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방법론에 관한 글을 읽을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인물이 다치바나 다카시다.
누구나 책을 많이 읽다보면 자신만의 방법론이 세워지게 마련이고 대부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마련이어서 큰 감동을 받기가 어렵다.
이 책을 읽게 된 배경은 그런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고 새로운 분야를 섭렵하기 위해 1~2미터 가량의 책을 쌓아 놓고 읽기 시작한다는 그의 독서론에 강한 구미가 당겨서 일까? 보통 한 분야의 한권이상을 읽기가 어려운 현실인데, 한분야에서 서로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책들을 읽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 다치바나는 이시대 희귀한 지적과잉의 산증인임에 틀림없다.
그는 알고 싶다란 지적 욕구불만에 사로잡힌 사나이다.
지하1층부터 지상3층까지 빼곡한 그의 서고는 억 소리가 나올만큼 장서가 아닐수 없으며 그 자체가 그의 발자취이자 역사였다. 서재보다 더 많이 돈을 썼다는 그의 책상에 관한 글도 재밌었다.

이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4장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편에선, 주로 일본에 관련된 책들이 대부분이어서, 참고하긴 어렵고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것이 유감스러웠다. 중학교 3학년에 썼다고 하는 독서 되돌아보기 편에선 실로 엄청난 책읽기가 아닐수 없다. 같은 학년의 나를 돌이켜보면 심한 위화감에 쌓일 정도로 체계적인 독서를 했고 그 배경에는 환경의 영향이 컸다고 진술한다. 이제서 책을 좋아하기 시작하게 된 나로선 적어도 내 자식에게 책읽는 환경만큼은 잘 심어줘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1장은 이렇게 지적 호기심에 관한 글이 나오고 2장 나의 독서론 편에서 고전에 대한 새로운 정의, 고리타분한 옛 글을 읽지 말고 현대와 관련된 최신 보고서를 읽을것을 주문한다. 독학 방법에 있어서 다독이 확실한 결론임에 공감이 간다. 3장 나의 서재 편에서 건물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빼곡한 책장으로 둘러쌓인 서재를 구경하게 된다. 5장에서는 서평에 관한 글이 나오는데 반반 공감이 갔다.

서평에 관한 글에 관해서 주관적인 감상을 덧붙여보자면, 전문가가 그럴듯한 평가를 뽐내듯 늘어놓는 글보다는 서평의 역할을 사람들로 하여금 서점의 앞쪽 판매대에서 책을 펼쳐 들게 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라 한다.
서평할때 책을 깎아 내리기 보다는 책을 한번 펼쳐 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배려하는게 우선이라고 한다. 나도 이 의견에 공감하고 찬성하는게,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그에 대한 평을 한다는 것이 비판 일색의 소모적인 비평은 자신에게도 손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에서 건질게 없었다면 굳이 시간을 소모하면서 평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평에 관해서 나는 의견의 서술, 논리의 풀이, 그럴듯한 평을 하는 과정에서 글쓰기에 재미를 붙여가는 과정과 취미다운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책을 읽다보면 좌우의 논리에 수긍하고 반하는 과정에서 안목이 넓어지며 저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맛을 섭렵할수 있다. 저자는 취미로 서평을 하는게 아니라, 일로서 서평을 하기에 주관적인 느낌을 가급적 배제하고 책을 요약하고 인용하는데 중점을 둔다고 한다.

다치바나의 독서론은 공병호박사의 실용독서와 맥을 같이 한다.
둘다 책을 험하게 다룰 뿐더러, 목적성있는 책읽기에, 도움이 되는 맥을 캐치해서 빨리 책을 읽는 기술에 관한 중요성을 언급한다.
다치바나가 책을 폭넓게 읽을수 있었던 일차적 원인은 그의 주체할수 없는 과잉 호기심 때문이었고, 이차적 원인은 취미를 일로 승화시켜, 다방면의 분야에 인터뷰하러 취재하기 위해서 책을 읽게된 배경을 찾을수 있었다.
나도 책을 좋아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책과 관련된 곳으로 옮기긴 했으나 여전히 책을 마음놓고 읽을수 없는 것이 퍽이나 유감스런 일이었는데, 다치바나의 행적을 통해서 책을 원없이 마음놓고 읽을수 있는 분야가 있었다는 것이 여간 흥미로움이 아니다.

이 시대 최고의 저널리스트라고 소개된 책의 띠지에서 다치바나가 박사 학위 몇 개쯤은 섭렵했겠거니 생각했는데, 그의 학력은 불문학과 졸업에 철학과 중퇴란 이력이 고작이다. 그의 독서론은 철저히 독학에 의한 것이었다.
고전을 읽지 마라고 평한 그의 선입견은 고전이라 일컫는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 서로 공유하고 내용을 이야기해 보는 것에 의의를 가지며 책이 중요한것 보다는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토론의 대상이 되어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할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따라서 다치바나는 고전보다는 오히려 최신 보고서 속에 지의 총체가 숨어있고 각 영역의 최첨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한 관심과 흥미를 느낀다고 한다.
어릴적부터 책을 폭넓게 읽어왔던 그이기에 할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적 호기심으로 넘쳐나는 과잉 호르몬을 주체할 길이 없다면 이 시대의 최고의 수직.수평독서의 대가 다치바나를 한번 만나보길 권하고 싶다. 이 책에서 난 미래의 내 모습을 보았다. 책을 읽을때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이 책사는데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책은 현명한 신하이고 충직한 신하를 많이 둘수록 개인의 리더십은 발전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책 한권에 들어간 정보를 다른 방법으로 입수하려고 할때 드는 몇배의 비용을 고려한다면 책 사는데 돈을 아까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의 독서법 첫번째 계명이 유난히 선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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