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2.0 - 일상 속으로 파고든 '경제학의 재발견'
노르베르트 해링 외 지음, 안성철 옮김 / 엘도라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작년에는 주식이 처음으로 2000을 넘어서더니 요즘에는 주식이 1600아래로 곤두박질 치면서 펀드 환매율이 장난이 아니다. 아는 사람 치고 펀드를 안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맹렬 펀드 열풍이 사람들로 하여금 재테크에 진한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새해에는 늘 새로운 결심을 다진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 왜 이리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지..
그중 빠지지 않는게 있다면 재테크다.
내가 책읽기에 재미를 들인게 재테크 책이였고 덕분에 펀드 재미 좀 봤다.
작년에 모두 환매를 했기 때문에 요즘처럼 어수선한 시기에 편안하게 발뻗고 잘수 있지 않은가. 우연한 기회에 이코노미 2.0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경제를 인식하는 새로운 관점
디지털 기술 혁명으로 80/20법칙을 깬 <롱테일 경제학>이란 책을 읽은게 몇달 전인데 <이코노미 2.0>은 주류 경제학과는 뭔가 다른 의미의 경제 서적인것 같았다. 서문에 현대인의 비합리적인 행동 양식과 불가해한 사회현상을 명쾌히 풀어주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담겨진 책인듯 싶다.  작년에 관심깊게 읽었던 <행동경제학>과 유사한 테마다.
소비를 주체하는 개인의 의사 결정은 어떤 심리적 요인에서 출발하느냐가 그 책의 실마리였다면, 이 책 <이코노미 2.0>은 경제가 더이상 이론적인 개론을 떠나 인간의 행동과 문화 양식에 전반적인 경제 심리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목차가 시선을 끈다.
'스포츠센터가 고객의 눈먼 돈을 쓸어담는 이유'로 시작해서 돈, 문화, 투자, 권력, 축구, 행복, 외모, 조직, 일자리, 여자, 세계화, 미국의 무역수지, 인간 등 다양한 관점에서 경제 이야기가 달콤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빨리 읽어보고 싶어 몸이 근질거릴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나름대로 헬스클럽에 등록할때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값싸게 끊었다고 생각해도 사실 한달에 가본 횟수가 그리 많질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설명을 들어보니 사람들이 헬스클럽에 등록할 때 자신의 의지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란다.
사실 그렇다. 특히 새해들어 작심 3일이 무색할 정도로 얼마나 열심히 하겠다고 굳게 결심을 하였던가! 사람들은 회원 가입을 결정한 순간 장기적인 긍정적 효과만을 생각한다고 한다.
이를 경제학 용어로 바꾸면 선호도는 시간에 따른 일관성이 없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주식을 할때도 그렇다.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서 그 종목을 매수하겠다고 마음 먹는 순간 그 주식이 떨어지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 허겁지겁 투자의 경제학 편으로 빨리 넘겨본다.
정보가 많을수록 수익률이 낮다 편을 보았다. 읽고나니 무릎을 딱 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부실기업의 주식을 피하고 유명한 기업의 정보를 얻는데 있어 정보란 엄청난 가치를 지닌 것인데, 문제는 정보수집에 시간을 할애한 투자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보고는 정말 의외였다. 그런 이유를 정보수집으로 인한 과도한 자신감에 패착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남성이 여성보다 더 지나친 자신감을 갖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분야였기에 목차 하나하나에 이끌려 알게된 지식과 상식이 별미다. 그렇지만, 모든 꼭지가 유익한 것만은 아닌듯 싶다.
잘생긴 사람들이 일을 더 잘한다? 와 키 큰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더 많이 번다고 하는 일이 잘 알려진 상식이란 말에 조금 발끈하고 싶어졌다. 아내에게 키 큰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번다고 하는데 어떻냐고 하니까 콧방귀를 뀐다. 아무리 내가 키가 좀 크지만 글쎄 넌센스가 아닐까^^?
가사가 여성의 몫이 될수 밖에 없다는 논리와 여성의 월급이 남성보다 적은 이유, 여성이 남성과의 협상에서 질 수 밖에 없는 이유 등도 넌센스다. 제대로 통계 조사를 했는지 의심스럽다.

이해할수 없는 논리도 엿보인다.
세계화의 논리가 그것인데, 세계화 덕분에 가장 큰 혜택을 입은 국가가 미국이 아닌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이란 논리가 이해되질 않는다. 세계 무역을 위해 문호를 개방한 국가의 경제 수치가 조금 올랐다고 해서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제3세계'를 글로벌 게임에서 패배자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아니라고 세계화 단체들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다니 말도 안된다.
작년 한해 한미FTA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세계화란 것이 결국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국가간의 생존 전략 싸움인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타국의 독립과 희망을 무참히 짓밟는 자본주의 식민정책주의론에 경제논리를 부각시키는 것은 이해할수 없는 처사다.

이 책을 읽는데 동기부여가 된 어느 리뷰어의 제목이 홀연히 인상적인 느낌을 갖는다.
"숨어있는 내적 깡을 일깨워준 책이다" 란 느낌이 바로 그것이다. 공감 100배다.
어려운 학문으로 알려진, 접근하기 어려운 경제학을 보편적인 생활의 리듬에 맞춰 이끌어준 꼭지 하나씩 읽으면서 내안에서 활발히 지적 빅뱅이 일어난 느낌이 들었다.
본문에서 가장 크게 공감한 내용은 고객만족도와 가격 인상과의 관계였는데, 고객이 중간 정도의 만족도에서는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낮지만, 만족도가 높을 경우 기업은 가격 인상을 상대적으로 쉽게 관철시킬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마케팅 전략을 다룬 이 한편의 단락에서 고객만족을 위한 서비스에 대해 좀더 확실히 알고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났다.
이 책을 읽으며 괜히 세계화에 발끈해서 <지구는 평평하다>란 책도 꺼내서 읽어보고 <경제학 비타민>, <여럿이 함께>란 소통과 공존의 해법을 다룬 다섯명의 지식인 이야기에도 밑줄 그으며 공감하여 읽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이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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