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는 현대 물리, 응용 선형 대수학, 응용 고체 역학, 그리고 볼링, 연구 참여를 듣기로 했다. 응용 선형 대수학을 졸업 직전에 듣는 다는 건 좀 민망한 일이다. 보통 2학년 1학기에 듣곤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전공 필수가 아니라서 뒤로 미루게 되었는데 이번 학기에 듣게 되었다. 현대 물리는 들을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상식에도 도움이 되지 싶어서 듣기로 결정을 했다. 아직 수업에 참석은 안 해서 확정된 건 아니지만 들을 가능성이 꽤 높다.
이번 학기 최대의 관심사는 당연히 대학원 진학이다. 학점이 2.90으로 딱 기준선이다. 2.90이면 자대생은 다 대학원 진학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칫하면 면접에서 탈락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많지 않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의 가능성은 80%이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학점이 좋지 않아서 KAIST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학교 기계과 학생은 3.4만 되어도 KAIST에 여유있게 합격할 수 있지만, 전공 공부를 소홀히 한 나로서는 요원한 일이다.
방학 기간에는 알라딘을 소홀히 했다. 캐리비안베이에 갔다가 서울을 도보 여행하게 되었다. 광화문과 교보문고를 시작으로 동아일보 사옥과 경복궁, 인사동, 명동, 을지로, 63빌딩, KBS, 국회의사당, SM타워등 서울의 유명하다는 곳은 대충 다 들러보았다. 의외로 국회의사당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본회의장은 생각보다는 크지 않았는데, 탄핵 떄의 그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독서도 좀 소홀히 했다. 그래서 마이리뷰에도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지금은 <오쇼의 짜라투스트라>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1080페이지나 되는 만큼 꽤 오래 걸리고 있다. 오쇼 특유의 삶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 좋다. 서울에서 교보문고에 가서도 오쇼의 책을 두 권을 사서 다 읽었다. 사실 너무 작은 분량의 내용을 담고 있어서 부담없이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지금은 응용 선형 대수학 수업이 끝나고 학과 컴퓨터 실에서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점심 시간이지만 밥은 나중에 먹을 생각이다. 밑에 학생 식당은 밥맛이 별로라서, 학생 회관은 사람이 너무 붐벼서 먹을 수가 없다. 잠시 후에 볼링 수업이 있다. 재미있는 스포츠를 배울 수 있어서 이번 학기는 기대가 된다.
이번 학기에는 학과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독서도 열심히 하고, 영화도 많이 보고, 연구 참여도 열심히 해야겠다. 하얀 재가 될 때까지 타올라야 겠다.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