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어떤 리뷰도 읽어 보지 못하고 이 책을 받게 되었다. 처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연애소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어쩌고 저쩌고... 약간은 불행한 듯한 느낌의 제목이었다.

처음 몇장은 뭔지 모를 블루노트라는 타이틀에 남자 화자가 어린 시절 얘기를 하다가, 또 다음에는 어떤 여자 화자가 자살을 시도하다가 도대체 무슨 일인지 재미도 없어 보이고 책을 놓아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용을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남을 살해한 사람(?)과 나를 살해하려고 한 사람과의 행복한 시간은 매주 목요일 3시간동안 진짜 이야기를 통해 이루어 진다. 강간한 사촌 오빠보다도, 그 사실을 알렸을 때 '다 큰 게 어떻게 꼬리를 쳤길래.'하며 딸의 아픔을 감싸지 못했던 엄마를 더 미워했던. 그래서 그 날 이후 모든 것이 꼬일대로 꼬여버린 그녀. 집 나간 엄마와 술주정뱅이 아버지 밑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오직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오기로, 살기가 오른 그.

 '유진과 유진' 이라는 동화책도 생각났고, 막연히 남을 죽인 사형수들은 그 죄값을 치뤄야 한다고 생각했던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을, 과연 티 한 점 없이 순결하다고 할 수 없는 인간이 다른 인간을 죽일 수 있는 것인가 생각해보게도 되었다.

책장은 술술 잘 넘어갔는데 뭔가 정리 되지 않는 내 생각때문에 다 읽고난 지금 머리가 복잡하다.

그리고 하나 더. 나는 과연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나만의 진짜 얘기는 무얼까?, 그리고 누구와 함께 그 진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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