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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밥
토드 홉킨스 외 지음, 신윤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요즘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자기계발서 류들이 많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마시멜로 이야기, 배려, 선물 등등. 어렵지도 않게 친근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편안하게 설명해 준다. 이 책도 그런 책들과 비슷하다. 비슷한 책들을 읽으면서 감동이 줄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내가 필요한 부분에서만 감동을 느껴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 어차피 사람들마다 느끼는 건 다를테니까. 나는 여섯가지 지침 중에서 첫번째인 '지쳤을 때 재충전하라'가 가장 맘에 들었다. 지금의 나는 로저처럼 일에 쫓겨 정신 없이 바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나는 나에게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둘째를 임신한 상태에서 직장에서 정신 없이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 저녁 준비를 하고 신랑과 큰 아이와 밥을 먹고 나면 아이와 놀아준다거나 태교를 한다거나하는 것은 생각도 못한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가 싫어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소파에 누워 멍하게 있다가 잠이 든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머리가 복잡해서 집에 오면 놀아달라는 아이가 짜증 스럽기만 하고 책 한권도 읽지 못하고 내가 뭐하고 사는 가 싶었다. 아이를 잘 키우는 것도 아니고 내 일에 만족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 데로 살고 있는 내 모습이 한심해 보였다.
며칠 전부터 나는 집에서 아이와 둘이 있다. 해야할 일은 없지만 아이와 열심히 놀아본 경험이 없어 아이도 나도 심심하기 짝이 없다. 여유가 있는 것 같지만 직장에 있을 때나 집에 있을 때나 나에게 할애할 시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라는 말 만으로는 이 초기 우울증 증세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한가지 나도 재충전을 하긴 해야할 것 같다.
바로 취미생활.
뭘할지 언제할 지 정확하게 정한 것은 없다. 빨래도 좋겠고, 독서도 좋겠고, 나만의 재충전 방법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