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 우리 시대 탐서가들의 세계 명작 다시 읽기
고민정 외 지음 / 반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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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에 대한 환상을 안고 있으면서도 가끔은 그것을 들고 다니면서 보기에는 이미 너무 나이가 많은, 명백한 어른이 되었다는 점에서 동화에 대해서 일부러 외면 한적도 있다. 책을 읽는 다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보여진다는 점까지 신경을 써가면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에 대한 쓸데 없는 고민에 대한 별 걱정 다한다, 라며 혼자 위안을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나는 동화를 당당히 들고 다니면서 읽기가 쉽지 많은 않았다.

타인의 눈에 비친 내 모습도 모습이겠지만 그보다도 아직까지 동화를 읽고 싶다는 바람이 그 외견에 보이는 것을 넘어서지 못했었구나, 라고 깨닫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을 읽고 나서였는데 목차를 보면서 이미 읽은 것들도 있기는 하지만 처음 보는 책들도 있고, 알고는 있으나 아직 읽지 않은 책들도 종종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보는 동화책에 대한 호기심에 그 부분들을 먼저 읽은 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나머지 부분들을 읽어 내려갔다.

<보리와 임금님>이라는 동화책은 사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동화책이다. 물론 그 안에는 <보리와 임금님>이외의 다른 단편 동화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이러한 동화가 있는 줄도 몰랐던 나로서는 다른 단편들이라고 읽어봤을 리가 없었다. 동화가 가지는 행복에 대한 당위성과 같은 요소들이 담겨 있다기 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 이야기들을 보면서 동화라기 보다는 오히려 어른들의 세상이 담겨 있는 듯한 이 책은 왜 그 동안 읽어보지 못했는가에 대한 회한이 들 정도로 당장이라고 읽어보고 싶은 내용들이었다.

난느 이집트를 다 가지고 있다.”라고 호령하자 윌리는그건 너무 많아요라고 고개를 젓는다. 파라오가 분노한다. “너무 많다는 말이 어디 있느냐?” 그는 윌리 아버지의 황금색 보리밭을 불살라버린다. 그러나 오래가는 쪽은 왕의 수명이 아니라 월리의 어벙한 미소다. (중략)
많다’, ‘크다’, ‘높다’, ‘맛있다 급기야 좋다까지 어린 내가 긍정적인 개념으로 분류해놓았던 세상의 모든 형용사는 너무를 앞에 붙임으로써 풍요하고 복된 이미지의 뒷면을 드러냈다. -본문 


<
일곱 번째 공주>역시도 아이 앞에서 어른들의 특권의식에 젖어 있는 왕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녀들 중 한 명과 결혼을 꿈꾸는 왕자는 계속해서 그들 중 그의 아내가 정해질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지만 실제의 왕자는 그 곳에 있는 왕자가 아닌 시종이다. 반전드라마라면 내가 바로 왕자였소라며 드러낼 법도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는 이러한 반전은 없다. 그저 자연스레 흘러나갈 뿐이다.

 특히나 이 책 속에 담긴 <갈매기의 꿈>은 이전에도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라 더욱 관심이 갔는데 갈매기 조나단의 이야기는 그저 하나의 동화가 아니라 우리의 씁쓸한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듯 해서 어른으로서의 지금 모습들들 되돌아보게 한다.

 갈매기 무리도 조나단의 일탈에 대해 강력하게 우려를 표한다. 그들도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조나단을 걱정하는 것일까? 조나단을 위해서? 천만의 말씀이다. 그들은 갈매기 사회가 틀어쥐고 있는 기존의 질서가 위태로워질까 봐 걱정한다. 갈매기들을 조나단때문에 기존 질서가, 그들이 갖고 있는 기득권이 깨질까 두려움이 앞선다. 어느 사회든 기성세대는 변화를 반기지 않는다. -본문

 갈매기족의 존엄성을 파괴했다는 이유로 무리로부터 벗어나게 된 조나단을 보노라면 과연 그가 갈매기족에 피해를 입힌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기존의 그들의 틀을 깨트리려는 그가 기성세대는 물론 갈매기족에게는 이전에는 마주할 수 없는 두려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전에 읽어보지 못했던 책들을 이 책을 보고서 일단 2권을 주문해 놓은 상태이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 속에는 어른들의 세상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그 속에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까 과연 아이들을 위해 좋은 세상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어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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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와 길을 걷다』 / 오소희저 


 

 

독서 기간 : 2014.06.0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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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하녀 -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마이너리티의 철학
고병권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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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면서 <철학자와 하녀>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라는 의구심을 떠올리게 된다. 철학자와 하녀라니 과연 이 공통분모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아도 도통 그 문제의 답을 얻어낼 수가 없다. 철학자와 하녀는 전혀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니 말이다. 철학자라는 이들에 대한 이미지는 그저 그들만의 세계 안에서 하나의 현상에 대해서도 그들만의 눈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 보통이라면 하녀라 함은 그러한 철학적인 문제를 떠올리기는 커녕 오늘 하루를 살기 위해서 부단히 지내야 했던 이들이다. 가만히 생각해도 그 둘의 교집합을 도무지 설명할 길이 없어 멍하니 있는 나에게 저자는 서문에서 쉬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전해주고 있다

철학이 일상의 삶과 무관하게 저 하늘의 별만을 보는 것이라면 가난한 사람들이 지적하듯 철학은 한가한 일이나 쓸모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떠받드는 현실 감각 역시 그들 자신을 빈민으로 양산하는 현실에 대한 추인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노예의 자기 위안에 불과할 것이다. 이처럼 철학과 가난한 사람이 대립하는 곳에서는 철학도 불행하고 가난한 사람도 불행하다. 철학은 기꺽해야 현학적 유희이거나 비현실적 몽상에 불과한 것이 되고, 가난한 사람은 현실 논리를 재빨리 추인함으로써 영리한 노예, 성공한 노예가 될 뿐이다. -본문 

 그저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철학자와 하녀를 보면서 저자는 그들 자신이 가진 벽을 허물기 위해서 철학자만이 가진 철학을 하녀에게 전해주고 하녀가 가진 현실의 눈을 철학자에게 전해줄 필요가 있다 생각을 했다는 것을 보면서 이 책이 일반적인 철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조금더 살갑게 다가올 책이라는 것을 느끼며 안도의 마음을 안고서 읽어내려가기 시작한다.

 학창시절을 넘어 지금도 가끔 공부를 해야지, 할때면 그 준비하는 시간부터가 벌써 요란하기 마련이다. 교재는 어느 것이 좋으며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학원을 가야하는지 동영상을 들어야 하는지, 독서실을 끊어야 할지 집에서 해야할지 오만가지의 생각들이 중첩되면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부터 삐걱거리기 마련인데 사전준비가 철저히 필요하다고 말하는 데카르트와 사전준비가 필요 없이 공부를 시작해야만 앎이 시작된다고 이야기하는 스피노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전의 내가 공부했던 모습에 대한 회한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데카르트가 든 예씨에 스피노자의 생각을 풀어보자면 이렇다. 아마도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모루'같이 세련된 것이 곧 바로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망치로 쓸 수 있는 것은 주변에 널린 자갈에 지나지 않고, 집게라고 하는 것은 그저 나뭇가지에 지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인식의 시작이고 공부의 시작이다. 우리가 그것들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한에서 말이다. -본문 

 연장을 탓하기는 했으나 늘 시험이 앞에 다가올 수록 내 스스로의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을 늘 깨달았으면서도 또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때 공부를 위한 준비로 더 많은 시간들을 소비하는 헛된 반복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이 순간 만큼은 스피노자의 이야기에 한 표를 던지며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현재의 우리가 조선시대를 마주하게 되면 종종 '전근대적이다'라는 평가를 많이 하곤 한다. 그 당시 조금더 문호를 개방하고 세상을 일찍 마주했더라면 우리는 더욱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이야기들을 듣게 되는데 이미 지나온 길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우리의 눈에는 아쉬운 점들이 보이지 않을 수가 없다. 더 좋은 길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 속에서는 '전근대적이다'라는 평가에 대해서 과연 초점을 제대로 맞추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먼저 우리에게 물어보고 있다.

노사관계는 전근대적이고 '전근대적'이라고 말하는 그런 관행은 근대사회인 우리 사회의 병페이지 전근대사회에서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치부를 과거 사회에 책임 지우는 우리 시대의 못된 습관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의 한탄에 공감이 간다. 그는 이 땅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왕조, 무려 오백년을 지속한 조선의 체제가 가진 ''이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잘 모른다고 말한다. -본문 

 조선시대에 대한 평가 뿐만이 아니라 장애인이었던 한 남자가 집회에 참여했다가 강력한 억압을 받는 순간을 목도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인에게 무리하게 법을 집행한 주체에 대해 비난을 하며 그 자리에 있었던 장애인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는 오히려 사람들의 그런 시선에 대해서 되물어보고 있다. 전근대적이고 말하는 것은 현재 우리가 과거에 잘못을 넘기려 하는 것과 같이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이렇게 표현을 하고 있다고 말이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어서 곁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저자는 철학이라는 이름을 벗어던지고 그 안에 있는 것을 다시금 마주할 수 있게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 있다.

 전근대적인 사고를 안고 현대를 살고 있는 것이 누구였는지에 대해서 절실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나는 철학자도 하녀도 아닌 그저 별볼일 없는 하나의 인간으로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철학자와 하녀의 그 중간에서 살기 위해서 익숙한 그 순간에도 눈을 뜨고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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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저


 

 

독서 기간 : 2014.06.0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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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6-29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학자하녀 서평 찾다가 들어왔는데 독서량이 굉장하시군요 ! 글 잘 읽었습니다.

미라클 2014-07-01 16:35   좋아요 0 | URL
한권 한권 열심히 읽어보려 하고 있거든요.
아직 부족한 게 많은데 잘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 주세요! - 동화로 읽는 어린이 인권
서지원 지음, 윤세정 그림, 국제앰네스티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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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주세요!'라는 외침이 있기 전에 어른들은 아이들을 안아주고 보듬어주어야 했다. 그들이 고통 속에서 눈물 흘리며 손을 잡아주길 기다리고 있기 전에 그러한 눈물을 흘리지 않고 늘 웃으며 그저 평온히 친구들과 뛰어놀고 그들에게 주어지는 당연한 교육을 받으며 어른들로부터 보호를 받아야만 했다.

이 아름다운 아이들은 엄마아빠를 찾아 매몰찬 거리에서 구걸을 해야만 했고 어느 곳에서는 마녀 혹은 악령이라는 오해 속에서 매를 맞아야 했으며, 부모를 잃은 것도 모자라 소년병으로 착출되어 이유도 모르고 누군가를 죽여야만 했다. 또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이유로 학교도 갈 수 없는 아이들이 있었고 장애를 안고 있다는 이유로 그저 어둠 속에서 살아야만 했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의 모습인가, 라는 것을 계속해서 반문할 수 밖에 없었다.

세계 어린이들은 20억 명이 넘습니다. 이 중에서 절반인 10억 명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6억 명은 집과 화장실이 없이 생활하고, 4억명은 깨끗한 물을 마시질 못하고, 2억 명은 아파도 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1억 명은 영양실조에 걸렸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지금 어디에서는 10초에 1명꼴로 굶주림과 질병에 죽어 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지구의 진짜 모습이랍니다. -본

 

가난을 안고 태어났던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있어서 소중한 하나의 생명이라기 보다는 그저 입을 덜어야만 하는 존재이기만 했다. 그리하여 가족들에게마저도 버림 받은 아이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었고 다른 누군가의 배를 채우기 위해서 그곳에서 동냥을 하고 있었다. 일정 금액을 거둬들이지 못하면 그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끔찍한 매질뿐이었으며 아이들에게는 먹을 수 있는 음식조차도 주어지지 않았다. 특히나 예언자의 말에 따라 마녀로 낙인 찍힌 아이들은 퇴마식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었다.

그저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아이들과 까르르 웃으며 뛰어놀 수 있을 아이들이었으나 내가 마주한 아이들은 언제나 기가 죽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주늑들어 있는 아이들은 불행 속으로 있는 현실을 그러한 현장 속에 자신들을 밀어 넣은 어른들을 탓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책을 하고 있었다. 그들 자신이 부족한 것들이 있기에 지금 이 상황 속에 있는 것이고 조금 더 노력하면 자신들이 원하는 부모님을 만난던가 현재의 끔직한 전쟁에서 벗어난다거나 그저 아이로서 평범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다리가 없다는 게 조금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습니다. 이제 다시는 소년병으로 끌려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게 더 좋았습니다. 이제 다시는 사람을 향해 총을 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더 좋았습니다. -본문

아이들을 위한 수 많은 조항들이 있었지만 이것은 아이들에게 기본적으로 어른으로서 지켜줘야 하는 것들이다. 지금은 다행이 이 아이들이 웃고는 있다고는 하지만 20억의 어린이 중 그 누구 하나도 슬픔의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른으로서 어깨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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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아이들 / MBC 제작진저

독서 기간 : 20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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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게 뭐야 2 알 게 뭐야 2
김재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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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 이후 다시금 마주한 2편. 1편의 이야기가 시작되었기에 2편의 내용은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설렘을 안고서 급하게 읽어내려갔다.

 역시나 1편 이후의 뒷 이야기들이라서 초반의 소개들을 넘어간, 각자의 캐릭터들이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는지에 대한 것들이기에 더욱 즐겁게 읽어내려간듯 하다.



 원준과 은하율은 1권에서부터 이른바 '썸'을 타고 있었지만 그들은 쉽사리 이어지지 않는다. 원준의 곁에 있는 육미숙과의 관계가 이들 사이에 있기에 이들은 서로에 대한 마음이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는데, 은하율의 친구인 갸루상에 의해서 서로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확인하게 된 둘은 앞으로의 관계에 대한 예고편을 이렇게 보여주고 있다.

 이미 만화책을 볼 나이는 한참 지나긴 했는데, 아직도 설레는 걸 보면, 아직도 10대의 감성이 이 책을 읽을때면 되살아 나는 듯 하다.

 그야말로 우연한 기회에 마주하게 된 원준과 은하율은 함께 음악을 하자는 이야기로 재회하게 된다. 1편의 첫 번째 장면을 떠올려보면 아마 이들은 꽤나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 앞으로의 전개가 어찌될지는 확언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어찌되었건 이 둘이 이렇게 다시 마주했다는 것만으로 앞으로 로맨스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언이 아닐까.

 

  마음은 은하율에게 있으나 곁에서 자신을 챙겨주는 육미숙이 있기에 그녀의 곁에 있는 원준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의 마음 속에 다른 이를 품고 있다는 것을 육미숙은 알고 있다.

 다른 여자를 마음에 품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의 마음이란. 괜히 마음이 아련해 지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 장면 덕분에 은하율 - 원준 - 육미숙의 관계는 변화가 생겼으니 앞으로 3편에서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모 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수시에 낙방하고 첫 이별을 경험한 원준이지만 이제서야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은하율과 함께 할 음악이 그의 앞날에 어떠한 나날들을 전해줄 지, 3편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진다.

 마지막 장면이 달달한 로맨스로 이어질 지 또는 코믹으로 이어질 지 그 순간부터 빨리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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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 천계영저 


 

 

독서 기간 : 20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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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삶 1
하 진 지음, 왕은철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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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태어난 것이 축복이겠지만 내가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망이 더 크게 다가오곤 한다. 이미 익숙해진 것들 보다는 새로운 환경 속의 삶을 갈망하곤 하는데 그래서 인지 어렸을 때 나는 다른 나라로의 이민을 그려보기도 했었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보다는 그저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바람이 우선이었고 그런 점에 있어서 나는 얼마나 허황된 꿈을 꾸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이 하진 작가가 나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1989년 톈안먼 사건이 발생하자 난은 자신의 삶의 터전이었던 중국을 떠날 것을 고민하고 있다. 물론 그 역시도 모든 이들이 가지고 있었던 '아메리칸 드림'을 알고 떠났겠지만 그에게 도래한 현실은 녹록치 않은 것들이었다.

현재의 미국은 그야말로 다양한 인종이 함께하고 있는 나라이다. 아메리카 드림의 보고이자 모든 이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었던 그 곳에서 수 많은 인종 중에 하나였던 중국인들이 그들만의 차이나 타운을 만들어 내고 미국 내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난과 핑핑 부부가 미국에 갔을 때만 해도 그곳은 희망이 가득한 곳이 아니었다.

그들의 가족이 모두 미국에서 시작하고 싶었으나 당시의 중국 정부는 그들의 이전에 통제를 가했는데 그것은 바로 그들의 아이인 타오타오를 붙잡아 둔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어렵사리 마주한 그들이 다시금 원래의 하나의 모습으로 자리를 하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필요했으니,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한 가족이 자리를 잡기까지의 그 일련의 과정은 넘어야 할 것들이 하나둘이 아니였다.

특히나 난의 마음 속에는 그의 옛 연인이었던 베이나가 자리하고 있었고 그것을 알고 있는 그의 부인 핑핑은 미국에서의 생활이 순간순간 아스라했을지도 모른다. 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들이 이 곳에 와있는지에 대한 고민보다도 일단은 오늘을 살아야 했으니, 그들이 정착해나가는 하루하루의 기록들은 내가 생각해왔던 이민에 대한 그림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들이기에, 아련한 마음마저 들게 된다.

그는 지금 하는 일을 계쏙 할 수 있으면 싶었다. 몇 년만 더 습작 기간을 가졌으면 싶었다. 그 사이에 많은 책을 읽고 시작에 필요한 기술 외에도 문학에 관한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환상일 뿐이었다. 그는 다른 일을 곧 찾아야 했다. 그는 워터타운에 있는 스테이크 전문점에 가서 지배인에게 중국 식당에서 서빙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본문

중국과는 다른 미국의 무언가 자유로운 움직임들 안에 있었기에 그들은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지금은 당장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들은 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서 난은 보조 요리사로 취업을 하게 되면서 조지아 주의 식당 자리가 났다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자신들의 삶을 바꾸어 줄 수 있는 동아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그곳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게 되면서 그들은 점차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 가게 되고 어렸던 타오타오에게도 사랑하는 누군가를 마주하게 되는 시간이 흐르게 된다.

난과 핑핑 부부를 보면 타오타오를 직접 가르칠 만큼 그들 나름대로의 지식도 가지고 있었던 이들이기는 했지만 미국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거즌 3D업종의 것이었다. 아메리카 드림 혹은 자유의 땅이었던 미국은 그야말로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들이기에 그 틀을 뛰어 넘기까지는 쉽지 않은 것들이었다.

시간이 지나 난은 평생 마음에 담고 있었던 베이나를 다시 만나게 되지만 그 찰나의 순간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던 그의 마음에 예상치 못한 허무함을 전해주고 있다. 아마도 그가 힘들었던 그 순간 마음 속에서는 베이나를 그려왔겠지만 실제 그의 곁에 있었던 것은 핑핑이라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집에 도착하자, 핑핑이 주저앉으며 처량하게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이를 잃은 것이 자기 탓이라고 했다. 그녀가 넋두리를 계속 늘어놓았다. "아이가 나를 위해 자기를 희생한 거야. 내가 저를 낳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으니 내 생명을 위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거라고." 그녀는 자책을 하면서 엉엉 울었다. -본문

중국에 대한 체제에 반대하며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온 그들이 실제 그 자유를 온몸으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20여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달콤한 자유는 어디에도 없는 듯 하다. 자리를 잡아 가는 것 같았지만 의료보험이 없기에 실질적으로 도래하는 문제들을 코 앞에서 마주해야만 했던 나로서는 이 책의 이야기가 너무도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자유를 꿈꾼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 것인지, 새삼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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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이방인 / 이창래저


독서 기간 : 2014.05.3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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