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파는 가게 있나요? - 어디를 가야 엄마를 살 수 있나요?
이영란 지음, 김장원 그림 / 시선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책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서 건네 받은 운송장에는 엄마한테 잘하세요라는 문구가 써있었다. “엄마한테 잘하세요.” 알고는 있으면서도 매번 잘 안 되는 것이 모녀 사이의 운명의 굴레이기에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내용이 담겨 있기에 이 이야기를 적어놓은 것일까, 라는 궁금증으로 한 장 한 장 넘기게 된다.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기에 이 책을 읽는 대에는 10여분도 채 걸리지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읽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내가 달라진다는 것이며 그 후 폭풍은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단 한번도 엄마가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당연한 것이라 여겼으며 내가 기억하는 때부터 매 순간마다 엄마는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셨으므로 나는 그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 볼 겨를 없이 익숙한 풍경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나의 그 익숙함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에 대해서 이 책은 나지막하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단 한번도 엄마가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당연한 것이라 여겼으며 내가 기억하는 때부터 매 순간마다 엄마는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셨으므로 나는 그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 볼 겨를 없이 익숙한 풍경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나의 그 익숙함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에 대해서 이 책은 나지막하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엄마가 돌아가신 나이와 똑같은 나이가 되었던 마흔의 어느 날, 막내딸이었던 그녀가 거울 앞에 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서른 여덟 살에 나았던 막둥이가 마흔이 되어 거울 앞에 서 있다. 흑백 사진 속의 검은 머리를 하고 있는 그녀의 어머니와 똑같은 나이가 된 그녀.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아마도 지금의 그녀 모습을 상상치 못 하셨을 것이다. 부디 당신이 가시면서도 막내가 무탈하게만 장성하기를 기원하시고 또 기원하셨을 터인데, 그 애잔함에 마음이 울컥해진다.

 

 한창 사춘기였을 열 일곱 살의 소녀에게 응석을 받아줄 엄마가 없었다. 엄마의 얼굴을 빼다 박았다는 주변 이들의 말과는 다르게 하루 종일 거리를 거닐어 보아도 어느 하나 그 소녀를 알아봐주는 이가 없다. 소녀를 알아봐주는 이가 없다는 것은, 그녀의 존재는 물론 그녀의 어머니의 존재마저도 사라진 듯 하여 서글프게만 느껴진다.

 

 강아지에게도 어미가 있건만 자신에게만 엄마가 없었던 이 소녀에게도 엄마와 함께한 순간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다. 그 순간은 세상에서 가장 따스하고 달콤했던 기억들로 나에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그 순간들이 그녀에게는 네 살 때 이후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마주하면서 참았던 눈물이 울컥하고 쏟아지게 된다.

 너무도 당연하던 엄마의 존재에 대해서 이렇게 마주하게 되면서 또 엄마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안 그래도 그 전날 사소한 말다툼을 하고 난 뒤였던 터라, 이 책을 읽고 나서 더욱 울컥하는 마음이 밀려든 듯 하다. 언제나 엄마와 나는 평행선처럼 함께할 것이라 막연히 생각들만을 했는데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그녀에게는 얼마나 바라왔던 것들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독서 기간 : 2014.06.12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생 - 생명진화의 숨은 고리
박성웅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기생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꺼림칙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기생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것은 폐를 끼치며 그 무엇에게 매달려 갈취하고 있는 느낌이며 이라는 것에서는 벌레와 같은 느낌이 들기에, 그 두 단어의 조합인 기생충은 그야말로 달갑지 않은 것은 물론 사라져야 할 것들로 느껴진다.

 우리는 흔히 기생충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에 기생하는 회충, 구충, 편충, 촌충, , 벼룩 같은 기생충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사람에만 기생충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생충은 세상 모든 생물에 존재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기생충을 갖지 않는 생물은 지구상에 단 하나도 없다. 심지어 다른 생물이 비집고 들어갈 구석이 없어 보일 정도로 작은 바이러스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도 있다. –본문

 이 책을 읽기 전이었다면 나는 계속해서 기생충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고선 바라봤을 것이다. 구태여 존재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 왜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안고서 관심조차 가지려 하지 않았을 것인데 이 책을 읽어 내려가는 순간, 기생충이 무조건 사라져야만 하는 것들이 아닌 공존하며 살아 가야 하는 것들임을 깨닫게 된다. 일전에 독버섯이 쓸모도 없이 자라나는 것이라며 생각했던 나에게 독버섯의 존재는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닌 자연을 위해 존재하는 종이라는 것을 배우게 해 준 것과 같이 이 책은 기생충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얼마나 그것들에 대해 모르고 간과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꼬집어 주는 책인 것이다.

기생충에 대해 그저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이러한 생각은 오만한 것임을 즉시하게 한다. 하기야, 얼마 전까지도 독버섯의 존재 자체를 반문하고서는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분히 인간의 입장에서 식용이 되느냐 불가하느냐로 판단하는 것들이었으니 이러한 생각을 뒤집는 데까지 30여년이란 시간이 걸렸던 나에게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면서도 값진 책이 아닐 수 없었다. 기생충이 있으면 병에 걸리는 것이 당연한 순이라고만 알고 있기에 지구상에서 근멸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기생충을 통해서 병을 치유하는 물질을 발견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러한 기생충 덕분에 생존에 유용한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는 것들을 보여주고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기생충의 존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고 보고 있는데 미라의 장기 내부에서나 화석에서도 발견이 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박테리아와 같은 단순한 생명체들에게도 기생충이 발견되고 있으니 그야말로 기생충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존재하는 것들이라 할 수 있다.

 기생충이 있다는 것은 그 숙주가 존재한다는 것의 반증인데 이러한 숙주과 기생충의 관계를 보노라면 기생충이 숙주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연가시가 곤충 혹은 동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러하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톡소포자충에 걸린 사람의 경우, 특히 남자는 고양이 소변에 더 반응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보며 사람에게도 은연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여기엔 남녀 차이도 존재했다. 즉 톡소포자충에 걸린 남자는 건강한 남자보다 고양이 소변을 훨씬 더 좋다고 한 반면,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여자는 건강한 여자보다 고양이 소변에 대한 혐오감을 더 나타냈다. 위에서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 소변냄새를 덜 싫어하게 된다고 한 바 있는데, 남자들이 쥐와 똑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게 남자가 단순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남자만 따로 쥐에서 진화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톡소포자충이 남자를 좀 더 만만하게 보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본문

 특히나 이 책 안에서는 톡소포자충이 고양이를 통해서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은 잘못된 것들이며 이 오해 때문에 버려지는 고양이들이 많았다는 사실과 함께 오히려 그렇게 고양이를 버리는 것은 되려 톡소포자충을 퍼트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난치의 병으로 알려져 있는 치매에 있어서 톡소포자충에 감염될 경우 알츠하이머에 덜 걸린다는 결과가 있기에 언젠가는 이것이 치매를 예방하고 고칠 수 있는 치료제로도 탄생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해주고 있다.

 호바스라는 학자는 표면을 끈끈이로 만든 가짜 말 모형을 준비했다. 흰 말, 검은 말, 갈색 말, 그리고 얼룩말, 그들은 미리 잡아 온 말파리를 거기다 풀었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각각의 말 모형에 붙은 파리 숫자를 셌다. 결과는 놀라웠다. 검정말에는 562마리가, 갈색말에는 334마리가, 흰말에는 22마리가 붙은 반면 얼굴막에 붙은 파리는 겨우 8마리였던 것. –본문

 이렇듯 기생충이 오롯이 나쁜 것으로만 볼 수 없는 것으로 진화를 해온 하나의 개체를 마주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얼룩말의 탄생이었다. 수면병의 매개체인 체체파리를 피하기 위해서 원래는 그저 흰 색 혹은 검은색의 말이었던 것들이 줄무늬를 가진 현재의 얼룩말로 진화하게 되며 이러한 줄무늬는 체체파리로 하여금 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스스로의 생명력을 끌어올리며 현재까지 지구상에 전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크게 보면 기생충이 없는 곳이 없으며 어디서든 마주할 수 있는 것들이 기생충이라는 놀라운 사실과 함께 선택의 문제를 떠나 어찌하였든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면 그것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은 그저 필요 없는 것, 혹은 구태여 알아야 한다기 보다는 사라지기만을 바랐던 것들이었다면 이 책을 통해서 마주한 기생충은 의외의 모습들이 더욱 많았으며 그렇기에 나는 이전에는 가져본 적이 없던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닌, 공존해야 하는 기생충에 대해서 지금부터라도 더욱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 

 

아르's 추천목록

 

『기생충 우리들의 오래된 동반자』 / 정준호저 

 

 

 

독서 기간 : 2014.06.15~06.17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5
최재천 외 7인 지음 / 꿈결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8개의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는 이 이야기 속에서는 환경역사고전 문학사회과학동양 철학문학예술이 담겨져 있는데 제목인 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에 대한 내용이 바로 환경에 대한 이야기이다 

 

 멸종된 도도새와 치타에 대한 이야기를 보노라면 무언가에 안주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에 대해 배우게 된다모든 것들이 평온하고 완벽한 그 순간이 자신에게 최고의 순간이 아닌 결핍되어 있는 그 순간들을 이겨내려 하는 그때야 말로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자 그것이 자신을 최고로 만들어 준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치타가 달리기 왕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물론 치타는 열이 많고 그 열을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래 달릴 수 없습니다달리다 보면 근육이 단단해져서 금방 피로를 느껴요하지만 치타는 누가 뭐래도 달리기의 왕입니다약점을 극복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높였기 때문에요자신이 가진 약점즉 문제점을 극복한다는 것은 이렇게 좋은 것입니다. -본문 

 젊은 베르터의 슬픔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들과 함께 우리의 몸에 대한 관심이 언제부터 깊어졌는지그러한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우리를 철저히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과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아나가는 법 등을 이 모든 한 권에서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조금 더 일찍 마주했으면 좋았을 이 책을 이제서야 마주하게 됐음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앞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계속된 물음을 가지며 지내야겠다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르's 추천목록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 김육훈, 김보일저


독서 기간 : 2014.06.13~06.14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빛의 물리학 - EBS 다큐프라임
EBS 다큐프라임 [빛의 물리학] 제작팀 지음, 홍성욱 감수, EBS MEDIA 기획 / 해나무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학창시절 과학이라는 과목을 배우면서 이런 왜 이렇게 됐을까?”라는 질문을 단 한번도 던져 본적이 없었다. 그저 어떠한 결론이 이렇다, 라고 나면 그것에 대해서 암기하고 나서 왜 그러한 일들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잠깐의 이해를 하면서 넘어가곤 했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과학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힘의 원리인 인력이나 중력, 관성이라든지 원자는 어떠하고 그 안의 원자핵과 전자는 어떠하다라는 것들을 배우면서도 대체 이것들에 대해서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불만을 가득 안고 있었다. 그런 연유로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 지원을 한 것도 있었겠지만 결론적으로 생각해보면 과학에 대한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에서였다.

  빛이 있다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현대의 삶에 있어서 태양에서 오는 빛을 넘어서 인간이 전기의 발명을 통해서 만들어낸 빛까지, 인류는 24시간 빛과 함께 살고 있고 빛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를 지내고 있다. 그저 당연하고 익숙한 것으로 보이는 이것들에 대해서 과학자들의 눈에는 빛의 존재에서부터 이것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안고서 수 많은 가정과 그에 따른 분석을 통해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가시 광선과 자외선, 적외선 등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빛은 단순히 빛이라는 문제로 결말 되어 지는 것이 아닌 물리학의 발전에 있어서도 상생하여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밟고 있었다.

 천동설이 진리라 받아들였던 시대에 지동설이라는 것을 발견했던 갈릴레오에게 신학자들은 그의 주장이 말도 안 되는 것이라 일축하고 있다. 당시 신학자들이 갈릴레오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손에 든 공을 아래로 떨어뜨린다고 하자. 만약 지구가 움직이고 있다면 공은 발 앞에 떨어질 수가 없다. 지구가 움직이고 있으니 그 옆에 떨어져야 한다. 지구가 동쪽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공은 서쪽으로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또 우리 주위의 모든 사물들도 지구가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지구가 돌고 있지 않는 것이다. –본문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만약 지구가 움직인다면 공이 옆으로 떨어져야 하는 것이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구가 움직이고 있다면, 공과 함께 나 역시도 움직 일 것일 것이므로 과연 이 주장에 대해서 갈릴레오가 어떻게 반박을 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지는데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프리즘에 빛을 비춰보면 나타나는 무지개 빛 색채들을 보면서 그저 신비롭다, 라는 생각들을 하고 넘어갔다면 뉴턴은 길쭉한 모양의 스펙트럼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빛이라는 것이 어쩌면 이 모든 색이 합쳐져 우리에게 보여지는 빛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그리하여 각 색깔마다 고유한 굴절률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원자 안에 전자가 들어있다는 것을 발견한 러더퍼드는 1년 넘게 전자 이외의 물질을 발견하기 위해서 물질을 찾아서 계속해서 얇은 종이 위에 총을 쏘아 그 종이를 투과하지 않고 튕겨 나오는 그 순간만을 고대하며 실험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 한번의 순간을 위하여 계속된 그의 끈질긴 노력 끝에 원자핵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로써 원자의 구성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빛에서부터 시작한 이 소소할 것만 같았던 시작은 자기를 넘어 거대한 우주를 향했다가 다시 원자라는 소우주를 향해 움직이며 그 안에 있는 전자와 핵과 함께 양자에 대한 개념까지도 발전하게 된다.

이 책에 있는 내용들을 오롯이 다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전에는 관심도 갖지 않았던 과학의 세계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에 대한 하나의 장편의 스펙트럼을 보고나니 그들이 발견한 한 순간순간이 얼마나 위대한 것들이며 그 찰나를 위한 고된 여정이 있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배우게 된다. 몇 번 이 책을 더 읽어본 후 다른 책들로 과학 분야에 대한 탐구를 시작해 봐야겠다.

 

아르's 추천목록

 

레일리가 들려주는 빛의 물리 이야기 / 정완상저 


 

 

독서 기간 : 2014.06.09~06.12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마음을 움직이는 경제학
유리 그니지 & 존 리스트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대학생 때 선택한 전공이 1학년때까지는 학부제로 운영되고 있었기에 당시 또 다른 학부 중 하나였던 경제 관련 과목들을 듣곤 했었다. 인문계 선택 과목을 경제로 지정해서 시험을 봤던 터라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은 알고 있겠지, 라고 생각 했으나 실제 강의실에서 마주한 경제학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심오한 세계일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한 것들이 있기에 허덕이며 쫓아가기 바쁘기만 했다.

 그럼에도 경제에 관한 기본적인 강의들은 듣기는 했으나 경제 신문을 접할 때면 내가 배웠던 이론들을 접목시키는 것이 생각처럼 쉽게 되질 않았었다. 공식처럼이나 달달 외우며 이해했다 생각했던 유동성의 변화에 따른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들은 그 이상의 변수들이 너무도 많이 존재했고 경제학이라는 틀 안에서만 있는 세상이 아님을 뉴스를 볼 때면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자연 환경에서 자신이 관찰 대상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일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실험을 실시했다. 그리고 실험 결과를 분석하여 인간과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꿀 결론을 도출했다. 이러한 독특한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하여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함으로써 새로이 교훈을 얻고, 금전적 보상의 형태로든 사회적 인정의 형태로든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인센티브의 힘을 이해할 수 있었다. –본문

 사람이 하는 일들이기에 언제나 예측한대로만 모든 일들이 일어날 수도 없고 또 예측을 한다고 해도 빗나간다거나 의외의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세상 속에서 경제학은 그렇게 복잡한 사회 속 질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 책 속의 저자들이 한 실험들은 경제학의 범위를 확장하여 실제 우리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있기에 경제학이라는 이름 하에 있는 책이지만 피부에 직접 와 닿는 느낌이라 이전에 마주했던 경제학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누구나 시간외 근무를 해야 한다면 곤욕스러울 것이다. 탁아소에서 일을 하고 있는 레베카 역시 약속한 시간보다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오는 부모님들과의 조율이 어긋나면서 의도치 않는 시간외 근무를 계속하게 되었는데 이를 방지하고자 그녀 나름대로의 특단의 조치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10분을 넘게 되면 3불이라는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이다. 그녀가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은 시간외 근무를 하게 되는 그러한 상황을 막아 보려 하기 위함이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이전보다도 늦게 오는 부모님들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레베카가 벌금제도를 도입하자 부모와 교사 사이에 형성되어 있던 암묵적 동의의 의미가 달라졌다. 부모들은 탁아소에 제때 도착하려고 무리해서 서둘러 운전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레베카는 지각하는 부모에게 액수는 적지만 여하튼 분명한 벌금액을 제시했다. 따라서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오는 것은 더 이상 무언의 합의를 깨트리는 행위가 아니었다. 교사들의 초과 근무는 주차공간이나 초콜릿바처럼 편의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본문

레베카의 상황뿐만 아니라 이전의 장기 이식에 관한 동의를 구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이러한 안내문을 다시 받지 않겠다는 표시를 하는 방식은 오히려 잠재적인 장기 이식 신청자들을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닐까, 했는데 오히려 그러한 방법은 이전보다 신청자들의 접수가 더 높았을 뿐만 아니라 원하지 않는 이들을 제대로 걸러주기에 서로에게 더 좋은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보통은 패널티가 있으면 사라지겠지 하는 곳에서는 오히려 역으로 그 상황이 더 많아지고 이렇게 하면 최소한의 유지도 안될 만큼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했을 때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볼 때면, 예측과 실제는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가난한 아이들이 부유한 아이들을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방대한 실험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서포터를 하고 있을 경우에 더 효율적인 결과가 예측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러한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도 전부터 어려움들이 산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사실 좀 놀라울 따름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집중해서 읽은 파트는 사회가 개인을 어떻게 보호해줄 수 있을까?’ 였는데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학교 폭력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데리온의 끔찍한 죽음을 목도한 수많은 이들은 이대로는 안되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중 론 휴버맨은 그야말로 이 사태에 대해서 제대로 풀어나가지 않을 경우 자신들의 미래는 잿빛으로 변해버릴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 누구보다도 이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었는데 시스템의 진보도 진보이지만 무엇보다도 그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은 이전부터 내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 그러니까 예를 들어 범죄자들에 대한 격리와 수용이 있다면 격리에 먼저 찬성을 하고 있을 나에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시금 현상을 바라보게 하고 있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합니까? 학급 규모를 줄일까요? 생명을 구할까요?”
 
아울러 그는 매년 250명 이상의 학생이 총탄에 쓰러진다는 것을, 평균적으로 30건 이상은 치명적임을 지적했다. (중략)

 청소년 중재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비용은 학생 1인당 평균 1 5,000달러에 이르지만 구금비용에 비교한다면 훨씬 적을 뿐 아니라 효과도 장기적이다. –본문

그러니까 휴버맨은 도무지 마음을 열지 않고 가지 말라는 길로만 빠져들려 하는 아이들을 먼저 구제할 수 있도록 중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고위험군 아이들을 먼저 찾아내서 보호하고 독려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존재 자체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도 그 대상이 되는 아이들의 결심이, 늘 부족한 어른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길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한다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점에서 또 다시 한 어른으로서의 반성을 해보게 된다.

전통적 경제학에서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추구하므로 기부를 부탁하는 다이렉트메일을 그저 씩 웃으며 던져버리리라 추측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전부 이기적인 것은 아니고 심지어 경제학자들 중에도 친절한 행동에 보답하고 싶어하는 좋은 사람이 있다. 이 점을 인지하고 사람들의 호혜의식에 호소하면 모금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비영리단체는 이러한 사실에 착안하여 기부를 요청하면서 미리 인쇄한 주소 라벨, 세계지도, 달력 등을 보낸다. –본문

무거운 주제들을 넘어서 기부에 관한 내용들도 마주할 수 있는데 이번 한 번만 기부해 주십시오라는 내용을 동봉한 편지에 대한 기부 금액 및 기부율이 이전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에서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기부에 대한 경제적인 접근을 넘어 인간의 심리적인 요소까지 접목하여 분석한 부분은 흥미로웠는데 일방적인 기부에 대한 요청보다는 기부에 관한 내용들을 수신할 지 여부에 대해 물어보는 것 만으로도 고객들은 고마워하며 그것이 기부에 동참하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책으로 마주하는 경제학이기는 하나 무언가 살아있는 경제학을 마주한 기분이다. 이전에도 있어왔었지만 그 안에 들어가 이렇게 신랄한 실험을 마주해본 적이 없이게 신나게 읽어 내려갔었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실제의 경제학에 관한 책들이 많이 발간되길 바라는 바이다.

 

아르's 추천목록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저


 

 

독서 기간 : 2014.06.08~06.11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