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파는 가게 있나요? - 어디를 가야 엄마를 살 수 있나요?
이영란 지음, 김장원 그림 / 시선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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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책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서 건네 받은 운송장에는 엄마한테 잘하세요라는 문구가 써있었다. “엄마한테 잘하세요.” 알고는 있으면서도 매번 잘 안 되는 것이 모녀 사이의 운명의 굴레이기에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내용이 담겨 있기에 이 이야기를 적어놓은 것일까, 라는 궁금증으로 한 장 한 장 넘기게 된다.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기에 이 책을 읽는 대에는 10여분도 채 걸리지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읽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내가 달라진다는 것이며 그 후 폭풍은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단 한번도 엄마가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당연한 것이라 여겼으며 내가 기억하는 때부터 매 순간마다 엄마는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셨으므로 나는 그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 볼 겨를 없이 익숙한 풍경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나의 그 익숙함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에 대해서 이 책은 나지막하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단 한번도 엄마가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당연한 것이라 여겼으며 내가 기억하는 때부터 매 순간마다 엄마는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셨으므로 나는 그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 볼 겨를 없이 익숙한 풍경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나의 그 익숙함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에 대해서 이 책은 나지막하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엄마가 돌아가신 나이와 똑같은 나이가 되었던 마흔의 어느 날, 막내딸이었던 그녀가 거울 앞에 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서른 여덟 살에 나았던 막둥이가 마흔이 되어 거울 앞에 서 있다. 흑백 사진 속의 검은 머리를 하고 있는 그녀의 어머니와 똑같은 나이가 된 그녀.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아마도 지금의 그녀 모습을 상상치 못 하셨을 것이다. 부디 당신이 가시면서도 막내가 무탈하게만 장성하기를 기원하시고 또 기원하셨을 터인데, 그 애잔함에 마음이 울컥해진다.

 

 한창 사춘기였을 열 일곱 살의 소녀에게 응석을 받아줄 엄마가 없었다. 엄마의 얼굴을 빼다 박았다는 주변 이들의 말과는 다르게 하루 종일 거리를 거닐어 보아도 어느 하나 그 소녀를 알아봐주는 이가 없다. 소녀를 알아봐주는 이가 없다는 것은, 그녀의 존재는 물론 그녀의 어머니의 존재마저도 사라진 듯 하여 서글프게만 느껴진다.

 

 강아지에게도 어미가 있건만 자신에게만 엄마가 없었던 이 소녀에게도 엄마와 함께한 순간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다. 그 순간은 세상에서 가장 따스하고 달콤했던 기억들로 나에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그 순간들이 그녀에게는 네 살 때 이후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마주하면서 참았던 눈물이 울컥하고 쏟아지게 된다.

 너무도 당연하던 엄마의 존재에 대해서 이렇게 마주하게 되면서 또 엄마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안 그래도 그 전날 사소한 말다툼을 하고 난 뒤였던 터라, 이 책을 읽고 나서 더욱 울컥하는 마음이 밀려든 듯 하다. 언제나 엄마와 나는 평행선처럼 함께할 것이라 막연히 생각들만을 했는데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그녀에게는 얼마나 바라왔던 것들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독서 기간 : 2014.06.1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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