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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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대체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인가, 에 대해서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마치 오랜 동안 풀리지 않는 수학문제를 끙끙 앓고 있다가 마침내 답안지를 보고서 답은 확인 했지만 도무지 이 과정들은 이해되지 않는 느낌이랄까.

저자는 친절하게 이 모든 미스터리 속의 답을 전해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무언가 풀리지 않는 매듭이 자꾸만 나타나는 것이 미로 속에서 탈출한 줄 알고 안도하고 있지만 눈 앞에 다시 미로가 드리우는 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이 끝없는 미로가 짜증스럽다기 보다는 기꺼이 이 안에서의 혼란스러움을 즐기게 되는데, 여하튼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는 이 미궁은 아무래도 오랫동안 머리 속에 자리하고 있을 것 같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견은 어린 시절 그 안에 R이라는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신견이라는 인격으로 살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나의 견해로는 아직도 그는 물음표가 가득한 남자이다. 물론 신견이 지금 만나고 있는 사나에는 그보다 더 많은 비밀을 안고 있는 사람이기에 이 둘의 이야기를 보노라면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내가 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인지에 대한 의문만을 계속 떠올리며 이들을 따라가게 된다.

, 아무도 들어오지 않은 거야. 그런데도 침입자의 흔적이 있어. 구타할 대에 범인이 남긴 그 피부 조각. 게다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을 터인 다케시의 사체까지 그곳에 있었어. 다케시의 구두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알았나? 그러니 종이학 사건은 미궁 사건인 거야.”. -본문

이른바 히오키 사건인 일가족 살해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나에. 그녀만이 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이지만 그녀는 수면제를 넣은 주스 병을 나눠주는 수상한 움직임이 있었던 그 당시에 그 주스 병을 마신 상태로 이 모든 일들을 경험한 것은 물론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렸기에 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것들이라 사나에를 증인으로 하여 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일은 애당초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기억 속에서만 그날의 일들이 남아 있을 뿐인데, 그녀가 행복하지 않으면 언젠가 사나에를 죽이러 오겠다고 말한 범인의 말에 따라 그녀는 무조건 행복하기 위한 삶을 꿈꾸고 있지만 이혼 후 신견을 오며 가며 만나는 것뿐 그 어디에도 행복의 기운을 느낄 수가 없다.  

나는 내 방에 돌아가서 벽장 속에 들어가 다시 수면제 주스를 마셨어. 다이치 때문에 지저분해진 파자마가 생각나서 웃옷만 갈아입고 눈이 뜨이면 모든 게 끝나고 원래대로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곳에서 살해되기 전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고……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런 아버지가 아닌 아버지가 있고 그런 어머니가 아닌 어머니가 있고, 그런 오빠가 아닌 오빠가 있을 거라고 어디에라고 있는 가족이 그 곳에 있을 거라고 하지만 눈이 뜨였을 때 모든 게 그대로 였어…..-본문

 도무지 그 날 집안에 드나들 수 없는 구조였던 그 날의 유일한 집과 밖과의 연결 통로는 작은 창 하나였다. 그 창은 아이는 물론 어른도 진입하기 힘든 크기의 것으로 온전히 그 곳을 통과하려면 갓난 아이밖에 드나들 수 없다. 집 근처 모든 각도에서는 CCTV가 작동되고 있었고 당시 침입자의 흔적이 없었던 것은 물론 이 집안의 가장인 다케시가 들어온 흔적도 없는데 다케시와 유리는 살해되었으며 다이치는 독살되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나에는 이 모든 것들을 자신의 기억 속에 담아 놓고 다이치를 닮은 신견을 만나 그간 담아 놓았던 모든 것들을 털어놓게 된다.

 그래, 모든 답은 그녀의 입을 통해서 풀렸다. 하지만 신견이 말한 대로 아직 그 결말 안에는 계속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신견과 사나에가 사나에의 부모가 갔던 끔찍한 길을 가지 않길 바라며 어찌되었건 잘 지내길 바라는 바이지만, 왠지 모르게 다시금 그들의 삶이 오버랩 될 것만 같은 불길한 기운이 계속 스쳐간다.

 미스터리의 실마리는 생각보다 쉬운 곳에 있었다. 별거 아니겠거니, 하고 변형시킨 하나의 조각은 이 판의 전체를 쥐락펴락하게 만들어 결국은 제 3자로 하여금 절대 풀 수 없는 매듭으로 전락해 버리는데, 결자해지라는 말처럼 그 매듭 안에 있던 사나에를 통해 매듭을 풀긴 풀었다만 아직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무언가 놓친 것이 없었는지, 다시 머리를 굴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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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 미야베 미유키저


 

 

독서 기간 : 2014.09.08~09.0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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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함의 힘 - 현경 마음 살림 에세이
현경 지음, 박방영 그림 / 샘터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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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D의 인기강사라 말하는 브레네 브라운이 말하는 연약함의 힘은, 부드러움이 강함보다 강하다는 것을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다. 다양한 이야기 속에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나지막하지만 그 안에서 작은 감동들이 전해지고 있기에 보는 내내 긴장감이 아닌 내 집에서 편안하게 엎드려 시간을 보내는 휴식같은 시간을 전해주고 있었다.

세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꽃, 나무, 숲 사랑은 제 삶의 소주한 유산입니다. 이제 저는 길러주신 어머니처럼 삶이 힘들고 출구가 없는 듯 느껴질 때는 혼자 깊은 숲으로 들어가 춤추고 노래합니다. 숲은 한 번도 예외 없이 저를 치유해 줍니다. 
 
그리고 저의 영적 어머니처럼 삶이 너무 슬프거나 기쁠 땐 나무를 심습니다. 저무 이제 그분처럼 나무를 안고 기도합니다. -본문 

 그에게는 세 명의 어머니가 있다. 아마 누군가가 이 이야기를 한다면 세 명의 어머니라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텐데 그는 그에게 세 명의 어머니가 있기에 그의 인생이 풍요로워졌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어머니인 친어머니는 결국 대리모를 통해서 그를 낳게 된다. 저자는 이 사실조차 그의 부모님이 살아계실때는 알지 못하고 돌아가신 이후 서른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가 대학시절에 마주한 인생의 멘토인 어머니를 통해서 이 세 명의 어머님이 계시기에 자신의 삶이 이토록 탄탄히 걸어올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다.

 만약 그게 나였더라면, 나는 과연 그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에 빠져보게 된다. 어느 드라마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사실은 나의 과거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것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빠져 한동안 멍하니 있었으나 그는 담담하게 그의 이야기들을 털어놓고 있다. 그에게 있어 세 명의 어머니를 가진 자신의 이야기는 흠이 아닌 남들보다 더 많은 힘을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원이었던 셈이다.

 요새 한창 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미국의 인종차별에 따른 사건들을 마주하면서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라는 것이 어떻게 한 인간이 다른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21세기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네 삶 속에서 과거에 자행되었던 잘못이 여전히 우리의 발목의 잡고 있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만 한다. 대체 왜 인류는 하나가 될 수 없고 그저 눈에 보이는 피부색 때문에 여전히 고통받으며 서로를 향한 이질감에 대한 잣대를 드러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들이 하나둘 씩 드러나고 있을 즈음, 이 책 안에서 마주한 인간의 최초의 뿌리인 어머니 루시를 마주하게 되며 이 모든 문제들의 답을 얻게 된다.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여성 과학자 바버라 매클린톡은 '튀는 유전자'를 발견해 냈습니다. 그녀는 옥수수를 연구했는데,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최대 가능성을 실현할 수 없는 처지가 되면, 유전자가 기존 유전자 질서를 반역하고 거기서 튀어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유전자에 붙어 새로운 유전자 형태를 만드는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기적 같은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본문 

 현존하는 최초의 어머니인 루시로부터 시작된 인류가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 그러니까 아프리카나 유럽, 아시아 등지 속에서 자신들이 노출되어 있는 환경이나 사는 곳의 온도, 삶의 방식등에 따라서 그 환경에 맞게 진화되어 왔는데 그 것이 바로 튀는 유전자라는 그 안의 유전자의 성격때문에 변화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하나의 인류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생김새에 따라서 서로를 향한 잣대로 총구를 겨누고 있었지만 실은 하나라는 것을 알지 못해 일어난 우매한 행동들일 뿐이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사는 동안에 마주할 수 있는 심심지 않은 마음으로부터 일어날 수 있는 아픈 일들은 물론, 지금 당장 마주할 수 있는 사회 속의 이야기들까지,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힘을 내어 일어설 수 있는지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나지막하지만 그 울림은 어느새 마음 속 깊이 자리를 잡아 내 안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고 있는 듯 하다. 아주 작은 씨앗 하나가 훗날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이 책은 내 안에 힘을 전해줄 이야기들을 전해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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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편지 / 현경저

 


 

 

독서 기간 : 2014.09.0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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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 색다르게 인생을 정주행하는 남자들을 찾아서
백영옥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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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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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백영옥을 마주한것도 처음이었지만 이 안에 그녀가 만난 15명의 남자들도 거즌 처음 마주하는 이들이었다. 물론 그들의 이름들이야 익숙하기는 했지만 내가 아는 그들은 사전 속의 의미로만 알고 있었던 터였기에 이 안에서 마주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나는 그저 겉으로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만을 보고서 '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뷰집에 대한 선호가 높지 않았지만 페이지를 읽으면 읽을 수록 인터뷰가 아닌 그 안에 그들이 삶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이전에 알지 못했던 그들의 직업 안의 이야기들을 마주할 수 있기에 나는 그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갯벌 속에서 마주한 진주 목걸이같은 느낌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나는 이제서야 빛나는 그들의 삶을 제대로 인지하게 된 것이다.

# 개인적으로 자본주으가 노인을 소외시키는 방식에 큰 문제가 있단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중략)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이제 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져요.
 
우리나라는 노인 자살률이 특히 높아요. 젊을 때 고생하면 언젠가 행복이 올 거라 믿으며 살았던 세대가 그 세대예요. '개미와 베짱이' 90년대 초반까지 교과서에 실려 있었고, 30대 후반에서 40대까지 우리 세대의 멘탈리티였으니까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는 게 기본 생각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겁니다. 희생의 결과가 또 다른 희생인 식이예요. -본문 

 신경정신과 의사인 서천석이 말하는 이 사회의 문제들을 보노라면 모든 것들이 편중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에 대해 마주하게 된다. 세대와 세대간의 소통 없이 그저 젊은 세대에게만 일어나고 있는 현대의 모습은 물론 특히나 그가 이야기하는 소아정신과가 편중되어 있는 지역들을 보면서 그는 이 사태가 추후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심각한 정신과적 문제에 놓여있는 아이들이 분명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되지 않아 아이들이 정신적인 치유를 받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언제나 웅크리고 있는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까지 계속해서 상처 속에서만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프로파일러 권일용씨의 이야기들을 마주하면서 울컥한 마음이 일게 된다. 범죄자의 심리 상태를 읽어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 그는 후배들은 물론 그 자신에게도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후배들에겐 이런 말을 해요. 죽은 이의 차갑게 식은 손을 꼭 잡아줘라. 그 사람이 죽기 전, 마지막까지 기다린 사람이 우리일 수 있다. 그걸 생각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는 피해자들과의 약속이에요. 이건 불타는 정의감이 아니예요.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들과의 공감이에요. 범죄자들이 날 가르치는 선생님이란 심정으로 그들의 얘길 경청합니다. -본문 

  과학 수사를 주창하고 그것이 진리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그는 과학은 완벽하지 않고 그 안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언제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과학이라는 틀 안에서만 맴돌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해안을 가두고 있는 것을 넓혀 오로지 그 안의 진실만을 마주하며 현장 속에 따라가야 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대한 내가 가지고 있는 틀은 그저 드라마나 영화 속에 있는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홍성남 신부님을 마주하게 되면 이전의 내가 알고 있던 신부님의 틀이 산산히 깨어지게 된다. 그가 말하는 종교의 언어는 일반인들에게 말하는 언어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는 것이 종교의 첫번째 길이라 말하고 있다.

#저도 방송에서 신부님 강의를 들었어요. 예수님도 제자들과 보통 사람들에게 전하는하는 언거가 달랐다, 라고 하시더라군요.
 
다릅니다! 12사도는 종교적 지도자가 될 사람들이었어요. 복음서의 대부분은 그 제자들에게 하는 얘기들이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이런 건 환자들이 들을 얘기가 아녜요. 그 원수가 정말 원수라면 감당 못할 요구를 받는 것이고 그러면 내가 정신병에 걸릴 수도 있는 문제가 되는 거죠. 성경에서 이런 말이 나온 맥락이 있어요. 그건 융의 이론처럼 바깥에 있는 것이 내 안에도 있다는, 예를 들어 히틀러가 밖에만 있는게 아니라 내 안에도 있다는 얘기예요. -본문 

 시어머니와의 불화가 있는 며느리게에 시어머니의 옷을 바닥에 두고 밟으라는 둥, 또 다른 부부에게는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신부님은 그 어디에서도 마주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이야기는 하나님앞에서 모든 것을 구원해주기 바라는 신도들이 아닌,스스로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행복한 인간이기를 바라기에 그는 신부님으로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이들을 만난 그녀가 부러워지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이 모든 이야기들을 직접 마주하며 들을 수 있다니. 정말 그 남자들이 사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를 마주하게 되면서 이제서야 그들의 삶 안에 들어가 마주한 것이지만 조금 더 깊이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싶어진다. 그녀가 만난 이들의 이야기 2편이 나오길 고대하며, 즐겁게 이 책을 덮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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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 박광수저

 


 

 

독서 기간 : 2014.09.04~09.0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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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지지 마라, 행복이 멀어진다 - 어른이 되면서 놓치고 있는 것들
김이율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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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익숙해지지 마라 행복이 멀어진다> 역시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그 순간순간의 모습들 안에서 그가 느꼈던 찰나의 것들을 그 만의 언어로 다시금 전해주고 있는데, 언젠가 나도 느껴봤던 그 감정들이 활자를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되살아나기에 한 이야기를 읽고 가만히 멈춰 있다가 다시 책을 들여다보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잘 지내고 있어요.”
아버지의 가슴을 짓누르는 그 돌덩이 하나라도 덜어드릴까 싶어 거짓말을 합니다
.
아버지는 저에게, 저는 아버지에게 거짓말로 안부를 전하며 또 그렇게 오늘도 각자의 길을 걸어갑니다. 아버지는 아버지의 길을, 자식은 자식의 길을. -본문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는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하얀 거짓말이라는 이름 하에 서로를 위해 거짓을 말하곤 한다. 괜찮지 않지만 잘 지내고 있다는 홀로되신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매일 약주와 함께 오늘을 지내고 계시다는 것을 알면서 그는 더 이상 아버지에게 질문을 쏟아내지 않는다. 잘 지내고 있냐는 아버지의 질문에도 그는 담담한 듯 잘 지내고 있어요란 대답을 하게 되는데 잘 지낸다라는 이 말 속에 회오리 치듯 들리는 애잔함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어린 아이라면 칭얼거렸을 이 시간 속에서 이미 어른이 된 아버지와 아들은 담담하게 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그것이 마치 어른들의 세계에 입성한 나의 모습과도 다르지 않기에 울컥하는 마음이 깊어진다.

 어느 날, 아내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눈을 감더니 잠시 상념에 잠겼습니다. 그런데 오래도록 눈을 뜨지 않았습니다.
 
저는 내심 불안했습니다
.
 
혹시 기억에 남는 선물이 없어서 그러는 걸까
.’ 
 
사실 여태 아내에게 그럴싸한 선물 한 번 해준 적이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생일날 전해준 케이크나 편지 아니면 결혼기념일에 초밥집에서 외식하는 것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
 
잠시 후 아내가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본문

  오늘을 버티다시피 보내고 있는 나날 속에서 그 안에 의미들을 하나하나 찾아내기는 쉽지 많은 않은 일이다. 한 번의 짜증 대신에 그저 웃어 넘기도 한 번의 회한 대신에 기지개를 펴고 다시금 일어서려는 준비를 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순간순간의 삶의 매력들을 그를 통해 다시 마주하게 된다. 빠른 일상 속에 안단테로 걸어갈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잠시 쉬어가는 시간으로 하여금 많은 이들이 소소한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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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변주곡 / 황경신저

 


 

 

독서 기간 : 2014.09.0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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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말여행 코스북 - 1박 3일 3박 4일 주말에 다 돌아보는 본전 뽑는 홍콩 여행법 주말여행 코스북
노소연 지음 / 길벗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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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동안에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하지만 매번 시간이 없기도 하거니와 어딘가로 떠나기에는 번잡스럽다는 생각들이 들어 매번 주말이면 그저 방안에서 맴도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해외 여행을 떠나기에 주말은 너무 짧은 것이 아닌가, 에 대한 생각도 들었거니와 그 기간에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는 것들이 번거롭다는 생각에 그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해외여행이 이 책을 마주하는 순간, 나도 할 수 있는 일로 마주하게 된다 .

홍콩하면, '쇼핑' '야경'이 전부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해외 여행을 나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늘 홍콩은 제외시켜두곤 했는데 개인적으로 해외까지 나가서 쇼핑만 하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라는 생각과 야경은 우리나라도 충분히 예쁘다, 라는 판단에 홍콩은 해외 여행 후보에서 누락시키곤 했는데 이 책을 보고나서 '왜 그 동안 홍콩을 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나'라는 통탄을 하게 된다.

20년 이상 배낭여행 경험이 있는 저자는 홍콩 여행의 팁 10가지를 알려주고 있는데, 날씨 체크는 물론, 쇼핑 매니아들을 위한 세일기간과 자신이 무엇을 사러가는지에 대한 계획, 맛집 등의 동선을 미리 알아봐놓고 꼭 가볼 레스토랑 등의 예약은 미리 해 놓은 등,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철저히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이 책 한 권이면 쉬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저자가 이 책 안에 담아 놓은 홍콩 여행의 엑기스이다.


저자의 여행 스토리가 어떻게 펼쳐질지에 대한 간략한 동선이 먼저 눈 앞에 펼쳐지게 되는데 3 4일을 기준으로 했던 이 일정안에서 만약 자신이 하루 정도 줄이거나 늘리거나 하는 등 자신만의 여행코스를 정할 수 있기에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특히나 여행하면 빼 놓은 수 없는 맛집은 물론 여행지 동선 안에서 마주할 수 있는 시장이나 먹거리들에 대한 정보도 가득 담겨져 있는데, 레스토랑을 예약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산해진미들에 대한 내역이 담겨 있기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코스만을 따라 가보는 것만으로도 일정을 가득히 보내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적 어항 속에 키우던 금붕어들을 이제는 거의 마주할 수도 없지만 홍콩에서는 금붕어를 파는 시장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고 한다. 투명한 비닐 봉지 안에 예쁜 물고기들이 가득 있다고 하니, 데려올수는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 홍콩에 가게 되면 이 거리는 꼭 한번 거닐어 볼 생각이다.

주말 동안에 잠깐의 시간을 내어 누릴 수 있는 이 호사를 그 동안 알지 못해서 넘겨버린 주말이 아깝게만 느껴진다. 짧은 시간 동안에 홍콩을 이렇게 누려볼 수 있다니. 이번 주말이라도 당장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서 떠나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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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말여행 100배 즐기기』 / 트래블게릴라 노소연저

독서 기간 : 2014.09.0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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