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꽃, 나무, 숲 사랑은 제 삶의 소주한 유산입니다. 이제 저는 길러주신 어머니처럼 삶이 힘들고 출구가 없는 듯 느껴질 때는 혼자 깊은 숲으로 들어가 춤추고 노래합니다. 숲은 한 번도 예외 없이 저를 치유해 줍니다.
그리고 저의 영적 어머니처럼 삶이 너무 슬프거나 기쁠 땐 나무를 심습니다. 저무 이제 그분처럼 나무를 안고 기도합니다. -본문
그에게는 세 명의 어머니가 있다. 아마 누군가가 이 이야기를 한다면 세 명의 어머니라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텐데 그는 그에게 세 명의 어머니가 있기에 그의 인생이 풍요로워졌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어머니인 친어머니는 결국 대리모를 통해서 그를 낳게 된다. 저자는 이 사실조차 그의 부모님이 살아계실때는 알지 못하고 돌아가신 이후 서른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가 대학시절에 마주한 인생의 멘토인 어머니를 통해서 이 세 명의 어머님이 계시기에 자신의 삶이 이토록 탄탄히 걸어올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다.
만약 그게 나였더라면, 나는 과연 그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에 빠져보게 된다. 어느 드라마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사실은 나의 과거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것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빠져 한동안 멍하니 있었으나 그는 담담하게 그의 이야기들을 털어놓고 있다. 그에게 있어 세 명의 어머니를 가진 자신의 이야기는 흠이 아닌 남들보다 더 많은 힘을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원이었던 셈이다.
요새 한창 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미국의 인종차별에 따른 사건들을 마주하면서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라는 것이 어떻게 한 인간이 다른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21세기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네 삶 속에서 과거에 자행되었던 잘못이 여전히 우리의 발목의 잡고 있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만 한다. 대체 왜 인류는 하나가 될 수 없고 그저 눈에 보이는 피부색 때문에 여전히 고통받으며 서로를 향한 이질감에 대한 잣대를 드러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들이 하나둘 씩 드러나고 있을 즈음, 이 책 안에서 마주한 인간의 최초의 뿌리인 어머니 루시를 마주하게 되며 이 모든 문제들의 답을 얻게 된다.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여성 과학자 바버라 매클린톡은 '튀는 유전자'를 발견해 냈습니다. 그녀는 옥수수를 연구했는데,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최대 가능성을 실현할 수 없는 처지가 되면, 유전자가 기존 유전자 질서를 반역하고 거기서 튀어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유전자에 붙어 새로운 유전자 형태를 만드는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기적 같은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본문
현존하는 최초의 어머니인 루시로부터 시작된 인류가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 그러니까 아프리카나 유럽, 아시아 등지 속에서 자신들이 노출되어 있는 환경이나 사는 곳의 온도, 삶의 방식등에 따라서 그 환경에 맞게 진화되어 왔는데 그 것이 바로 튀는 유전자라는 그 안의 유전자의 성격때문에 변화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하나의 인류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생김새에 따라서 서로를 향한 잣대로 총구를 겨누고 있었지만 실은 하나라는 것을 알지 못해 일어난 우매한 행동들일 뿐이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사는 동안에 마주할 수 있는 심심지 않은 마음으로부터 일어날 수 있는 아픈 일들은 물론, 지금 당장 마주할 수 있는 사회 속의 이야기들까지,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힘을 내어 일어설 수 있는지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나지막하지만 그 울림은 어느새 마음 속 깊이 자리를 잡아 내 안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고 있는 듯 하다. 아주 작은 씨앗 하나가 훗날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이 책은 내 안에 힘을 전해줄 이야기들을 전해준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