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 - 악의 시대, 도덕을 말하다
샘 해리스 지음, 강명신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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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

‘도덕적 진리’를 ‘과학적’으로 보편화하라!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는 과학의 맥락에서 도덕적 진리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룬 책이다. 흔히 선과 악, 옳고 그름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서는 과학이 답을 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샘 해리스는 이 책에서 과학이 인간의 가치들을 형성하고 무엇이 훌륭한 인생을 구성하는지를 가르쳐주는 도덕적 문제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강제 베일 착용, 여성할례 같은 명백히 해로울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문화상대주의’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문화상대주의적 시각에 입각하여 도덕적 차이를 지적으로 ‘관용’하기 시작하면 동정심을 갖지 못하게 됨으로써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한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도덕 규칙을 갖지만, 각 규칙 사이에는 각기 나름의 보편성이 전제된다고 강조하면서, ‘도덕적 사회화’는 양 극단이 깊어져 가는 사회에서 좀 더 균형 잡힌 지점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르's Review

 

 

다른 책들에 비해 너무도 긴 서문을 마주하면서, 그래도 처음에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조금 지나고 나서는 내가 무슨 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인지? 하면서 다시 앞 페이지로 돌아가는 반복되는 행동을 하는 도중 한숨을 쉬면서 책장만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었다.

 내가 가진 책장 속의 책은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뉜다. 아직 읽지 않은 책, 읽었지만 다시는 보지 않을 책, 나중에 제대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 앞의 두 가지 범주는 논외로 하고서 마지막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들로 말하자면, 읽기는 읽었으나 그저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려니 하면서 읽은 것들로 몇 번을 읽어봐도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책들로 일부러 그런 책들만 고스란히 모아놨다. 언젠가는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고개를 넘을 것이라는 심산으로 말이다.

 그렇게 멍하니 이 책 역시 마지막 범주에 들어가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그 범주 안의 저자의 또 다른 책인 자유의지는 없다가 눈에 띄었다.

 지독하게도 페이지마다 왕복해야 했던 그 때의 생각이 어렴풋이 떠올리면서, , 이 책이었구나. 그를 또 만났구나, 라는 두려움 반 그리고 과연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 반으로 서문을 꾸역꾸역 넘기고 있었다.

 서문을 지나 1장의 도덕적 진리에 들어서게 되면서 나는 저자의 이야기들이 상당히 위험한 발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현상에 대해 생각을 하는 것은 자유 의지라 말 할 수 있겠지만 그 의견에 반대편에 있는 자들에게 쏟아질 비난과 힐난 때문에라도 대게 중화시켜서 이야기하는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 거침없이 주창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 역시 지동설이 옳다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을 드러내기 그 당시에 풍미하고 있던 거짓이 가득 차 있는 속에 진실이라 일컫는 것을 드러내기 두려워했던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으로 샘 해리슨는 그의 의견을 주창하고 있다.

 심지어 아홉 살 난 소녀가 의붓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해 쌍둥이를 임신한 경우에도 말이다. 그런데 교회는 인종 학살을 자행한 히틀러 치하의 독일 나치당원은 단 한 명도 파면하지 않았다.

 이 정도로 극악무도하게 뒤집힌 우선순위가 정녕 대안적인 도덕체계의 증거라고 봐야 하는가? 아니다. 가톨릭교회는 실체변화의 물리학과 마찬가지로 피임의 도덕적위험을 말할 때도 분명 갈피를 못 잡는 것 같다. 두 영역에서 교회는 세상의 어떤 일에 주목해야 하는지 터무니 없이 혼동한다고 보는 게 맞다. –본문

 아직 종교에 대한 개념이 적립되어 있지 않아서 인지 내게 있어 종교는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다지 관심 영역이 아닌 분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가 가끔 떠오르는 것은 어찌되었건 잘못을 하게 되었을 때 그 뒤에 이어지는 죄책감의 근원 때문인 것 같다. 기독교이든 불교이든 뚜렷한 종교가 없음에도 옳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나타나는 양심의 가책과도 같은 그 일말의 꿈틀거림은 왠지 모르게 현세이든 사후이든 영향을 받을 것만 같아 두려워지게 된다.

 바로 이러한 도덕적인 관념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은연 중에 만들어 낸 약속과도 같은 것일 게다.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법적인 제재 조치를 받는다거나 신체의 자유가 사라진다거나 하는 것은 아닐 지 언정 무언가 내 스스로 께름칙하게 하는 그 근원에 대해 샘 해리스는 양심이나 종교적인 틀이 아닌 과학의 틀에서 도덕을 판단하고 논하려 하고 있다.

 대게 우리는 삶의 거의 매 순간 이기적 욕망에 강력하게 빨려 들어간다. 또한 자신의 통증과 쾌락에 대해서는 더는 예민해질 수 없을 정도로 집중한다. 모르는 사람의 고통스러운 절규는 가장 극심한 상태가 되어서야 관심을 끌고, 그마저도 곧 사라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식적으로 반성할 때 선행과 공정성의 천사라 우리 안에 날개를 펼친다. –본문

 선과 악이 발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그는 바라본다. 어떠한 행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샘 해리스가 만들어 낸 가상의 공간인 도덕적 풍경에서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 바 도덕적 풍경은 하나의 산 봉우리를 떠올리면 되는데 봉우리의 높이는 잠재적 행복이고 계곡의 깊이는 잠재적 고통의 크기가 된다. 이 풍경 속의 산 봉우리가 단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인 것은 필시 하나의 문제에 단 하나의 답이 아닌 여러 개의 답이 존재할 수 있다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행복에 있어서 이전과 같은 윤리적인 시각이 아닌 도덕의 과학을 통해서 그 봉우리들에 대해 탐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믿음은 내측전전두피질 MPFC의 보다 큰 활성화와 관련됨이 밝혀졌다. (중략) MPFC는 지속적인 현실 감시와도 관련되며, 이곳에 손상을 입으면 지어낸 이야기를 하게 된다. 즉 자신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공공연히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뇌에 어떤 원인이 있든지, 이야기를 지어내는 증상은 믿음의 과정이 맹렬하게 활성화되는 상황에 있는 것 같다. –본문

무엇을 믿는다, 라는 것에 있어 신념이 될 수도 있고 지인이 이야기 하는 속설일 수도 있고 또 한 편으로는 종교에 대한 믿음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다. 이러한 믿음에 있어서 믿는 다는 것은 그것이 옳다는 것에 대한 기저 의식을 가지고 현재 발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인식하는 행위로서 우리는 대게 믿는 다는 것은 옳은 것으로 그것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안다는 것은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서 믿는 다는 것은 지식이 될 만큼의 확고한 것은 아니지만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잠재한 것이라면 이러한 믿음 또한 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하에 이 믿음이라는 것을 뇌의 영역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샘 해리스는 도덕이라는 것은 단순히 문화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 탐구의 진정한 영역이라고 믿으며, 문화의 우연성을 초월하여 도덕적 진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음을 밝힌다. 그는 우리가 행복이나 웰빙이라는 말을 여러 가지 뜻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과학적 연구가 어렵기도 하고 행복에 대한 회의주의와 마주하기도 한다고 전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이라는 말을 대신해서 인간의 긍정적 존재 상태를 말할 개념은 없다고 말한다. -본문

도덕, 하면 윤리적인 잣대로 관념에 젖어 혹은 타성이나 종교에 의해서 판단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색깔로 치자면 도덕은 빨간색으로 무언가 심장과 연결성이 있을 것만 같은 양심의 문제를 파란색과 같은 차가우면서도 냉정한 현실에 대해서만 파고 들고자 하는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연 이 둘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과학의 잣대로 도덕을 판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그는 신이 대답할 수 없는 몇 가지라는 제목으로 하여 도덕을 판단하려 했을 것이다.

자유의지는 없다, 를 읽고 나서도 그러했듯이 이것이 절대적인 진리이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보는 것도 있구나, 하는 또 다른 관점을 배웠다 정도로 만족하련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그 어디에서 도덕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려 했을까. 쉬이 읽히지는 않고 모든 것을 다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또 다른 안목을 배운 것, 그거 하나면 됐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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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도그마에 보내는 합리적 이성의 편지

종교적 도그마로 인한 지적 윤리적 상황에 빠진 현대인의 문명에 대한 걱정을 담은 책. 리처드 도킨스, 크리스토퍼 히친스와 함께 종교적 도그마와 지적 설계론을 비판하는 미국의 논객 샘 해리스의 신작으로 거대하고 무지한 기독교 국가들에게 거침없이 비판을 날리는 독설을 담은 편지글이다.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편지》는 가장 독실한 형태로 드러나는 기독교의 윤리적 주장을 해체하려는 시도를 담은 것이다. 비단 기독교뿐만 아니라 종교라는 것 자체가 오류의 가능성을 보이지 않고 과학적 근거도 없이 믿음이라는 이름 하나로 사람들의 소통을 막고 폭력과 전쟁을 일으키고 있음을 비판한다.

대체 종교가 무엇이길래 사랑과 믿음, 관용이라는 이름아래 인간의 폭력성을 조장하고 목숨을 빼앗아가는 것인지 또한 합리적 기준과 증거를 통해 사실을 판단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소통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근거없는 도그마임을 성경 구절과 다양한 통계를 통해 이야기한다.

또한 저자는 지금 우리의 문명을 유지시키고 우리의 생명을 담보해 주는 것은 근거 없는 절대적인 믿음이 아니라, 오류의 가능성을 갖고 있더라도 지적인 정직으로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의미에서의 ‘과학’이라고 주장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고전적 무신론과는 달리 베스트셀러「만들어진 신」의 리처드 도킨스,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편지」의 샘 해리스,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크리스토퍼 히친스, 「주문 깨기」의 대니엘 데닛 같은 새로운 무신론자들은 신 존재와 종교의 가치를 전적으로 거부하고, 종교를 근본적으로 폭력적인 사회악으로 간주해 종교가 없는 세상이야 말로 인간이 지향해야 할 세상이라고 주장한다.

솔직히 오늘날 종교계의 한심한 현실을 보면 그들의 주장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주장을 하는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주장과 태도는 정말로 어떠한가? 그것은 종교의 타락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주장과 태도는 정녕 이성적이고, 과학적이며, 평화를 지향하는가? 그렇지 않다
.

저자는 그들의 생각야말로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위험하며, 폭력적이며, 편견으로 가득 차 있는지를 조목조목 밝히며, 우리 시대 무신론자들의 오만과 편견을 신랄하게 고발하며, 무신론자들로 하여금 지적 겸손함으로 합리적 대화의 장으로 나아올 것을 촉구한다.

[알라딘 제공]

 

 

 

 

독서 기간 : 2013.04.1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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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환다지 환다지 4
오정은 지음 / 디아망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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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다지

의문의 문학서 환다지를 둘러싼 음모와 사랑!

『환다지: 조선을 꿈꾸게 한 일곱 권의 책』은 《뽀로로》,《구름빵》, 《장금이의 꿈》 등 국내 최고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오정은이선보이는 로맨스 역사소설이다. 병자호란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17세기 격동하던 동아시아의 끝자락에서 조선이 겪어야 했던 비극을 통쾌한 판타지로 승격시켰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펼쳐지는 애틋한 사랑, 역사를 바꾸는 유쾌한상상력이 어우러진다.

병자호란으로 국토가 유린된 17세기 조선. 등장과동시에 전국을 뒤흔든 7권의 문학서가 있었는데, 사람들은이것을 ‘환다지’라고 불렀다. 그러나 환다지를 조선에 반포하고자 한 명경세자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그의 뒤를 이어 청국으로 가게 된 대군 휘운은 명경세자의 유언장을 들고 온 여인 설을 세자빈으로 지목한다.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 대해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설이 간직한뿌리 깊은 비밀은 오해를 불러오는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르's Review

 

 

 

 

 

 책을 읽기도 전에 서평을 통해서 혹은 심심치 않게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사람들에게서가독력이 있는 책이라는 평을 종종 들어서 인지 그 내용이 더 궁금해졌다. 판타지와 비슷한 발음 덕분에무언가 환상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픽션이기에 어쩌면 판타지와 같은 것이기에 저자는 역사 안에서 IF라는 전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지나온 시간이기에돌이킬 수는 없으나 그럼에도 만약에,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역사를 두 손으로 전해 받은 우리의자유라면 자유 아닐까

. 

 그가능성과 문학이 만나 픽션이라는 장르가 재 탄생 한 것일 게다. 어디선가에 있었을 법한 이야기. 기록된 역사라는 것은 현상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걸러져 남겨진 것이기에 영화 광해에서도 사라진 2주간의 기록을 기반으로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추론하듯이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 하던, 가까이 있던 송나라의 문치주의와 같이 글 하나로서 세상을 바꾸려 하던그들의 이야기가 환다지에 담겨 있다. 

 

 

 배경은병자호란 이후 인조를 의종으로 하여 나타내고 있다. 국력이 미약했던 그 시절, 한 나라의 왕세자는 청나라의 볼모로 귀향 아닌 귀향을 떠나게 되고. 잠시조선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 날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명경세자 대신 세상의 눈 밖에 나있던 휘운이 이 소설의 중심으로 들어오게 된다

.  

 그죽음을 예견이라도 하든 명경세자는 세상을 등지게 될 바로 그날, 설을 통해서 서찰을 휘운에게 전달하라는명을 하게 된다. 어쩌면 세상을 바꾸고 싶어했던 그 작은 바람을 담아 서찰이라는 형식을 통해 명경세자는설과 휘운의 월하노인과 같은 역할을 했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편지가 아닌 붉은 실로서 부부의 연을 묶어두고그들로 하여금 조선이라는 나라는 다시 일으키게 하고자 한 것이 명경세자의 뜻이었으리라.  

 

 

 

아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나 모든 것을 다 가진 대군, 조선 최고의 문장가들을 부모로 두었으나이제 모든 것을 다 잃은 여인. 그렇게 다른 그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금, 이 옥에서. -본문 

 

 어떠한관념이 그 시대를 풍미하는 순간. 하나가 이상향이 되어 오롯이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게 될 때가 안전하게자리잡은 때일 수는 있으나 그것이 때론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것만이 모든 세상이라고 자연스레믿게 되니 말이다. 성리학을 근간으로 하였던 그 때에 현대의 시각으로서는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상상치도 못할, 그 엄청난 생각을 품은 세자는 새로운 조선을 꿈꾸며 쓴 일곱 권의 책 때문에 처참히세상을 떠나게 된다. 아마도 그가 세자라는 직책을 안고서 이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을 터이다. 그렇기에 책으로 어떠한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지 청사진을 남긴 채 유유히 떠나기를 바랐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일도 오늘과 똑같이 그대로 흘러갈테니 말이다

.  

 "나는 가끔 생각한다. 만약 내가 왕이 되어 선정을 펼치지 못했을 때 백성이 그에 대한 불만을표출할 방법이 봉기 외에 없다면, 그것이 서로에게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까, 하고." -본문

 매번느끼는 거지만, 권력이란 것이 참으로 무서운 것임을 또 한번 배우게 된다. 절대반지와 같은 위력을 가진 것이라 그런 것인지, 자식과도 권력은양분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그 권세라는 것은 한번 얻게 되면 버릴 수가 없나 보다.

 모두를위해서라는 명분하에 치러지는 것들은 이면에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인간의 욕망이 사로잡혀 있었다. 휘운과설 역시 그저 한 부부로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겠지만 명경세자의 죽음의 원흉을 밝히고자 할 수록 그들은 되려 자신을 향한 비수에 점점 다가갈뿐이다.

 

 '나의 이야기를 너에게 보낸다. 이것으로 조선을 꿈구게 하라.꿈을 꿈에 귀첞이 없게 하라.'-본문 

 

 그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나라. 남녀의 구분 없고 신분의 구분 없이 모두 함께 행복할수 있는 나라를 바라는 그 작은 소망이 권력이라는 용트림을 통해 모두를 어둠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탁막힐 듯한 안타까움과 속절없이 꼬여만 가는 이야기들은 마주하면서도 계속해서 이 책을 붙잡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그 순수한그들의 염원에 나의 마음을 보태고 설을 향한 휘운의 절절한 이야기에 나의 로망을 덧붙였기 때문일 것이다.

 "저하께서 승하하셨사옵니다."

 

 조선의 국본, 한 여인의 지아비이자 한 아이의 아비. 그리고그가 형제라 부르는 유일한 사람. 모든 의문이 한번에 떠올렸다 사라졌다. 언제? ? 무엇때문에? -본문 

 

 펼쳐보는순간 알게 될 것이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헤어나올 수 없이 빠져들었다고 했는지. 한 남자의 죽음이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그 서막을 좁혀 말하는 것 같다. 조선을 꿈꾸게 하기 위한, 현재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꿈을꾸게 하기 위한 그 위대한 포부의 문이 열려 있다. 내가 꿈꾸고 살고 싶은 세상은 어떠한 세상인지에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흡입력 강한 환다지. 다시 읽어도 이 감흥이 여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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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권력을 되찾기 위해 가혹한 운명에맞선 왕!

조선 시대 가상의 왕과 액받이 무녀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역사 로맨스 소설 『해를 품은 달』 제1.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의 작가 정은궐이 선보이는 작품으로, 작가 특유의 매력적인 캐릭터와흡인력 있는 스토리, 탄탄한 고증이 돋보인다. 조선의 젊은태양 이훤. 달과 비가 함께하는 밤, 호위 무사 제운과 함께온양행궁에서 돌아오던 길에 신비로운 무녀를 만난다. 무녀와 태양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 이름을 말해 주는 것조차 거부하는 그녀에게 이름을 지어 주며 그 밤을 시작으로 인연을 이어가고자 하지만….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3.04.1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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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중국의 역사
이유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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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중국의 역사

 

삼천 년 대륙의 역사가 만만해진다!

『중국의 역사』는 머릿속에 뒤엉켜 있던 중국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역사’라는 프레임을 통해 정리하는 책이다. 중국 신화를 전공한 저자답게 탁월한 이야기꾼이 되어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상식과교양을 펼쳐낸다. 황하문명이 시작되는 태초부터 시진핑 체제의 현대까지,삼천 년 역사에 깃든 수많은 이야기 가운데 꼭 알아야 할 50가지 이야기를 시대 순으로설명하여, 중국사의 흐름을 잡는다
.

이 책의 각 에피소드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중국에 대한 상식들이 담겨 있다. 흔히나라를 망친 여인으로 묘사되는 경국지색이 알고 보면 역사의 희생양이었다는 점, 진시황이 세운 중국 최초의왕조 ‘진’이 통일을 지속한 것은 겨우 15년에 불과했다는 사실 등 중국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나아가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을 닮은 송태조의 진교병변 이야기, 사육신성삼문과 비슷한 충신 방효유의 사연 등 한국인의 눈으로 중국을 읽어내는 재미가 곳곳에 숨어 있다.

[네이버 제공]

 

 

 

아르's Review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으나 개인의 자본 소유는 허용하고 있는. 중국은 참 묘한 나라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어릴 적에는 그들의현재 모습에 대해 도통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일명 중국식 자본주의라 일컫는 그들의 세계는 거리적으로는가깝기는 하나 나에게 있어서는 대체 어디서부터 중국이라는 역사를 다져 이해를 해야만 지금의 중국을 이해할 수 있을지. 오래 된 그들의 역사만큼이나 드넓은 그들의 영토와 수 많은 인구의 숫자들은 버겁게만 느껴졌다.

  

시진핑의 시대가 출범한 오늘부터 전설의시절로 불리는 신화와 전설부터 중국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 , , , , 수 등 다한 글자의 나라들의 역사는 왜 이리도 복잡하고 헷갈리는지. 중국사를 한 번 공부해 봐야지, 라고 생각해서 붙잡아 놓고 보기 시작했던 시간과 노력은 언제나 복잡하게만 얽혀서 이내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에 대해서도 그다지 많은 기대를 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어차피 읽고 나면 또 뭉텅이의 얽혀버린 실처럼 고스란히 그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결론적으로이야기 하면,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동안에는 느끼지 못한 희열 같은 걸 깨달았다. , 이거였구나 또는 이래서 그 다음에 이런 일들이 발생한 것이구나, 라는 매번 말하던 전체적인 흐름을 잡을 수가 있었다

. 

 역사란과거의 기록이다. 과거란 이미 흘러간 것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는 그 당시의 사람들이 살아온 모습이다. 그러므로 쌩뚱맞은 것들을 엮어 놓은 것이 아닌,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역사가 남겨지게 된다. 그러므로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흐름,인과 관계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조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300여 페이지 안에서 그러한 점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세상의중심이 중국 안에 있다. 모든 것이 중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중화사상을 왜 그들을 그토록 집착하는것인가에 대한 그 오랜 의문이 이 책의 초반에 바로 풀리게 된다.

 

 

 중국은 56개의 민족이 공존하는 다민족국가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절대다수를차지하는 민족은 한족으로 92퍼센트에 달한다. 그런데 8퍼센트가 채 되지 않는 소수민족의 자치 지역면적이 중국 전역의 64퍼센트에달한다. 이는 만약 과거에 중국인민공화국이 한족만의 국가로 성립되었다면, 영토가 현재의 절반 이상으로 축소되었음을 의미한다. (중략) 중국이 56개의 민족을 하나로 아우른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을 통해 단일한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고자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본문

춘추전국시대는 학창시절부터 꽤나 오랜 동안 들어왔다. 사회적인 변화가 극심했던 때이기도 하고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그 규모도 커지기도 했지만 너무나도 극심한 변화 속에서 이 모든 혼란을 다 잡을 출구를 꿈꾸던 시기이기도 하다. 변화가 아닌 안정을 꿈꾸던 시기. 이 시대에는 일명 축의 시대라는인류의 해방이자 그 근원을 찾으려는 노력이 꽃을 피우게 된다.

춘추전국시대에는 인류 정신의 기원이 되는 '축의 시대'가 펼쳐졌다. 바로 이 시기, 유가. 도가, 법가. 묵가 등제자백가로 불리는 여러 학파들이 등장해 각축을 벌였다.

 중국 문명의 지적 기반이 마련된 시기라는 점에서, 춘추전국시대는중국의 뼈대가 만들어진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냉혹한 경쟁 시대에 통치자들은 부국강병의 길을 제시해줄 인재가 필요했다. -본문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시황제. 사실 나는 진시황제라고 알고 있어 그를 명명할 때 진시황제라 부르는 것이 맞는 거라 생각했다. 진 나라의 시황제를 의미한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된 이후 정말 바닥을 치는 지식과 상식에 어디론가숨고 싶을 정도였으니. 다행히도 저자를 통해서 하나하나 다시 조각을 모아 제대로 탑을 쌓아가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진이 최초의 통일 국가로서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은 봉건제 폐지와 함께 시행된 군현제의 실시이다. 공신이나 친인척이 아닌 황제에 의해 지명된 관리에 의해 다스리는 봉건제는 황제의 기운이 구석구석까지 스며들게된다. 하지만 그런 시황제에게도 피할 수 없는 오명이 있었으니 바로 분서갱유였다.  

 

지식인을 생매장한 이 사건은, 자신에 대한 그 어떤 비방도용납할 수 없었던 진시황의 분노와 더불어 불사에 대한 꿈이 좌절된 것에 대한 절망이 한데 어우러져 발생한 일이다.-본문

 다양한 민족이 현존하고 있듯이 그들의 역사에 있어서도한족과 비한족의 완력이 존재한다. 위진남북조시대에 그 모습이 최고조에 달한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 중효문제의 한화정책은 참 신기하다 못해 이상할 정도였다. 비한족인 그는 낙양에 새로운 도성을 건설하는와중 그의 기반이었던 선비족의 근간보다도 한족의 것들을 채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 그의 선비족의왕실 성씨도 바꾸어 한족 방식을 따랐다고 하니 그는 선비족이 아닌 한족으로서 모든 것을 다시 태어나고 싶었던 듯 하다.

 

 

 선비족 동성간의 혼인을 금지하고 선비족의 전통 복식을 금지하였으며 언어 역시 한족의 말을 사용하게 하였다. 한족의광활한 영토와 수많은 인구와 선진적인 문명을 선비족의 방식으로는 도저히 통제할 수 없다고 효문제는 생각했을 것이다. -본문

 

 

 민심은 언제 어디서나 한 나라의 존폐위기와 지속을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였던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동일했던 모양이다. 당 태종이 명군으로서 역사에길이 남은 이유 역시 바로 민심을 향해 귀를 기울였다는 그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수양제와 버금가는폐륜을 저지른 태종이 폐륜아가 아닌 칭송 받는 명군으로 기록되는 것은 바로 경청의 힘이다. 권력이라는달콤한 위력에 취해있는 이들에게 있어서 어찌 보면 가장 힘든 것이 바로 이 경청일 텐데 그는 기꺼이 그 권력이라는 절대 힘을 민심과 함께 나누는데끊임없이 노력했고 그로 말미암아 명군으로 재 탄생 할 수 있었다.

 "군주는 배이고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이는 순자의 말을 인용해 태종에게 간언한 것이다. "고기는 물을 잃으면 죽지만물은 고기를 잃어도 물이다." 이는 공자의 말을 인용해 태종에게 간언한 것이다.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는 물, 고기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있는 물, 그것이 바로 백성이다. 태종은 이 이치를 알았던것이다. -본문

 

 어머니이자 한 사내의 아내이기도 했던 측천무후의야심으로 발생된, 막장 드라마에서나 발생한 만한 이야기에서부터 그 어느 때보다도 번영했던 송나라가 문치주의에빠져 바람이 새는 풍선처럼 점차 작아져야만 했던 사연까지

.  

 긴 역사의 시간만큼이나 다사다난한 사건들이 많을수 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이 한 번에 이 모든 게 쏟아져 내렸다면 감당할 수 없는 역풍일 뿐일 것이다. 하지만 하나씩 정리해가면서 이 일련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내 것이 되었을 때의 그 감동과 희열은 비견할 수없을 만큼 크게 다가온다.

 

 타국의 역사이야기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하는 와중에 이 책을 먼저 만난 것이 미안한 느낌도 없지는않으나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만나 그 어느 때보다도 흥이 나서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  

 

 왜 역사라는 것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시금생각해보게 된다. 극변했던 춘추전국시대에 축의시대가 열린 것만큼 극변하는 현재에 우리나라를 지키고 굳건히하기 위해서라도 지나온 과거를, 우리의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흔적에 대해서도 되짚어 봐야만 하는이유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나라의 생성과 몰락이라는 순서에만 집중해서 암기했던것을 뛰어넘어 탄생과 폐망을 한 눈에 펼쳐 보게 되는 순간 무엇을 배우고 버려야 하는지가 스펙트럼처럼 펼쳐지게 된다

. 

 중국이라는 광활한 역사가 단 한 권에 꽉 차 담겨있다. 숲을 인지하고 나야만 그 안의 나무들에 대해 보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드리워지기 마련이다. 복잡하다가 아닌 이럴 수 밖에 없었구나, 라는 인과의 흐름을 잡을수 있는 이 책을, 중국사에 대한 가닥을 잡고 싶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읽고 나면 한 눈에 중국이 펼쳐질 것이다.

 

아르's 추천목록

 

지도와 함께 읽는 중국사 개설서

입체적인 역사 체험을 제공하는『아틀라스 역사』시리즈. 시간 중심적인 역사 서술을 탈피하고, 시간과 공간을 대등하게 아우르며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구성한 역사책이다.상세한 텍스트와 생생한 지도가 함께 어우어져 있어 역사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지형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음영기복도를 사용하였으며, 풍부한 도판 자료와 시각화된 통계자료를 곳곳에 배치하였다.

3 <아틀라스 중국사>는 국내 최고 필진이 쓴 정통 중국사 개설서이다. 각 시대사별중국사 전문가들이 통사적 안목을 공유하면서 통합적으로 하나의 중국사를 서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필자들은중국사 각 시대의 최고 전문가답게 자신의 역사관을 독창적으로 투영시키며 중국사의 핵심적인 사건들을 96개의테마로 구성하였다. 단순 교과서식 서술과 정보 나열을 거부하고, 개성넘치는 글쓰기로 중국사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낸다.

이 책은 텍스트의 내용을 지도에 압축적으로 표현하여, 시간에 갇혀 있는 역사 이해의 폭을공간으로 넓히고 있다. 철저한 사료 해석과 지리 고증을 토대로 역사적 사건을 지도로 재현하였고, 128컷의 지도를 통해 중국사의 다양한 국면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각 시대의 특징을 잘 살려낼 수 있는 155개의 도판 자료를엄선해 수록하였으며, 각 주제의 첫머리에는 해당 시대의 연대와 연표를 제시하였다. [양장본]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3.04.16~04.20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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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아시아 제28호 2013.봄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Asia 제28호 봄, 2013

 계간 「아시아 Asia」 잡지 최초 한국의 서울 특집.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가진 매력을 '서울 스타일'로 알아본다. 이태원, 강남 등 동네마다 다른 문화, 그리고 맛, 종교, 문학까지. 2012년 젊은작가상 수상작가 손보미의 '애드벌룬' 창작노트와 단편 '애드벌룬'의 영문, 창작노트, 평론가 노지영의 해설을 수록하였다. 최금진 시인의 신작 시도 만나볼 수 있다.

[알라딘 제공]

 

 

 

아르's Review

   

     

 

 

 책의 디자인부터 뭔가 다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ASIA 아시아라는 간행물로서 꾸준히 발행해 온 문예지라고 한다. 지금 읽고 있는 것이 28호라고 하니 이미 27권이 있었다는 의미일 텐데 나는 28호가 발행되고 나서야 이 책을 처음 접했다. 

 

 이전의 내용들을 찾아보니 아시아의 각 국가별로 하여 테마를 정해 발행을 했었다. 상해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아시아의 문학에 대해 다룬 것들도 있고. 무엇보다 가장 이색적이었던 것은 한글 원고와 영어 번역 원고가 함께 수록이 된다는 것이다.

 

 

 

 처음 책을 받자마자 그 디자인에 독특하군, 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 다음 안의 내용을 한번 훑어보고 나서는 꽤 많은 페이지에 영어가 있는 것을 보고는 어머나, 하고 멘붕 상태에 빠졌다가 앞쪽에 수록된 한글의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 놓은 것이라는 걸 안고서는 안도감과 함께 이런 것도 처음 본다, 라며 신기해 하며 읽기 시작했다. 지금껏 타국의 언어로 기록된 것들을 한글로 번역하는 것은 익숙하지만, 한글로 작성된 것을 영어로 변역 한다는 것이 왜 이리 낯설면서도 그 낯선 느낌이 싫지 많은 않은 묘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왠지 우리나라가 중심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인 듯 하다. 

서울은 2009년 영국의 여행 전문지 [론리 플래닛]이 선정한 최악의 도시 3위였으며 또한 <뉴욕타임즈>가 뽑은 가볼 만한 곳 3이기도 했다. –본문

 6백이 넘는 동안 수도로 자리매김을 했던 서울에는 대한민국의 40%의 인구가 밀집되어 있다. 그렇기에 서울로 출퇴근 하는 길에는 언제나 사람들에 치일 수 밖에 없다. 매일 힘든 이 광경을 두고도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서울에 있기를 고대하곤 한다. 대학이며 직장이며, 왠만하면 서울로. 론리 플래닛에서 바라본 서울은 어딜가나 발 디딜 틈 없는 복잡하면서도 비싸디 비싼 물가를 봤을 터이고 뉴욕타임즈에서는 그럼에도 서울 안에 곳곳에 숨겨져 있는 이색적인 장소를 바라본 것일 게다.

 이 책에서는 서울을 꽤 여러 관점에서 나누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현재의 모습과, 먹거리와 주거, 놀이문화로 나누고 싸이 덕분에 더욱 핫 플레이스가 된 강남에서부터 서울의 문학이나 종교의 모습까지. 거기에 여러 작품들을 뒤에 수록하여 꽤나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서울은 날마다 또 밤마다 젊어지고 아름다워지고 있으나, 진실은 매끈한 거울과 시멘트의 갈라진 틈에 어김없이 스며들어 있다. 이번 도시 특집 서울편에서 강남스타일과 함께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도 서울의 내면들과 지워진 기억의 두께이다. 우리가 우리 삶의 배경으로서 어쩔 수 없이 사랑한 것들 또한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본문

 서울 한복판에 있는 외국인들의 공간일 것만 같은 이태원을 지나 가리봉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1호선 역 명조차 가리봉에서 가산 디지털 단지로 변경되었기에 가리봉이라는 이름 조차 낯설게만 느껴졌었는데, 이 가리봉이란 장소에는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가리봉 시장 일대를 조금만 벗어나면 21세이게 채 진입하지 못한 공간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곳에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민중들이 아직도 후미진 골목에서 삶을 꾸려가고 있다. 그것들의 바깥에는 도대체 마천루들이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 생각만 해도 어지러울 정도로 펼쳐져 있다. –본문

 주상 복합건물들이 즐비하고 쇼핑 센터가 우뚝 서있는 모습들만 봐 왔었는데, 가리봉의 주변에는 여전히 예전의 모습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마치 새것이 아니면 그 모습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 사회의 규범인 듯 점점 더 안쪽에 이전의 서울이 숨어들어가고 있다.

 번지르르한 외관과는 다르게 안에는 점점 곪아가고 있는 국내에 존재하고 있는 노동자들, 특히나 비정규 노동문제와 외국인 근로 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 가리봉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하비루들이라는 표제가 대체 무슨 뜻인가 하며 읽었었는데 이집트 사회의 지탱하는 역할의 했던 하비루들이 출애굽을 일으켰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언제나 터질 수 있다는 경고를 담고 있었다.

 또 하나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그 안에 강남이라는 의미를 찾아가는 부분이었다. 전세계 유투브 조회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며 한국의 가수에서 전세계의 가수가 된 싸이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강남스타일이란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분석하며 그 안에 담긴 강남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꼬집어 보고 있다.

 노래와 달리 뮤직 비디오는 강남이란 말과 짝 지울 수 있는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거기에는 품격 있는 여성도 나오지 않고, 따사로운 성격의 싸나이도 없다. ‘강남스타일의 인물들이 벌이는 우스꽝스럽고 한심한 짓거리들이 끊임없이 이어질 뿐이다. 그것은 강남에 대한 비웃음이고 풍자이지 결코 찬가가 아니다. 그렇다면 노래와 영상, 가사와 뮤직 비디오, 듣는 귀와 보는 눈 사이의 부조리한 결합물서의 강남스타일과 그에 대한 세계적 열광은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까? –본문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되면서 외국인들은 대체 강남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종종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소비 1번지이자 그 어디보다도 교육열이 뜨겁고 또 그만큼이나 수 많은 돈이 흘러 드는 강남이라는 특수한 곳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한강을 두고서 강남과 강북에 대해 다르다, 라고 구분 짓는 우리들의 모습을 과연 그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강남은 문화의 자궁이 아니라 소비 일 번지일 뿐이며, 고급문화의 산실이 아니라 쇼윈도이고 경매장일 뿐이다. –본문

 이 하나의 현상을 이야기 하기 위해 필자는 개그콘서트의 정마담과 브라우니를 초정해서 그 안에 계급갈등에 대해 설명하고 브라우니가 나타내는 트라우마의 상징성에 대해서 피력하고 있다. 게다가 이전에 말죽거리라고 불리었던 강남의 모습을 회고하며 말죽거리 잔혹사를 넘어 말갈족의 비애마저도 이야기 하고 있다.

 그곳에 입성하기 위해서 고시촌에 살면서 아이들의 학교를 보내야만 하는, 강남에 입성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보면서도 우리는 비난이 아닌 애잔함을 느끼게 된다. 강남을 타도하면서도 편승해야만 하는 이 나라의 현실에 대해 다시금 조명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말품의 세계적 유행에 싸이도, 그 율동에 열광했던 사람들의 의식적으로는 알지 못햇던 어떤 사연과 맥락이 있다는 것이리라. 그것은 부동산 투기와 만인의 투기꾼화-가령 부자아빠가 되지 못하면 도태될 것 같은 분위기-를 통해 만인에 대한 만인의 착취를 일상화시킨 자본주의 성장 체제의 거품 붕괴와 관계된 일이다. –본문

 사실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 라고 생각한 것은 손보이의 [애드벌룬]읽기 때문이었다. 죽음에 대해 다시 쓰고 이야기를 다시 짠다는 표제를 보면서 두둥실 떠오르는 애드벌룬의 밝음이 아니라 하늘 높이 솟아버리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것에 마음이 움직여 읽게 되었으나 그 안에서는 애드벌룬만큼이나 흥미로운 서울의 이면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잡지, 라는 이야기에 가볍게 읽으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어느 새 사라지고 그 안의 이야기들을 그 어떤 책들보다 집중해서 보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서울은 정말 파편들뿐이었구나, 를 느끼며 새로운 서울을 배우고 생각하게 된다. 또 이 전의 27호까지에는 어던 내용들이 담겨 있을는지. 아마 이전 이야기들도 찾아 읽어보게 되면 내가 알고 있던 아시아가 재구성 될 것이다. 안다고 자만했던 서울에서도 이렇게 숨겨진 이면들을 마주했으니 아시아 안의 아시아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설레인다.

 

아르's 추천목록

  

서울을 읽는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하는 학술서 『서울의 문화적 완충지대』. 신동엽학회에서 2011 11 <서울의 문화적 ‘완충지대’>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고, 그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더욱 발전시켜 여덟 명 저자들의 글을 실었다. 서울을 단지 장소로서만 포착하려는 것에서 벗어나 서울 사람들을 둘러싼 자연적, 인공적 환경을 장소로 바꾸려는 개념인 ‘토포필리아(TOPOPHILIA : 場所愛)’의 표출로 기획했다. 한국 문화 속에서 추출된 서울 토포필리아의 회복을 통해 서울을 ‘삶의 궁극적 공간, 삶의 주체적 공간, 삶의 실천적 공간’으로 주제화하여 제시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3.04.15~04.1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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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 늘 청춘으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대니얼 클라인 지음, 김유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드는 법

 청춘 이후의 삶과 시간의 지혜!

75
세의 노학자가 현자들의 섬에서 찾아낸 청춘 이후, 더 아름다운 삶의 비결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70대에 들어선 저자가 그리스의 이드라 섬으로 떠나 잘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사색하며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에피쿠로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등의 철학자와 카뮈, 사르트르, 윌리엄 블레이크 등의 문학가들과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 문학적 조언들을 듣고 나누며 깨달은 삶의 지혜를 전한다.

위대한 사상가들의 서적을 탐독하고 섬에 사는 노인들의 일상을 관찰하며 사색을 계속한 끝에 저자는 인생의 마지막을 가장 진실하고 만족스럽게 보내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늘 청춘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이야기하며 영원한 청춘을 꿈꾸는 것은 인생의 절정을 놓치는 것임을 알려주고, 인생의 단계에는 그 단계마다의 각기 다른 삶의 의미와 즐거움이 있다는 깨달음을 전해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르's Review

   

       

하루하루의 시간은 더디 가는 것만 같은데 어느 새 한달, 두 달이 지나가고 1년이라는 시간이 금새 지나가 버린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왜 나에게만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만 가버리는 것인지 어제에 쫓기며 하루하루를 내달리고 있는 와중에 늘 청춘으로 산다는 것을 얼마나 피로한 일인가라며 느긋함을 가져보라고 종용하는 이 책은 청춘이기 때문에 아프고 바쁘다는 다른 책들과는 달라서 인지 눈길이 가고 그래서 읽어보고만 싶었다.

 젊을 때에는 모든 일이 급하게만 느껴졌다. 청년기에는 성급함이 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대학 마크가 그려져 있는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청춘을 과시하면서, 아니 청춘인 척하면서 나를 앞질러 달려가는 영원한 청춘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렇게 달리면 나보다 훨씬 빨리 블리호스에 도착하겠지. 그러나 지금 내게는 서두를 일이 없다. –본문

 인공 치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치과의사의 권유에 한 동안 망설이던 저자는 집으로 돌아와 이러한 시술을 행하기 위해서 드는 기간 및 병원에 다녀올 때마다 감내해야 하는 고통을 알아보고서는 무엇을 위해 이 치료를 감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는 홀연히 그리스로 떠나게 된다. 젊음을 위해 비용과 고통을 지불하는 대신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이 자신에게 있어 진정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나이를 부정하는 유행병에 걸려 멍청한 계산을 한 것이다. 남들 하는 대로 청춘을 이식하려고 한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겉치레보다는 얼마나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지, 만족스럽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해졌다. –본문

 텔레비전을 들여다보면 온통 방부제 같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그들은 우리에게도 자신들과 같이 영원할 것만 같은 젊음을 가질 수 있다며 수 많은 제품들의 사용을 권유하고 있다. 그것만 있다면 누구든 시간이라는 절대 강자를 넘어설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 하기야 진시황제 역시 불로초를 탐하였으니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피하고 싶은 절대 절명의 난제인지도 모르겠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들어서고 나서부터 20대와의 또 다른 인생의 목표를 세웠다. 20대에는 후회 없이 살자, 였다면 30대는 내 얼굴에 책임질 수 있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한 두 해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들의 얼굴에 있어서 그들의 삶이 드러나는 것을 느끼곤 한다. 어릴 때는 잘 몰랐었는데, 어느 새 아무리 좋은 옷을 입고 화려한 보석으로 꾸민다 한들 그들의 얼굴에 담긴 살아온 인생까지도 꾸밀 수는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중력에 저항하듯 보톡스 시술을 받고 자가 지방을 이식 등을 통해서 외형적인 나이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면에 담긴 그들의 인생의 깊이는 여전히 변화가 없기에 낯빛에서 전해지는 그 울림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저자의 청춘에서 벗어나 지금의 나를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은 새로우면서도 그렇기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미 청춘을 벗어났기에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청춘으로 돌아가려고 하지 현재를 만족하지 못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할 수만 있다면 누구든 지난날의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모습에 취해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

 필요하지도 않는 물건을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날마다 새로운 물건을 사게 만드는 기이한 경제 사회가 도래하리라고 이미 예견하였다. 최신형 물건을 손에 넣어도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즐거움은 얻을 수가 없다. 에피쿠로스는 충분한 것이 거의 없는 사람에게는 충분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라는 경구로 소유욕은 결코 충족될 수 없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본문

 그리스의 에피쿠로스 학자에 의해 주창되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삶의 관철은 허겁지겁 앞으로 나아가기에 바쁜 나로 하여금 무엇을 위하여, 왜 그렇게 바쁘게 달리는가? 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일례로 반대 방향으로 가는 기차로 잘못 탑승한 저자와 그의 식구들은 마침 같은 칸에 있던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다급하니 자신의 정황을 설명하는 그에게 승무원은 기차를 제대로 탈 확률은 반반이라면서 천연스럽게 어디에서 왔는지 등에 대한 잡담을 늘어놓는다.

 아마 내가 이 상황이었다면 나는 답답하다는 듯이 다시 한 번 내 상황을 승무원에게 전달하려 노력했을 것이다. 이 얼마나 급박한 상황인가. 아무것도 모르는 타국에서 내가 가려던 곳이 아닌 완전히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니.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 허둥지둥 하고 점점 언성이 높아졌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리스인들은 언제나 여유를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에피쿠로스의 영향인 것처럼 말이다.

결론적으로는 반대편의 기차가 저자의 가족들을 위해 중간에 그들이 기차를 바꿔 탈 수 있도록 각 기관사들이 역도 아닌 곳에 정차하게 된다. 역도 아닌 곳에서, 단 몇 명의 승객을 위해서 기차 두 대가 멈추었다. 우리나라였으면 가능했을까?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잘못은 철저히 저자에게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리스에서는 그 누구도 누군가를 탓하지 않는다. 제때 움직이지 않는 기차를 비난하기 보다는 그로 인해 잠깐의 여유를 얻게 되었기에 그 시간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살구 밭에서 느닷없이 정차하는 바람에 만찬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고 기관사에게 항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잠시나마 한숨 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끽하였는데 그렇게 항의한다면 나의 가치관에 부합되는 것일까?” 그 기차의 승객들은 이처럼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검토했을 것이다. –본문

 저자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에 느껴왔던 소소한 것들을 나지막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결혼에 있어서 상대방의 조건이 아닌 노년기에 들어서도 이 사람과 계속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것부터 친구 없이 혼자인 삶은 그 무엇보다도 황량한 삶이 될 것이라는 등 이미 지나왔던 시간 속에서 그가 느꼈던, 그리고 지금 그리스에서 느꼈던 인생의 크고 작은 걸림돌 혹은 난제들을 쉬이 풀어 설명해주고 있다.

 연륜이 쌓인다고 해서 모두가 느긋함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관도 다를 것이며 나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살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인생에 있어 내가 없는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말과 같이 나를 위한 삶이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을 사느라 아등바등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면서도 편안해진다. 느긋하게 한 번쯤은 천천히 걸어가도 괜찮으니 여유를 가져보련다. 어떻게 사는 가가 중요한 것인지 내가 가진 물건에 의해서 판단되는 것이 내 삶의 점수가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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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묵혜자 스님이 지친 영혼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한마디 『그대는 그대가 가야 할 길을 알고 있는가』. 가야할 길을 잃어버리고 방황하거나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선묵혜자 스님의 따뜻한 인생 잠언집이다. 교회와 성당을 다니던 할머니와 어머니를 두었고, 절이라고는 초등학교 때 소풍가서 처음 보았다는 저자가 어린 나이에 불가와 연을 맺게 된 사연과 함께 저자가 회주가 되어 9년의 여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108산사순례기도회 도반들과 이를 계기로 세상과 맺어가는 소중한 인연들까지 소개하고 있다. 비우고, 놓고, 낮추지 않으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는 깨달음과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전해준다.

 

[네이버 제공]

 

  

 

독서 기간 : 2013.04.15~04.1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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