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기도 전에 서평을 통해서 혹은 심심치 않게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사람들에게서가독력이 있는 책이라는 평을 종종 들어서 인지 그 내용이 더 궁금해졌다. 판타지와 비슷한 발음 덕분에무언가 환상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픽션이기에 어쩌면 판타지와 같은 것이기에 저자는 역사 안에서 IF라는 전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지나온 시간이기에돌이킬 수는 없으나 그럼에도 만약에,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역사를 두 손으로 전해 받은 우리의자유라면 자유 아닐까 .
그가능성과 문학이 만나 픽션이라는 장르가 재 탄생 한 것일 게다. 어디선가에 있었을 법한 이야기. 기록된 역사라는 것은 현상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걸러져 남겨진 것이기에 영화 광해에서도 사라진 2주간의 기록을 기반으로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추론하듯이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 하던, 가까이 있던 송나라의 문치주의와 같이 글 하나로서 세상을 바꾸려 하던그들의 이야기가 환다지에 담겨 있다.
배경은병자호란 이후 인조를 의종으로 하여 나타내고 있다. 국력이 미약했던 그 시절, 한 나라의 왕세자는 청나라의 볼모로 귀향 아닌 귀향을 떠나게 되고. 잠시조선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 날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명경세자 대신 세상의 눈 밖에 나있던 휘운이 이 소설의 중심으로 들어오게 된다 .
그죽음을 예견이라도 하든 명경세자는 세상을 등지게 될 바로 그날, 설을 통해서 서찰을 휘운에게 전달하라는명을 하게 된다. 어쩌면 세상을 바꾸고 싶어했던 그 작은 바람을 담아 서찰이라는 형식을 통해 명경세자는설과 휘운의 월하노인과 같은 역할을 했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편지가 아닌 붉은 실로서 부부의 연을 묶어두고그들로 하여금 조선이라는 나라는 다시 일으키게 하고자 한 것이 명경세자의 뜻이었으리라.
아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나 모든 것을 다 가진 대군, 조선 최고의 문장가들을 부모로 두었으나이제 모든 것을 다 잃은 여인. 그렇게 다른 그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금, 이 옥에서. -본문 어떠한관념이 그 시대를 풍미하는 순간. 하나가 이상향이 되어 오롯이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게 될 때가 안전하게자리잡은 때일 수는 있으나 그것이 때론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것만이 모든 세상이라고 자연스레믿게 되니 말이다. 성리학을 근간으로 하였던 그 때에 현대의 시각으로서는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상상치도 못할, 그 엄청난 생각을 품은 세자는 새로운 조선을 꿈꾸며 쓴 일곱 권의 책 때문에 처참히세상을 떠나게 된다. 아마도 그가 세자라는 직책을 안고서 이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을 터이다. 그렇기에 책으로 어떠한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지 청사진을 남긴 채 유유히 떠나기를 바랐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일도 오늘과 똑같이 그대로 흘러갈테니 말이다 . "나는 가끔 생각한다. 만약 내가 왕이 되어 선정을 펼치지 못했을 때 백성이 그에 대한 불만을표출할 방법이 봉기 외에 없다면, 그것이 서로에게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까, 하고." -본문
매번느끼는 거지만, 권력이란 것이 참으로 무서운 것임을 또 한번 배우게 된다. 절대반지와 같은 위력을 가진 것이라 그런 것인지, 자식과도 권력은양분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그 권세라는 것은 한번 얻게 되면 버릴 수가 없나 보다.
모두를위해서라는 명분하에 치러지는 것들은 이면에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인간의 욕망이 사로잡혀 있었다. 휘운과설 역시 그저 한 부부로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겠지만 명경세자의 죽음의 원흉을 밝히고자 할 수록 그들은 되려 자신을 향한 비수에 점점 다가갈뿐이다.
'나의 이야기를 너에게 보낸다. 이것으로 조선을 꿈구게 하라.꿈을 꿈에 귀첞이 없게 하라.'-본문 그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나라. 남녀의 구분 없고 신분의 구분 없이 모두 함께 행복할수 있는 나라를 바라는 그 작은 소망이 권력이라는 용트림을 통해 모두를 어둠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탁막힐 듯한 안타까움과 속절없이 꼬여만 가는 이야기들은 마주하면서도 계속해서 이 책을 붙잡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그 순수한그들의 염원에 나의 마음을 보태고 설을 향한 휘운의 절절한 이야기에 나의 로망을 덧붙였기 때문일 것이다.
"저하께서 승하하셨사옵니다." 조선의 국본, 한 여인의 지아비이자 한 아이의 아비. 그리고그가 형제라 부르는 유일한 사람. 모든 의문이 한번에 떠올렸다 사라졌다. 언제? 왜? 무엇때문에? -본문 펼쳐보는순간 알게 될 것이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헤어나올 수 없이 빠져들었다고 했는지. 한 남자의 죽음이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그 서막을 좁혀 말하는 것 같다. 조선을 꿈꾸게 하기 위한, 현재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꿈을꾸게 하기 위한 그 위대한 포부의 문이 열려 있다. 내가 꿈꾸고 살고 싶은 세상은 어떠한 세상인지에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흡입력 강한 환다지. 다시 읽어도 이 감흥이 여전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