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인간을 읽다 - 마음을 들여다보는 20가지 뇌과학 이야기 It's Science 1
마이클 코벌리스 지음, 김미선 옮김 / 반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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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심리학 하면 어떠한 행동에 대한 기저 의식에, 그러니까 마음에 대한 변화를 알아내는 학문이라 생각이 된다.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라는 국어사전적 의미의 마음에 대한 정의를 보고 나면 더욱 심리학이란 학문은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미지의 세계인 듯 하다.

마음의 개념은 사실상 폐기되고 그 자리를 행동으로 대신했다. 인간과 동물의 실제행동은 직접 관찰할 수 있으므로 측정할 수도 있고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행동주의자들은 인간과 다른 동물들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심리학 실험실을 쥐들로 가득 채웠다. –P 9

그래서인지 과거의 심리학들은 인간의 행태, 선택에 대한 결과를 가지고서 그 근원을 찾으려 노력했다. 왜 이러한 행동을 했는지, 무엇이 그들을 이런 선택으로 이끌었는지에 대해 결과를 통해 원인을 추론하는 것이었다면 현대의 과학 발전으로 인해 말미암아 그 원인이라고 하는 뇌 과학에 대해 발견하고 그에 대한 관찰과 실험을 반복하면서 심리학을 뇌와의 관계에 대해서 보는 새로운 시도들로 그 이전과는 다른 심리학의 지평을 열게 된다.

동물의 왕국에서 인간의 뇌가 가장 크지는 않겠지만 이로써 우리 인간이 뇌의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P 11

부제와 같이 마음을 들여다보는 20가지 뇌과학과 같이 심리학, 그러니까 인간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을 뇌를 기반으로 하여 관찰한 내용이다. 심리학에 왠 과학? 이라는 의문과 그래서 어려운 거 아닐까? 라는 걱정은 고이 접어 두길 바란다. 생각보다 유쾌하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가 진행되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처음의 도입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이 세상을 지배하고 군림한다고 믿으며 지구 상 그 어느 개체들보다 뛰어나다는 인간은 대체 무엇을 믿고서 이토록 거만한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관한 내용이다.

우리는 인간이 다른 모든 동물보다 똑똑하다고, 그리고 어느 ㅇ니정 많은 신이 인간에게 아마도 유일무이하게 축복을 내렸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가 전 지구적 위계의 꼭대기에 있다는 안락감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 느낌이 우리가 다른 동물들을 다루는 방식을 너무 쉽게 정당화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을 먹고, 스포츠를 위해 그들을 죽이고, 그들의 젖을 마시고, 그들의 가죽을 입고, 그들의 등에 타고, 그들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그들을 동물원에 가두고, 우리 계산에 맞추어 그들을 번식시킨다. –P17

왜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것일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행하는 거만한 위의 행위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왜 인간은 잔인하면서도 야비한 선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그 근본적인 심리학적 물음에 대해 뇌를 근거로 해서 설명하고 있다. 바로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뇌가 발달되었으며 그 뇌의 차이가 인간을 자연계의 피라미드 속 가장 꼭대기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동물과 인간과의 차이 중 하나는 언어의 사용에 있을 것이다. 동물들에게도 그들의 언어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 범위는 한정적이고 인간의 언어는 유동적이면서도 번식 능력처럼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으니 언어는 유인원에 속하는 인간을 으뜸이라 칭송하게 하는 근원이 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기 이전에 손짓으로 언어의 역할을 대신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보통은 그림이나 사물을 통해서 표현했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언어를 손짓으로 표현했을 것이다, 라는 이 기본적인 생각들에 대해서 왜 그 동안 한번도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는지에 읽는 동안에도 사고의 틀을 깨지 못하고 항상 머물러만 있는 내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찌되었건 저자의 말대로 손짓 이론 이후 언어가 나타나게 되면서 인간의 손은 자유로워졌으며 그 자유로움은 인간사에 있어 위대한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

도구의 발달과 더불어 뇌의 크기도 극적으로 커졌다. 이러한 발전들이 아마도 더 정교한 집단 구조와 복잡한 의사소통의 출현을 예고했을 것이고, 언어에서 복잡한 문법과 무한한 의미 생성 능력을 갖추며 절정을 이루었을 것이다. –P35

이처럼 그 어느 동물보다도 위대한 인간의 뇌는 종종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을 만드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나는 가만히 있는다고 하더라도 주변에서는 나의 감각을 일깨우는 수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지금 모니터를 보며 서평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들은 전화를 받고 출입문을 왔다 갔다 하고 있으며 또 누군가는 정수기 앞에서 차를 타고 있다. 이것들 역시 내가 의식적으로 찾아보고자 하는 의도에 의해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서 나의 눈은 모니터를 향하고 있는 듯 하지만 모니터 너머의 다른 장면들을 바라보고는 있으나 나에게 인지시켜 주지 못한다. 바로주의효과 때문이다.

우리는 당황스러울 만큼 복잡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우리의 감각들은 끊임없이 희롱하는 모습, 소리, 냄새, , 촉감 모두를 알아차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뇌는 세계의 일부 측면만 선별해 정신적으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무시하도록 진화했다. 그 과정을 우리는주의라고 한다. –P47

또한 인간은 자신의 기억을 왜곡시키고 변형시키며 때로는 창조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동물들과는 언어라는 장벽의 한계가 있기에 그 동물들도 우리와 같이 기억의 왜곡이 빈번히 발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는 항상 이러한 기억의 변형 속에서 그것이 진실이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기억은 2가지로 나뉘어서 분리되어 볼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기억이란 보통 우리의 사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일화에 대한 기억을 의미한다. 이를 일화기억이라고 하며 의미기억과는 구분된다. 의미기억이란웰링턴은 뉴질랜드 수도다.’ ‘설탕의 맛은 달다.’와 같은, 세계에 관한 지속되는 사실들에 대한 기억이다. –P99

이러한 기억에 대한 놀라운 사실은 인간이 기억을 왜곡시키는 것을 넘어 알츠하이머 병을 앓게 되는 경우 의미기억은 훼손되지만 일화기억들에 대한 잔상은 건드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동일한 기억이라는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알츠하이머를 앓던 외할머니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잃어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새벽에는 잠을 자고 대게 아침부터 사람들이 활동을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잊어버리시고 언제나 나를 찾으셨다. 그 당시에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별 달리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알츠하이머의 증상이려니 했으나 이 책을 읽는 동안 기억에 대한 뇌의 인식이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지? 에 대한 호기심이 계속 일게 된다.

심리학 관련 책들을 읽게 되면 마주하게 되는 거울 뉴런현상에서부터 거짓말에는 매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면서 허풍에 대해서는 관대한 인간의 묘한 현상들까지 뇌를 들여다보면서 이전의 다른 심리학 책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심리학을 단순히 행동이 아닌 그 행동들을 이끄는 근원이 무엇인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뇌와 그 상관관계에 대해 즐겁게 알아 볼 수 있는 책이다.

아르's 추천목록

새로운 무의식 /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저

독서 기간 : 2013.04.30 ~ 05.01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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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세 가지 실수
체탄 바갓 지음, 강주헌 옮김 / 북스퀘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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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다녀오고 나서야 인도가 영화 대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그들의 영화를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인도 영화, 라고 하면 왠지 우리와는 동떨어지면서 쉬이 공감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은연 중에 깔려 있는 편견 때문에도 먼저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인도의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찰나, 주변 지인들이 추천해준 영화가 두 편 있었으니 바로 블랙과 세 얼간이었다. 두 편 다 개봉했던 시일을 놓쳐서 극장에서 볼 수 없었는데, 보고나니 인도가 우리와는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나 그들이 사는 모습이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보는 내내 펑펑 울면서 봤던 블랙, 초반의 장난 어린 웃음과는 달리 중후반이 지날수록 치열함 속에서 점차 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발버둥 치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어느 새 나의 모습을 되새겨 보게 되었다.

그토록 재미있게 봤던 세 얼간이의 저자인 체탄 바갓의 신작 소설인 내 인생의 세가지 실수는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이 당연히 읽어야만 하는 책이라 생각 들어 읽기 시작했다.

어느 날 갑자기 날아든 이메일 한 통. 그 이메일 속 사연의 주인공은 자살을 결심하고 저자인 체탄 바갓에게 자신의 막막함을 전달해 보려 한다. 그것이 이 소설의 시작이자 끝이 되는데 갑작스레 누군가 나에게 이러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온 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잘못 보냈겠지, 아니면 설마 정말 자살을 감행 할까? 하면서 돌아서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인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급히 비행기를 타고 나서 이메일 속 주인공을 만나러 가게 된다. 그로 인해 이 이야기는 지금 나에게 전달되었으며 그는 주인공인 고빈드로 하여금 세 가지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잘 듣게. 자네는 자살하기 전에 나한테 마지막 메일을 보냈네. 나를 어느 정도까지 믿는다는 뜻이 아니었나? 그래서 자네 메일을 보고는 몇 시간 만에 자네가 있는 곳을 어렵게 알아내서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왔네. 그런데도 나한테 상관하지 말라고 하는 건가? 이런 오만한 태도로, 이렇게 거만하게 사업을 했던 건가? 나한테 친구처럼 말할 수는 없는 건가? 아니, 친구가 원지 알기나 하나?”

친구가 뭔지 압니다. 나한테도 두 친구, 세상에서 가장 좋은 두 친구가 있었으니까요.” –본문

어른들의 삶은 언제나 이렇게 복잡한 것일까? 왜 서로가 함께 웃으면서 살 수는 없는 걸까? 라는 고민을 하면서 정치를 한다는 국회의원들이 모여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것처럼 싸우는 모습을 볼 때면 절레절레 고개를 젓게 만든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야? 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찰나, 곁에 있는 사람이 정치에 대해 하나씩 알려주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그들의 방식은 잘못되었을지 언정 각자의 혹은 자신이 속해 있는 구역 또는 정당의 필요로 한 것들을 한정된 자원 안에서 나눠야 하기에,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밖에서 관망하는 내가 보기에는 불필요한 언쟁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들을 쟁취하기 위한 몸부림 들인 것이다.

소설 속 인도 역시 서로 힌두교와 이슬교 간의 정치 대립으로 인해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처음의 시작이 무엇이었는지도 모르게 눈덩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커져버린 결과 속에서 서로에 대한 화살만이 오고 가고 다르다가 아닌 틀리다의 관점은 끔찍한 테러를 불러일으키며 그 피의 대가는 또 다른 유혈을 만들어 내려 하고 있었다.

그렇네. 정치인들이 불을 지르는데 그 불을 끌 소방대가 없는 셈이지. 참담하게 들리겠지만 오미 말이 맞아.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불만을 느끼면서도 그런 불만을 말하지 않을 뿐이네. 그러니까 차이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고. 분노가 부글부글 끓다가 결국 폭발하겠지. 하지만 그때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거다.” –본문

서로 다른 종교, 서로 다른 이상향, 서로 다른 삶의 목표에도 불구하고 고빈드, 이샨, 오미 이 셋을 세상 둘도 없는 막역지우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원하는 고빈드와 자신은 크리켓 선수로서의 삶은 실패했지만 자신을 대신할 크리켓 꿈나무들을 키우는 것이 목표인 이샨, 그리고 고빈드와 이샨과 함께 하고 싶은 오미까지. 이들 셋이 함께 웃으며 지내는 대에는 그 어떠한 잣대나 기준도 그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첫 번째 고빈드의 실수이자 그들의 사업 실패까지만 해도 이들 셋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거대한 지진 속에서 누구 하나 다치는 것 없이 그저 그들의 노력의 땀방울이었던 수 많은 투자 비용이 잠식해 버렸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여전히 살아있었고 서로의 등을 두들겨 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신도시에서 50채의 고층건물이 무너지고, 다른 곳에서 수만 명이 사망한 데 비하면 아메다바드에서는 수백 명이 사망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수백 명의 사망자에게 이라는 꼬리표가 붙다니 기막힐 노릇이 아닌가. 그들 하나하나에게도 가족이 있었고, 그들의 희망과 염원이 불과 45초 만에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그러나 수학적 계산은 냉정했다. –본문

비디아와의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은 것이 그의 두 번째 실수였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그는 이샨을 잃을 뻔 했다. 명예를 중요시 여기는 인도 사회에서 자신의 여동생이 상상지도 못한 자신의 친구와 연분으로서 만나고 있다는 사실은 이샨으로 하여금 혹은 이샨의 아버지로 하여금 자신의 여동생이자 딸인 비디아를 명예 살인까지 저지를 수 있는 엄청난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관계는 브레이크가 전혀 들지 않고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누군가에게 마음이 향하는 것이 어찌 머리로만 되겠는가.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할수록 더 떠오르게 되는 점박이 코끼리 마냥 그들은 서로에게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왜 내가 비디아를 생각하고 있는거지?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비디아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유는 대체 뭐지? 내가 마음 속으로 이런 멍청한 질문들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또 뭐지?

수천 킬로미터가 떨어진 곳에서 발가벗은 젖가슴을 드러낸 여자들이 주변에 있는데도 어떤 한 여자가 그리워지기 시작하면 뭔가 대단히 잘못된 게 분명하다. –본문

마지막 고빈드가 고백하는 그의 세 번째 실수는 자신의 본능이자 이기심이 발현된 순간이라는 죄책감에 그들의 안락했던 트라이앵글이 무자비하게 일그러지게 된다.

세 친구는 크로켓이라는 운동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보고자 했다. 힌두교나 이슬람교나 정치가 아닌 스포츠로서 인도인들로 하나로 만들고 하나의 인도를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들이 바라는 대로 녹록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이념의 대립은 결국 유혈사태를 만들었고 각자가 지키고자 했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그들은 자신들이 가장 아끼던 것들을 내놓아야만 했다.

살다 보면 실망하고 좌절할 일이 많이 겪기 마련이다. 때로는 너희와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도 할 거다. 하지만 우정까지 깨지는 마라. 그럼 더 큰 상처를 입을 뿐이니까. 상처를 치유하려고 애쓰거라. 너희만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교훈이다.”-본문

그래, 살다 보면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모두가 초행길인 일생이라는 시간 동안 누구나 서툴기 마련이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인가 하는 원망도 때로는 제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일들이 닥치기도 하고 또 그로 인해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지만 그러한 날이 내 생의 마지막 날이 아니기에 우리는 또 오늘 일어나서 내일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입맞춤하는 침팬지와 같이, 너와 내가 다르더라고 마지막에는 서로를 존중하고 웃을 수 있는. 그리고 내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도 포용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 역시 인도의 발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이미 개봉이 되었다고 한다. 과연 우리나라에는 언제쯤 상영될 지는 모르겠지만, 소식이 들려오는 대로 달려가서 봐봐야겠다.

독서 기간 : 2013.04.2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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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문학으로서 삶
알렉산더 네하마스 지음, 김종갑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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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에 대해 알아봐야겠다,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다. 대체 왜? 라고 묻는다면 너무 어려워서 도통 나는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아서가 가장 큰 이유였고 두 번째는 니체를 모르고 살아왔던 나의 삶이 그다지 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굳이 난해하다고 평정이 나있는 그를 알아보고자, 니체의 책을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 있어 보이는 홍보용의 선택이 아닌 과감히 비켜갈 수만 있다면 비켜가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내 생에 절대 들어올 일 없을 것만 같던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는 칼럼을 통해서 성큼 내 자리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작품 중 그 어느 것보다 독보적이면서도 인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라 당당히 말하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몽매한 군중들에게 초인이 되어 니체 자신의 목소리를 차라투스트라를 통해서 주창하고 있다.

신은 죽었다! 라고 이야기 하는 그를 보면서 사람들은 소크라테스가 젊은 사람들을 선동하여 위험에 빠지는 것처럼 차라투스트라 역시 이상한, 제 정신이 아닌 광기 어린 사람으로 치부하여 그 마을을 떠나기를 종용하게 된다.

니체의 저술의 목표는 위에 인용된 소크라테스의 목표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종류의 것이다. 니체와 소크라테스는 매우 독특한 사상가였으며, 그들 주위 사람들의 삶을 도덕적으로 변화시키고자 갖은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그들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소크라테스는 일상을 끊임없이 토론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그것이 오늘날 철학이 다루고 있는 본질적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반면에 니체가 추상적이고 철학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것을 독자에게 툭 던지기 위해서이다. 그것이 독자의 삶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기 방법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본문

갑자기 신이 죽었다, 라고 이야기하는 니체를 어떻게 이해해야만 할까. 그 동안은 나와 상관없는 그였다만 몇 십 페이지에 할당하는 칼럼을 보고나니 나는 그 칼럼을 독식하는 것에 모자라 그의 작품을 직접 마주하고 이해해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는 책과 그와 함께 읽으면 좋다는 해설서까지 총 3권을 안고서는 그 전에 니체의 전반적인 관념을 알아보고자 이 책을 마주하고 있었다.

니 체했니? 라는 농담조로 시작하는 서문은 진실로 뒤 이야기들이 녹록치 않음을 알려주는 개시와 같은 말이었다. 니체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보고자 읽어 내려가는 동안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부분과 니체의 작품을 한 번이라도 읽고서 이 책을 마주했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회의감마저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니체의 종잡을 수 없고 또 비논리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모순적인 내용들이 수두룩하기에 여전히 그의 이야기는 현재까지도 해석에 난항을 겪었다는 그 부분을 과감히 포기하고서 문학 안에서의 니체로 한정하여 작품 안의 니체만을 바라보려 했다는 것이다.

니체는 개별적 인물이 자신을 아름답게 형성해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글쓰기를 이용했다. 그러한 개인은 도덕을 넘어서면서도 도덕적으로도 흠이 없는 인물로서, 그것은 작품의 창조자로서 니체였다. 본문

문학으로만 포커스를 맞추어 바라보는 니체는 그 역시도 만만치가 않은 과정이었다. 이 모습이 진실인 듯 하면서도 다음 페이지에 넘어가면 또 다른 모습의 니체가 문장 속에 녹아있기에 대체 어떻게 그의 작품을 이해해야 하는지로 난항을 겪으며 페이지마다 지체하는 시간이 점차 늘어가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네하마스가 니체의 문장들을 이해하고 풀어내는데 있어서 그 스스로가 하나의 논점을 가지고서 통일된 시작으로 마주보려 했다는 것이다.

작가를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책을 읽는 다는 니체의 말마따나 나는 그가 가장 두려워했다는 독자로부터의 무관심에서 벗어나 그를 알려고 노력하고자 하는 모습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다원주의 원근법적인 접근이나 영겁회귀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100%는 아니겠지만 이해하려 이것 저것 찾아보기도 하고 들춰보기도 하며 꽤나 공을 들여 읽은 책이다.

그것은 철저하게 나 자신이다. 비틀거리면서, 일어나면서, 일어나는 자, 단련하는 자, 그리고 엄격하게 극기하는 자. 그것이 일찍이 자신에게 지금의 네가 되어라 라고 가르쳤다본문

문학으로서 그의 삶을 판단해 보노라면 그는 그가 바라는 대로 영겁회귀를 누리고 있다. 그가 떠난 지는 오래 되었음에도 작품들을 통해 그는 계속 이 곳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역시 니체, 라는 한탄이 나올 정도로 내게는 쉬운 책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이 걸려서라도 이 책을 읽어봤으니 이제는 니체를 마주하는데 있어 장벽이 조금 더 낮아지는 것은 아닐까, 라는 소소한 위로와 함께 이제는 정말 니체를 만나러, 차라투스트라를 마주해 봐야겠다는 의지와 용기가 생긴다.

독서 기간 : 2013.04.0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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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누아르와 나 예술가와 나
밀라 보탕 글.그림, 이상미 옮김 / 한림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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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빛에 따라 변하는 모습들을 자유로이 그렸다는 르누아르. 그의 이름은 몇 번 들어보기는 했으나 내겐 인상파 하면 모네가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누구인지, 어떠한 그림들을 그렸는지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 싶었다.

자연에서 보이는 순간적인 모습들을 화폭에 담았다는 인상파 화가들에게 있어 빛은 신비로운 존재였을 것이다. 동일한 사물 혹은 사람이라고 해도 빛이 있는지, 어느 정도의 강도인지, 어느 방향에서 드리우는 것인지 등에 따라 보여지는 모습은 천차만별이 되니 말이다. 동일한 나뭇잎이라고 해도 햇살이 드리우는 쪽은 조금 더 밝고 영롱한 초록색을 띄게 된다. 빛을 한 웅큼 담고 있는 나뭇잎은 딱 초록색이다, 라고 말하기에는 그 안에 수 많은 색이 담겨 있기에 아마도 인상파 화가들은 그 순간을 초점에 맞춰 자신의 눈에 투영된 순간을 캔버스에 담고자 했다.

누구보다 반짝반짝 빛이 나도록 그린 화가가 바로 르누아르입니다!

우리는 르누아르를 빛의 친구, 행복의 화가라고 부르지요.

물감을 살 수조차 없는 어려운 시절에도 이렇게 말했어요.

끼니를 거르는 때가 많지만, 그래도 나는 행복하네.” 라고 말이죠 본문

밝은 색채의 대가라는 수식어만큼이나 그는 캔버스 앞에서 자유로이 움직였다. 하나하나의 붓 터치를 통해 색채가 뒤범벅되어 버린 듯 하지만 조금만 멀리서 바라보게 되면 그의 그림은 하나의 작품으로 또 하나의 풍경이 되어 살아난다.

그의 그림 안에서 흰색 물감은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마법의 색으로 변신하게 된다. 위 아래 그림 모두 흰색은 흘러내리고 있는 시원한 냇가의 물결을 표현하고 있으며 때로는 잔디, 때로는 꽃으로 표현되고 또 부산히 움직이고 있는 그녀들의 치마자락 사이의 주름을 표현하기 위해서도 나타난다.


특히 야외에서 보는 자연의 풍경은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주었죠. 때마침 화학자들이 튜브에 담긴 물감을 발명했어요. 덕분에 젊은 화가들은 훨씬 쉽게 물감을 가지고 나가 야외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답니다. –본문

꽃은 흰색의 꽃이 있기에 그렇게 표현 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잔디와 물결, 치마의 주름마저도 흰색으로 표현하고 있는 그림을 보고 있으면 흰색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가 아닌 그림 안에서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라서 어색해 보이지가 않는다. 심지어 이 책에서 이 부분들이 흰색으로 표현되었다는 말이 없었다면 그냥 그대로 그림을 보고 넘어갈 뻔 했으니 말이다. 아마도 이 그림은 르누아르의 눈을 통해 비쳐진 여인들이 빨래 하는 그 장면이 그의 손을 통해서 다시 살아나 나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기 마치 그가 그 순간을 보듯이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풍경화 보다는 인물화에 더욱 애착이 간다. 화면 가득한 인물들의 그림을 보면 아늑하면서도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아마도 르누아르는 캔버스 안 모델들을 모두 사랑했기에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피아노 앞에서 악보를 보고 있는 두 소녀를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그들의 대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여러 장의 그림을 만나는 동안, 작품 명을 알 수가 없어서 아쉽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맨 마지막 장에 이 책 안의 모든 그림에 대한 작품명 및 현재 전시 혹은 보관되어 있는 곳에 대해 기록되어 있다. 30분 여 만에 금방 읽을 수 있는 두께라 부담 없이, 편안하게 르누아르를 만나는 동안 그의 그림 속에 폭 빠진 듯 하다. 경계 선이 없음에도 구분되는 그림 속 인물 및 풍경들과 같이 이 책 이외의 그의 작품들을 만난다고 해도 그의 그림이라 지레짐작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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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 지금의 '나'로 더 행복한 인생을 사는 지혜
마스노 슌묘 지음, 황미숙 옮김 / 라이프맵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몇 살 때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어릴 때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했었다. 어른이 되면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초능력 같은 힘이 생기는 거라 믿고 있었다. 그래서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리다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나도 이제 어른이라서 다 알아요, 라고 당당히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이제 그 누가 봐도 어른이라고 불리는 나이가 되어 보니 알게 된다. 어른이라고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구나 라고 말이다. 무엇을 하든 처음이 있기 마련이고 어른들도 항상 처음인 것들이 수두룩하기에 실수투성이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하나씩 배우면서 실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피할 수 있다면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여정에서는 모든 것이 처음 하는 것들뿐입니다. 인생을 두 번 세 번 경험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생인 것입니다. (중략)

첫 경험이니 처음부터 모든 것이 원활할 리는 만무하겠지요.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실패를 반복하면서 처음 하는 일을 해나갑니다.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에는 또 처음으로 죽음을 맞이하지요. 이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본문

둘 이상만 모이면 하게 되는 타인에 대한 평가. 누구는 어떻다더라, 그 사람 성격은 어떤 것 같더라 등 피상적인 조각들을 모아서 우리는 타인을 평가하고 으레 사람들을 내가 하는 한도 내에서 구분하고서 판단하게 된다. 한 때 만나기만 하면 무슨 혈액형이세요? 라고 물으며 혈액형 하나로 마주한 사람의 기본적인 성향을 판단하고 그럴 것이라 구분 짓는 것처럼 우리는 불필요한 과정과 쓸데없는 판단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

선인과 악인이라는 이분된 표현이 있습니다. 하지만 선에는 이런 사고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은 선하게 태어나는 까닭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악한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아름답고 새하얀 마음으로 이 세상에 나옵니다. (중략)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라고 단정 짓습니다. 그런데 어떤 기준으로 사람의 선악을 정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소문이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 등이 큰 영향을 미칠 것 입니다. 색안경을 낀 채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지요. -본문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처럼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 여정이라는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들어왔지만 오늘도 하나라도 더 소유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것만을 위해 수직으로 상승하기만을 고대하며 살고 있다. 연봉이 더 오르기를, 더 빨리 승진하기를 등등 처음에는 취업만 하면 그 어느 것도 바랄게 없겠다, 싶었던 초심은 애초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그러들었고 손에 갈퀴가 달린 것 마냥 더 많은 것을 가지기 만을 바라고 있다. 아직 젊음이라는 기반이 있으니 이 정도의 욕심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라며 이러한 내 모습에 합리화를 시키기도 하지만 그만큼 내 자신에게 여유도 사라지게 되어 매일이 조급한 것도 사실이다. 왜 나는 나의 인생 안에서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매일 누군가에게 쫓기듯이 하루를 보내야 하는 것일까?

혜능선사의 이 말씀 외에 또 다른 선어도 있습니다. 바로 무일물중무진장입니다. 인간은 본래 무일물로 태어났지만 또 동시에 무진장으로 넓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습니다. 무진장의 가능성이란 사회적인 지위나 재산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나 행복한 인생이 펼쳐질 수 있는가를 뜻하지요.

잊지 마십시오.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마음만이 저 세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것입니다. –본문

아마 시간이 지나면 또 이 책 속의 가르침들을 잊고서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나아가야 한다며 내 자신을 혹사시키고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힘들지, 왜 나는 안 되는 걸까, 하며 책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보다 더 잘나가는 이들을 보며 질투를 하기도 할 것이고 내가 서 있는 곳의 모든 것들을 갈아치우고 싶은 심정으로 울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 책을 꺼내 들고 산책을 가봐야겠다. 지금도 그랬듯이 잠깐이라도 내 어깨를 짓누르던 것들을 이 책 안에 털어 놓고는 한결 가볍게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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