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인간을 읽다 - 마음을 들여다보는 20가지 뇌과학 이야기 It's Science 1
마이클 코벌리스 지음, 김미선 옮김 / 반니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여전히 심리학 하면 어떠한 행동에 대한 기저 의식에, 그러니까 마음에 대한 변화를 알아내는 학문이라 생각이 된다.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라는 국어사전적 의미의 마음에 대한 정의를 보고 나면 더욱 심리학이란 학문은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미지의 세계인 듯 하다.

마음의 개념은 사실상 폐기되고 그 자리를 행동으로 대신했다. 인간과 동물의 실제행동은 직접 관찰할 수 있으므로 측정할 수도 있고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행동주의자들은 인간과 다른 동물들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심리학 실험실을 쥐들로 가득 채웠다. –P 9

그래서인지 과거의 심리학들은 인간의 행태, 선택에 대한 결과를 가지고서 그 근원을 찾으려 노력했다. 왜 이러한 행동을 했는지, 무엇이 그들을 이런 선택으로 이끌었는지에 대해 결과를 통해 원인을 추론하는 것이었다면 현대의 과학 발전으로 인해 말미암아 그 원인이라고 하는 뇌 과학에 대해 발견하고 그에 대한 관찰과 실험을 반복하면서 심리학을 뇌와의 관계에 대해서 보는 새로운 시도들로 그 이전과는 다른 심리학의 지평을 열게 된다.

동물의 왕국에서 인간의 뇌가 가장 크지는 않겠지만 이로써 우리 인간이 뇌의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P 11

부제와 같이 마음을 들여다보는 20가지 뇌과학과 같이 심리학, 그러니까 인간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을 뇌를 기반으로 하여 관찰한 내용이다. 심리학에 왠 과학? 이라는 의문과 그래서 어려운 거 아닐까? 라는 걱정은 고이 접어 두길 바란다. 생각보다 유쾌하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가 진행되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처음의 도입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이 세상을 지배하고 군림한다고 믿으며 지구 상 그 어느 개체들보다 뛰어나다는 인간은 대체 무엇을 믿고서 이토록 거만한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관한 내용이다.

우리는 인간이 다른 모든 동물보다 똑똑하다고, 그리고 어느 ㅇ니정 많은 신이 인간에게 아마도 유일무이하게 축복을 내렸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가 전 지구적 위계의 꼭대기에 있다는 안락감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 느낌이 우리가 다른 동물들을 다루는 방식을 너무 쉽게 정당화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을 먹고, 스포츠를 위해 그들을 죽이고, 그들의 젖을 마시고, 그들의 가죽을 입고, 그들의 등에 타고, 그들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그들을 동물원에 가두고, 우리 계산에 맞추어 그들을 번식시킨다. –P17

왜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것일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행하는 거만한 위의 행위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왜 인간은 잔인하면서도 야비한 선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그 근본적인 심리학적 물음에 대해 뇌를 근거로 해서 설명하고 있다. 바로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뇌가 발달되었으며 그 뇌의 차이가 인간을 자연계의 피라미드 속 가장 꼭대기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동물과 인간과의 차이 중 하나는 언어의 사용에 있을 것이다. 동물들에게도 그들의 언어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 범위는 한정적이고 인간의 언어는 유동적이면서도 번식 능력처럼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으니 언어는 유인원에 속하는 인간을 으뜸이라 칭송하게 하는 근원이 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기 이전에 손짓으로 언어의 역할을 대신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보통은 그림이나 사물을 통해서 표현했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언어를 손짓으로 표현했을 것이다, 라는 이 기본적인 생각들에 대해서 왜 그 동안 한번도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는지에 읽는 동안에도 사고의 틀을 깨지 못하고 항상 머물러만 있는 내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찌되었건 저자의 말대로 손짓 이론 이후 언어가 나타나게 되면서 인간의 손은 자유로워졌으며 그 자유로움은 인간사에 있어 위대한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

도구의 발달과 더불어 뇌의 크기도 극적으로 커졌다. 이러한 발전들이 아마도 더 정교한 집단 구조와 복잡한 의사소통의 출현을 예고했을 것이고, 언어에서 복잡한 문법과 무한한 의미 생성 능력을 갖추며 절정을 이루었을 것이다. –P35

이처럼 그 어느 동물보다도 위대한 인간의 뇌는 종종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을 만드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나는 가만히 있는다고 하더라도 주변에서는 나의 감각을 일깨우는 수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지금 모니터를 보며 서평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들은 전화를 받고 출입문을 왔다 갔다 하고 있으며 또 누군가는 정수기 앞에서 차를 타고 있다. 이것들 역시 내가 의식적으로 찾아보고자 하는 의도에 의해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서 나의 눈은 모니터를 향하고 있는 듯 하지만 모니터 너머의 다른 장면들을 바라보고는 있으나 나에게 인지시켜 주지 못한다. 바로주의효과 때문이다.

우리는 당황스러울 만큼 복잡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우리의 감각들은 끊임없이 희롱하는 모습, 소리, 냄새, , 촉감 모두를 알아차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뇌는 세계의 일부 측면만 선별해 정신적으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무시하도록 진화했다. 그 과정을 우리는주의라고 한다. –P47

또한 인간은 자신의 기억을 왜곡시키고 변형시키며 때로는 창조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동물들과는 언어라는 장벽의 한계가 있기에 그 동물들도 우리와 같이 기억의 왜곡이 빈번히 발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는 항상 이러한 기억의 변형 속에서 그것이 진실이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기억은 2가지로 나뉘어서 분리되어 볼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기억이란 보통 우리의 사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일화에 대한 기억을 의미한다. 이를 일화기억이라고 하며 의미기억과는 구분된다. 의미기억이란웰링턴은 뉴질랜드 수도다.’ ‘설탕의 맛은 달다.’와 같은, 세계에 관한 지속되는 사실들에 대한 기억이다. –P99

이러한 기억에 대한 놀라운 사실은 인간이 기억을 왜곡시키는 것을 넘어 알츠하이머 병을 앓게 되는 경우 의미기억은 훼손되지만 일화기억들에 대한 잔상은 건드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동일한 기억이라는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알츠하이머를 앓던 외할머니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잃어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새벽에는 잠을 자고 대게 아침부터 사람들이 활동을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잊어버리시고 언제나 나를 찾으셨다. 그 당시에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별 달리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알츠하이머의 증상이려니 했으나 이 책을 읽는 동안 기억에 대한 뇌의 인식이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지? 에 대한 호기심이 계속 일게 된다.

심리학 관련 책들을 읽게 되면 마주하게 되는 거울 뉴런현상에서부터 거짓말에는 매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면서 허풍에 대해서는 관대한 인간의 묘한 현상들까지 뇌를 들여다보면서 이전의 다른 심리학 책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심리학을 단순히 행동이 아닌 그 행동들을 이끄는 근원이 무엇인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뇌와 그 상관관계에 대해 즐겁게 알아 볼 수 있는 책이다.

아르's 추천목록

새로운 무의식 /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저

독서 기간 : 2013.04.30 ~ 05.01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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