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의 침묵 - 불가능한 고백, 불면의 글쓰기
김운하 지음 / 한권의책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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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2013년 읽었던 책 중 기억에 남는 책 중 하나로 꼽는 김운하작가님의 <카프카의 서재> 이후 <릴케의 침묵>이란 신간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에 이유 불문하고 이 책은 바로 읽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프카의 서재>는 주변 이들에게도 추천해 마다하지 않는 책이었거니와 개인적으로도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한 권의 책을 통해 인간의 할 수 있는 생각이 어디까지 펼쳐질 수 있는지에 대한 벅찬 감동을 느꼈던 이이기에 <릴케의 침묵> 이 책은 어떠할지 너무도 설렘을 안고 펼쳐 보기 시작했다.

<카프카의 서재>가 책을 통해 저자의 깊은 상념들에 대한 보고서였다면 <릴케의 침묵>은 책을 통해서 느꼈던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생각과 일상 생활 속에 접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카프카의 서재는 그만의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면 이 책은 조금 더 가까우면서도 나의 치부를 드러내게 하는 시간이었다.

불면의 글쓰기, 그것은 불가능한 고백의 언어가 비끄러매어진 침북이다.

이 책은 그런 불가능한 고백들과 침묵하는 불면의 글쓰기로 구축되어 있다. 사유하는 존재인 우리는 모두 부재하는 기원을 찾아 방황하고, 그러한 방황 속에서 사라져가는 누군가들이지만, 시간이 오로지 우리가 빚어내는 삶의 이야기 속에, 사유하는 언어의 화폭 속에 닻을 내린다. -본문

책을 읽고 나서 수 많은 리뷰를 남기는 동안, 그저 한 권의 책을 읽고 나서 의무적으로 기록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써 내려갔던 지난 기록들에 대해서 별 다른 생각들을 해본 적이 없다. 화려한 미사여구가 가득한 문장들에서 번지르르한 윤기가 도는 것으로 보여 문장마다 길이를 늘려가며 계속된 수식어를 사용했으며 그렇게 써내려 간 리뷰가 어느 정도의 길이가 되면 그것으로 만족할 뿐, 그 이후 내 글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감들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니, 사실 리뷰를 쓰는 그 와중에도 그러한 생각들을 해본 적이 없다. 그저 분량에 대한 고민만 해 보았을 뿐 나는 내 글에 대한 어떠한 고민이나 상념에 빠져본 적이 없다. 그저 써내려 가는 것이다. 그 안에 내가 담겨 있다는 생각도 나를 대변하는 것이란 고민도 없이 나는 무념무상의 자세로 키보드 자판을 써내려 간 것이다

'글쓰기'에서 우리말 ''의 어원은 두 가지로 추정된다. 선을 긋는 것의 '()', 그리고 ''. 글쓰기는 선을 긋는 행위 혹은 선을 극기 위해 붓이나 펜을 움켜잡은 손이다. 종이가 비싸고 귀하던 시절, 가난하기 그지없던 옛 선비들이 단 하나의 문장을 쓸 때도 얼마나 심사숙고 하였던가를 생각하면 내 손이 몹시 부끄러워진다. 내가 하얀 백지 앞에서 그토록 망설이고 주저했던 것은 그런 두려움과 부끄러움 때문이다.-본문

죽음 이후 뼈에 새겨진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새긴 이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 다시 지금의 우리 앞에 마주하고 있다.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사람은 사라져도 남아 있는 글을 보면서 나는 현재의 이 순간,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긴장을 하게 되는 듯 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아름다운 글들은 사라지고 있다. 자신을 잃은 글들이 난무하며 무엇을 향해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잃은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떨리는 사랑의 이야기를 가득 담았던 그 찬란했던 순간들이 가고 이제는 무의미한 시간들만 가득한 이 숨막힐 공간의 공포를 저자는 토로하고 있다.

수컷 공작의 아름다운 깃털이 없는 인간에게는 오직 낭만적인 꿈을 화려한 깃털의 대체물로 가질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있어 한 권의 책과 편지는 유혹적으로 펼쳐진 공작의 깃털과 같다. 그러나 그 아름답던 수 많은 책과 편지들은 어디로 갔는가. 둔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른 채 떨리는 손으로 편지 겉봉투를 자르던 그 순간들은 어디로 갔는가. -본문

무의미하게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듯 어느새 무의미한 문장들을 이어가는 나를 보면서, 그의 조근조근 내뱉는 독설처럼이나 따끔거리는 조언들로 하여금 나름대로의 반성을 하게 된다. 한 줄의 문장이 마침표만으로 완성되는 줄만 알았던 글에 대하여 앞으로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에 대한 곰곰이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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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서재 / 김운하저

 

 

 

독서 기간 : 2013.12.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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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가지 기본 상황으로 익히는 영어 쉽게 말하기 - 골라쓰는 재미가 있는 실제상황 리얼토크!!
SY 컨텐츠 개발팀 엮음 / 삼영서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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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때부터 듣기 시험을 볼 때면 모든 힘을 귀에 집중해서 들어도 언제나 그들이 하는 문장은 뇌리에 각인될 새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토익을 공부하고 회사에 입사한 이후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길 바랐지만, 현실은 매일 주고받는 메일부터 시작해서 긴급 상황일 때는 전화로 그들에게 끊임없이 요청하고 일을 처리해 줄 것을 부탁해야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전화를 끊고 나면 항상 어떤 아쉬움이 몰려들곤 한다. , 이렇게 이야기하면 더 좋았을 것을, 이라는 후회가 밀려들었고 이 변하지 않는 이야기를 입사를 한 이후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 and you? 라는 문장이 영어의 시작인 듯 당시 이 문장만을 달달 외웠던 부작용인지 어떠한 문장에 대한 반응은 이미 각인되어 있다. 한편 희한하게도 상대방이 Thank you 라고 이야기를 하면 You're welcome이 아닌 똑같이 Thank you를 반복하는 것을 보면 이게 습관인 건가 하는 혼자만의 상념에 또 빠져있곤 하다.

 

기본적인 것들만, 완벽하지 않다 하더라도 조금 더 다양한 방법들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정형화되어 있는, 아니 깨지지 않는 그 틀 안에서의 옹알이가 아닌 창의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모국어인 한글이 아닌 영어로 말이다.


It's too expensive! 로만 아마 평생 사는 동안 이야기할 것만 같은 너무 비쌉니다, 라는 표현이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다. 의미만 통하면 되지, 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영어에도 나름의 표현에 따른 느낌이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언어도 같은 말이라도 다양하게 표현 될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 말이다. 이것이 기본적인 영어와 고급스런 영어의 차이가 아닐까, 라는 개인적인 견해를 안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다양한 문장들을 통해 영어의 표현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It's too expensive! 로만 아마 평생 사는 동안 이야기할 것만 같은 너무 비쌉니다, 라는 표현이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다. 의미만 통하면 되지, 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영어에도 나름의 표현에 따른 느낌이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언어도 같은 말이라도 다양하게 표현 될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 말이다. 이것이 기본적인 영어와 고급스런 영어의 차이가 아닐까, 라는 개인적인 견해를 안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다양한 문장들을 통해 영어의 표현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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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이 뚫리는 3단어 법칙 / 강수경저.

 

 

 

독서 기간 : 2013.12.16 ~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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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드로잉 노트 : 여행 그리기 이지 드로잉 노트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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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 준비하는 과정의 설렘을 안고서는 이 책을 마주했다. 사실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거나 풍경에 심취해 빠져있거나 때론 저녁에 혼자 누워 메모를 끄적거린 적은 있었다지만 여행을 그린적은 단 한 번도 없는 듯 하다. 그래서일까.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여행을 그림으로 담다, 라는 이 책은 낭만적인 상상과 더불어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봄직한 것들이기에 손에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괜히 설렜다.

 그림에 대해 특별한 능력이 없기에 빈 도화지를 마주하면 언제나 막막함이 먼저 밀려들곤 했다. 내 눈에 담긴 이 아름다운 풍경을 굳이 내 손으로 어설프게 남기기 보다는 사진에 담는 것이 일상이었다면, 이 책 속의 소소하지만 꽤나 강력한 팁은 어서 빨리 나아가 그림을 한 장이라도 그려보고 싶게 한다.

지금부터 초보자가 알아야 할 여행 스케치의 세가지 노하우를 소개한다.

첫째, 실내 스케치부터 시작할 것!

둘째, 3분을 넘기지 말 것!

셋째, 미완성을 미완성으로 남길 것! –본문

 어찌되었건 시작했다면 제대로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기에 첫 술에라도 배부르기 바라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스케치는 어느 새 검은 얼룩과 선들만 자욱한 것이 되기 일쑤이고 간단히 그려보겠다는 바람은 시간을 잠식하여 나를 되려 괴롭히는 형상이 되고 만다. 즐거운 여행길에 잠시 휴식과 같은 스케치를 꿈꾸며 편 여백이 오히려 나를 잠식시키는 원인이 되어서는 안되기에 저자는 철저히 상기 3가지 원칙을 지킬 것을 일러주고 있다.


 여러 형태의 직육면체를 그리는 것에서부터 곡선이 담긴 가지를 그리고 지붕과 집을 채우는 연습을 하면서 그린 다는 것에 부담보다는 재미를 배우게 된다.

 특히나 저자가 나무를 가지로 일년 내내 드로잉 한 부분의 이야기는 읽을수록 따스함이 느껴지면서 언젠가는 한 번 꼭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처음 몇 주는 그리기가 지겨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나무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고 여름에서 가을로,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뀌면서 변해가는 나무의 모습에서 야릇한 연민의 정까지 느끼게 되었다. 강좌가 끝난 뒤에도 나는 이따금 그 나무를 찾아 스케치를 하였고, 이른 봄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파릇파릇 맑은 연둣빛 새순이 돋아나는 모습을 그릴 때에는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가슴이 벅차 오르기도 했다. –본문


  

얼마나 잘 그리느냐의 결과가 아닌 내가 어떠한 사물이든 풍경을 바라보고 내 손으로 그리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자세히 그것을 바라보고 그리기 위한 시간들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때는 몰랐던 부분들도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 책을 보며 여기저기 연습장에 그림을 그리면서 잘 그리기 보다는 이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순간들이 그저 좋았던 것 같다. 잠시 동안의 여유를 안게 하는 이 스케치를 평소에도 종종 시도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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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여행을 권함 / 김한민저

 

  

 

독서 기간 :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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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정요, 부족함을 안다는 것 Wisdom Classic 10
신동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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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모두 가진 자라면 그 무엇이 두려울까. 내 말이 곧 법이고 내 말에 따라 모든 것이 이뤄질 지어니 그 누구의 이야기도 들리지 않고 오롯이 내가 원하는 대로만, 마치 마법의 막대기를 얻은 듯 모든 것을 내 손 안에 호령하게 될 것이다.

그저 상상만으로도 지긋한 웃음이 절로 일어나는 이 달콤한 바람이 현실이 된다면 어떠할까.

상상이 아닌 이 모든 것이 현실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으니, 한때를 호령했던 당태종을 이 책 안에서 만나보았다.

황제라는 즉위를 안고 오른 당태종. 물론 그 자리를 차지 하기까지는 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피바람이 몰아치는 순간을 지나 새로운 세상의 집권에 앉은 그를 보노라면 그 광기 어린 듯한 권력에 대한 욕망을 가졌던 이와는 또 다른 사람인 듯한 모습이었다.

방현령은 "창업이 더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나 위징은 "수성이 더 어렵다"고 반박했다. 창업은 난세에 백성의 지지를 얻는 일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수성은 군주가 창업 이후 교만하고 방자해져 백성과 괴리되기 십상이므로 더 힘들다는게 논지였다. -본문

세상을 자신의 발 아래 두고 있는 그 느낌은 어떠한 것일까. 오로지 자신 뿐이라는 우월감에 빠져있을 법도 하지만 태종은 '그 이후'에 더욱 자신을 채근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세민은 당시 황제의 오를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의 위로는 이미 태자였던 이건성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이연은 이건성을 자신의 뒤를 이어 보위를 이어가게 할 참이었다. 이미 정해져 있는 틀 안에서 이세민은 계속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고 그리하여 결국 그는 당의 태종으로 자리하게 된다. 1장에서는 그가 생사를 걸며 새로운 나라를 진두지휘하기까지의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유심히 본 부분은 1장을 넘어서 이세민이 당 태종으로서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였는데 그저 반란과 같이 세상을 자신을 것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스치고 있을 즈음 2장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을 가히 세상을 제 것으로 만들 만한 재목이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구나, 라는 깊은 상념에 빠지게 한다.

세상을 향한 모든 눈과 귀를 열어 인재를 끌어 모았다는 당태종은 이건성의 참모였던 위징을 자신의 사람으로 등용하게 된다. 이건성의 참모였다는 것은 지금의 자신의 자리를 꿰차기 위해 서로 상대편에 있던 사람이었다. 때로는 당태종의 목을 죄는 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당태종은 위징을 기꺼이 자신의 품에 안게 된다.

<춘추좌전>에 말하기를 '인재를 천거할 때 안으로는 친척을 피하지 않고, 밖으로는 원수를 피하지 않는다'고 했소. 실로 현능한 인재라면 친척과 원수도 피하지 말고 천거하면 되오. 가히 탁용할 만한 인재라면 설령 자신의 자식이나 원수일지라도 천거할 수밖에 없는 것이오. -본문

주변 이들을 눈을 생각해서, 보여주기 위한 그저 정치적인 활동이 아닌 그는 진정으로 자신이 세운 나라에 애정이 가득한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자가 스스로 머리를 굽히고 자신의 오롯이 천하의 유일 무위한 존재가 아닌 이 모든 것이 백성을 통해서 얻은 것임을 알고 있기에 그는 오히려 그 곳에서 더욱 자신을 낮추고 있었다.

천하는 넓고 사람이 많아 온갖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오. 반드시 임기응변으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소. 어찌 하루에 처리하는 나라의 수만 가지 대사를 한 사람의 생각만으로 처리할 수 있겠소? 하루에 열 건의 일을 결단할 경우 절반가량은 사안의 핵심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소. -본문

지금 우리가 원하는 이 시대의 리더가 바로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가장 높은 곳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그를 그 자리에 있게 해주고 기반이 된 국민들을 먼저 생각해주는 바로 그런 리더 말이다. 귀를 닫고 눈을 닫고 자기 자신만의 판단을 기반으로 국정을 움직이는 것이 아닌, 소통을 통해 모든 이들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그런 리더를 이 책을 읽으며, 태종을 통해서 계속 바라보았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지만 인간은 익어갈 수록 점점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되나 보다. 그것이 권력이든 재력이든 무엇이든 힘을 얻는 순간 그 모든 것들이 초심을 잃게 되는 듯 하다.

시작할 때의 그 마음가짐을 가지고 자신을 지위를 가슴 속에 내려 놓은 후 함께 이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생각과 그 자리에 있는 자신이 완벽해서가 아닌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임을 아는 순간, 모두를 위한 태평성대가 오지 않을까.

정관정요을 읽어가는 동안 광장에서 촛불시위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울컥하는 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일까. 이 책 속의 당태종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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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사서 / 김원중저

 

독서 기간 : 2013.12.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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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진 교수의 소리로 읽는 세상
배명진.김명숙 지음 / 김영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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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자연스레 들리는 것들에 대한 행위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들을 해 본적이 없는 듯 하다. 듣기 싫은 소리라면 피해버리거나 소리의 근원을 없앤다거나 좋아하는 소리라면 그것들에 귀 기울이는 정도의 노력을 했다 뿐이지 소리자체에 관한 더 이상의 관심을 가져볼 생각이나 필요성 조차도 느껴본 적이 없다. 듣는다는 것에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였을까. 그 동안 한번도 들어본 적도 해본 적도 없는 질문을 이 책 속에서 처음 마주하게 되었다. 바로, 당신의 첫 소리는 무엇이었나요?” 라는 질문이었는데 매일 아침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것이 일상이기에 알람 소리?라고 문득 생각이 들었지만 이것은 하루의 시작이 아닌, 세상에 태어나 내가 기억하고 있는 최초의 소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과연 나에게 첫 소리는 무엇이었을까? 그토록 많은 시간 듣고, 듣는 것이 너무 익숙해진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나의 첫 소리가 도통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너무 익숙해서 그 존재 자체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기에 알고자 하는 노력도 없던 찰나에 밀려든 갑작스런 질문은 소리에 대한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사람에게는 오감이 있다. 그중에서 청각은 엄마 배속에 있을 때부터 갖게 되는 감각이고, 이 세상을 떠날 대에도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감각이다. 결국 소리는 우리가 생명을 갖게 되는 순간부터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며 평생을 함께 지내다가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산소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본문

 소리라는 것이 그저 들리는 무언가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안에는 에너지가 있다고 한다. 파장을 통해서 소리가 나는 것인데 그저 소리라고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었다. 미국 워싱턴 주에 있던 타코마 브리지의 사고를 보면 소리의 위력을 알 수 있는데 엄청난 토네이도를 견딜 수 있는 강도로 설계되었던 이 다리는 소리의 떨림 진동주기와 다리의 흔들림 주기가 일치되게 되면서 와장창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수십 톤에 육박하는 다리가, 그것도 바람의 세기 때문도 아닌 공명주기가 일치했다는 이유로 무너져 내렸다는 사건은, 아무리 과학을 알고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또한 1초 남짓의 소리가 녹음된 것으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잡은 것은 물론 북한에서 발사한 것이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이었는지에 대한 것 역시 소리를 분석함으로써 알아 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놀라웠던 점은 지난 육영수 여사의 사건에 대한 분석에 관한 결론이었는데, 이것은 그 동안 알고 있던 것들에 대한 대 반전과도 같은 것이었다.

 1974 8 15일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하기 위해 문세광이 쏜 총은 모두 네 발 이었고, 나머지 세 발은 경호원들의 총에서 발사되었다. 경호원들이 쏜 총소리는 네 번째, 여섯 번째, 일곱 번째였는데 이들 총소리를 분석한 결과 바로 네 번째로 쏜 총에 의해 육 여사가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본문

 사람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소리에 대한 호불호가 있듯이 나는 패스트푸드점에 놓여 있는 음료수 투입 기구의 소리를 끔찍하게 싫어한다. 일정 시간마다 찍찍하는 기계음도 아닌, 마찰음과 같은 소리를 들으면 온몸에 소름이 돋아 될 수 있으면 주문 하자마자 자리로 돌아오곤 하는데 이토록 소리에 대한 상대적인 반응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특히나 소음, 하면 공해와 같이 누구에게나 좋지 않은 소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일명 백색소음이라는 것은 좋은 소음이라고 한다. 소음이 좋을 수가 있나? 라는 막연한 편견이 들게 마련인데 이 백색소음이라는 것은 소음이라기 보다는 소리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백색소음이란 용어는 백색광에서 유래되었다. 백색광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7가지 무지개 빛깔로 나누어지듯 다양한 음높이의 소리를 합하면 넓은 음폭의 백색소음이 된다. (중략)

대표적인 백색소음으로는 비오는 소리, 폭포수 소리, 파도치는 소리, 시냇물 소리, 나뭇가지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 등이 있다. –본문

이토록 생각하는 것만으로 편안함을 불러일으키는 백색소음도 있는 반면 진정 우리가 생각하는 소음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은 요즘 들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층간소음이 그 중 하나였는데 옆집에서 들리는 소음이 아닌 층간의 소음만이 문제되는 것은 층간소음이 50헤르츠 이하의 저주파수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주파 소음은 귀뿐만 아니라 사람의 신체나 촉감을 자극하기 때문에 주로 머리나 가슴으로 느낀다고 한다. 실제로 남녀 10명에게 50헤르츠 이하의 저주파 소음을 10평의 실내에서 음압 80데시벨 크기로 5분 정도 들려주자 6명에게서 어지러움 증상이 나타났고, 그중 4명을 가슴울림을 호소했다. –본문

단순히 들리는 것이 소리라고만 인지하고 있었는데 이 듣는다는 그 현상은 무엇을 듣느냐에 따라서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동식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기도 하고 때로는 분노를 일으키기도 하는 소리에 대한 근본적인 현상들을 바라보면서 소리라는 것 자체에 이토록 많은 비밀이 담겨 있다는 것에 신기하기만 하다.

내가 하는 말은 내가 제일 먼저 듣는다는 책 속의 조언대로 이 작은 음파의 시작으로 세상이 좋은 소리로 가득하길 바라면서 좋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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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진 교수와 소리이야기』 / 배명진저

 

 

 

독서 기간 : 2013.12.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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