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백 개의 아시아 1~2 세트 - 전2권 - 아시아 대표 이야기 100선 아시아클래식
김남일.방현석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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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내려져 오는 이야기들만 해도 어마어마한 내용들이 있을 테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책을 읽기 시작한 요 근래에 들어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동양의 이야기들 보다는 서양의 이야기, 그러니까 그리스 신화라든지 서양의 고전을 읽는대만 심취해 있었지 도통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근접해 있는 국가들의 고전에 대해서는 들춰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

문화 사대주의는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안고 있었으면서도 그간 읽어온 책의 목록을 보면서 다분히 서양 문화에만 초점을 맞추어 읽어왔던 나의 독서 편력을 보면서, 이 기회에 내 스스로의 지난했던 족적을 뉘우치며 아시아의 이야기들도 알아봐야겠다, 는 반성을 안고서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기대한다. <백개의 아시아>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길들여진 세계관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를, 우리가 얼마나 울찰한 정신의 숲에서 살아왔는가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기를-본문

부모에게서 버림 받았던 바리공주가 자신의 부모를 살리기 위해 저승까지 찾아가 부모를 살리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설화의 시작이 바로 망자 천도 굿에 의해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텍스트로서의 전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이야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근원은 물론이고 비슷한 이야기들은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가 현재의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 이야기를 타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쫓다보면 생각보다 방대한 내용들을 마주하게 된다.

바리공주가 씻김을 통해 죽은 자와 산 자의 원한과 상처를 쓰다듬는 역할을 자청했기 때문이다. 설화는 이 과정에서 가부장제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흠집을 내고 때로는 이를 통렬하게 전복시킨다. 예컨데 이제 구원의 힘은 '나라에 은혜와 신세진 것 없이 '버림 받은 곳에서 나온다는 것. 다시 말해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 다수가 아니라 소수에, 남서이 아니라 여성에 오히려 구원의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본문

버마에서는 4개의 꼭두각시 인형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이 이야기는 시간이 흘러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함에 따라 관념이 변한다고 해도 변화없이 적용가능한, 삶의 지혜이자 지혜가 담겨져 있는 이야기였다. 지혜 덕분에 호랑이를 피해 목숨을 거둘 수 있었고 자연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부를 축적하게 되고 그리하여 상인으로서 그야말로 성공한 인물이 되지만 그에게는 아무리 해도 웃지 않는 말라 때문에 걱정이 점점 쌓여만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아직 희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꼭두각시 인형 2개가 더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을 상징하는 마지막 꼭두각시 '성스러운 은자'에게 자문을 구했다. '성스러운 은자'는 아웅에게 진정한 행복은 재물이 아니라 그 재물로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제야 아웅은 아버지가 지식과 힘은 오직 지혜와 선으로 써야 한다고 말한 것을 기억해냈다. -본문

특히나 남성 위주의 이야기들을 넘어선 여성들이 주인공이 된 이야기들도 풍성하게 담겨 있는데 베트남에서는 쉬이 만나볼 수 있는 쫑자매의 이야기는 단순히 이야기를 넘어 그들의 이름이 도시 곧곧에 거리 이름으로 붙여져 있어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간직해 있다고 한다. 또한 인도네시아에는 쌀의 여신 데리 스리가 베트남의 쫑자매와 같이 사람들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주식인 쌀을 가져다 준 여신으로서 삶의 풍요는 물론이거니와 그들의 번영을 가져다 준 장본인이기에 그녀를 의미하는 뱀을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귀이 여긴다고 한다.

발리와 순다 지방에서도 데위 스리를 위한 특별한 축제가 거행된다. 야자 잎이나 진흙, 나무 등으로 조각을 만들어 논이나 집 안에 두고 풍작을 비는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데위 스리는 워낙 인도네시아인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아주 다양한 내용으로 전승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문

그저 전해지는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이야기는 현재의 우리 삶에 우리가 모르는 지금까지도 깊숙히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아시아라는 이름 하에 함께 하고 있는 나라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100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만큼이나 그 안에 담긴 가르침은 물론 지식 또한 곁들어 배울 수 있다. 백개의 아시아를 쫓다보면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천개의 등불이 이야기를 타고 넘실거리듯 이 책을 시작으로 우리가 속해 있는 아시아에 대해 조금더 알고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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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이야기 보따리』 / 김기태, 서행정저

독서 기간 : 2014.02.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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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안녕? - 자폐증 천재 아들의 꿈을 되찾아준 엄마의 희망 수업
크리스틴 바넷 지음, 이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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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보아 IQ가 높은 아이의 주인공이 바로 제이콥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면 그 아이가 바로 자폐증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왠지 모르게 애잔함이 밀려들어왔다.

 

 

 

미래의 노벨상 후로로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천체물리학자로서의 제이콥이기 이전에 한 부모의 아들이자 평범한 아이이기를 바랐던 부모에게 내려진 '자폐증'이라는 진단은 이들에게 오늘의 밝은 미래가 도래하기까지, 그야말로 암흑과도 같은 나날이 아니었을까? 그 누구라고 현재는 부러워할 그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과연 그들은 어떠한 길을 걸어왔었던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제이콥의 엄마이자 이 책의 저자인 그녀는 어떻게 그녀 앞에 닥친 시련들을 이겨왔는지에 대한 삶에 대한 자세를 배워보고자, 담담히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우리가 그런 암훌한 상황에서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아울러 비범한 아들을 둔 어머니가 걸어온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게는 부모가 마음을 열고 모든 아이들의 진정한 잠재력을 찾아내는 법을 배울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놀라운 가능성과 희망의 힘에 관한 이야기기도 하다. -본문

 

 

책을 읽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서 이미 나는 이들의 현재라는 결과를 다 알고 그들이 행보를 답습해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현재의 나보다도 어린 그녀가 겪었을 아픔의 시작에서부터 왠지 모르게 울컥함이 밀려든다. 아이가 없는 현재의 나로서는 그녀가 마주했던 현실들을 오롯이 이해했다 할 수는 없었지만, 어찌되었건 그녀는 엄마라는 그 위대한 힘으로 이 고비들을, 그녀 스스로 넘어가고 있었다는 것에서, 그리고 그것이 지금 이 책을 마주하고 있는 나보다도 훨씬 어렸을 때 그녀가 선택해서 나아갔다는 것에서 나도 모르게 정말 대단하다, 라며 경외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나는 제이콥이 글을 읽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애에게 건 우리 기대치의 한계를 정하도록 내버려둘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너무나 낮은 한계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날 아침 나는 제이콥의 선생님이 미래로 난 아이의 문을 쾅 닫아버린 것이다. -본문

 

 

 

첫째 아이였던 제이콥의 출생에서부터 쉽지 않았던 그 순간을 지나오고 이제는 그들에게 더 없이 행복으로 가득할 것만 같은 나날을 기대하고 있는 이들에게, 제이콥의 자폐아 진단을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나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그들이 마주해야 하는 아픔의 마지노선이 아니었는데 그것은 둘째인 웨슬리의 반사성교감신경위축증이라는, 이름조차 어려운, RSD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는 신체의 모든 계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경 장애인데 병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도 알 수 없는 그야말로 암흑 그 차제의 순간들이었다.

 

 

 

매일 밤 어린이집을 치우고 두 아이를 재운 후 씻으러 욕실에 들어가면 울음이 터져 나왔다. 사는게 너무 고달프고,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아 두렵고, 또 하루가 지나갔겄만 여전히 내 노력을 부족했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다음 날 일어나면 또 똑같은 하루가 펼쳐질 것이라는 사실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해는 사는 게 정말 힘들었다. 어떤 날은 뜨거운 물을 다 써버릴 때까지 샤워기 아래에서 엉엉 울기도 했다. -본문

 

 

아마 내가 이들 부부를 실제로 알고 있다고 한들, 나는 그들에게 아무런 말을 해주지 못했을 것이다. 어쩜 좋니, 라면서 시덥지 않은 위로도 건낼 수도, 그렇다고 이러한 방법이 있다면서 그들에게 해결 방안도 내어주지 못한 채 그들을 그저 바라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을 것이다. 3자가 마주해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이 막막한 상황 속에서 아마 그들은 내가 느끼는 이 막막함의 몇 십배를 온몸으로 겪어내고 있었으며 그들은 조금씩 희망이라는 빛을 향해서, 타인의 이야기보다는 자신들의 믿음으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움직이고 있었다.

 

 

 

서점에서 그 누구도 보지 않을 것만 같은 어려운 책을 놓을 줄 모르고, 한 번 들을 피아노 소리를 듣고서 연주를 해 내는 제이콥의 비범함을 조금씩 알아갈 무렵, 이 아이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픈 아이가 아닌, 그 누구보다도 비범한 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결정적인 계기가 발생한다. 그것은 바로 천문대의 한 강의에서 였는데 이 강의 듣고 있는 그야말로 작은 아이에 불과했던 제이콥은 세상을 향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드러내며 조금만 별로 빛나고 있었다.

 

 

 

제이콥과 같이 내 아이가 천재라면, 나는 그 아이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그에 맞는 더 합당한 좋은 교육 조건을 마련해주려 종종 거리고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하며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그녀의 엄마인 바넷은 다음과 같이 제이콥의 엄마로서의 행보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후로 몇년 동안 그날 밤 일에 대해 수업이 생각해 보았다. 특수 교육 유치원을 그만둔 결정처럼 그 사건도 일종의 전환점이었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길로 갈 수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히 틀린 길로 말이다. 그때 이성적으로 말해준 앨리슨에게 나는 지금도 고맙다.

 

"지금처럼만 하면 돼, 아이하고 놀아줘. 그래서 그 아이가 꼬마가 될 수 있도록 해줘." -본문

 

 

 

자연이 제이콥을 천재로 낳았다면 엄마는 그 천재를 인간으로 만들었다는 이 이야기를 보면서, 그들에게 계속해서 드리우게 되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실직이라든가, 제이콥의 가장 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아이의 자폐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계속된 난제 속에서도 그들은 다시금 일어나서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내딛고 있었다.

 

 

 

 

물리학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어도 신발 끈을 맸는지 잘 기억하지 못해 자포스에서 털 달린 크록스를 주문한 사람도 나였다. 내가 제이콥의 놀라운 능력에 사로잡힌 채 그저 자아도취에만 빠져 있었다면 어땠을까. 제이콥이 얼마나 특별한 아이인지 의식하기 시작했다면? 그랬다면 나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 본문

 

 

 

 

원주율을 소수점 200자리까지 외우고 한 번 본 내용을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그야말로 천재인 제이콥을 그저 한 아이이자 인간으로 바라보며 그가 이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잡아준 바넷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지금 이 책 안의 제이콥을 마주하지 못했을 것이다.

 

 

천체의 주기가 어떠하고 수제 대학생들조차 풀 수 없는 방정식을 아무렇지 않게 풀어내는 천재 소년보다는 과학자들은 덥수룩한 머리를 한 이들이 많다며 머리자르기를 거부하는 작은 거인인 제이콥을 보면서, 그가 지금 이 자리에서 웃으며 있을 수 있도록 한 아이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그녀의 노력이 너무나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모든 아이들에게는 부족한 면이 있다. 그 부족한 면이 어른이 된다고 해도 채워지지 않은 것들이 많으니 그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게다. 부족한 면을 들춰내며 그것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그 아이가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바라봐주고 기다려주던 그녀의 오랜 기다림이 오늘의 제이콥을 만들었을 것이다. 낙담이 아닌 희망과 자신들의 길이 맞다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간 그들의 행보를 보면서, 과연 나였다면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자문을 하며 그들에게 끊이지 않는 박수를 보내게 된다. 앞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까지 나아가게 될지, 자못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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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 / 김효진저

독서 기간 : 2014.02.2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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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고전 콘서트 시리즈 1
강신주 외 지음 / 꿈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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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콘서트, 라는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런 것이었구나, 라며 손뼉을 치면서 읽은 부분이 얼마나 많았었는지 모르겠다. 플라톤의 <국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공자의<논어>, 장자의 <장자>는 너무 익히 들어온터라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동안 관련된 책 들을 몇 번 읽기도 했으니 그렇기에 기초적인 지식들은 알고 있다, 라며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이전에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길까>란 책을 읽으면서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을 다시 배우고 <나는 루소를 읽는다>를 보면서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이런 것이었구나, 를 인지했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인류 지식의 보고라고 하는 고전에 대해서 읽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종종 하기는 하나 실제로 고전을 손에 쥐고서 처음부터 끝까지 마주하기는 쉽지 않다. 읽으면서 지금 이 책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것인가? 라는 물음을 안고서 계속해서 검색을 하면서 공부를 하듯 한 줄 한 줄을 넘겨야 하기에 고전을 마주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이 <고전콘서트>는 그러한 고전을 왜 우리가 마주해야 하며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에 대해 쉬이 설명해주고 있었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를 의미하는 '유토피아'에 대해서, 세상의 고단함이 느껴질 때면 이곳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보고 싶다는 여행을 꿈꾸듯, 찌는 듯한 현재를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는 파라다이스와 같은 곳으로 있다고만 하면 가고 시은 곳이 아마 유토피아가 아닐까 싶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 곳에 대해 그린 것으로서, 막연하게 나는 이 곳에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행복만이 존재하는 곳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 속에서 마주한 유토피아는, 말 그대로 그곳을 이상향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위험할 수 있으며, 모어의 언어유희에 대해서 곱씹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이 책을 읽어내려가야 할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인구 얘기도 나오는데, 도시 인구가 6천 가구로 제한되어 있어서 그 이상을 넘기면 다른 도시로 가야 합니다. 가족 수도 10~16명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만약에 아이가 늘어 한 가구가 16명을 넘어서면 초과되는 사람을 다른 가정으로 보내 버립니다. 가족은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데, 유토피아의 가족 개념은 우리가 알고 잇는 일반적인 가족의 개념과 다릅니다. 집을 추첨해서 배정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가족보다 가족을 넘어선 공동체가 훨씬 더 중요한 거예요. -본문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도 가족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여행 중에도 6시간씩의 노동이 필요한 유토피아의 세상을 보노라면 과연 이곳이 유토피아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사형 집행을 최대한 미루고 있으나 그 사형 집행을 미루기 위해서 더 많은 사형이 자행될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평화를 이야기하면서도 어디서든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그들을 보노라면, 유토피아라는 것 역시도 여전히 유토피아를 찾아가고 있는 과도기적인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특히나 유토피아의 세상을 '공산주의'가 아니냐, 라는 질문을 보면서 막연히 모든 것을 나누고 함께하는 그 사회는 공산주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던 나에게도 유토피아와 공산주의의 차이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장 폴 사르트르의 <구토>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마주하게 된 책인데 이 곳에서 그동안 당연히 알고 있다 생각했던 '실존주의'에 대해서, 그 실존주의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게 된다.

 

 

사실 사르트르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는 프랑스가 독일에게 점령당했던 그 아픈 역사를 안고 있으면서도 알제리를 식민지로 만들어 그들의 아픔을 다시 알제리에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자국이 취한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나섰다고 한다.

 

 

프랑스는 이슬람 국가인 알제리를 식민지로 만들어서 논밭을 전부 포도밭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렇게 생산한 포도주를 프랑스에 팔도록 했죠. 알제리 국민들은 먹지 않는 포도와 포도주를 만드러 프랑스에 팔아 먹고살게 함으로써 영원한 경제적 종속 국가로 만든 거죠. 샤르트르는 알제리 독립을 지지했고, 이것 때문에 끊임없이 드골 정권과 부딪칩니다.-본문

 

 

살아있는 실존주의의 지식인이었던 그가 말하는 실존주의는, 개념이 생기고 나서 눈에 보이는 존재가 나타나는 것이 으레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라는 존재는 인간이 생겨나고 나서 그 이후에 개념들이 생겨나는 것이기에 본질을 만들어가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신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인간이 언떤 본질에 입각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거예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다른 것들과 달리 그냥 이 세상에 던져졌다는 겁니다. 휙 던져져 툭 튀어 나온 존재락도 하는데요. '실존주의'라는 단어를 보면 '출구(exit)'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죠. 또한 실존주의의 ''을 알맹이의 개념으로 해석하면 이해가 될 텐데, 본래는 없다는 뜻이에요.그러니까 본질이 없다는 뜻이죠. -본문

 

 

그렇기에 인간에게 본질을 요구하는,예를 들어 '학생다워져라'라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규정하는 학생다움이라는 것은 자유로운 인간에게 인간의 본질이라는 잣대를 드리우면서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자유는 선고되었다'라는 말처럼,자유는 인간이 벗어던져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미 수 많은 인간의 본질에 의해 발목이 묶여 있는 상태이다. 그것이 우리의 생물학적인 조건이기도 하고 계급적인 한계이기도 하기에 자유라는 이름 하에 드리운 불평등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 번 읽고나서 다시 책을 들척여보다 보면 다시금 새로운 내용들이 눈에 보이곤 한다. 아마도 이 안에 담겨 있는 내용들을 일독하는 것만으로 완벽히 내것으로 만들고자 한 것은 한 숟가락의 밥으로 배가 부르겠다는 심산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고전이라는 것을 어떻게 마주해야하는지, 내가 모르고 있던 세상은 무엇이었는지에 일컫어 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는 듯 하다. 특히나 각 파트가 끝나는 무렵에는 어떠한 책을 읽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조언을 기반으로 이미 몇 권의 책을 주문해놓은 나로서는 이 책을 한동안 옆에 끼고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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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 김육훈, 김보일저

 

 

 

독서 기간 : 2014.02.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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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수업
로시오 까르모나 지음, 김나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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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지나 성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만나고 또 이별을 경험하게 되면서 가끔 망상을 하곤 했었다. 학교에서 우리는 왜 사랑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았던 것일까. 국어, 영어, 수학, 국사 등 수 많은 과목들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살아가면서 그만큼 또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사랑에 대해서는 왜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잃어버리는 것들이 그저 경험으로만 알아가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그러한 순간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기초적인 내용들이라도 가르쳐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헛된 망상을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속 이레나가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세상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듯한 그 순간, 그녀는 그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휴그스 선생님이 있었으니 말이다.

사실 이 책에 마주하기 전에 처음 생각했던 것은 한 권을 책을 읽으며 그 책에 대해서 심도 있게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으로 생각했다. 독서토론과 같이 한 권을 읽고 깊이있게 이야기 할 것아 마음을 단단히 준비하고 마주했는데 실상은 10대의 성장 소설이나 다름 없었다. 그 안에 물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제인에어>,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등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는 하지만 뭐랄까, 이 작품들은 이 소설 속 소스와 같은 역할이지 그 안에서 중점적인 이야기를 다루지는 않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 안에서 메타포와 같은 책을 기대하며 보기 보다는, 10대 소년 소녀들의 사랑과 그 안에서 그들이 책이라는 매개체를 따라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또 다시 피어나는 방법들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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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연애수업 / 모라 켈리, 잭 머니건저

독서 기간 : 2014.02.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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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읽었으면 변했을 책들 - 책, 서른을 만나다! 서른을 위한 멘토 책 50
김병완 지음 / 북씽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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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눈떠보니 서른이 되어 버둥거리고 있는 나에게 무언가 내 스스로 전환할 수 있는, 그러니까 20대의 내가 생각했던 서른과 실제의 서른 사이의 괴리에 대해서 처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졌을 즈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타의든 자의든 정신없는 시간을 지나고 나니 덩그러니 서른이라는 지금이 되어 있다. 저자인 김병완은 서른의 나이에 자신의 직장을 떨처버렸으며 3년이란 시간동안 9000여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눈을 뜨고 있는 동안 오롯이 책만 보고 있었다는 그는 남들이 보아서는 한량과도 같아 보이던 그 세월 동안 실직을 경험하고 굶주림을 겪었으며 가정이 흔들리는 그 시기를 지나왔다고 한다. 어찌되었건 풍랑과도 같은 그 시간을 겪어 온 그는 지금 말하고 있다. 그 시간 동안에 그가 마주했던 책들이 그의 삶을 변화시켰으며 그 변화를 이끌었던 책들을 이곳에 고스란히 담아 놓은 것이다.

책에 대한 메타포적인 책의 형태를 띄고는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서른에게 들려주면 좋을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저자에에 영향을 미쳤던 책들에 대해서 소개를 하면서 그는 그가 지나왔던 지난하면서도 고난했던 날들을 어떻게 견뎌왔었는지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왔던 그가 다시 그 시간을 지나갈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서른이라는 지금의 나이가 패잔병이 되어 돌아온 이들이 아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제 2의 전성기임을, 그는 똑똑이 알려주고 있었다.

<행복이 낯선 당신에게>에서는 행복이라는 막연한 이름을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사는 우리의 모습을 버리고 막연한 고민이나 걱정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여, 자신이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미련을 버리고서는 자신의 것에 만족하며 사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태어나 보니 재벌집의 자녀이거나 로또에 당첨되어 일확천금을 받게 되는 이들에 대한 부러움을 안고 있다거나 현재의 것들에 만족하지 못하며 미래에 대한 것만 생각하고 있기에 우리는 현재를 제대로 즐기지도 살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들에서, 매일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며 회사 책상을 지키며 푸념하고 있는 내 모습이 떠올라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첫째는 그들이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 '할 수 없는 것', '될 수 없는 것'이 이싿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허락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 안에서 만족을 느끼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무나 권력, 명예가 아니라는 것과 삶의 가치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본문

저자가 꼽아준 책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아무리 찾아봐도 나는 이 책 안에 담겨 있는 그 어떠한 책들도 읽어보지 않았다것을 깨닫게 된다. 서른이라는 나이를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에 대한 별 다른 준비를 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자기계발서에 대해서는 손도 대지 않고 관심도 없었던 나에게 저자는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하여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것으로 만들고 그것을 자기 발전으로 이룰 수 있다'며 지금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들에 대한 독서를 독려하고 있었다.

이미 타인이 갔던 길을 똑같이 쫓아가는 것은 별 다른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닐까, 라는 방만한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게 그들이 내어 놓은 길은 그들과 같이 아니면 혹은 더 많은 시간을 버둥거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배우면서, 이 안에 담겨 있는 책들도 하나 둘씩 마주하며 서른이라는 축복의 시간을 만끽하며 탄탄한 나의 삶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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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인간에게 구체적인 행복을』 / 곽명동저

독서 기간 : 2014.02.2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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