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백 개의 아시아 1~2 세트 - 전2권 - 아시아 대표 이야기 100선 아시아클래식
김남일.방현석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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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우리나라에 내려져 오는 이야기들만 해도 어마어마한 내용들이 있을 테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책을 읽기 시작한 요 근래에 들어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동양의 이야기들 보다는 서양의 이야기, 그러니까 그리스 신화라든지 서양의 고전을 읽는대만 심취해 있었지 도통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근접해 있는 국가들의 고전에 대해서는 들춰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

문화 사대주의는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안고 있었으면서도 그간 읽어온 책의 목록을 보면서 다분히 서양 문화에만 초점을 맞추어 읽어왔던 나의 독서 편력을 보면서, 이 기회에 내 스스로의 지난했던 족적을 뉘우치며 아시아의 이야기들도 알아봐야겠다, 는 반성을 안고서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기대한다. <백개의 아시아>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길들여진 세계관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를, 우리가 얼마나 울찰한 정신의 숲에서 살아왔는가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기를-본문

부모에게서 버림 받았던 바리공주가 자신의 부모를 살리기 위해 저승까지 찾아가 부모를 살리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설화의 시작이 바로 망자 천도 굿에 의해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텍스트로서의 전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이야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근원은 물론이고 비슷한 이야기들은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가 현재의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 이야기를 타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쫓다보면 생각보다 방대한 내용들을 마주하게 된다.

바리공주가 씻김을 통해 죽은 자와 산 자의 원한과 상처를 쓰다듬는 역할을 자청했기 때문이다. 설화는 이 과정에서 가부장제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흠집을 내고 때로는 이를 통렬하게 전복시킨다. 예컨데 이제 구원의 힘은 '나라에 은혜와 신세진 것 없이 '버림 받은 곳에서 나온다는 것. 다시 말해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 다수가 아니라 소수에, 남서이 아니라 여성에 오히려 구원의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본문

버마에서는 4개의 꼭두각시 인형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이 이야기는 시간이 흘러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함에 따라 관념이 변한다고 해도 변화없이 적용가능한, 삶의 지혜이자 지혜가 담겨져 있는 이야기였다. 지혜 덕분에 호랑이를 피해 목숨을 거둘 수 있었고 자연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부를 축적하게 되고 그리하여 상인으로서 그야말로 성공한 인물이 되지만 그에게는 아무리 해도 웃지 않는 말라 때문에 걱정이 점점 쌓여만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아직 희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꼭두각시 인형 2개가 더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을 상징하는 마지막 꼭두각시 '성스러운 은자'에게 자문을 구했다. '성스러운 은자'는 아웅에게 진정한 행복은 재물이 아니라 그 재물로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제야 아웅은 아버지가 지식과 힘은 오직 지혜와 선으로 써야 한다고 말한 것을 기억해냈다. -본문

특히나 남성 위주의 이야기들을 넘어선 여성들이 주인공이 된 이야기들도 풍성하게 담겨 있는데 베트남에서는 쉬이 만나볼 수 있는 쫑자매의 이야기는 단순히 이야기를 넘어 그들의 이름이 도시 곧곧에 거리 이름으로 붙여져 있어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간직해 있다고 한다. 또한 인도네시아에는 쌀의 여신 데리 스리가 베트남의 쫑자매와 같이 사람들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주식인 쌀을 가져다 준 여신으로서 삶의 풍요는 물론이거니와 그들의 번영을 가져다 준 장본인이기에 그녀를 의미하는 뱀을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귀이 여긴다고 한다.

발리와 순다 지방에서도 데위 스리를 위한 특별한 축제가 거행된다. 야자 잎이나 진흙, 나무 등으로 조각을 만들어 논이나 집 안에 두고 풍작을 비는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데위 스리는 워낙 인도네시아인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아주 다양한 내용으로 전승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문

그저 전해지는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이야기는 현재의 우리 삶에 우리가 모르는 지금까지도 깊숙히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아시아라는 이름 하에 함께 하고 있는 나라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100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만큼이나 그 안에 담긴 가르침은 물론 지식 또한 곁들어 배울 수 있다. 백개의 아시아를 쫓다보면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천개의 등불이 이야기를 타고 넘실거리듯 이 책을 시작으로 우리가 속해 있는 아시아에 대해 조금더 알고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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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이야기 보따리』 / 김기태, 서행정저

독서 기간 : 2014.02.19~02.2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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