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식사전 - 2014 최신개정판, 경제신문이 스포츠신문보다 더 재미있어지는 길벗 상식 사전 1
김민구 지음 / 길벗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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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르's Review

 

 

대학교에 진학해서 학부생으로 경제학과의 기초 내용들을 배우면서 경제 신문을 봐야겠단 생각을 했었다. 일반 신문도 잘 읽지 않는 나로서는 꽤나 모험을 한 셈이었는데 그저 읽어 내려가면 되겠거니 하며 기사를 보기 시작했던 것이 그 안의 생경한 단어들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 하나하나를 찾다 보면 기사 하나를 읽는 대에만도 꽤나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 며칠 동안은 부지런히 기사를 찾아 읽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게 찾아야 하는 기사 속의 용어들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점차 버겁다는 생각이 들며 결국에는 구독하던 신문을 3개월만에 중지시켰었는데 그 이후로 지금도 경제 신문을 뜨문뜨문 볼 뿐, 명확하게 알지 못하기에 늘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경제 기사를 마주하면서 알아야겠다, 라는 생각은 늘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나에게 이 <경제상식사전>은 쉽게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읽으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기에 한 권의 책을 지루하게 억지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넘기게 되면서 금새 읽어 내려가게 되었다. 대체 이 단어는 무얼 의미하지? 혹은 이미 많이 봤는데 정확한 뜻은 뭘까? 라는 질문들만을 쏙쏙 뽑아 놓은 책을 보면서 이 책을 미리 만났더라면 그 오랜 시간 동안 경제 뉴스와 담 쌓으며 지내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마저 들 정도였다.

 아주 오래 된 기사기는 하지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기사 중 하나로 백화점 세일로 메인에 전시했던 코트가 팔리지 않자 뒤에 숫자 “0”을 덧붙여 났는데 그 이후 코트가 불티나게 팔렸다는 기사였다. 어린 나이에 가격에 10배나 뛰었는데 오히려 잘 나가는 이 현상은 무엇이지? 라고 신기하게만 생각했고 현재의 나로서도 그저 비싸면 좋은 건가 보다,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겠거니, 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러한 현상은 바로 베블런 효과라고 한다.

비쌀수록 잘 팔리는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명품 선호도가 절정에 달해 이른바 명품족이라는 말이 등장했으며, ‘된장녀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습니다. 
 2013
 베인&컴퍼니가 발표한 <2013년 전세계 명품시장 연구서>에 따르면, 한국의 명품시장은 지난해 대비 1%성장에 그쳤지만 약 12조원 규모로 세계 8위 명품 소비국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본문

 타인에 대한 과시욕이나 허영심 때문에 가격이 오르지만 오히려 수요는 더 늘게 되는 베블런효과를 마주하면서 아마도 이 베블런 효과라는 단어만 보았더라면 어떠한 현상인지에 대해서도 몰랐을 것이며 실제 이러한 현상의 실체를 보면서도 그것이 베블린 효과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으니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아마도 나는 이것에 대해 그저 우리네 삶 속의 불합리한 현상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이 책 안에서는 경제 뉴스 안에서 볼 수 있는 문제들뿐만 아니라 현 상황에서도 마주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소셜 커머스에 관한 이야기다. 티몬이나 위메프 등으로 익히 알고 있는 소셜 커머스의 시작은 미국의 그루폰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초기의 그루폰은 단체쿠폰을 저렴하게 파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한다. 이것이 점점 커지게 되면서 현재 300여개의 도시에 그루폰은 진출되어 있다고 하는데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요새 이 소셜 커머스의 서비스 등에 있어서 안내된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점들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기에 이러한 우려와 함께 소비자가 숙지해야 할 내용들을 전해주고 있다.

러시아의 나비 날갯짓은 이집트에게 폭풍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집트는 한 해에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밀 물량이 전체의 60%에 달하는 등 러시아시장 의존도가 큰 편 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 말고는 밀을 수입해 올 나라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캐나다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중국 등 주요 밀 생산국마저 가뭄으로 밀 농사를 망쳤기 때문이죠. -본문

 경제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넘어 타국의 현재 모습을 아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내용들도 함께 마주할 수 있다. 이집트 독재 정권이었던 무바라크 정권이 몰락한 것은 다름 아닌 에서부터 시작했다는 것인데 생명의 빵이라 불리던 아이쉬의 폭등은 국민들로 하여금 폭동을 일으키게 했으며 이러한 기반에는 러시아의 곡물 수출 금지 조치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역시 배울 수 있게 된다.

 경제라는 거대한 두 글자 안에 담긴 방대한 이야기들을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나에게 경제상식사전은 경제라는 두려움을 무너뜨리게 해주었으며 다시금 경제신문을 찾게 해주었다. 어렵고 재미없었으며 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던 막연한 경제가 이제는 친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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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배우는 경제학 / 김상택저


  

 

독서 기간 : 2014.11.1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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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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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달력의 마지막 장만이 남겨진 11, 올해의 마지막인 월간 샘터 12월을 마주하게 되었다. 똑같은 시간에 출근을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둑한 길을 걸어 유일하게 해를 볼 수 있는 찰나의 점심시간과 퇴근할 때면 다시 어둠 속을 걸어야 하는 겨울의 초입에서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는 샘터라니.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왔는지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된다.

 그 많고 많은 사건과 사고를 일일이 다시 끄집어낼 필요는 없겠지요. 아마 마음의 통증을 줄여주는 파스가 있다면 한 박스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입니다. 2014, 올해의 나이테는 눈물 자국이 굵고 깊게 그려져 있을 것입니다. (중략)
 
폭풍을 뒤집어 놓은 강물도, 태풍이 뽑아버린 숲도 한 해의 마무리 땐 고요하고 유유자적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어찌 수많은 사연과 수많은 아픔과 눈물을 강물과 숲이 잊을 수 있겠습니까.
 
강물도 숲도 침묵의 시간을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본문

 

 이달에 만난 사람들에는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을 만날 수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자 SK 최태원 회장의 부인으로 더 널리 알려진 그녀가 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이번에서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런 그녀가 디지털 아트라는 책을 발간했다고 한다. 대기업 회장의 부인이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녀는 모든 것들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어찌하여 그녀가 예술 계통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일까, 라는 호기심이 일게 되는데 현대 미술에 대부분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던 당시 생존 전략 차원에서 디지털 아트를 선택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디지털 아트는 좀 더 대중들에게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예술과 대중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 

 뿐만 아니라 전쟁 중의 부모를 잃은 고아들의 빈 속과 마음을 채워주었던 친정어머니의 생떡꾹을 기억하며 김종순 할머니의 생떡국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따스함이 가득 담긴 이 생떡국의 부드러운 식감을 실제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대장간에서는 물건만 팔지 않는다. 망가진 연장을 고쳐주는 것도 중요한 일거리다. 류 씨는 조금만 손보면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이 그냥 버려지는 세태가 안타깝다. 그래서 이문이 거의 남지 않아도 선뜻 수리를 맡는다. 호미자루 고치는 데 1천원, 해머자루 고치는 데 3천원이니 나무 값만 받는 셈이다. 목 부러진 해머자루를 고치러 온 공사장 인부, 낫자루를 바꿔달라는 아주머니, 칼 갈아 달라고 오는 식당 주인 류 씨의 대장간을 찾는 손님들은 오래 가는 물건의 힘을 아는 이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단골이 되어준 덕분에 형제대장간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본문

 이제는 쉬이 만나볼 수 없는 대장간의 모습을 류상준 대장장이를 통해 마주할 수 있는데 47년간의 대장장의 삶을 지내느라 청력이 나빠지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를 찾아오는 단골이 있기에 그는 오늘도 쇳덩이를 두드리고 있는데 수 많은 이들의 응원에 오늘도 힘을 내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멀리서나마 그에게 힘을 보태본다.

 차가운 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하는 11월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도록 이번 샘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따스함이 가득했다. 남은 2014년을 조금 더 힘차게 보낼 수 있도록 샘터의 훈훈함을 안고 오늘도 열심히 보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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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1 / 샘터 편집부


  

 

독서 기간 : 2014.1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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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
오승희 지음, 정현정 극본 / 예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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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을 돌리다가 어느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멈춰선 적이 있다. 꽤나 오래된 연애를 하고 있던 직장동료에게 그 남자 변한 거야라는 말을 시작으로 지난날 과거의 모습을 회상하는 한 여자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졌다. 연애 초기엔 그녀의 볼에 덕지덕지 붙은 솜사탕마저 귀엽다고 하던 그가 5년이란 시간이 흐르자 양념통닭의 양념이 묻은 것을 보며 칠칠하다며 핀잔을 주는 그 모습을 순간, ‘그래, 변한 거구나 라며 그녀의 에피소드가 마치 나의 것 인냥 처량하게 그 곳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드라마를 웬만해서 보지 않는 나로서는 이 <연애의 발견>은 순간의 찰나가 발목을 잡은 것이었으며 그렇게 멍하니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는 것을 보며 대관절 사랑이란 무엇이며 연애란 무엇이기에 이토록 어렵기만 한 것이냐며 드라마의 대사에 격한 공감을 보내며 보았던 것 같다.

 그렇게 순간순간의 공감을 만들어내던 이야기를 다시 책으로 마주하면서 드라마에서의 장면이 다시 오버랩 되는 것들도 있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500일의 썸머 싱글즈의 영화가 더 많이 떠오른 것도 사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여름이라는 이유로 영화 ‘500일의 썸머가 떠오른 것은 그야말로 1차적인 연계였고 싱글즈의 나난이 이 소설 속의 여름과 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이 둘을 엮은 것은 왠지 모르게 그녀들이 닮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태하는 뒤늦게야 뼈저리게 깨닫는다.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아닌 상대방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는 걸. 여름이 건넨 것은 이해하고, 배려하고, 나아가 태하의 입장에서 생각했던 진심이었음을.
 
여름의 편지 위로 태하의 눈물이 툭 떨어진다.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 예상치 못한 갈들을 맞딱뜨렸을 때 그 일은 극복할 수 있는 시작점은, 상대방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본문

 지난날의 연애를 돌이켜 보노라면 그 당시의 나는 어쩜 그토록 어렸던가, 에 대해 생각하며 혀를 차기도 하고 그것은 그 당시보다도 현재의 내가 성장했다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풋풋함을 잃어버린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에 이제 그때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어찌되었건 그때의 내가 있었기에 현재의 내가 있기에 지나간 연애에 대해 지우고 싶을 지 언정 그 덕분에 내가 있노라, 라며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인데 눈물바다가 되어 서로에 대한 이별의 이유도 제대로 설명해줄 수 없이 헤어져야만 했던 여름과 태하는 여름의 현재 남자친구인 하진의 선 자리에서 다시 마주치게 된다.

 인연이라 해야 할지, 아니면 악연이라 해야 할지 아직은 확고하지 않은 그 경계의 선 위에 여름와 태하는 다시 마주하게 되고 과거의 연인이었던 그들과 현재의 연인 사이인 여름과 하진의 모습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과연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된다. 모든 것이 완벽할 것만 같은 하진에게 숨겨져 있던 아픈 기억에서부터 계속해서 눈엣가시처럼 파고드는 아림, 게다가 다시금 여름이 좋다고 고백하는 태하에서부터, 오랫동안 좋아했지만 결국은 친구 이상은 아니라며 솔의 가슴에 생채기만 남겼던 은규까지. 이 모든 이야기들이 흘러가면서 때론 누군가의 짝사랑이었고, 어느 순간은 아름다운 사랑의 주인공이었으며,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비련의 주인공까지 되었던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이 안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내가 너를 보내준 것도 아니고, 네가 간 것도 아냥. 나는 너를 만나면서 행복하지 않았어,여름아. 늘 불안했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노력했고….”(중략)
더 사랑 받고 시었고….그랬어. 강태하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행복하려고 노력했지만 행복하지가 않았어. 그게 우리가 헤어진 이유야.” –본문

 최선을 다해서 그 때를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늘 아등바등하면서 왜 나의 사랑과 그의 사랑은 동일하지 않는지, 사랑이라는 것의 굴레에 빠져 있을 때 동등한 주체가 아닌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 저울 안에서 평형으로 맞추기 위해서 밀당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지, 때론 이러한 밀당마저 할 수 없이 멀리서 바라보아야만 하는 반쪽 짜리 사랑에 가슴을 앓고 있다면 이러한 둘이서 하는 가슴앓이는 행복한 고민이라고도 하겠지만 어찌하여 타인의 연애는 그토록 쉬워 보이면서도 나의 것은 쉽지 않은지. 이 모든 고민들을 해보았기에, 아니, 지금도 하고 있기에 나는 이 소설마저도 깊이 빠져들어 마주하고 있었다.

 이 소설의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다, 그 과정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 보면 가슴이 아련해지는 느낌이다. 사랑을 끝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것일까, 아니면 이번만큼은 끝이 없을 거라는 바람으로 매번 그 안으로 뛰어드는 것일까. 
 
끝나지 않는 사랑은 없지만 영원할 것이라 믿고 시작해야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그들에게 있을 동안만큼은 찬란하게 빛나기를 모든 사랑들에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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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의 크리스마스 / 카마타 토시오저


 

 

독서 기간 : 2014.11.2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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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빼빼로가 두려워
박생강 지음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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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비몽사몽의 시공간이 제대로 인지되기도 전에 진열대 위에 빠르게 자리잡아가는 빼빼로를 보면서 아, 이제 빼빼로 데이가 얼마 남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과 10일에 퇴근하면서 부서에 돌릴 빼빼로를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잰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어느 기업의 마케팅 기획으로 시작된 이 빼빼로 데이는 어느 새 11월달에는 꼭 챙겨야만 하는 날이 되어버렸고 언제부터 이 가느다란 막대 과자에 이토록 많은 의미가 담기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회사 사람들에게 빼빼로를 챙기며 정작 가족이나 남자친구, 지인들에게는 챙기지 않은 나를 보면서 가볍다고는 하지만 뭉클거리는 죄책감을 느껴야만 하는 빼빼로 데이가 즐겁다기 보다는 하나의 의무로 자리잡아 버렸기에 씁쓸하기까지 하다.

그래, 나는 빼빼로 데이가 귀찮아요! 라고 당당히 말할 수도 없이 그저 따르고만 있는 나로서는 이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는 무언가 내가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해 줄 것만 같아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한장 한장을 넘기게 된다.

빼빼로를 두려워하는 빼빼로 포비아를 남자친구로 둔 한나리는 심리상담사인 민형기를 찾아가게 된다. 그녀의 남자친구의 증상이 점차 심해지는 것이 걱정되었던 그녀가 대신해서 그를 위해 심리상담가를 찾아가게 되는데 성인인 남성이 빼빼로가 무엇이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까, 그는 왜 이 막대 과자에 대해서 어떠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은 곧 이어 이 안의 이야기가 김만철에 의해 쓰여진 소설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그 김만철의 상상 속의 이야기와 실제의 삶이 데깔코마니처럼 이어지게 된다.

이 시대의 인간은 어쩌면 빼빼로 피플이네. 인간은 태어나기를 딱딱하고 맛없는 존재로 태어났지. 하지만 거기에 자신의 개성이란 달콤한 초콜릿을 묻히지. 타인을 유혹할 수 있느 놎ㄴ재로 특별해지기 위해. 하지만 그 개성의 비율 역시 언제나 적당한 비율, 손개 개똥 같은 초코가 묻어나 불쾌감을 주지 않은 적정선의 비율로 필요하네. 그게 넘어가면 괴짜라거나 변태 취급을 받기 쉽지. 그렇게 이 시대의 인간은 모두 독특한 것도 하지 못하는 초코 과자 빼빼로와 비슷하나네. -본문

자신이 일하는 카페의 현실 안에서 자신이 좋아했던 누나를 기반으로 하여 소설을 써내려간 것이었는데 '스윗스틱'에 대한 배경을 시작으로 그 카페의 주인 따라 간 그의 집에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는데 허름한 호송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는 알고보니 지구인이 아닌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밝히게 된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또 어디서부터가 픽션인지에 대한 경계가 모호하다. 마지막은 김만철의 여자친구가 심리상담가를 찾아가는 것으로 마무리되니 말이다. 빼빼로 포비아의 등장에서부터 시작에서 SF 공상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외계인이 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빼빼로는 문장 아닌 막대 과자로 구성된 과자 상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11 11일 이 가까워오면 그 과자를 통해 자신이 상상하는 이야기예 빠져든다. 그건 대게 사랑에 대한 환상이지만 그 환상은 얼룩지고 음산해지며 종종 우울하게 가라앉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그때 뿐이다. 시답잖은 베스트셀러를 읽은 뒤에 뒤로 던져 버리듯 빼빼로데이가 지나면 이내 그 과자는 아무런 의미도 남기지 않는다. -본문

어떻게 보면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디로 끝나게 될지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라 생각될 수 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이 빼빼로라는 하나의 막대과자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시덥지 않은 이야기들이 만들어가는 굴레 속에 비친 우리의 모습들도 슬쩍 마주하게 됐을때 마냥 즐겁게 웃을 수 만은 없게 된다. 웃기면서도 웃을 수 만은 없는 이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면서 빼빼로처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을 마주할 수 있는, 독특한 이야기이기에 한번 쯤 읽어보며 생각해볼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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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푸른 상흔 / 프랑수아즈 사강저

독서 기간 : 2014.11.2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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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애벌레 - 질투 누리과정 유아 인성동화 9
정은경 글, 하일권 그림, 최혜영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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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터울의 동생에게 모든 관심은 물론 동생이 잘못했어도 내가 되려 혼나는 상황 속에 빠져 있을 때면 초등학교 저학년의 나는 당시 부모님이 나만 미워한다,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서글픔에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나는 어디서 주워다 온 아이인가보다, 라는 헛된 망상에도 사로잡혀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날 친부모님과의 재회를 상상해보기도 했으니, 어린 나이지만 이 상황에 있던 나는 꽤나 가슴앓이를 하긴 한 모양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혜라 역시도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동생이 생기면 좋겠어요, 라고 생각했단 바람이 현실이 된 순간, 내가 아닌 동생에게 모든 초점이 맞춰지게 되고 이전에는 오롯이 나의 것이던 부모님의 사랑이 동생에게만 집중되는 듯한 모습을 보며 혜라의 마음 속에는 질투라는 애벌레가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누나라는 이유만으로 양보해야지라는 이야기만 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혜라는 이 모든 것이 동생 진수 때문인 것만 같아 갓난아이처럼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고 울며 떼를 쓰는 모습이 보여지게 된다. 이른바 질투 애벌레의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점점 어리광이 심해지는 혜라를 다독여주는 것은 바로 엄마의 포옹과 대화였는데, 그 동안 서운했을 혜라에게 진수만을 사랑하기에 그러는 것이 아니라 진수는 현재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부모님이 보살피고 있는 것이며 혜라가 어렸을 때도 부모님이 똑같이 그렇게 돌봐줬다는 것을 사진 앨범을 보여주며 알려주고 있다. 그러니까 혜라 스스로 부모님의 사랑이 진수에게만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 아닌 동일하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렇게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한 혜라는 동생을 안고서 활짝 웃고 있다. 질투 애벌레가 탈피하여 동생을 사랑하는 나비로 재탄생 한 것이다.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가 받는 스트레스가 급증하게 된다고 한다. 어느 새 두번째로 밀려난 듯한 자신의 자리를 채워주는 것은 부모님의 다정한 사랑뿐일 것이다. 둘째가 태어날 모든 첫째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는 따스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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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내 동생 / 이주혜저

독서 기간 : 2014.11.2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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