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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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어느덧 달력의 마지막 장만이 남겨진 11, 올해의 마지막인 월간 샘터 12월을 마주하게 되었다. 똑같은 시간에 출근을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둑한 길을 걸어 유일하게 해를 볼 수 있는 찰나의 점심시간과 퇴근할 때면 다시 어둠 속을 걸어야 하는 겨울의 초입에서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는 샘터라니.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왔는지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된다.

 그 많고 많은 사건과 사고를 일일이 다시 끄집어낼 필요는 없겠지요. 아마 마음의 통증을 줄여주는 파스가 있다면 한 박스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입니다. 2014, 올해의 나이테는 눈물 자국이 굵고 깊게 그려져 있을 것입니다. (중략)
 
폭풍을 뒤집어 놓은 강물도, 태풍이 뽑아버린 숲도 한 해의 마무리 땐 고요하고 유유자적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어찌 수많은 사연과 수많은 아픔과 눈물을 강물과 숲이 잊을 수 있겠습니까.
 
강물도 숲도 침묵의 시간을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본문

 

 이달에 만난 사람들에는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을 만날 수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자 SK 최태원 회장의 부인으로 더 널리 알려진 그녀가 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이번에서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런 그녀가 디지털 아트라는 책을 발간했다고 한다. 대기업 회장의 부인이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녀는 모든 것들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어찌하여 그녀가 예술 계통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일까, 라는 호기심이 일게 되는데 현대 미술에 대부분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던 당시 생존 전략 차원에서 디지털 아트를 선택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디지털 아트는 좀 더 대중들에게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예술과 대중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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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뿐만 아니라 전쟁 중의 부모를 잃은 고아들의 빈 속과 마음을 채워주었던 친정어머니의 생떡꾹을 기억하며 김종순 할머니의 생떡국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따스함이 가득 담긴 이 생떡국의 부드러운 식감을 실제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대장간에서는 물건만 팔지 않는다. 망가진 연장을 고쳐주는 것도 중요한 일거리다. 류 씨는 조금만 손보면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이 그냥 버려지는 세태가 안타깝다. 그래서 이문이 거의 남지 않아도 선뜻 수리를 맡는다. 호미자루 고치는 데 1천원, 해머자루 고치는 데 3천원이니 나무 값만 받는 셈이다. 목 부러진 해머자루를 고치러 온 공사장 인부, 낫자루를 바꿔달라는 아주머니, 칼 갈아 달라고 오는 식당 주인 류 씨의 대장간을 찾는 손님들은 오래 가는 물건의 힘을 아는 이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단골이 되어준 덕분에 형제대장간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본문

 이제는 쉬이 만나볼 수 없는 대장간의 모습을 류상준 대장장이를 통해 마주할 수 있는데 47년간의 대장장의 삶을 지내느라 청력이 나빠지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를 찾아오는 단골이 있기에 그는 오늘도 쇳덩이를 두드리고 있는데 수 많은 이들의 응원에 오늘도 힘을 내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멀리서나마 그에게 힘을 보태본다.

 차가운 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하는 11월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도록 이번 샘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따스함이 가득했다. 남은 2014년을 조금 더 힘차게 보낼 수 있도록 샘터의 훈훈함을 안고 오늘도 열심히 보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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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1 / 샘터 편집부


  

 

독서 기간 : 2014.10.23~10.24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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