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를 사랑한 프로이트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김성환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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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비트루비안 맨’, ‘수태고지’, ‘세례 요한’,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 등 제목만 들어도 떠오르는 위대한 작품을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세기의 거장으로 손꼽히고 있는데 그런 그에 대해서 실제 아는 것은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걸작을 남긴 한 예술가의 삶은 어떠했는지, 일반적인 시선을 넘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자의 눈에 비친 다빈치의 삶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호기심은 다빈치와 프로이트의 만남이라는 것만으로도 읽어봐야만 하는 것이었고 그렇게 겁 없이 시작된 이 여정은 생각보다 심연의 고뇌들을 던져주고 있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라 불리는 프로이트는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바라보며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 그 무의식의 기저는 이나 실언등을 매개로 하여 드러나게 되는데 억압되어 좀처럼 드러나지 않던 실제의 자아가 이러한 매개를 통해 표출 되었을 때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분석함으로써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심리 상태를 바라보는 것인데 예술가의 거장인 다빈치를 정신분석학적으로 바라본다는 것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 이야기는 서론과 결말에서 빛나는 것을 어둡게 하고 숭고한 것을 진창으로 끌어내리려 하지 않으며 이러한 시도는 다빈치의 위대함이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프로이트 자신에게도 녹록치 않는 시도였음을 엿볼 수 있다.

 그의 깊은 고뇌가 시작되는 것은 다빈치가 꾼 꿈에 대한 기록에서부터 시작된다. 누구나 경험해서 알고 있듯이 꿈에서만큼은 그 무엇도 속박되거나 간섭 받지 않은 채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그 순간을 보내게 되는데 잠에서 깨어나 대체 왜 이런 꿈을 꾼 것일까 라는 고민을 하면서도 대게는 그저 지나가는 개꿈, 이려니 라는 생각으로 덮어두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프로이트는 놓치지 않고 다빈치의 삶을 추적해 나가기 시작한다.

 나는 독수리에 완전히 매혹당하도록 오래전부터 운명 지어진 것 같다. 아주 어린 시절에 독수리의 방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 요람에 누워 있을 때, 독수리 한 마리가 내 옆에 내려 않더니, 꼬리로 내 입을 열고는 그 꼬리로 내 입술을 몇 차례 두드렸다. –본문

 꿈에 대한 짧은 회상을 보며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저 개꿈을 꾸었노라, 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다빈치가 남긴 이 3줄의 문장을 통해서 그가 어찌하여 동성애의 성향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있어서 그토록 많은 시간들이 필요했던 이유와 매사 꼼꼼함을 넘어서 완벽을 추구하려 했던 성향, 또 그와는 별개로 작품에 대해서 때론 방치하려 하며 완성을 기피하던 모습들에 대한 모든 이유를 이 안에서 찾아가고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상형문자 안에 어머니를 독수리로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당시의 이집트의 종교와 문화 속에서 독수리는 늘 암컷만 있고 수컷만 있는 것으로 그려졌다고 하는데 이 모습은 당시 다빈치가 겪고 있는 상황과 유사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버지가 없이 어머니의 손에서 자라게 된 그는 다른 이들보다 어머니에 대한 집착이 강할 수 밖에 없었는데 사생아로 자랐던 그를 바라보는 어머니 역시 다빈치에 대한 애정이 그 누구보다 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것을 쉬이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다빈치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을 독수리로 형상화하여 꿈을 꾼 것인데 아이의 입에 꼬리를 넣는 상황에 대해서는 프로이트는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해답은 유아기 성 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남성의 성기와 어머니의 모순 없이 조화되는 시기를 거친다. 남자아이는 성생활이라는 수수께끼에 대해 호기심을 일으키면서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의 성기에 흥미를 갖는다. 그는 몸의 이 부분을 지극히도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자신과 비슷한 다른 사람에게 그것이 없을 가능성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아이는 마찬가지로 소중한 다른 모양의 것을 생각해낼 수 없으므로, 여성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것과 같은 생식기를 가졌을 것이라는 추론에 매달리게 된다. 이 같은 편견은 유아기 탐구 행위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쳐 여자아이의 성기를 처음으로 목격했을 때조차 그 사실을 무시하도록 만든다. 아이는 자신의 것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인식은 하지만 여자들에게 남근이 없다는 인식 내용을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중략) 모든 남성 동성애자의 어머니가 강인한 성격의 여성, 주로 어머니에게 성적으로 아주 강하게 집착하게 되는데, 이 성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잊힌다. (중략) 자거드는 동성애자의 어머니가 강인한 성격의 여성이라는 점, 즉 가장의 자리에서 남편을 몰아낼 수 있을 정도로 열성적인 여성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본문

 독수리로 형상화 된 어머니가 남성의 성기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 꿈의 해석은 다빈치에게 있어서 그녀의 어머니가 얼마나 강인하게 인식되는지에 대해 보여주는 있는데, 성장과정 중 자신의 성에 관한 호기심 어린 관찰과 타인에 대한 비교를 통해서 그러한 욕망을 충분히 발산해 내는 과정이 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그러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 다섯 살이 지나고 나서야 그의 삶에 아버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으니 유아기의 시간 속에 있어서 그로 하여금 이러한 성에 대학 욕망을 채울 시간도 없이 그저 억압되고 만다. 이러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신의 어린 시절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었던 대체물인 소년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러한 근거로 그의 주변에 있었던 아름다웠던 제자들의 목록과 그들에게 지출한 비용들이 제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섯 살 이후 그의 삶에 모습을 드러내는 아버지는 그의 성 심리학 발달에 있어서 간접적이지만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에게 있어서 그 스스로는 작품의 아버지가 되어야 하지만 다빈치에게 비쳐진 아버지는 자식을 방목하는 것과 다름 없는 모습들을 보여줬기에 그 역시 작품에 있어서 방목과 같이 무관심하게 작품을 대하는 것들을 쉬이 볼 수 있다. ‘모나리자 또한 5년이 넘는 동안에 완성되지 못한 상태로 계속 그의 손에 있던 것이 후견인에 의해서 빛을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위대한 레오나르도였지만 사실 그는 어떤 의미에서는 평생을 어린아이로 살았다. 모든 위대한 인물들에게는 어린아이 같은 측면이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레오나르도 역시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장난을 즐겼고, 이런 그의 모습은 동시대인들에게 괴팍하고 낯설데 비춰졌다. 그는 궁정 축제와 연회를 위해 고도로 예술적인 기계 장난감을 만들곤 했는데, 이런 사실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우리로서는 이 거장이 자신의 능력을 그토록 보잘것 없는 잡동사니 제작에 낭비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본문

 이 책 속에 나타나는 다빈치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모습이 아니기에 낯설기도 하면서 생경한 모습이 드는 게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꿈을 기반으로 하여 동성애자의 성향을 가지고 있던 그의 성 이론의 접목은 어느 부분에서는 유쾌하지 못한 것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읽어보기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과감하게 읽어보리라 말하고 싶다. 무엇이 되었든 또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마주할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제대로 접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은 꽤나 쉬이 읽어 내려간다는 것도 이점이다. 물론 그 안에서 나의 생각과 충돌하는 부분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마저도 또 하나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기에 이 책을 통해 다빈치를 마주했던 이틀의 고뇌는 꽤나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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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 지그문트 프로이트저


 

 

독서 기간 : 2015.01.1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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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과학도에게 보내는 편지 -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과학자 <개미>, <통섭>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이 안내하는 과학자의 삶, 과학의 길!
에드워드 O. 윌슨 지음, 김명남 옮김, 최재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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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등학생 때를 넘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내게는 단 한 번도 과학자의 삶을 사는 내 모습을 그려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무엇을 제대로 알고 있던 것은 아니었음에도 수학에 재능이 없다는 것, SF 영화 속의 한 장면과 같이 과학자란 손에 잡히지 않을 저러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이들이라는 생각에 진정한 천재만이 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사건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알 수 없는 물리 2의 영역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답을 골라내는 친구를 보면서 과학은 내가 갈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서는 뒤돌아선 순간이었는데 그 때 지금의 윌슨 교수를 만났더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통곡의 한스러움을 안고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똑똑함은 중간 수준이 최적이라는 이 법칙은왜 성립할까요(내 견해가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는 건 인정합니다만)? IQ가 높은 천재에게는 초기의 훈련과정이 너무 쉽게 느껴진다는 점이 한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대학에서 듣는 과학수업에 진땀을 뺄 일이 없습니다.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일은 지루하지만 꼭 필요한 작업인데, 그들은 그 허드렛일에서 별다른 보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구태여 최전선으로 가는 험난한 길을 택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들 대신에 지적으로 그들보다 좀 못한 우리 같은 사람들이 그 길을 가야 합니다. –본문

 과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자연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고 수학에는 그다지 소질이 없는 나와 같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과학도의 길을 걸어볼 자격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말하는 과학도의 기질은 뛰어난 두뇌가 우선이 아닌 열정이 가장 최우선이라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다른 것들을 뛰어 넘어 과학자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은 어떠한 현상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알아보려 하려는 끊임없는 집념인 것이다. 하얀색 하드보드 빼곡히 채워져 가는 공식을 끌어낼 수 있어야만 하고 모든 것을 단 번에 꿰뚫어보는 능력을 가졌어야만 할 것 같지만 그가 말하는 과학자는 시인처럼 생각하고 방향을 잡은 이후부터는 회계사처럼 꼼꼼하게 나아가면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무언가 하나에 빠지면 그것에 대해서 끊임없이 추적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이것이야 말로 과학자의 모습이구나, 라는 것을 절로 깨닫게 된다. 뱀에 대한 호기심으로 당시 그가 있던 동네의 모든 뱀을 탐사하러 다녔던 그는 성인이 되고 나서는 개미의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서 대세타인 개미의 역사를 추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그와는 앙숙인 아뉴레타인 개미의 습성을 발견하고 그들의 과거의 조상이라 보이는 새벽개미와 마르티알리스 개미를 찾기 위해 고생을 하면서도 행복하다 말하는 그의 모습은 이것이야 말로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이의 모습이라는 것을, 과연 나는 이렇게 현재를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잠시 다음 질문을 궁리해보십시오. 연못, 산꼭대기, 사막, 열대우림, 생태계는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까요? 생태계를 한데 묶는 힘은 무엇일가요? 생태계는 어떤 압력을 받았을 때 해체되고, 그 방식과 이유는 무엇일까요? 실제로 많은 생태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인류의 장기적 생존은 우리 행성에 대한 이런 질문의 답을 알아내는 데 달렸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과학적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고 모든 분야에서 과학자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보낸 첫 편지에서 했던 말을 반복하겠습니다. 당신은 과학에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본문

 과학자가 되기 보다는 아이돌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수 많은 이들을 위해 얼마 전에는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이 더 필요하다는 어느 기업의 광고도 방영이 되었었는데, 그만큼 과학자에 대한 선호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현실의 반증을 보여주는 것이라 이러한 모습에 씁쓸함이 느껴졌다.  순수 영역의 이러한 분야는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문턱은 높기만 하고 윤택한 삶보다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숙명이라는 생각 때문에 쉬이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 현재의 실상인데 그러한 두터운 편견을 앞에 두고서 자신의 꿈을 접으려 하는 이들에게 저자의 이야기를 함께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그가 가고 있는 과학자의 길을 가봄 직 하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그러니까 그는 허황된 모습들이 아닌 그가 실제 지나왔던 길을 어린 과학도들에게 들려주면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편견들에 대해서 그것이 과학의 모든 것이 아니라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과학이 사실 면에서나 이론 면에서나 이토록 크고 복잡해졌으니, 이제 신참이 끼어들기엔 어려운 직종이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연구와 응용 분야에서 대부분의 기회가 닫혔고 나머지를 둘러싼 경쟁은 치열하고 버거우며 대부분의 서사와 큰 그림은 벌써 다 그려진 게 아닐까 걱정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생각은 아마 틀렸을 겁니다. 내 세대를 비롯하여 앞선 세대의 연구자들이 많은 성취를 해낸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들이 모든 길을 다 막은 것은 아니고 모든 미지의 영역을 다 들어가본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새로운 기로가 새로운 영역을 열었습니다. –본문

 이미 레드오션으로 가득한, 이전의 이들이 모두 점령하고 있을 것만 같은 그곳은 실제 바라보면 볼수록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1/10도 안 되는 것들이며 앞으로 알아가야 할 것이 수 없이도 펼쳐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렘이 밀려들게 된다. 이미 지나간 이들이 수북이 남겨 놓은 발자국을 따라가야만 안심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늘 새로운 발자국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들의 삶을 지금에서야 동경하고 있다니. 비록 현재의 나에게는 늦은 것일지는 모르지만 과학자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그가 들려주는 조언들은 앞으로 남은 나의 길에 있어서도 꽤나 두둑한 거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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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최재천저


 

 

독서 기간 : 2015.01.11~01.1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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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빛이 되는 말 한마디 -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한줄 메시지
별글콘텐츠연구소 엮음 / 별글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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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 쳐져 있는 누군가에게 넘실거리는 수 많은 문장들을 전해주는 것보다 그저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한 마디가 더 큰 위안이 될 때가 있다. 그러니까 세상에 존재하는 말의 길이와 그 안에 실제 담겨 있는 깊이는 늘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일 텐데 그런 면에서 이 < 인생의 빛이 되는  한마디> 그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명확하게 말하고 있는 셈이다.


 돌이켜보면 지우고 싶은 기억이나 과거, 대체 그때는 왜 그러한 선택들을 했을까, 하는 내 스스로에 대한 원망들이 나를 감싸고 있을 즈음에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이 모든 것은 현재의 나를 있게 만든 것들이며 그것이야 말로 미래로 당도하기 위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테니 말이다.

 

 평이한 길이 앞으로 드리우기를 바라지만 애드거 앨런 포는 시련이 없었다는 것은 축복받은 적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있다. 시련이 있던 그 순간, 세상에 왜 이토록 나에게만 비참하게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어느 새 그 시간을 지나고 나서 보면 별거 아니었던 그 당시의 모습은 어느 새 성장한 나를 의미하는 것일 게다. 그러니까 눈 앞의 시련은 더 큰 나로 만들어 기회이기도 한 셈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렐프 월드 에머슨이 말한 것도 있는데 그는 모든 고난은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귀중한 시간이라 말하고 있다.

 누구에게는 고난이 될 수 있는 시간이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는 것은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단상 속에 전해지는 것들은 그저 한 두 문장을 엮은 것이 아닌 인생을 먼저 살아간 그들이 남긴 주옥의 단상들이기에 머리가 복잡할 때 한 번씩 읽어본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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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따뜻한 말 한마디 / 편집부


 

 

독서 기간 : 2014.11.1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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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1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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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돌이켜 바라본 바로는 내가 알고 있던 대학에서의 배움은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영학과에 들어가 배운다고 해서 모두가 CEO가 되는 것은 아니며 법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모두가 판사가 되는 것이 아니듯 고등학생 때는 그저 그 학과에 들어가면 모든 것에 답을 얻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당시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편협했는지에 대해서 사회에 나오는 순간 오롯이 깨닫게 된다.

 이러한 좁디 좁은 시각을 가지고서 우리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이 직업이 얼마나 다양했는지에 대해서, 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의 조용히 그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그리하여 결국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세상의 1%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마주하면서 또 한번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그걸 원하는 존재들은 늘 넘쳐 나는 상황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삶의 현실입니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은 맞붙어 상대를 제압하는 것 외에도 포식, 기생, 공생 등을 고안해 낸 것입니다. 자연의 관계도구를 이처럼 입체적으로 조망하면 나를 둘러싼 모든 상대를 제거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본문

 태어나는 순간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진리이지만 그들 안에 있는 유전자를 통해서 계속해서 후대로 전해지고 있기에 생명은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이를 생명의 영속성이라 하는데 한 생명 개체로 보면 그 개체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DNA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 생명은 단 한번도 죽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명의 영속성을 인간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길들이려 하고 있다. 매일 알을 낳는 닭이며 날마다 몇 십 리터의 우유를 생산해내는 젖소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의 품종만을 남겨 둠으로써 현재까지 살아남은 종들이 이러한 특성을 가지게 된 것인데 문제는 이렇게 동일한 류의 DNA만 남게 될 경우 조류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가 돌게 될 경우 한꺼번에 다량으로 폐사하게 되는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인류의 선택은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우리 삶은 우연한 것입니다. 어쩌다 우연히 태어난 존재일 뿐입니다. 가장 짧고 굵게 살다 간 종으로 기록되지 않으려면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본질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합니다. 자연을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알고 배우다 보면 우리 자신을 더 사랑하고 다른 동물이나 식물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자연계에 우리를 죽일 만한 것들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최대의 적은 바로 인간입니다. 이 흐름을 깨려면 자연이 공생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이해하고 우리 삶에 적용해야 합니다. –본문

초입에는 우리가 모르고 있던 자연에 대한 위대함에 대해서, 그리고 중,후반부에 넘어가서는 생물학도로서의 삶은 어떠한지, 과학자로서의 길을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가 지내왔던 길을 통해서 안내하고 있다. 특히나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교수의 재량으로 학생을 뽑아 그 학과에 진정 필요한 재목들을 길러내고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에서 우리도 이러한 시스템을 적용하여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지에 대한 바람을 가져보게 된다.

 수 많은 방황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은 저자는 젊은 이들에게 방황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하고 있다.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면 어디든지 움직여가며 자신을 그곳에 위치하게 만들라 하고 있다.

 자연에 대한 위대한 이야기를 넘어서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얼마나 좁은 식견이었는지에 대해 알려준 이 이야기를 들으며 과연 내가 서 있는 이 곳이 내가 원하던 곳이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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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 서민, 정준호저


 

 

독서 기간 : 20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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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2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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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다양한 것일 게다. 지식을 얻기도 하고 지혜를 구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보기도 하고 한 권의 책을 통해서 타인의 삶을 살아보기도 하고 다양한 의미들이 있을 텐데 그 모든 것을 포괄하여 단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그것은 바로 사랑을 찾아서, 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문학의 주제를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어떻게 사랑하며 사는가에 귀착됩니다. 동서곡므의 모든 작가들은 결국 한 가지 주제를 전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나름대로의 사랑론을 펴거나 작중 인물들을 통해 사랑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본문

 유명한 명사이든 이름 모를 그 누구이든 상관없이 가슴 속에 따스한 사랑을 전하는 그들의 노력과 메시지는 늘 한결같이 순수하고 정갈한 느낌인데 그것은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순결함을 전하기 위한 근본적인 인간의 공통 분모인 듯 하다. 가장 뜨거운 것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단순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럼에도 그 안에서는 진심이 절로 전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음성이 사라져도 그 음색은 계속 맴돌게 되고 꽃이 져도 향기는 생생하게 남아 있듯이 그대가 떠나도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 말하는 이 한 편의 시를 마주하며 그 따스한 음색에 매료되어 사랑하는 이에게 당장이라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 세상에 어차피 궁극적으로 혼자인 것은 없고 혼자일 수도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이 사랑의 철학이고 조건입니다.
 
현실 속 셀리의 사랑은 불행했습니다. 사랑보다 의무감에 한 결혼은 불행했고 사랑의 도피를 했지만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도 하나가 되지 못하는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동시에 타인에게 도덕적으로 타락자, 탕아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본문

 뿐만 아니라 <사랑의 철학>이라는 시 안에서는 강물은 바다로 감으로 하나가 되고 햇빛과 대지를 서로 끌어안고 하나가 되지만 이 모든 달콤함 속에서 그대가 내게 오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시를 보면 그 간절함이 얼마나 깊은지를 전해 듣게 된다. 그러니까 이 시는 저자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으로서 사랑하지만 하나가 될 수 없던 그의 안타까운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더욱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물론 남녀의 사랑 이외에도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데 아버지에 대해 말하고 있는 아버지는 누구인가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 울컥한 마음이 들게 된다.

아버지는 아들딸들이 나를 닮아주었으면하고 바라면서도 아니,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 하고 이중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 온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부자 아빠가 못되어 큰소리 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봄가을을 오고 가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가을겨울을 오간다. –본문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한대 모아 들려주고 있는 <큰 물고기>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따스해 지면서도 그 애잔함이 느껴지게 된다. 무엇이든 아들에게는 최선의 것을 주고자 했던 그의 아버님의 느껴지기에 이 먹먹함은 심장을 관통하는 것일 게다.

 한 권의 책이지만 이 안의 수 많은 사랑을 마주하며 마음이 절로 따스해 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지만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문학 속에서 마주하게 되면서 세상의 모든 책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근본적인 것들은 무엇인지, 그것은 세상을 따뜻하게 뒤덮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인 것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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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 장영희저


 

 

독서 기간 : 2015.01.0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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