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1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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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돌이켜 바라본 바로는 내가 알고 있던 대학에서의 배움은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영학과에 들어가 배운다고 해서 모두가 CEO가 되는 것은 아니며 법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모두가 판사가 되는 것이 아니듯 고등학생 때는 그저 그 학과에 들어가면 모든 것에 답을 얻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당시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편협했는지에 대해서 사회에 나오는 순간 오롯이 깨닫게 된다.

 이러한 좁디 좁은 시각을 가지고서 우리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이 직업이 얼마나 다양했는지에 대해서, 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의 조용히 그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그리하여 결국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세상의 1%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마주하면서 또 한번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그걸 원하는 존재들은 늘 넘쳐 나는 상황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삶의 현실입니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은 맞붙어 상대를 제압하는 것 외에도 포식, 기생, 공생 등을 고안해 낸 것입니다. 자연의 관계도구를 이처럼 입체적으로 조망하면 나를 둘러싼 모든 상대를 제거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본문

 태어나는 순간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진리이지만 그들 안에 있는 유전자를 통해서 계속해서 후대로 전해지고 있기에 생명은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이를 생명의 영속성이라 하는데 한 생명 개체로 보면 그 개체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DNA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 생명은 단 한번도 죽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명의 영속성을 인간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길들이려 하고 있다. 매일 알을 낳는 닭이며 날마다 몇 십 리터의 우유를 생산해내는 젖소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의 품종만을 남겨 둠으로써 현재까지 살아남은 종들이 이러한 특성을 가지게 된 것인데 문제는 이렇게 동일한 류의 DNA만 남게 될 경우 조류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가 돌게 될 경우 한꺼번에 다량으로 폐사하게 되는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인류의 선택은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우리 삶은 우연한 것입니다. 어쩌다 우연히 태어난 존재일 뿐입니다. 가장 짧고 굵게 살다 간 종으로 기록되지 않으려면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본질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합니다. 자연을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알고 배우다 보면 우리 자신을 더 사랑하고 다른 동물이나 식물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자연계에 우리를 죽일 만한 것들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최대의 적은 바로 인간입니다. 이 흐름을 깨려면 자연이 공생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이해하고 우리 삶에 적용해야 합니다. –본문

초입에는 우리가 모르고 있던 자연에 대한 위대함에 대해서, 그리고 중,후반부에 넘어가서는 생물학도로서의 삶은 어떠한지, 과학자로서의 길을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가 지내왔던 길을 통해서 안내하고 있다. 특히나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교수의 재량으로 학생을 뽑아 그 학과에 진정 필요한 재목들을 길러내고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에서 우리도 이러한 시스템을 적용하여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지에 대한 바람을 가져보게 된다.

 수 많은 방황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은 저자는 젊은 이들에게 방황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하고 있다.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면 어디든지 움직여가며 자신을 그곳에 위치하게 만들라 하고 있다.

 자연에 대한 위대한 이야기를 넘어서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얼마나 좁은 식견이었는지에 대해 알려준 이 이야기를 들으며 과연 내가 서 있는 이 곳이 내가 원하던 곳이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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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 서민, 정준호저


 

 

독서 기간 : 2015.01.10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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