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그 무엇보다도 항상 나의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스마트 폰을 보노라면, 스마트 폰이 없던 시절을 어떻게 보냈었는지 하는 생각이 밀려들게 된다. 너무 익숙하기에 사용하고 있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 이 책은 담담하게 그 모든 것의 시초에 대해서 전해주고 있으며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런 히스토리가 있었구나, 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약 2600만 년 전, 사하라 사막의 동쪽 끝에 있는 삭막하고 메마른 리비아사막의 모래밭에서 어떤 현상이 벌어졌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무척 뜨거웠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산화규소 알갱이들이 적어도 섭씨 500도를 넘었을 뜨거운 열기에 녹아 합해졌다. 여기에서 형성된 화합물은 특이한 화학적 특성을 띤다. 이산화규소는 물처럼 고체 상태에서는 결정체를 형성하고 열을 받으면 녹아 액체가 된다. 그러나 이산화규소는 물보다 융해점이 훨씬 높다. 정확이 말하면 물의 융해점은 섭씨 0도이지만 이산화규소의 융해점은 섭씨 260도 이상이다. –본문
‘유리’가 얼마나 사용되는지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았던 때에는 몰랐지만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유리 제품만 해도 꽤나 많은 것들이 자리하고 있다. 컵에서부터 거울도 그렇고, 안경부터 가까이에 있는 출입문과 유리창 등 생각보다 많은 것에 유리가 사용되고 있었는데 이 유리는 2600만년 전 사하라 사막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유리를 실제 사용하게 된 것은 260도 이상의 고온에서 녹아 내리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12세기경이었으니 우연한 발견과 그것이 실제 우리의 생활에 적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유리 조각을 통해 굴절된 글자를 보았던 수도사들의 모습을 넘어 렌즈의 발명이 이어지게 되면서 누구나 일생을 살면서 한번의 안경은 착용하게 된다는 안경이 만들어지게 되었으며 안경의 수요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의 발전과 더불어 증폭하게 되었다는 점은 흥미롭게 느껴진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발견으로 세계 최초의 인쇄기술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됐지만 그 인쇄술의 시초가 수 많은 백성들에게는 실제 전파의 영향이 없었던 것과는 달리 서양에서는 인쇄술의 발전으로 또 다른 이들에게는 시력의 문제를 느끼게 하는 또 하나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것에서 그 방향의 차이가 너무도 다른 결말을 내는 것이 안타깝게도 느껴진다.
뉴 잉글랜드 겨울의 저에너지 상태 및 낮은 에너지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얼음은 귀중한 상품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열대권에서는 황금작물을 재배했기 때문에 지독히 더운 지역이었는데도 많은 사람이 살았다. 따라서 열기를 피할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무역의 장구한 역사에서 에너지는 언제나 가치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더운 곳, 즉 태양에너지가 많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탕수수와 목화를 생산하는 열이 강렬하던 세계에서는 차가운 냉기도 자산이 될 수 있었다. –본문
버튼만 누르면 얼음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지금과는 달리 이전에는 얼음이 너무도 귀했던 이전의 시대에 얼음으로 무역을 할 생각을 떠오른 이가 있다. 미국의 사업가인 튜더는 19세기의 초에 이 얼음을 이용하여 식품 운송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단순히 얼음의 이동이 아닌 식자재의 보관 및 운송의 혁신을 가져왔다는 것에서, 그리하여 전혀 다른 공간 속에서 이전에는 접할 수 없었던 식자재를 이용하게 되었으며 이것은 훗날 공기의 순환에 대해서 발견하게 되면서 에어컨의 발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또한 인류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빛’의 발견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는데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낼 수 없던 우리의 선조들은 2~3번에 나누어 잠을 자곤 했으며 생활 패턴 역시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빛을 알게 된 이들이 빛을 만들기 위해 고래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기도 했던 이전의 시대를 넘어 에디슨의 전구의 발명이 실은 스티븐 잡스가 MP3를 만든 시초와 비슷하다는 것을 보며 그 시대의 니즈를 잘 인지하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를 가지고 오는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배우게 되는 것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조합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 익숙해져 있기에 그것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또 변모하게 될지에 대해 관심 조차 가지지 않았던 것들이 실은 거대한 시간의 틀을 넘어서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넘어선 교합으로 만들어 지는 것을 보며 ‘벌새효과’의 현상을 하나씩 찾아가는 것이 어느새 즐겁게만 느껴진다. 우리의 곁에 있는 세계가 과연 또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하게 전해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