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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 - 아들러 심리학의 성장 에너지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현정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여전히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들 투성이지만 엄마를 바라볼 때면 엄마로서의 삶을 어떻게 지나왔는지에 대한 경외심이 들곤 한다. 조카와 2~3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체력 고갈을 느끼고 있던 나로서는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이 막연함을 넘어서 이제는 왠지 모를 두려움으로 느껴진다. 20대에만 하더라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을 그려보면 마냥 행복한 만이 그려졌다면 지금의 내가 그리는 엄마가 된 나의 모습은, 너무도 부족한 것이 많은 어른으로서 한 아이의 인성이 완성될 때까지 그 아이의 롤 모델이 되어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인가, 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곤 한다. 그렇기에 나는 이 <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필요했다. 무언가 중심이 잡을 것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절실히 느낀 것은, 육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분유를 타거나 기저귀를 갈아 주는 일은 처음이었지만 금방 배웠고, 능숙하게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가정에서 자란 적이 없으니 다른 가정에서 어떻게 육아를 했는지 알 방도가 없지만, 우리 부모님이 해 주었을 육아 방식을 흉내 내면 그럭저럭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본문
다른 아이들보다 활동성이 떨어진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체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잘 걷지를 않는다던가 뛰지를 않는다는 등, 또래 아이들보다도 무언가 부족함이 느껴진다는 것을 제 3자의 입을 통해 듣게 된다면 혹여 아이의 문제를 나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라는 후회와 그를 넘어선 두려움이 엄습하게 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 나아가야 할지 종종거리고 있을 어머니들에게 저자는 이 모든 답을 아이에게서 얻을 것을 조언하고 있다. 동일한 현상에 대해서 타인이 바라보는 시각과 그 안의 아이가 느끼는 것은 첨예하게 다를 수 있기에 아이를 통해서 이 문제를 바라보게 되면 오히려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서 한결 마음이 놓이게 된다.
혼내는 것은 백해무익한 일입니다. 아이는 자기가 하는 행동이 부모에게 혼날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합니다. 부모가 그런 행동을 혼낸다면, 꾸지람을 들음으로써 시선을 끈다는 걸 배웁니다. (중략) 아이는 혼나는 것으로 부모에게 관심을 받으려 합니다. 혼나면 확실히 부모에게 관심받겠지만 그게 소속감을 얻는 적절한 방법이라는 건 아이의 착각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반드시 자신을 주목하리라 보장할 수 없습니다. –본문
잘못한 일이 있으면 가르쳐 아이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했으나 저자가 말하는 것은, 인도의 방법 중 혼내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꾸지람을 하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닌 그 순간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만을 바라보기에 자꾸 엇나가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과연 저자의 주장이 옳은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무렵 늘 숙제를 하지 않는 아이의 심리는 칠판에 자신의 이름이 적힘으로써 주목 받고 싶어하는 심리라는 이야기에 또 다른 관점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나의 미니미와 같은 존재처럼 느껴지는 아이를 혹여 나의 마리오네트처럼 바랐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에 빠져들 때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아이를 나의 소우주가 아닌 동등한 관계 속에서 서로를 바라볼 것을 전해주고 있다. 나보다 훨씬 어린 아이기에 모든 것을 내가 선택하고 그 길을 따라가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인격도 나와 같은 것임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이다.
막연하게 알고 있었다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것들을 이 책을 통해서 미리 만나본 느낌이다. 엄마가 되어 한 아이를 바라보고서는 그 아이를 이끌어 준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이 책을 통해서 미리 마주하는 것도 꽤나 유익하게 전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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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믿는 만큼 크는 아이 ./ 기시미 이치로
독서 기간 : 2015.08.20~08.22
by 아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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