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몸으로 춤을 추는 여자였다
쥘리 보니 지음, 박명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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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 때문에 별안간 눈이 휘둥그레 지기도 했지만 표지 안의 여인을 보면서 무언가 신비로운 느낌에 매료되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과연 그녀가 안고 있는 이야기를 무엇일까. 무언가 비밀스러운것이 담겨 있을 쥘리 보니의 이야기는 자신의 자전적인 삶을 녹여, 그러나 오롯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베아트리스'를 통해서 말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들은 뭐랄까, 이전에는 마주해 본적이 없는 생경함이었으나 그것은 낯설어 거부감이 든다기 보다는 새롭기에 호기심이 드는 것이었고 그래서 자꾸만 페이지를 넘겨 베아트리스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게 하고 있었다.

 

 오로지 춤을 추는 것이 좋아서, 그것도 알몸으로 연주에 맞추어 무아지경으로 춤을 추어대던 그녀는 가보루와 파올로의 결테 있는 동안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지금은 산부인과 간호 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노르마와 로메오의 엄마이자 이제는 떠나버린 가보루의 부인으로써 제 2의 삶을 살고 있다. 

 

 나는 현실 위에서 맴돌고 있었다. 춤을 추었고, 사랑을 나누었다. 나는 사랑에 빠졌고, 내 남자는 행복했다. 나는 예술가로서 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무대에서 사라지는 즉시, 안개처럼 쳥체가 사라지면서 황홀경에 빠져들곤 했다.
 
내가 가진 것은 벌거벗은 몸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 모든게 어떻게 무너져 내렸느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 
 
그 사이 내겐 아이들이 생겼고, 가보르는 떠났다. 그러자 두려움이 느껴졌다. 아무것도 두려워지 않던 내가. 더불어 나의 몸도 침묵했다
.
 
일을 해야만 했다.

 

 나는 간호사조무복을 입었다. -본문 

 

 이 책에서는 한 챕터마다 춤을 추며 그녀의 행복한 인생을 살았던 베아트리스와 엄마로서 그리고 삶을 위해서 간호 조무사로 일을 하고 있는 베아트리스의 이야기가 반복되어 펼쳐지고 있다. 춤을 추며 행복을 꿈꾸던 베아트리스가 과거에서 현재로서의 삶으로의 시간순으로 기재되어 있다면 간호 조무사로 일을 하고 있는 베아트리스의 일상을 매 순간 병실의 문을 열면서 새로운 산모아 아이들, 그들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으며 그녀의 파란만장했던 삶처럼 매 순간 각방에 마주하는 그녀들의 이야기 또한 그 어느것 하나 평이하지 않고 특별한 그녀들의 살이 담겨져 있기에 어느 것 하나 파트릴 수 없이 진지하게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아직 결혼도 안한, 그렇다고 어느 누구 앞에서 춤을 추는 것조차 스스로 몸치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엄마로서의 삶은 물론이거니와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본 적도 없는, 그것도 알몸으로 춤을 춰본 적은 더더욱이 없는 나로서는 사실 처음에는 '베아트리스'를 이해한다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으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했다, 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초반의 그 근심은 기우였다는 것이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 수록 드러나게 된다. 

 

 2호실의 부인은 자신의 몸 안에 있을 때에는 살아있었던 아이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영혼도 같이 세상을 떠난 아이와 함께 떠나버리고 있었다.

 

 "아직 한 아이가 남았잖아요. 힘을 내세요." 라는 위로는 그녀에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 누구도 그 상황에 빠져보지 않는다면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6호실의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나았던 산모는, 다분히 이 시대의 평범한 출산 과정 중에 하나인 제왕절개가 그녀 스스로의 삶도 조각내 버렸다는 것을 온몸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 모든 것이 평범하고 일상적이라며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두렵게만 느껴졌다. 어느 것 하나 쉬이 말할 수가 없는 것이라는 것을 매 호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베아트리스를 마주하며 깨닫게 되고 그러면서도 그 곳의 수 많은 사람들이 이 모든 병실 속의 여인들이 그저 한낱 에피소드 속의 주인공인것처럼 쉬이 말하는 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흘러나왔다. 그들에게는 잠시 시간을 떼울 수 있는 소재이겠지만 그 소재 속의 이들에게는 평생의 삶이 담긴 순간들일테니 말이다. 

 

 그녀의 옆에서는 남편이 말없이 울고 있다. 그의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는 귀여운 사내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영혼을 다시 붙여놓을 수 없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녀는 그의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겼던 것이다.
 
그는 모든 광경을 지켜보았다
.
 
그의 사랑 한가운데에서 핵폭탄이 터져버렸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에게 하는 말은 고작 '다 잘될 겁니다. 아버님'이 전부였다. -본문
 

 

 아마도 이러한 환경 때문에라도 베아트리스는 하루하루의 조무사로서의 삶이 버거웠을 것이다. 죽은 제쥐를 자신의 손으로 받아냈던 그녀였기에 이 병원 안의 또 다른 그녀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기는 하나 그 이외의 무수한 소음들이 함께하는 이 곳에서 언제나 그들이 바라는 '정상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베아트리스는 이 곳이 벗어날 수 없는 철장과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 ''정상적인 삶을 살았던 알몸의 무희였던 그녀는 사회 속에 살기 위해서 부단히 정상적인 그들의 테두리 안에 들어가 있어야만 했고 그럴 수록 그녀는 스스로가 메말라 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삶을 연맹하기 위해서 조무사로서의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거의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었고, 나는 그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모든 것에서 동떨어져 있다는 늒미을 예번보다 적게 받았다. 게다가 거리의 사람들도 예전만큼 나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나는 수수한 차림새를 했고, 거의 평범한 엄마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본문 

 

 그럼에도 그녀가 이곳에서 견디고 있었던 것은 그녀가 좋아하던 조산사인 프란체스카가 곁에 있었고 이미 떠나버렸지만 한때나마 곁을 지켰던 가보루와의 시간들에 대한 잔상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프란체스카와 가보루는 이제 그녀의 곁에 없고 베아트리스에게는 자유를 욕망하는 자신을 숨기고 조무복 안에서 웃고 있는 그녀만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프란체스카를 떠나보내게 했던 이 비정상적인 현실 속에 자신이 있는 것에 갑갑증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2호실의 L부인이 버젓이 누워있는 그 곳에 15호실의 입원한 산모가 2호실의 부인의 남편이었던 그의 새부인이라는 것을 보면서 베아트리스는 이 모든 것에 대한 분노와 동시에 체념을 느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믿었던 순간 세상을 그녀에게 살인이라는 죄목을 덮어씌고 있었고 그것이 L부인의 심장마비였다는 판명이 나기까지 그 누구도 베아트리스를 지켜주지 않고 있었으니 그녀는 조무사로서의 그야말로 사회가 바라는 '정상적인 삶'에 대한 회한을 느꼈을 것이다. 

 

 파올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눈에서 두려움을 읽을 수 있었다
. 
 
우리는 지난 8년간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난 죄수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를 꼭 안아주었고 우리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한참을 서 있었다. (중략)
 

 

 "파올로, 난 이제 다시는 거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애초부터 거기와는 상관없는 사람이었소. 베아트리스"-본문 

 

 그녀가 앞으로 어디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더 이상 조무사로서의 베아트리스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알몸의 몸짓이 아닌 그녀 스스로의 자유를 꿈꾸기 위한 몸짓들이 여전히 그를 뛰게 하고 있었고 그곳에서만이 그녀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 있었다. 물론 이제는 엄마가 된 그녀가 자신만을 위한 삶을 포기하고 아이들을 위해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삶을 쫓아왔던 나로서는 모든 것을 희생하고 생계와 육아만을 위한 삶을 살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나는 베아트리스 그녀의 삶을 살기를 바라며 그렇게 하여 그녀가 다시금 날아오르고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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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녀 / 넬리 아르캉저


 

 

독서 기간 : 2014.05.23~05.24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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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사회 - 현대사회의 감정에 관한 철학에세이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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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16. 그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그 날 아침, 제주도로 향하고 있던 선박이 좌초됐으며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조되었다는 속보를 보고서는 안도하고 있었다. 점심이 지나고 나서는 사망자의 수가 2명까지 늘어난 것을 보며 안타까운 이들의 목숨이 이렇게 아스라히 사라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또 일을 하느라 금새 잊고서 그렇게 저녁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날 퇴근하고 나서 집으로 가는 동안에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뉴스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구조되었다던 수 많은 사람들은 실종자의 숫자로 집계되었으며 그 때부터 수 많은 이들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만을 기다리며 그렇게 뉴스에만 집중하고서 온 나라는 침묵에 빠지게 되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났지만 별다른 소식없이 지지부진한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었고 침통하리만큼 억장이 무너질 뉴스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모자라 수 많은 국민들의 눈이 집중되고 바랐던 구조는 늑장 대응이 이어졌고, 수 많은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할 어른들의 의무는 사라져 버린 그 아비규환의 시간 속에서 대한민국은 분노를 넘어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는 그 화살들을 안고 지금 한달이라는 시간을 견디어 오고 있다.

 

 그 누가보다도 어른인 지금의 나는 세월호의 참사를 보면서 그저 안타까워하며 그들에게 미안해 하는 것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에서, 이 미약한 개인이, 이 미약한 나라를 만들어 온 장본인 중 한명이라는 것에서 끝없는 회한만을 안고 지내고 있었다.

 

 그렇다. 나는 이 분노에 대해서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이 모든 것들을 바로 잡아야 할지에 대해 답을 얻고 싶었다. 과연 이 분노를, 그러니까 무력한 나라는 존재에 대한 분노와 이 무력한 사회에 대한 분노, 무력한 국가에 대한 분노 등 이 모든 분노들에 대한 것들을 풀어내고 그것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었다.

 

 분노라는 것은 신체적인 위협이나 안정성의 불안 등으로 일어나는 심리적 변화가 아닌 신념의 변화에 따른 정신적인 변화의 따라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노는 크게 개인들이 속해 있는 사회에 대한 분노와 개개인이 속한 자신의 현실에 대한 분노, 그러니까 자신이 속한 세계에 대한 분노로서 바라보고 있다.

 

 과거에는 자연 안에서 힘 없는 인간들은 위대한 자연 앞에서 그저 하늘하늘한 존재로서 자연에 대한 외경심과 동시에 스스로 통제할 수 없기에 분노를 느꼈다면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사회나, 정치, 경제 등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과 실제 자신이 속에 있는 현실에 대한 간극을 인지하는 순간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회는 있으나 그러한 이상적인 사회가 실현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라 발생하게 되는데 위에서 언급했던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이 나라의 어른들로서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서, 그러니까 실종자들을 위한 그야말로 당시에 필요했던 조치들을 취해야 했으나 그러한 골든타임을 놓친 채 무능한 정부와 그들을 보며 발만 동동 굴려야 했던 개개인들의 점차 커져만 가는 분노들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일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이 생각의 끈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우린느 사회에 대한 하나의 이상을 가지고 있다. 그 이상이란, 사회가 늘 내 삶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조화로운 세계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회'는 내가 그 사회에서 요구한 넋에 따라 교육받고, 공부하고, 일사고, 사회에서 지정한 적정 시기에 다라 진학, 취직, 결혼, 출산, 은퇴 등을 수행했을 때 그에 대한 당연한 결과로서 '행복한 안정'을 제공한다. 그런 사회 속에서 나와 내 삶, 내가 속한 이 세계는 일치한다. -본문

 

 분노는 위험한 것이 아니다. 분노라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 대한 불합치한 현실에 대한 인지를 통해서 그릇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함이며 그렇기에 정당한 분노는 우리 스스로를 바로 바라보게 하며 부당한 사회를 바른 사회로 이끌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분노는 그 잘못된 것들을 고치려고 하는 하나의 행동으로 이끌 수 있고 그 행동은 정당한 사회를 이끌게 하는 시초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분노가 정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하나의 왜곡된 현상에 대한 분노라든가, 특정 계층만을 향한 분노가 아닌, 그야말로 합리적인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옳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야 하는데 현대 우리의 사회는 서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길거리에 늘어나는 노숙자들에 대해서 외면하고 있고 노인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변화들에 대해서 젊은 이들은 외면하고 있으며 젊은 이들의 고민 중 하나인 취업이나 학업에 대한 비용에 대해서 노년층은 별다른 관심이 없이 그저 자신들만의 세대에 있는 문제들에만 치우쳐서 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에 대한 상황에 대한 인지는 없이 그저 자신이 속해 있는 그 집단 내의 문제 속에서만 아우성을 치고 있고 그들만의 아우성이 나머지 세대들을 향한 분노로 치닫고 있으니, 이것은 융화되지 않은 분노이자 증오로만 변질 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는 개인을 통해서만 존재한다. 사회를 버린 개인들에게 사회는 결코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 사회는 내 안에서 시작되는 것이지, 정치인이나 정부 관료 같은 다른 누가 만들어서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본문

 

 이렇게 함께 존속하는 사회는 개개인들의 신뢰가 뭉쳐지면서 만들어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한국 사회 속의 개개인은 그저 빠르게 흘러가는 세렝게티 위해 살고 있는 약육강식의 구도 안에서 살고 있다. 개인이 사회를 믿고 그러한 사회가 개인의 삶을 충족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사회 속에서 버둥거리고 헉헉 거리며 따라가기만을 바쁜 개인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와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 속의 괴리감을 느끼며 분노를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분노는 건강하고 정당한 것이 아닌 왜곡된 사회 속에서 발아한 불안정한 분노인 것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분노를 기반으로 하여 개인들은 집단화 되며 그러한 집단 속에서 극우 혹은 극좌의 형태로서 개인의 모습을 숨키고 집단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이 마저도 왜곡된 사회 속에서 발아한 것이기에 건강하지 못하고 또 다시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분노라 점철되게 된다.

 

 극구든 극좌든 집단에 자기를 동일시하고 궁극적으로 도취와 열정을 바란다는 점에서 승리와 우월감을 통해 자기를 다시 느끼길 원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그들은 에릭 호퍼가 말한 "자신과 화해한 자만이 세계에 대한 공정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라는 명제에서 정확히 동일한 거리로 동떨어져 있다. 그들이 모두 현실을 왜곡하는 망상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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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 스테판 에셀저


 

 

독서 기간 : 2014.05.1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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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따뜻한 말 한마디
별글 편집부 엮음 / 별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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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보면 주저리 주저리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속의 위안보다는 별 다른 말하지 않더라도 한 번의 손짓이라든가 눈길, 단 한마디의 말에 더 많은 위안을 받는 경우들이 있다. 구태여 화려한 미사여구나 수식어를 넣지 않아도 그저 그 짧은 순간들로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그 순간이 주는 기적과도 같은 시간들을 종종 마주하게 되는데 이 책은 아마도 그러한 기적과도 같은 순간을 위해서 만들어진 책이 아닐까 싶다.

 
 
 
 

 짧은 단문과 상단에는 영어의 원문이 함께 있는 페이지를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위안을 받게 되는데, 사회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 첫 설렘이 어느새 무색할 정도로 예전의 내가 가지고 있던 원래의 내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과연 무엇을 위해 오늘을 살고 있나, 라는 반문이 들 즈음에 마주한 이 문장을 보면서 그럼에도 지금의 나는 또 다른 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구나, 를 깨닫게 된다.



 
하늘과 땅에는 별과 꽃이 있고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있기에 우리의 삶이 빛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어느 새 잊고 있던 따스함을 마주하게 된다.



 매일 매일의 허덕임 속에서 대체 왜 이것밖에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는가, 라는 불만을 가지게 되는 나에게 수확이 아닌 얼마나 씨앗을 심었는지에 대해서 하루를 평가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나의 하루들을 반성해 보게 된다. 그저 열매를 수확하려고만 했지 나의 앞날들에 대한 더 이상의 노력은 안했던 나에게 촌철살인과도 같은 이야기였는데 이 짧은 단상들은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게 하면서도 그 안의 상념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짧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진국과 같은 이야기들은 계속해서 내 마음속에 뇌리로 남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가끔 하루가 찌들어 있을 때, 휴식이 필요할 때 한번씩 읽어보면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책이 되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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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 박범신저

 

  

 

독서 기간 : 2014.04.0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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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 바이킹에서 이케아까지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시리즈
김민주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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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타일에 대해서 홈쇼핑 채널이라 디자인 관련 책자에서도 종종 마주하기는 했지만 과연 이것이 어떤 스타일인지에 대한 정의는 막연하기만 하다.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고풍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감각적인 느낌일 것만 같은데 과연 이게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이 책 안에 압축하여 담아놓고 있었다.

유럽이라는 이름은 친숙하게만 느껴지지만 북유럽이라는 것은 유럽보다는 생경하게만 느껴지는 이 곳에 대해서, 사실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누리고 있는 꽤나 많은 것들이 이미 북유럽의 것들이 많이 있었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북유럽이라는 나라가 먼 나라가 아닌 이미 우리 안에 쉬이 접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어떠한 나라에 대해서 알고자 한다면 그 나라의 역사책을 읽어보라던 이야기처럼, 이 책 역시도 북유럽의 역사에 대해서 먼저 독자들에게 소개를 하고 있다. 보통 북유럽이라고 하면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노르웨이를 이야기한다는데 스칸디나비아는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이렇게 3개국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유럽의 끝자락에 자리한 이 스칸디나비아반도에는 바이킹들의 역사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었으며 흥미로운 것은 각 국가의 바이킹들 모두가 그들의 지리적인 위치에 입각하여 바이킹 자체의 성격마저도 달랐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땅에서 조용하게 살던 바이킹들은 왜 갑자기 멀리 바다 원정을 나가기 시작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었다. 북유럽 지역은 평야가 드물고 토질이 척박했기 때문에 식량이 많이 생산되지 않았다. 기후 온난화로 작물 수확량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인구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나 식량 자급이 힘들어졌다. 넘쳐나는 인구와 식량난을 해결할 방법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것이었다.

 당시 북유럽에서는 땅을 상속받는 것은 장남뿐이었고, 차남과 삼남 등 그 아래 아들들은 스스로 땅을 개척해야만 했다. 또한 죄를 지은 범죄자들은 고향에서 추방당했기 때문에 다른 곳을 터전을 마련해야 했다. –본문

 특히나 신화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었는데 북유럽의 신화들을 마주하면 그들은 신이라는 범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모르게 인간을 닮은 듯한 모습들이기에 읽는 내내 마음이 동하게 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만이 전부인 듯 생각하여 그것들에만 목을 메고 읽어 나가곤 했는데, 앞으론 북유럽 신화들에 대해서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역사를 떠나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 한 내용들이 계속해서 펼쳐 나가게 된다.

 남녀 평등에 그 어느 곳보다도 뚜렷이 자리잡은 북유럽에서는 핀란드의 엘리자베스 렌이 세계 최초의 여성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었가도 하며, 노르웨이에서는 여성의 군 복무를 의무화 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스웨덴에서는 자녀 출산 전후로 450일 동안의 휴가를 가질 수 있다고 하는데 이 휴가는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이 모든 복지 혜택들을 위해서 북유럽 국가들의 세금은 임금의 50% 남짓한 수준이라고 하는데 국민들은 국가가 자신들의 세금을 투영하게 운영하여 그 모든 혜택들이 자신들에게 돌아오리라 믿고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금을 낮추는 것에 반대한다고 한다.

 스릴러가 인기를 끌려면 1인당 국민소득이 2 5천 달러를 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기본적인 경제사회적 능력과 추리소설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추리소설은 영미권과 일본이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이들 언어권은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본문

 모두가 좋아요, 를 외치고 있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그 풍요로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모든 이들이 부유해 보이는 이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차별에 대한 이야기들은 바로 그들의 문학을 통해서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스노우 맨>이나 <렛미인>이 북유럽의 대표적인 스릴러 문학이라고 하는데 요 네스뵈 역시 노르웨이의 국민작가로서 얼마 전 우리나라에도 방한한 적이 있는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분이라 한다.

 특히나 카모메 식당이라는 영화는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일본 작품이기에 당연히 배경 또한 일본인 줄만 알았는데 이 영화 속의 배경이 핀란드의 헬싱키라고 한다. 당시 이 작품의 인기를 타고 일본인들에게 핀란드 속 카모메 식당을 찾아가는 여행이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그저 핀란드라는 배경뿐만 아니라 그 곳에 등장했던 모든 것들이 이슈화 되었다고 한다.

 영화의 주 무대가 식당이니만큼 이 영화에는 핀란드 자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특히 이딸라브랜드의 컵과 접시들이 주로 소개된다. 이딸라의 디자인은 핀란드의 여러 디자이너들이 함께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본문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부자가 된 줄만 알았던 노벨이 사실은 폭파용 뇌관이 바로 수익의 원천이었다는 것과 그가 어떻게 하여 노벨상이라는 것을 만들어 내게 되었는지, 한때는 금융업계의 마이다스의 손이었던 아이슬란드의 붕괴가 어떠한 이유로 발생하게 되었는지, 앵그리버드에서부터 레고를 지나 안데르센까지 그야말로 북유럽의 전반적인 내용들을 모두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모른다고만 생각했던 북유럽이 우리 주변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이 책 속의 내용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 듯 하다. 50개의 키워드가 있기에 골라 보는 재미도 쏠쏠했던 이 책을 통해서 북유럽이 친근하면서도 더 알아보고 싶어진다. 일단 북유럽 신화부터 다시금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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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온다 / 양정훈저

 

 

 

독서 기간 : 2014.04.08~04.0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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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너를 위해 꽃을 사렴 - 딸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알렉산드라 스토다드 지음, 조영미 옮김 / 문학테라피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사람을 마주하는 순간, 눈에 비친 타인의 모습은 나에게 내재되어 있는 기억의 편린들을 조합하여 단 몇 초 만에 그 사람에 대해 판단을 내리곤 한다. 분명 지금 마주하는 그는 처음 본 자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타인에 대해서 유순해 보인다, 고집에 세 보인다, 깔끔할 것 같다, 나와는 잘 맞을 것 같다 등등 수 많은 판단을 내리게 된다. 그 몇 초의 시간 안에서 말이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가 키워진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아이들을 키워야 할 때가 있다. 나는 엄마라는 존재가 두려웠다. 그래서 나는 엄마와는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웠고, 그 덕분인지 딸들은 날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강요가 아니라 본보기를 통해 잘못된 것에서 옳은 것을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엄마는 나에게우유만을 주었지만 나는 내 딸 알렉산드라와 브룩에게우유을 주려고 노력했다. 우유가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다. 꿀은 재미와 행복 그리고 기쁨이다. –본문

 이 책 역시 처음 마주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몇 페이지를 읽자마자 아, 이 책에 빠져들겠구나,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물론 이 강렬한 느낌은 후반에 가면서는 조금씩 퇴색되어 가긴 했지만 어찌되었건 처음의 그 느낌대로,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따스한 이야기들이기에 읽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때의 나는 틀렸었다. 그 당시에는 옳다고 느꼈던 행동이었지만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서툴렀고 실수투성이였다. 사소한 일이 아닌 정말 중요한 일에만 비판을 하고 부딪쳤어야 했다.  본문

 이미 내가 있는 지금의 시간을 지나 두 딸의 엄마가 된 저자는 자신이 지나왔던 길들에 대해서 온몸으로 마주하고 깨닫게 된 이야기들을 그녀의 두 딸이자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나지막이 전해주고 있다. 엄마로서의 그녀의 시간 속에서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것은 없었는지,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이자 며느리이면서 또 올케이기도 한 자신의 위치 속에서, 그녀는 지나왔던 시간들을 돌이켜 보며 자신이 선택했던 순간들에 대해서 그것이 인생에서 어떠한 의미들이 있었는지, 자신의 뒤를 이어 딸들이 가야만 할 그 길에 대해서 스스로 이정표가 되어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들을 담대히 들려주고 있었고 언젠가는 도래할 그녀의 이야기들이 내게는 더 없이 따스한 조언처럼 다가 온다.

네 삶 속에 기쁨이 억제되지 않도록 하렴. 건강할 때 휴가를 떠나렴. 떠나기엔 너무 바쁘다고? 너는 내년에도 바쁠 거야. 그러니 지금 가지 않으면 언제 가겠니? 여기, 바로 지금은 최고의 시간이야. 재미를 미루지마. 너 자신을 마지막으로 밀쳐두지 마. 네가 지금 누리는 기쁨은 나중에 오는 기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단다. –본문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자이기에, 딸에게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여자로서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톡톡 건드리고 있기에 무언가 울컥함이 꿈틀거리곤 한다. 매번 바쁘다는 핑계로 내 스스로에게 미루고만 있던 작은 선물과도 같은 일상의 여유를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 버린 시간 속에서 내가 있어야만 그 이후의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녀의 이야기는, 매번 가장 좋은 것은 뒤로 미루어 마지막에 만끽하려 했던 고질적인 나의 습관에 대해서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가장 좋은 것을 마지막에 미루는 것은 그 마지막까지 가는 동안 나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자 한편으로는 이 일련의 것들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그녀는 모든 것을 마지막에 미루는 것은 때로는 현재의 것들을 오롯이 만끽할 수 없기에 구태여 그것들을 미루지 말고 매 순간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라 이야기 해주고 있다.

 유일하게 나를 위한 시간의 필요성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관리에 관한 팁은 물론, 사는 동안에 마주하게 되는 것들에 대한 소소한 조언들을 안겨주고 있기에 잔잔하게 울리는 저자의 조언들은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그녀가 살아온 길에 대한 노하우를 고스란히 받는 느낌이다.

 왜 대체 나에게만 이런 일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것이야 말로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일이 파란만장하게 드리우는 삶 속에서 여자로서, 엄마로서, 누군가의 아내이자, 또 어디선가의 일원으로서 살아야만 하는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는 대지에 스며드는 봄비와 같이 촉촉하게 마음에 위안을 준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나를 위한 최선의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그녀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나른하기도 하고 축 늘어졌던 어깨에 조금씩 힘이 들어간다. 그래, 오늘도 다시 시작되는 하루를 다시금 기운 내서 걸어가는 길목에서 그녀는 또 묵묵히 나의 행보를 지켜봐 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오늘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

 

아르's 추천목록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유인경저 

 

 

 

독서 기간 : 2014.03.26~03.2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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