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뜨개 패턴 500 - 내 맘대로 골라 뜨는
고세 지에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아트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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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손뜨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라고 해야 할까. 한 땀 한 땀 손을 움직이면 어느새 늘어나 있는 목도리를 꿈꾸며 고등학생 때 이모한테 처음으로 손뜨개질을 배웠었는데 생각보다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거니와 힘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삐뚤삐둘해지는 목도리를 보며 처음 시작의 설렘은 사라지고 금새 손에서 놓아버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다 일 년 전쯤. 갑작스레 달바의 목도리를 떠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만 해도 겉뜨기와 안뜨기만 할 줄 알았지만, 어떻게든 배워서 예쁜 목도리를 떠 주고 싶다는 생각에 동대문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한 10분여 동안의 짧은 강습을 받아 변형고무뜨기를 배워왔으며 풀고 다시 감기를 여러 번 반복한 결과 3일여만에 목도리 하나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살짝 어설픈 감이 없지는 않지만, 완성된 목도리를 보고 나서는 무늬가 있는 목도리를 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하여 네오무늬 목도리를 도전하며 처음으로 도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도안을 볼 줄 몰랐을 때만해도 그저 막대기만 가득한 것인 줄 알았던 것들이 도안을 볼 줄 알게 되면서 도안만 있으면 어떠한 무늬도 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도안들을 구하는 방법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이 책 안에 무궁무진한 도안을 안고 있다는 것에서 보기만 해도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안뜨기와 겉뜨기만으로도 이런 무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서 빨리 무엇이든 만들고 싶은 욕망이 들게 한다.

 

 

페이지를 넘겨보면 완성 작품과 도안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도안들이 가득 담겨 있기에, 웬만한 무늬는 이것으로 모두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이 무늬는 목도리뿐만 아니라 스웨터에 넣어도 예쁠 것 같은데, 무늬 바로 오른쪽에 도안이 있으며 도안을 보아도 그다지 어려운 부분이 없는 듯 하여 이 무늬로 제일 먼저 목도리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앞쪽에는 대바늘 도안이, 뒤쪽에는 코바늘 도안이 담겨 있는데 코바늘 뜨기는 그야말로 초보이기에 도안을 보는 법도 잘 몰라서 엄마한테 보여드리고 여쭤봤더니 상당히 많은 무늬가 있다면서 이 책만 있으면 다양하게 코바늘 뜨기를 할 수 있겠다며 좋아하셨다.

 목도리를 하나 뜨기 위해서 도안을 찾아 몇 시간 동안 인터넷 검색을 하고 결국에는 도안을 따로 구입해서 만들곤 했었는데 이 책 안의 패턴으로만 만들어도 도안 걱정 없이 원하는 목도리를 마음껏 뜰 수 있을 것 같다.

 


 

 

도안 보는 법만 안다면 세상의 거의 모든 무늬를 뜰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책을 매 겨울마다 꺼내 보며 부지런히 뜨개질을 해봐야겠다.

 

 

 

아르's 추천목록

 

《북유럽 스타일 손뜨개》 / 주부와 생화사 편집부저

 

  

 

독서 기간 : 2014.01.0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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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기분파 위험물기능사 필기 (핵심포인트 및 주기율표 수록) - 핵심포인트및주기율표수록+2014년최신기출문제수록+최신법령개정포함
에듀웨이 R&D 연구소 엮음 / 에듀웨이(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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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 관련 업무에 종사하다 보면 종종 위험물을 다루는 경우가 있다. 일명 DG Cargo인 이 화물들은 선적하기 전부터 필요한 서류를도 꽤나 많고 컨테이너에 실리고 선적되기까지 발화점은 물론이거니와 UN No. 등 기재해야 하는 항목들도 다양하다.

 그도 그럴것이 위험물이라는 것이 말 그대로 운송 중의 갑작스레 사고로 변모할 수도 있는 것이니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DG Cargo들을 다루게 되면서 이 화물들의 취급에 관한 내용들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하긴 했었는데 <위험물 기능사>라는 자격증이 있다는 것을 이 참고서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으며 그리하여 위험물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위험물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은 4장에서부터 다루게 되며 그 이전에는 화재 예방 및 소방시설의 운영 및 설치 등에 대해서 먼저 배우게 된다. 업무상 다루게 되는 분야는 4장부터라서 그런지 그 이후의 내용들이 눈에 더 들어오곤 한다.  

 

 

   

 화학물의 결합에 관련한 내용은 고등학생 때 화학 2를 전공하기도 했거니와 관세사를 준비하면서도 배웠던 내용들이라서 화학식은 물론이거니와 구조를 이해하는데도 훨씬 수월하게 느껴졌다. 하이드록시기니 에테르기니 하는 것들을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오랜만에 다시금 공부하는 느낌도 드는 것이 설명을 보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재미도 쏠쏠하게 느껴진다.

 

 

 

 업무상 겹치는 부분들도 있고 학창시절에 배웠던 부분들도 있기에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아마도 쉬이 획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 속에서는 전반적인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최근 기출문제 수록과 더불어 친절히 해설까지 되어 있는 부분을 보면서 이 책을 따라 꾸준히만 준비하다 보면 자격증 획득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갑오년 새해를 맞이하여 올해 안에 이 자격증을 공부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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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여 바다여 1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0
아이리스 머독 지음, 안정효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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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찰스라는 인물을 마주하는 동안 전에 보았던 내 아내의 모든 것이란 영화 속 류승룡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보였다. 첫사랑이 세상을 떠난 이후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했던 장성기라는 역할을 맡았던 그는, 찰스라는 인물처럼 희대의 카사노바였지만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았었다. 그저 전리품과 같이 잠시 스치는 여인들은 그를 잊지 못해 매일 그의 집 앞에서 문을 두드리고 있었지만 그는 매몰차게 그녀들을 돌려보낸다. 사랑이 아니니 돌아가라며 말이다.

 다만 찰스와 장성기의 차이가 있다면 첫사랑이 현재까지 그들의 곁에 존재하느냐의 차이였다. 장성기의 첫사랑은 이미 세상의 떠난 상태였다면 찰스의 첫사랑 하틀리는 어느 순간 그의 눈 앞에 나타나게 된다.

 바다가 근처, 바위 꼭대기에 있는 슈러프 앤드라는 집에서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는 찰스의 모습을 보면서 사실 처음에는 얼마나 묵직하면서도 담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하는 모습을 기대했었다. 무릇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만큼의 지혜와 삶을 관통해 보는 그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 속의 찰스는 그러한 깊이라기 보다는 여전히 사랑이라는 것을 제 멋대로 바라보는 한 남자의 모습이었다.

 다분히 좋은 의도로 한 일들이 타인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 지는 경우가 있다. 사랑이라는 것 역시, 나에게는 사랑이기에, 상대방에게 그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것이 사랑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때론 그것이 스토커와 같은 두려움으로 바뀔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짝사랑이라는 단어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닐까. 혼자 하는 외톨이 사랑은 상상 속에서 완벽한 모습을 구현할 때도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비참한 장면을 만들어 놓기도 하기에 혼자서 하는 사랑은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 짝사랑이라는 것이 도를 지나치게 되어 그 선을 넘게 되는 경우, 모든 것을 자신의 판단 하에 상대는 무조건적으로 나와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하는 행동은 감정의 표현을 넘어 폭력이 되기도 한다.

 회고의 순간 그의 손끝에서 나열되는 화려했던 찰스의 전성시대의 이야기들을 보면 (비록 나이가 든 현재 역시도 그는 계속해서 전성 시대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에게는 그저 흘러가는 무용담과 같을 뿐이다. 얼마나 많은 여자들, 심지어 남자까지도 그를 마음에 담아두고는 있었지만 그에게 있어서 유일한 사랑은 바로 첫사랑이자 결혼을 약속했던 하틀리뿐이었다.

 정말 그것이 이유였나요?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지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 거예요!”

 당신은 런던으로 갔어요.”

 그래요.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고, 난 당신을 버린 게 아니라 항상 당신만 생각했고 날마다 편지를 썼다는 건 알잖아요. 다른 남자가 있어서 그런건 아니였죠? 그 남자 때문은 아니었겠죠?” (중략)

 그때 그를 알고 있었나요?”

 그건 상관없는 일예요.”

 상관이 있고 말고요. 아무리 사소한 일들이라도 모든 상관이 있으니까 다시 찾아내고 주워 모아 부활을 시키고, 과거를 다시 살아 그것을 순수하게 깨끗하게 만들고, 마침내 서로 구원을 하고 상대방을 다시 완전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겠나요…..” –본문

  열 여덟 살이 되면 결혼을 하자던 약속이 무색하게 갑작스레 사라져 버린 그녀는 어느 새 노년이 된 그의 눈에 띄게 되고 그때부터 찰스는 다시금 하틀러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게 된다.

 과연 완전하게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찰스가 생각하는 완전함은 그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하틀러를 벤으로부터 구해내어 자신과의 사랑을 점철시키는 것이었으며 그리하여 그는 하틀러가 자신과 헤어진 그 순간부터 불행했으며 현재도 불행한 삶 속에서 옥죄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생각이라는 그 틀이 무궁무진 할수록, 그 생각에 감정이 더해져 사랑이라는 형태로 변모되어 갈 때, 미숙한 사랑은 그것마저도 사랑이라 표방되어 상대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고통을 주게 된다.

 어느 날 밤 누군가에 의해서 떠밀려진 절벽에서 바다로 빠지는 순간, 그리고 하틀리의 아들이 주검으로 발견된 그 때가 되서야 찰스는 이 모든 것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진 집착이자 폭력이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인간은 스스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비록 변화가 있다고 해도 그 범위는 백만 분의 1밀리미터밖에 안 되리라. 가엾은 혼령들이 가버리면 평범한 의무와 평범한 관심만이 남는다. 인간은 조용히 살면서 자질구레한 좋은 일들을 하며 아무도 해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장은 내가 할 만한 자질구레한 좋은 일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데, 내일은 하나쯤 생각이 날지도 모른다. –본문

 자신만은 객관적이고 다분히 합리적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자기 중심적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듯 하다. 내 눈에 비친 것이 세상의 전부이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통념이라 믿으니 말이다.

 사랑이 아닌 질투와 분노를 기반으로 자신의 이 모든 광기의 태동이라는 것을 바다 속에서 마주한 바다뱀을 떠올리며 알게 되듯 과연 우리는 인생의 어느 순간이 실제 우리의 모습을 마주하게 될지, 그것이 너무 늦게 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독서 기간 : 2013.12.26~12.30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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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과의 대화 - 넬슨 만델라 최후의 자서전
넬슨 만델라 지음, 윤길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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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남아프리카의 민주화의 상징이라는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이후, 전 세계 사람들은 애도의 물결을 표하며 거리로 향했으며 그 인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엄청났다고 한다. 연일 신문이며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보면서, 아니 그 이전에도 책을 통해서 간략하게 그에 대한 내용들을 접하면서도 별 다른 생각들은 해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남아프리카의 최초의 흑인대통령이라는 문구를 보면서도 그 최초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인지하는 대도 한참 걸렸던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그들이 나라인 아프리카에서 대체 흑인대통령이 왜 최초로 탄생되어야 했는지, 그 최초라는 이름을 달기 위해서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인종차별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이겨내야 했는지 등에 대해서 지금이라도 나는 그에 대해 알아야만 했다. 이미 그가 세상을 떠난 순간이었지만, 더 이상 그의 삶을 그저 관망하는 것은 지금이 마지막이고 싶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보이는 숫자들을 보면서 파본인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알 수 없는 수수께끼와 같은 숫자들이 나열되어 있는 이 기록들은 하단의 주석을 읽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는데 그야말로 그의 인생을 고스란히 기록해 놓은 것들이었다.

연도 뺄셈 세 개에서 첫 번째 “28”은 넬슨 만델라가 감옥에 갇여 했던 총 햇수이고 두 번째 “44”는 그가 처음 감옥에 갇혔을 때의 나이며, 세 번째 “72”는 그가 마침내 감옥에서 풀여났을 때의 나이다. (출처: <자유롭게 향한 머나먼 길>의 속편으로 쓴 미완성 원고) –본문

 한 아이가 태어나 소년을 넘어 장성한 청년이 되고도 남을 시간을 고스란히 비좁은 감옥에 수감되어야 했던 그는 죄수 466/64번이 되어서도 그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그와 뜻이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았으며 결국 그를 이 감옥 안에 투옥시킨 이들을 원망 대신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있었다.

이 책에 있는 이야기, 만델라의 삶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오류 없는 인간이 거둔 필연적 승리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건 사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모두는 변화가 어려워 보이는 시대에, 우리의 대립과 우리의 불완전함이 우리 자신으로 하여금 서로 책임지지 않는 쉬운 길로 가도록 유혹하는 시대에 봉착해 있다. 만델라도 그런 시대에 봉착했었다. 그러나 햇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 로벤 섬 감방에서도 그는 더 나은 미래를, 희생할 가치가 있는 미래를 보았다. 복수를 하고 싶은 유혹에 부딪혔을 때에도 그는 화해의 필요성을, 원칙이 한낱 권력보다 우위에 있음을 보았다. –본문

 28년이란 시간. 이렇게 글자로 쓰고 읽기에는 별 거 아닌 시간이지만 내 인생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이 시간 동안을 세상을 올바르게 바꾸고자 했던 열망 하나 때문에 고스란히 갇혀 지내야 했다니. 역사를 고스란히 바꾼 이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것이라 생각했던 이 책은 역사 속 인물이 아닌 세상의 변화를 위해 온 몸으로 희생했던 넬슨 만델라는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친근하면서도 그의 모든 것들이 여과 없이 전해지고 있었다.

 그의 삶처럼 28년의 어둠 뒤에 5년의 찬란한 빛이 있다고 누군가가 나에게 속삭이며 이 길을 갈 텐가? 라고 묻는다면 과연 나는 YES라고 답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만 계속해서 되뇌게 된다. 아니, 만약 그 길을 어떻게든 가게 되었더라면 나는 어떻게든 그들에게 이 모든 고통의 빚을 고스란히 돌려주려 아등바등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괴물이 되어버렸을 28년이라는 시간을 그는 오롯이 빛의 시간으로 보내왔으며 그 험난한 시간을 진귀한 시간으로 장본인이면서도 그는 마지막까지도 겸손하게 웃고만 있었다.

 세상에 폭력적인 사태로, 무구한 흑인들의 유혈과 그들을 향한 폭력이 계속되고 있는 끔찍한 상황에서도 그는 이 모든 사태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뇌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비폭력을 전술로 생각했어요. 상황이 우리에게 비폭력을 써야 한다고 하면 그럴 것이고, 상황이 우리에게 비폭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면 그럴 것이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족장이……. 무력투쟁에 반대하리라는 것을 알았고, 실제로도 아주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설득했지요……. –본문

 비폭력으로 모든 것을 진행하려 했던 초반의 생각들이 그들이 처해있던 상황 속에서 모든 것들 것 변모하게 만들었고 과격해지는 진압 속에서 정의를 외치는 그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외압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세상을 바뀐 위대한 성인으로 기록되기 이전에 그도 한 어머니의 아들이었으며 아이들의 아빠인, 우리와 같은 평범한 가정 속의 가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평범한이라는 단어 대신에 흑과 백의 공존을 위한 스스로의 길을 찾아 갔으며 그로 인해 그는 가장으로서의 역할은 끝내 모두 이룰 수가 없었다.

 

 가히 글로 읽으면서도 이 모든 것들의 고스란히 겪어 오신 분이라는 것이 믿어 지지가 않았다. 한 인간으로서 과연 그는 어찌하여 이 고통스러운 길을 걸어가는 것을 선택했던 것일까.

 모두가 말하는 그 정의라는 두 글자의 이름과 평등이라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향했던 지지와 열정은 물론이고 그에게 향했던 모든 반대 세력들마저도 아우르던 그는 표지 속 모습과 같이 더 없이 인자하고 자혜로운 분이었다.

 그리하여 그를 떠나 보내야 했던 그 순간 지구상의 모든 이들이 눈물을 흘렸던 것을 책을 덮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그저 위대한 인물이 세상을 떠났다, 라는 부고 관련 기사를 접할 때만 해도 그러했구나라는 생각만을 했다면 이 책을 통해서 넬슨 만델라는 만나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점차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자연스레 머리가 숙여질 수 밖에 없다. 세상의 큰 별이 졌다는 말이 이런 의미였구나, 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이제서야 그를 알았다는 것이 송구스럽지만 앞으로도 그의 가르침을 오랜 동안 기억하며 그의 정신을 따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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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 어록 / 넬슨 만델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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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이언스 1 호모사이언스 1
EBS 과학혁명의 이정표 제작팀 지음, 이덕환 감수 / 지식채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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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어디서부터 왔고 어떻게 탄생된 존재인가, 에 대한 호기심은 이 지구상에 땅을 딛고 살고 있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 물음일 것이다. 그 물음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가 인간과 동물과의 차이를 만들었으며 그리하여 우리는 호모사이언스, 즉 과학하는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당당히 부를 수 있는 것일 게다.

 하지만 과학을 탐구하는 인간이라는 우리는 아직도 무수히 많은 수수께끼를 안고서 이 지구 위에 서 있다. 수 많은 가설들을 세우고 그것이 진정한 진리인지 아닌지에 대한 계속된 물음이 현재의 오늘 날의 과학 수준까지 도달시켰지만 여전히 우리가 풀어야 할 물음은 우주 너머에 가득하다.

 모든 것은 138억 년 전 빅뱅과 함께 시작되었다. 빅뱅 후 최초의 시간, 즉 찰나의 순간인 10-43, 우주에서 가장 먼저 자연의 힘 네 가지가 만들어졌다. 그로부터 3,000억 년 후 우주에서 최초의 별이 탄생했다. 그리고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원소들도 별의 일생을 통해 만들어졌다. 모든 인류는 별의 후손인 셈이다. –본문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별의 후손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저 문학적인 표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별의 자손들이라니. 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미로운 이야기일까. 밤 하늘에 떠있는 반짝거리는 별의 탄생과 소멸이 말미암아 이 모든 것들의 근간이 되었다니. 과학적인 근거로 규명된 사실이라고는 하나 이 모든 것들은 아직도 꿈과 같이 묘연한 신비함을 안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의 내용은 빅뱅의 순간부터 태양과 지구의 탄생, 그리하여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존재까지의 그 모든 것들을 한 번에 마주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정말로 알기 쉽게, 초보자를 위한 과학에 관한 입문서이기에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 내려간 듯 하다.

 스위스의 물리 연구소에서 대형강입자충돌기로 우주의 최초 입자를 찾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어느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본 적이 있다. 기다란 터널과 같은 공간에 빛과 같은 속도로 입자를 이동시키면서 빅뱅의 시초를 찾아낸다는 이 실험은 단순한 실험이 아닌 인류를 넘어 이 광활한 우주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그야말로 호모사이언스의 집결체라 할 수 있었다.

 망원경을 통해 바라본 별을 통해서 변광성인 Var을 발견해 내고 이 변광성을 통해서 인간은 지구가 속한 우리 은하를 넘어 또 다른 은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저 반짝하고 빛나는 하늘 위의 별을 보면서 끈질긴 탐구와 지적인 호기심이 이룩해 낸 쾌거인 셈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은하의 이동 속도로 허블은 계속해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대체 이 우주는 얼마만큼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우주 속의 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질수록 그 안의 인간의 비중 역시 작아지는 것을 보면서 한낱 우주 속 작은 생물체에 지나지 않는 인간의 모습에 자연히 숙연해지게 된다.

 또한 허블은 이 과정에서 은하의 이동 속도가 은하까지의 거리와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더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빨리 멀어져 간다는 사실을 확인 한 것이다. 그는 은하가 멀어지는 속도는 은하까지의 거리에 비례한다.” 라는, 이른바 허블의 법칙을 발견하면서 우주는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는 우주팽창설의 기초를 세웠다. –본문

 빅뱅 이후 별의 잔해가 모여서 만들어졌다는 태양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고마운 존재이다. 만약 태양이 현재보다 조금 더 가까이 혹은 조금 더 멀리 있었더라면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어떻게 변모하게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것이다. 태양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하여 대기와 물을 순환시키는 이 일련의 과정은 이 지구상의 모든 것들의 생명을 불어 일으키는 마법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과학을 넘어 경이로움 그 자체의 현장이었다.

 가장 신비로운 내용은 바로 에 관한 것이었다. 사실 물이라 함은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기에 그저 당연히 물이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 속에서는 과연 이 물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었다. 물이 기화되어 수증기로 변모한 후 이것들이 구름으로 뭉쳐져 다시 비 또는 눈으로 내리는 과정이 순환되고 있다고는 이 모든 순환이 일어나기 이전, 그 기반이 될 물은 대체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현재 바닷물의 기원을 설명하는 데는 모르비델리 교수의 설명이 더 지배적이다. 지구를 만든 소행성과 운석들에 물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미행성체가 지표면에 충돌하면 엄청난 고온과 고압상태가 되는데, 이때 암석이 녹으면서 미행성체에 들어 있던 물도 지각 아래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지각 변동과 함께 물은 수증기 상태로 대기에 방출되어 이산화탄소와 함께 구름의 형태로 지구를 둘러싼다. 구름은 비가 되어 내렸고, 그 결과 생명의 근원인 바다가 태어났다. –본문

 세상의 모든 것들이 어디서부터 왔는가에 대한 그 근원적인 물음에 신이 이 모든 것들을 창조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과 과연 그것이 맞을까, 하는 증명을 해보겠다는 인간은 점차 과학이라는 것에 눈을 띄게 된다. 빵 속에 꿈틀대는 쥐를 보면서 빵이 쥐를 만들어 냈다고 믿었던 그 옛날의 어리석었던 우리의 선조들은 기어코 빵과 쥐의 탄생에 대한 근원을 밝혀냈으며 그리하여 현재는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DNA 배열의 코드까지 풀게 되었다.

 앞으로 얼마만큼의 더 과학적인 지식이 이 세상의 모든 물음을 풀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함께 과학적인 접근으로 책 속에 빠져들수록 현존하는 모든 것들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호모사이언스, 이들이 밝혀나갈 미래가 더욱 기대되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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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과학책』 / 이동환저

 

 

 

독서 기간 : 2013.12.28~12.2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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