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편집할 수 없으니 영상을 편집할 밖에 - 캡컷(CAPCUT)으로 배우는 왕초보 영상 편집
신장우, 임상현, 김성민, 정동욱, 최서희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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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금전적 이익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는 일 일상화된 시대다. 예전에는 블로그 글쓰기나 사진이 주를 이루었다면, 요즘은 단연 동영상, 그중에서도 숏폼 콘텐츠가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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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페이스북 릴스 등 다양한 소셜 플랫폼이 짧은 길이의 영상을 뜻하는 숏폼 서비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초창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던 나도, 요즘은 하루에 거의 10분 이상은 숏폼 영상을 보는데 시간을 쓰는 것 같다. 유용한 정보를 얻는 용도로만 쓰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긴 하지만, 어느새 소모성 영상에 정신을 뺏긴 내 모습을 확인하고는 놀라거나 스스로를 한심해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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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만들어 올릴 일이 거의 없다시피 한 나지만, 최근 일하는 곳에서 진행한 행사에서 찍은 사진들을 짧은 영상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요구가 있어 드디어 발을 들이게 되었다. 어떤 어플을 쓸까 고민하다가 최근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앱의 로고가 떠올랐다. 바로 ‘캡컷’이었다. 캡컷이 유행하기 전에는 ‘키네마스터’라는 어플을 사람들이 많이 사용했던 것 같은데, 요즘 대세는 이 어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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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사용법을 따로 배우지 않아도 될 만큼 기본적인 기능이 직관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나 역시 처음 이 어플을 쓸 때 가장 기본적인 기능만 사용하여 기존의 사진들을 연결하고 약간의 효과를 주고 음악을 깔아 5분짜리 영상을 만들었다. 결과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식으로 가끔씩이라도 영상을 한 번씩 만들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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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보게 된 책이 바로 『인생을 편집할 수 없으니 영상을 편집할 밖에』였다. 책 두께도 얇고, 말 그대로 초보에게 딱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만 쉽게 다루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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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좋은 이유는 단순히 영상 편집 기술뿐만 아니라, 편집 이전에 우리가 필수적으로 해야 할 행위, 즉 영상 촬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1장과 5장에서 ‘영상의 기본 이해’라는 주제로 영상이 만들어지는 원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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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책 마지막 9장에서는 요즘 화두인 AI 기술과 영상 제작에 있어 숙지해야 할 윤리 문제까지 짚어주고 있어, 얇은 두께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알찬 내용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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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그루의 나무 - 다시, 지구를 푸르게
프레드 피어스 지음, 마르코 김 옮김 / 노엔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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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인간이 사라지면 일어날 변화를 다룬 다큐나 책을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자연의 자체 회복력에 관한 것이다. 인류가 아무리 빛나는 문명을 이룩했다 하더라도, 단 몇 년 사이에 자연이 스스로 지구상에서의 생존 주도권을 찾아와 회복을 시작하는 과정에 대한 시뮬레이션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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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내용 중 하나도 바로 이 자연의 자체 회복력에 대한 부분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다. 이익과 탐욕에 기반한 인간의 문명만 융성해서는 파멸을 피할 수 없고, 자연만 중시해서는 인간의 본능을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독자가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 중 하나는, 민주시민으로서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환경과 관련하여 정치인들에게 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도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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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이유이자 가장 큰 유익 중 하나는 기존의 통념, 상식, 지식이 불변의 진리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닫게 해준다는 데 있다. 이런 점을 갖추고 있는 책이라면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고, 그 기준에서 『1조 그루의 나무』는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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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플라잉 리버’라는 자연현상 또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는 브라질의 아마존이나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 콩고 열대우림 등 세계 곳곳에 자리 잡은 큰 숲들로부터 올라오는 수증기로부터 형성되는 거대한 하늘의 물줄기라 할 수 있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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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상을 통해 알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은 구름과 관련한 것인데,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구름의 형성 과정인 ‘바다에서 증발한 수분으로 만들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바람을 타고 이동한 수증기가 이런 큰 숲들을 통과할 때 이 숲이 뿜어내는 수증기와 합쳐지면서, 오히려 숲의 수증기가 상당 부분 구름의 형성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상공에 거대한 물의 흐름을 만드는 데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다가 아니라 숲이라는 사실, 대기에 흐르는 ’플라잉 리버‘ 형성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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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원시림이라는 개념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미 몇 천 년 전에 존재했던 사람들이 그들의 능력으로 숲을 관리했고, 지금의 거대한 숲들은 그 결과라는 것이다. 근대 유럽 문명의 편견과 탐욕이, 수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숲과 숲속의 사람들을 개간과 개선의 대상으로 삼은 것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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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를 넘어 ‘끓는 지구’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시대에, 이 책은 숲의 복원이라는 해결책이 단순한 해법이 아니라 고려해야 할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려준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숲을 복원하는 일 역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나무를 심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반문이 왜 나올 수밖에 없는지 독자들이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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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뇌과학 - 뇌과학이 밝혀낸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비밀 ㅣ 쓸모 많은 뇌과학 8
바버라 오클리.베스 로고스키.테런스 세즈노스키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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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직관, 축적된 자료, 자료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한 이론 수립, 이론의 적용, 적용으로 쌓는 경험과 자료의 축적, 그리고 직관의 보조... 이런 방식으로 하나의 전문 분야가 발전한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 통계 같은 분석과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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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발전이 지금까지보다 더 빠르고 비약적으로 가능할 수 있게 된 것은 인공지능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의 성능이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좋아지면서 시간과 공간 차원에서 사람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분석과 해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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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영역이 뇌과학 분야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람의 감정과 인지 기능 등은 수치화하여 정의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추상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fMRI의 등장으로 그게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었다는 게 나에게는 참 놀라운 일이었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달한 기술이 많은 오해를 미리 줄이게 해준 효과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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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기분을 느끼거나, 어떤 지적 활동을 할 때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되는지 시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보다 안전하고 객관적인 정신과학을 가능하게 했다. 의식 세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유사과학이나 그에 준하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엉뚱한 소리를 덜 듣게 되거나 걸러낼 수 있게 되었다는 건 큰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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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교육 분야가 그런 게 심하지 않았나 싶다. 어떤 교육 이론이 아이들에게 적용될 때, 그 아이들은 실험실의 생쥐나 다름없는 입장이었다. 운이 좋은 아이들은 그 교육 방식이 맞아 큰 혜택을 입기도 했겠지만, 도박을 하듯 현장에 적용된 교육 이론 때문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피해를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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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으며 뇌과학의 발달이 교육 분야에서 다수의 아이들을 실험실 생쥐 같은 신세로 몰아가는 참사를 가능한 한 많이 면하게 해줄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에 정립된 교육 이론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의 가능성과 재능을 발견해 자신만의 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교육을 가능하게 해주는 과학의 유익한 면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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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배움이 빠르거나 느린 것이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그저 특성의 차이뿐이며, 이 차이를 상쇄시켜주는 교육법에 대해 과학적으로 알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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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는 쉬운 영어로 말한다
션 파블로 지음 / 길벗이지톡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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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가 형성된 배경인 문화를 함께 배우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문화를 이루는 역사, 사회, 관습, 전통 및 그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과 사고방식 등의 폭넓은 이해를 동반하는 것이 외국어를 배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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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배우는 영어는 대체로 미국 영어, 영국 영어에 해당된다. 그래서 어떤 새로운 표현을 배울 때는 그 명사나 형용사가 왜 그런 뜻을 가지게 되는 거지? 라며 의문을 가지게 될 때도 있다. 그냥 이게 그런 뜻으로 사용돼! 라고 해서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왜 원어민들이 그 표현을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었는지 알게 되면 그 새로운 표현에 대한 이해는 보다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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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소위 말하는 원어민 선생이다. 영어 원어민으로서 한국에 와 한국어를 배우면서 느꼈던 고충을 역으로 생각해 영어 공부에 애를 먹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가르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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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네이티브가 쓰는 영어, 살아 있는 영어를 가르쳐준다는 마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영어가 세계인의 언어가 되고부터는 이런 표현이 정말 그런지 의문이긴 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영어 자체도 지역화되어서 동남아에서 쓰는 영어, 호주에서 쓰는 영어, 유럽식 억양이 섞인 영어, 영국 영어 등 사용자의 지역과 배경에 따라 다양한 외형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러니 미국 영어만 옳은 게 아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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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흥미로웠던 장면이, 토크쇼에서 미국식 영어 사용자가 영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당황하거나 웃는 상황이었다. 내가 들어봐도 영국 영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 영어가 아닌 것 같았고, 다른 지역으로 갈수록 다른 언어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영어의 성격이 이렇게 다채로워지다 보니 ‘이게 바로 원어민들이 쓰는 영어야!’라는 주장이 곧이곧대로 들리지는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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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활용 가치는 그 점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이전부터 쓰이던 관용 표현부터 최근의 유행이 반영된 표현까지 아, 미국식 영어는 이런 경향을 띠고 있구나 하는 정도 말이다. 책의 구성은 심플하다. 영어 문장을 보여주고 다음 장에서 해석을 보여준다. 그리고 먼저 가르쳐준 주요 표현을 변형시킨 한국 문장을 영어로 표현해보도록 지도한 후 마지막 장에서 답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5일에 한 번 배운 것을 다시 점검하는 코너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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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종의 영어 표현 자료집으로 부담 없이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된다. 저자의 의도대로 가도 좋고, 아니면 내키는 대로 훑어보며, 아 이런 표현도 있구나 하면서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로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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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로 - 곰베 침팬지들과 함께한 30년 ㅣ 사이언스 클래식 40
제인 모리스 구달.제인 구달 연구소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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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인간의 인식은 어느 시점부터 매우 천박한 상태로 지속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인간 중심으로 판단되고 있었다. 철학과 과학기술이 눈부신 발전을 이룬 때부터였을까. 외부 자연환경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 우리 조상들도 우리와 비슷한 정신구조를 가지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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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사람들은 어쩌면 지금보다 더 지독했을지도 모른다. 오로지 약육강식의 원리로 모든 관계가 형성되었다면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지금보다 더 끔찍하고 잔인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삶, 생존에 대한 순수한 본능과 욕구에 의한 것이 다였다면 차라리 동물적 순수성으로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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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 인간다움의 조건 중 하나는 자아와 타자의 구분, 나와 나 아닌 존재의 차이에 대한 인식일 것이다. 그런데 나 또는 우리의 영역 밖에 있는 존재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사라지고, 대상을 나와 같은 감정이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아닌, 나의 욕심에 따라 함부로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가능해지면서 인류의 역사는 위선과 모순으로 점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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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연환경, 그중에서도 동물에 대한 인간의 대우는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행해졌다. 무자비한 동물 실험이나 무절제한 사냥 등이 그 예다. 그런데 이런 파괴적인 태도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도 벌어진다. 이렇게 인류는 편을 가르고 상대 집단에 대해 비인간화라는 작업을 거쳐 잔혹한 일을 아무 죄의식 없이 저지른다. 미디어의 발달은 이런 비극에 대한 감각을 더욱 무디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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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상의 끔찍한 흐름을 거스르는 위대한 정신의 시도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희망의 이유』, 『인간의 그늘에서』 등으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제인 구달 박사일 것이다. 『창문 너머로』는 원서의 첫 출간 시점이 30년 연구를 정리한 1990년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국내에 출간된 것은 20년이 흐른 2010년에 추가된 내용을 합해, 제인 구달 박사의 50년 침팬지 연구를 망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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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과학자의 글쓰기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유려한 문장은 읽는 이에게 독서의 즐거움은 물론이고 나아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을 부담 없이 습득하게 해준다. 마치 영상물을 보는 듯 자연스러운 글의 흐름은 전에 제인 구달이 출연했던 다큐멘터리를 봤던 영향일까. 아무튼 탄자니아 곰베 지역에 와 있는 듯, 그리고 침팬지들의 삶 하나하나에 다양한 감정으로 공감하도록 이끄는 세심한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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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창문’은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폭과 깊이를 의미한다. 인간이 모든 것의 척도일 수가 없다는 겸손함,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태계 내 생명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상호작용하는 관점과 태도야말로 지속적인 인류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이 책은 침팬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침팬지만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근본적인 통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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