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 -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29가지 지혜
라이언 패트릭 핸리 지음, 안종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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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사상 위대한 경제학자로 알려진 애덤 스미스의 대표 저서로 ‘자본론’과 ‘도덕감정론’이 꼽힌다. 그중 우리의 관심은 주로 ‘자본론’에 맞춰져 있다. 엄밀히 말하면 ‘자본론’보다는 ‘자본론적인 어떤 것’에 휘둘리고 산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시장은 정부가 간섭하지 말고 내버려두면 자체적인 조정을 통해 순기능을 할 것이라는 희망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그의 저서에 나오는 표현을 통해 언급하고는 했지만, 정작 그 ‘보이지 않는 손’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자본론’이 더 사람들의 취향에 맞지만, 정작 그 책을 읽은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의 ‘도덕감정론’은 더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아마 ‘자본론’의 연장선상쯤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도덕적인 문제도 경제적 관점에서 풀어낸 것인가? 하는 빈약한 소양(素養)에서 비롯된 예측 말이다.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은 계몽시대 정치철학 전문가로서, 특히 애덤 스미스 연구를 이끄는 라이언 패트릭 핸리라는 학자가 쓴 책이다. 저자는 먼저 ‘자본주의의 창시자’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가 그것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연구했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성찰과 실천의 통합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답을 그의 ‘도덕감정론’에서 구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이 자기계발서에서 제시하는 성공의 법칙과는 다르다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이 책을 읽어보면 우선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자본주의가 얼마나 그 사상의 본질에서 벗어나 기형적인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애덤 스미스에 의하면, 자본주의야말로 모든 인간이 성숙한 존재로 발전하면서, 신체적·정신적 만족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인데, 우리가 목격하는 것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서 어지러울 지경이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를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제시하면서, 특히 삶의 현명한 안내자, 사상가로서의 그의 일면을 부각시킨다. ‘도덕감정론’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가운데 그의 도덕철학 사상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지혜를 길어올린다. 이 책은 스미스의 저서에 나오는 한 구절을 제시한 뒤 저자의 짧은 설명이 덧붙는 방식의 짧은 형태의 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탁월한 산문가로서의 애덤 스미스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예상한 바와 같이 애덤 스미스를 처음 만나거나,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만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목적도 있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의 지혜를 따라 더 나은 삶을 위한 우리의 핵심 과제로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되는 문제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제시한다. 먼저 저자는 인간의 상반되는 두 본성인 이기심과 자비심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기심을 줄이고 자비심을 늘려야 할 이유를 주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개인의 차원에서 인간의 본성을 분석한다. 이기심에 대해 논할 때, 이것이 좋거나 나쁘다는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그 자체의 특성을 설명한다. 그리고 인간이 이기적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유익을 위해 이타적인 행동, 즉 자비심이 우선하는 본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관점이 흥미로웠다. 그 이유는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내면의 평온함과 적당한 신체적·정신적 즐거움의 균형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대 세계가 지지했던 행복에 이르는 두 갈래, 즉 스토아철학에서 말하는 금욕주의나, 쾌락주의가 추구하는 현세적 즐거움 어느 한쪽만 강조해서는 결국 허무나 불안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인을 구성하는 상반되는 본성적 특징들을 균형과 조화의 관점에서 다룰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홀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한다. 요즘 말로 하면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인식에 이르게 된다고 할까. 실로 인간은 홀로 살 수 없으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 삶이 유지된다. 비대면 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누군가는 몸을 움직여야 하고, 방안에 틀어박혀 세상에 나오고 싶지 않은 사람도 그런 사람들의 의지와 행위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결국 사람은 다른 사람과 연대하며 협력하고 우정과 사랑을 기초로 한 관계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짧지만 핵심을 짚어가면서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은 세상과 타인을 ‘공감’의 차원에서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고 타인과의 실질적인 연대가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는 ‘공정한 관찰자’ 개념을 제시한 애덤 스미스를 보여준다. 이 책은 우리가 그를 과거의 유물이 아닌, 오늘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익하고 유효한 스승이 될 수 있음을 착실한 논리로 안내해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이 멀게 느껴지던 애덤 스미스라는 위대한 인물을 조금 더 가깝게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이란 애초의 기대에 멋지게 부응했다는 점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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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 교양수업 : 생활 속의 물리학 - 나는 알고 너는 모르는 인문 교양 아카이브 ㅣ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제임스 리스 지음, 박윤정 옮김 / 토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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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라는 말이 언젠가부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좋은 의미라고 볼 수는 없다. ‘있어보인다’와 능력을 뜻하는 영단어 ‘ability'의 합성어인 ’있어빌리티‘는 허상에 사로잡혀서라도 물질적인 만족감을 느끼고자 하는 시대의 어두운 자화상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에 양면성이 있듯이, 이런 능력이 진짜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 표현은 불완전한 상태를 의미한다.

 

자, 그럼 지식의 영역에서 ‘있어빌리티’는 어떤 역할을 할까? 마찬가지다. 내실이 다져지지 않은 채 있어빌리티로 계속 가다 보면 망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있어빌리티가 필요하다.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토트출판사에서 나온 ‘있어빌리티 교양수업’의 새로운 시리즈인 ‘생활 속의 물리학’은 우리의 생활 속의 현상이나 유명한 일화 등을 바탕으로 물리학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그 일면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사람을 다룬다. 학습 부진을 겪었다는 어린 시절의 아인슈타인이 실은 물리 분야에서 얼마나 비범한 재능을 보였는지를 알려주면서 그의 최대의 과학적 업적인 상대성 이론의 가치를 간결하게 소개한다. 아인슈타인으로 포문을 연 물리학자 파트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 아리스토텔레스, 아르키메데스, 프톨레마이오스 등의 인물들이 최초의 물리학자 대열에 거론될 수 있음을 설명하면서, 이들의 어깨 위에서 첫 번재 혁명적인 물리학 업적을 이룩한 아이작 뉴턴을 소개한다. 이밖에 체면 때문에 황당한 죽음을 맞은 위대한 물리학자부터 시대의 억압에 맞서 과학적 진리를 수호한 인물까지 물리학의 기초를 다진 다양한 인물들이 소개된다.

 

2장에서 5장까지는 물리학의 기초적인 지식을 다양한 일상 생활의 현상을 통해 소개한다. 현대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인 빛의 성질과 양자역학을 통한 물리 현상의 궁극적 모순을 효과적으로 설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등장한다. 또 자동차의 쌩하는 소리가 가깝고 멀어지는 현상을 빅뱅 이론의 원리를 간결하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6장과 7장에서는 지구밖 천체와 우주를 다룬다. 행성이 동그란 이유, 밤하늘이 반짝이는 이유, 태양의 온도, 우주의 종말 등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넓은 관점에서 물리학이 인간과 우주의 운명에 관해 어떤 설명을 할 수 있는지 다루고 있다.

 

8장에서 마지막 11장 사이에서는 날씨와 물질, 기술, 컴퓨터와 전자기기까지 등 지금 우리의 삶과 미래 생활의 전망을 다룬다. 기상과학에서 최근에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현상인 ‘화염 회오리’ 현상과 코로나만큼이나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핵폐기물 문제, 와이파이의 작동 원리,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 가능성 등을 이야기한다. 모두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꿨거나 바꿀 이슈들이다.

 

각 장마다 마지막에 간단한 퀴즈 코너를 덧붙여 쉬어가면서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있어보이는 단계를 잘 밟은 다음, 진짜 있는 단계로 나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독자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대화의 질 뿐만 아니라 삶의 수준을 높이는 독서여행의 초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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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메이르 - 빛으로 가득 찬 델프트의 작은 방 ㅣ 클래식 클라우드 21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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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아는 게 많이 없는 나로서는 참 많은 부분에 밑줄을 치거나 여러 방법으로 표시를 해두게 된다. 그런데 특히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읽다 보면 그런 표시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만 해도 프롤로그와 1장의 분량이 책 전체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음에도 벌써 얼마나 많은 표시를 했는지 모른다. 먼저 저자가 왜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 같은 저자로서 두 번째로 필진에 참여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는 읽기가 잘 되는 매끄러운 문장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저자가 개인의 이야기와 선택한 주제를 연결지어, 책의 주제로 페르메이르를 선택하게 되는 과정을 하나의 그럴듯한 동기로 풀어내는 전개가 재미있게 읽혔다. 1장에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그림을 볼 때 빛의 방향을 통해 실제 그림에 나타나 있지 않아도 존재하는 창문의 존재를 짐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읽고 나면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막상 아무 가이드 없이 그림을 보면 좀처럼 그 의미나 숨은 이야기를 읽어낼 수 없는 것은 비단 미술에서만은 아닐 것이다.

 

 

 

 

 

 

“페르메이르의 많은 작품들에는 ‘그림 속 그림’이 있어서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해석할 수 있는 힌트를 준다” - p.16

 

페르메이르 작품의 특징은 빛과 그늘의 효과를 세심하게 활용한다는 것과 ‘그림 속 그림’의 존재가 그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해석할 수 있는 힌트를 준다는 점이다. 그의 사후 대부분의 시간 존재감이 없었던 그가 오늘 이 시대에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스토리의 힘과 가치, 그리고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부각되고 있는 21세기의 흐름과 맞물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해당 인물의 정보가 부족하고, 또 그가 남긴 작품들의 수가 많지 않아도, 그 안에 담긴 확장성이 특징인 이야기의 속성이 오늘 비로소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주로 갈등의 양상으로 조명되고 있는 이야기를 갈등이 해소된 온화한 분위기로 풀어내는 표현법을 통해 작가의 성품을 추론하는 분석법도 흥미로웠다.

 

 

 

 

 

 

 

“네덜란드 황금시대 그림의 밑바닥에는 근면함과 신실함을 강조하고 게으름이나 사치, 허세를 용서하지 않는 시민사회의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다.” - p.83

 

2장에서는 페르메이르라는 화가가 있게 한 17세기 네덜란드의 독특한 분위기를 전한다. 당시 네덜란드의 상황은 15세기의 피렌체와 비슷했다고 한다. 어떤 문화사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밑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끝없이 발버둥 쳐야만 하는 물웅덩이“ 같은 분위기였다고 하는데, 황금시대라 불리기도 했고 반대로 모두가 생존을 위해 분투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했던 그 시대의 양면성은 어느 시대에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그 본질은 유사한 것 같다.

특히 봉건제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시민사회로 접어들게 된 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종교개혁, 즉 가톨릭과 개신교의 대립과 봉건사회가 될 수 없었던 지리적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형성된 네덜란드 특유의 근면과 성실, 종교적이고 실용적인 시민의식이 어떻게 예술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고, 더불어 네덜란드의 역사와 문화의 특징을 개략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페르메이르의 작품은 공통적으로 고요하고도 온화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보는 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준다" - p.110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보는 재미 중 하나는 그림에 그려진 인물뿐만 아니라 사물들까지도 숨겨진 이야기를 해준다는 데 있다" - p.115

 

3장에서는 그가 생애의 대부분을 살았던 델프트를 여행한다. 짧은 공식 기록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아 페르메이르 연구자들은 당시의 모든 기록들, 편지나 경매, 재판 기록 등을 뒤져가며 그의 단편들을 찾아내 깨진 도자기를 맞추듯 그 일생을 재구성했다고 한다. 중요한 부분이 많이 빠져 있긴 해도 많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하는데, 앞서 그림에서 드러나는 정보를 통해 감춰진 정보를 찾는 것처럼 그가 그림을 시작한 시기나 스승이 누구였는지를 추측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인생을 가난하게 살지는 않았으나 만년이 불우했는데, 페르메이르는 그림 한 장을 그리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비싼 재료를 쓰는 스타일이어서 큰돈을 벌기 어려웠다고 한다. 아이들도 많이 낳아서 생활비도 엄청나게 들었던 것 같다.

이 장에서는 또한 페르메이르의 그림의 특징을 다시 설명하고 있는데, 그의 그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상의 평온함과 근면함을 통해 종교적 성찰이 드러나기도 하며,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서 그 자신의 모습으로 빛날 그때가 가장 천국에 가까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감각을 표현한 화가가 페르메이르라는 것이다.

 

4장에서는 일하는 여성을 주제로 한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17세기 네덜란드의 그림들이 그들의 시민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일하는 모습은 그 일의 종류와,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외모, 나이와 상관없이 아름답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성실하게 일하는 하루하루가 우리의 삶을 이루며 존재와 존재성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이 장에는 19세기 후반 조르주 쇠라의 ‘점묘법’의 시초를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다는 흥미로운 내용도 있다.

 

 

 

 

 

 

 

5장에서는 그 유명한 ‘진주 귀고리 소녀’가 있는 헤이그로 간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덴하흐’라고 부르는데, 헤이그는 영어식 명칭이라고 한다. ‘진주 귀고리 소녀’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 간결한 표현에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돋보이는 생동감, 대범한 붓 터치, 화가의 원숙한 자신감 등을 설명하고 있다.

 

6장에서는 페르메이르가 생전에 방문한 적은 없지만 그와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도시인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으로 간다. 빈 미술사박물관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회화 중심의 미술관인데, 이곳에 ‘진주 귀고리 소녀’와 함께 페르메이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회화의 기술’이 있다고 한다. 페르메이르가 사망한 후 아내가 생계를 위해 그의 작품들을 처분하면서도 이 작품만은 꼭 지키려 했다는데, 결국 1677년 경매에 부쳐졌고, 그것을 시작으로 이 박물관에 오기까지 거의 300년이 가까운 세월 동안 파란만장한 유랑을 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한때 히틀러의 소유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 그림은 의 개성과 능력이 캔버스 한 장에 집약된 가장 중요한 걸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가 팔기 위해서 그린 그림들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팔지 않고 가장 아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7장에서는 그의 죽음과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반적으로 평온했던 그의 인생에 비해 말년은 불운했다. 1672년에 프랑스가 네덜란드를 침공했는데, 이때 네덜란드군의 대처 과정에서 페르메이르 일가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는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계속되는 전쟁으로 경제는 위축되었고, 문화 관련 지출이 줄어들면서 다른 일을 하거나 파산하는 화가들이 속출했다고 한다. 그림을 팔기 위해 작풍에 변화도 주며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그의 대가족은 빈곤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페르메이르는 죽고 말았다. 이후 빚을 갚지 못한 남은 가족은 결국 파산했고, 그의 작품들은 뿔뿔히 흩어졌다.

 

망각 속에 가라앉아 있던 페르메이르를 되살려낸 이는 테오필 토레뷔르거라는 19세기 프랑스 비평가라고 한다. ‘델프트 풍경’을 비롯하여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던 그림들을 페르메이르의 작품으로 확인했고, 그의 이름이 ‘페르메이르’라고 바로 잡은 것도 이 사람이다.

 

20세기 초반 미국 수집가들, 특히 미국의 사업가들이 진가를 알아보고 페르메이르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그의 작품들의 가치가 오르게 되었다. 이후 유명세가 높아진 그의 그림들은 미국과 영국, 독일과 아일랜드, 프랑스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세계의 수많은 관람객들이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고흐가 이야기했던 “화가는 비록 죽어서 땅에 묻힐지라도 그림을 통해 후세에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라는 말을 그대로 실현한 인물이 페르메이르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커다란 눈망울의 소녀 이미지 뒤에 감춰져 있던 화가 페르메이르의 짧지만 굵은 인생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가장 큰 교훈은,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 지나치기 쉬운 부분을 통해 가려진 의미를 추론해보거나 나아가 전체 그림을 재해석해보는 것, 그리고 그렇게 재해석된 전체를 통해 부분의 의미를 더욱 예리하게 파악하고 통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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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
동시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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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기에 여행기가 책으로 나온다는 건 어색하기도 하고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현재진행형일 수 없고, 어쩌면 추억 이상의 의미가 되기 어려워져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꾸역꾸역 해외나 먼 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관광의 의미 말고, 주체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의미의 여행조차도 지금은 민폐가 될 가능성이 크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이 담은 여행 기록은 코로나 이전의 것으로 보이니까 더 이상 시비는 걸지 않겠다.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인생을 의미 있고 풍요롭게 만드는 두 축으로, 저자는 문학과 여행을 선택했다. 삶이 고달플 때마다 여행은 지친 마음이 가서 쉴 정신의 집 역할을 했고, 여행의 여정은 바로 그 정신의 집을 짓는 과정이었다. 그 재료는 무엇이었나? 바로 저자가 사랑하고 마음의 고향으로 삼았던 작가의 작품들과 작품 속 인물들과 배경들이다. 이 책은 그렇게 저자의 삶으로 편입된 여행의 흔적들 중 특별히 아홉 나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먼저 영국을 여행한다. 저자는 영국 여행을 옛날 없이 옛날을 여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 말이 공감되는 것은, 얼마 전 셜록 홈스로 유명한 코넌 도일의 삶과 문학을 다룬 책을 통해, 영국 곳곳에 과거의 유산이 현재와 함께 숨쉬고 있음을 확인했던 기억이 있어서이다. 영국에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폭풍의 언덕’과 ‘제인 에어’ 등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브론테 가문의 흔적이 있는 하워스라는 곳이다. 브론테 가문의 형제자매들은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목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이모의 성실한 도움이 있었지만 그들에게도 아버지에게도 어머니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 같은 것이었다. 아버지는 비교적 장수한 편이었지만 브론테 남매들은 전부 이른 나이에 삶을 마감해 후손이 없다고 한다.

영국에서의 두 번재 여행지는 옥스퍼드이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탄생한 곳이다. 옥스퍼드 역시 현재 속에 실제하는 과거의 감각이 특징인 곳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스’처럼 또 다른 세계, ‘낯설게 하기’에 어울리는 장소였다. 옥스퍼드 하면 학문과 엄숙함의 공간 이미지가 강한데, 앨리스나 ‘해리 포터’ 같은 대표적인 환상성 강한 이야기들이 탄생한 곳이 된 연유를 진지한 학문과 이성적 세계의 무게에 눌린 내면에서 오는, 가벼움에 대한 필연적 요구로 풀이하는 것이 처음에는 흥미롭다가 이내 납득이 될 것도 같았다.

 

두 번째 여행지는 이탈리아다. 여행기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문에 담긴 괴테의 여정을 따라 이탈리아 각지의 과거와 현재를 음미한다. 괴테는 “인간은 노력하는 항 방황하게 마련이다”란 말을 ‘이탈리에 기행’에 남겼는데, 그 말처럼 여행 속에서 그는 끝없이 예술적 배움에의 방황을 했고,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런 괴테의 감성에 동참하며 도시를 하나한 여행한다. 얼마 전 EBS 세계테마기행에서 소개된 적 있는 이탈리아에 속한 알프스 산맥인 돌로미테도 언급되어 있어 장면을 떠올리며 읽을 수 있었다. 괴테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눈에 띄는 기록을 남긴 것 같은데, 여행하던 그 시절에도 베네치아는 바다 오염과 치안, 쓰레기 문제가 심했던 모양이다. 로마와 나폴리에서는 더욱 특별한 감동을 느낀 듯, 찬사가 넘친다.

 

 

 

 

 

 

 

세 번째 여행지인 크로아티아에서는 아드리아해의 진주라 불리는 두브로브니크가 소개된다. 조지 버나드 쇼는 1929년 이곳을 방문하고는 ‘지상의 낙월 보고 싶다면 두브로브니크로 오라’고 했다고 한다. 크로아티아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나오는 아름다운 갈색 지붕들과 수정처럼 맑고 푸른 바닷빛이 조화를 이루는 항구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도 그 풍경을 담고 있다. 네 번째 여행지인 루마니아에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드라큐라의 실제 모델인 블라드 체페슈라는 인물이 소개된다. 기세등등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진격을 멈추게 할 만큼 잔인한 면모로, 드라큐라 캐릭터에 딱 맞는 인물일 것만 같지만, 실제로는 주변 열강들 틈에서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지킨 영웅으로서의 면면을 알 수 있었다. 다섯 번째 여행지인 러시아에서는 러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푸시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에 대해 ‘그는 예언적인 현상이다. 그의 등장에는 우리 러시아인 모두에게 지극히 예언적인 무엇이 담겨 있다’는 말로 그의 가치를 평가했다. 여섯 번째 여행지인 타히티에서는 고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가 바로 고갱의 삶을 모티브로 쓰인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달은 이상, 6펜스는 현실을 상징하는데, 고갱은 현실적으로 안정적인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자신이 갈망하는 예술가로서의 삶을 위해 많은 고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곱 번째 여행지인 모로코에서는 프란츠 카프카나 제임스 조이스에 비견되는 엘리아스 카네티라는 인물이 소개된다. 그는 인간의 본질에 관한 성찰을 담은 저서인 ‘군중과 권력’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뛰어난 문인이었다. 모로코는 화가, 소설가, 시인 등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예술혼을 불어넣고 예술적 욕망을 설레게 한 곳으로, 그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모로코의 탕헤르라는 지역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또한 마르코 폴로처럼 과거 시대의 대표적 여행기를 기록한 인물인 이븐 바투타도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 바로 탕헤르라는 곳이다. 그는 생애 대부분을 여행으로 보냈는데, 인상적인 표현이 나온다. ‘그의 여행은 그의 평생이다. 그 안에 평생의 모든 것이 있다’는 문구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인생이라는 여행길에 올라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말 그대로 여행하면서 인생을 다 보낸 이븐 바투타만큼 여행으로서의 인생을 보낸 인물은 드물 것이다.

 

여덟 번째 여행지인 중국에서는 루쉰만큼이나 중요한 문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곽말약’이라는 인물이 소개된다. 루쉰이 구문화에 대한 비판적 색채가 특징이라면, 곽말약은 중국의 미래를 만들어 갈 새로운 의식의 창조와 실천에 좀 더 중점을 두었다는 특징이 있다. 그는 시인, 극작가, 고전연구가, 사회운동가, 서예가로서 활약했다고 한다. 중국 곳곳에 그의 필치가 남겨져 있다고 한다. 그밖에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현대 중국 문학인들에 대한 소개를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이 장에서는 독서와 길에 대한 인상적인 비유가 나오는데, ‘책은 제자리에서 여기가 아닌 저기로 갈 수 있는 교환공간의 영역’이라는 표현과, ‘길은 공간을 여는 열쇠’라는 표현이었다. 둘 다 저자 자신의 깊은 사색에서 나온 표현인 것 같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표현이라 신선했다.

 

 

 

 

 

 

 

마지막 장소인 일본에서는 해체적 미학, 즉 허무와 차가움과 슬픔의 정서가 가장 잘 나타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따라 여행한다. 태어나자마자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어릴 때 아버지와 어머니를 연달아 하늘에 보내고, 누나까지 10살 때 죽는 모습을 경험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우울하고 공허함으로 가득했을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 정서를 바탕으로 쓰인 작품이 바로 ‘설국’이다. 슬프도록 아름답다거나, 시리도록 아름답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 인간의 심연, 근본적인 외로움과 연약함에 대한 비극적 통찰이 담겨 있었다. 경계를 허무는 하얀 눈과 안개의 이미지와 작가의 정서, 작품의 배경에 깔린 분위기, 작가의 비극적인 죽음 등이 일련의 주제를 담은 이야기처럼 엮어지고, 과연 인간이 행복해진다는 것은 무엇인가, 란 물음을 남기며 글을 맺는다.


이렇게 작가의 발걸음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니 코로나 사태가 빨리 해결되어 원하는 곳 어디나 자유롭게 여행하고, 그 경험과 느낌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마주 보며 즐겁게 나눌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졌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이렇게 덮이지만, 우리의 여행은 다시 마음 놓고 펼쳐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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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로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 - 공감과 연대의 글쓰기 수업
메리 파이퍼 지음, 김정희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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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보았던 표현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조금 저속한 표현인 것 같지만, ‘글싸지마’였다. 무의미하고 아무 쓸모 없는 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똥’을 싸놓은 것 같은 저급한 글에 이런 표현이 사용된 걸 본 적이 있다. 혼탁한 댓글과 SNS 환경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이렇게 글을 싸지르는 행위들이 이제는 하나의 문화 현상처럼 되어버린 시대에, 다정하고 친절한 어조로 글을 쓰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방법을 나누는 「나의 글로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 은 너무나 순진하고 소박한 소녀의 바람인 것만 같이 느껴졌다. 그러나 세상은 정말 넓고 넓은 곳이어서, 이렇게 경건하고 품위 있는 가치와 목적을 추구하는 글쓰기는 분명히 계속해서 존재하고 있었고, 지키고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끈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부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책은 특별한 목적을 지향하는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공감과 연대의 글쓰기’. 더 이상 평화롭고 희망적이라고만 믿고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 나빠졌고, 이것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것은 세상을 바꾸는 것. 한 사람의 영웅적인 활약은 로또보다도 낮은 확률이다. 하지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작지만 확실한 혁명의 한 조각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글쓰기. 세상에 대한 정의는 그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바뀌는 것이기에, 그 사람의 관점, 즉 생각하는 것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곧 세상을 바꾸는 일에 기여한 것이 될 수 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글쓰기, 곧 공감과 연대, 연결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글쓰기에 대해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는 전문적인 상담가이자 작가로서, 또 건강한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운동가로서의 자신의 경험을 나누면서, 이를 글쓰기에 대입하여 놀라움과 명료함과 아름다움, 존중에서 공감으로, 공감에서 진실한 관계로 이어지는 글쓰기란 어떤 것인지를 논한다. 스스로를 깊이 탐구함으로써 장점뿐만 아니라 오히려 감추고 싶은 단점과 고치고 싶은 약점이 더 깊고 진실한 글의 재료가 될 수 있음을 피력한다. 세상을 흑과 백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시선이 아닌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통합적 사고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준거의 틀을 넓힐 수 있게 하는 직업으로서의 작가의 가치를 알려준다.
 

 

 

 

 

 

변화의 출발점은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을 있게 한 자신만의 역사를 쓰는 것으로,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이 위대하고 보편적인 인류 공통의 이야기와 만나는 길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게 된다는 멋진 청사진을 보여준다. 또한 나에서 머무르지 않고 타인에게도, 또 타인과 맺어지는 관계의 영역 안에서도 새로운 생각의 가능을 무한대로 열어줄 수 있는 작가의 매력을 보여준다. 세상을 하나로 잇고,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또한 작가만의 특별한 소명임을 들려준다.

 

저자는 특별히 글과 글을 쓰는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애쓰지만, 그것을 독자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길도 있다는 것을 차분하고 조리 있게 전한다. 그런데 단 한 번, 글쓰기를 위한 자료 정리와 백업에 대해서만은 전적으로 자기 말을 믿으라는 확신에 찬 발언이 나온다. 살아가면서 얻게 되고 수집하는 다양한 정보들은 작가에게 있어서 일급 보물과도 같은 것인데, 틈틈이 정리하고 바로 찾을 수 있도록 아카이브화해두지 않으면 아무 것도 모으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고 하는 것이다.

 

글쓰기 역시 행동으로 그 존재 의미와 목적이 완성된다. 지금 바로 자신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을 종이나 모니터에 써보고 싶게 하는 것. 이런 욕망을 꿈틀거리게 하는 것이 바로 「나의 글로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 이라는 책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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