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포토 - 상상을 담는 창의적 사진 강의 노트
크리스 오르위그 지음, 추미란 옮김 / 정보문화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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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울 포토’는 사진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와 감각, 실질적인 촬영 팁에서 전문가의 알찬 조언까지 담은 다양한 장점을 가진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던 생각은 역시 사람은 가만있지 않고 무엇이든 해보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의 중요성이었다. 처음 고인 물이 아무리 맑고 영롱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썩는 것처럼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소망이나 꿈이 아무리 아름답고 고상하고 위대한 것이라 하더라도 마음의 단계에만 언제나 머물러 있게 된다면 자기기만에 빠지고 결국은 좌절하고 포기하고 원망만 가득한 상태에 이르게 되고 말 것이다. 특히 창의적이고 획일적이지 않은, 차별화된 삶을 원하는 사람 중에 의외로 실천하는 힘이 부족해 쓰러지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하면 이 책에서 항상 새로운 시각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사진이라는 영역에서 무엇이든 시도해보고 도전해본다고 하는 것은 특히 더 중요한 것 같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많이 찍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사물과 풍경을 많이 보고, 듣고, 배우는 경험 속에서 나의 손과 눈이 끊임없는 셔터 소리를 만들어내는 가운데 자신이 왜 사진을 찍고, 어떤 사진을 찍고 싶고, 어떤 사진가가 되고 싶은지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점점 명확해질 것이고 어쩌면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여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진리가 드러난다’는 말과 ‘뭐든지 트레이닝이지.’라는 어느 책의 구절과 이야기의 대사가 딱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나 같은 사진 초보자의 경우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가르침 가운데 사진에 대한 마음가짐과 각 챕터의 끝 부분에 있는 유명한 사진작가들의 조언이 담긴 ‘게스트 스피커’ 코너가 유용했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가?, 훌륭한 사진은 어떤 것인가? 사진가가 가져야 할 자세는?, 사진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은? 등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꾸며진 이 코너의 내용과 저자의 입장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좋은 사진이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나아가 삶의 변화를 이끄는 힘이 있다는 것이며, 평범함 속에 내재된 비범함을 발견하고 만들어 낼 수 있는 노력과 자세가 요구됨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되도록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과 꽉 차 있는 것을 내보내고 비울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과 대상에 대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것은 나에게 요구되는 사항이기도 한데, 자신을 믿는 것이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한 무한한 열정과 노력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함께 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기대했던 것처럼 이 책은 사진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삶 자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더 창의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훌륭한 지침서 역할도 하고 있어서 사진을 통해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도모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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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롤렉스 시계를 사라 - 진짜 부자들만 아는 돈 쓰는 법
사토 도미오 지음, 이서연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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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품화폐에서 신용카드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돈이라고 부르는 것은 원래 무언가를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세상은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삶의 본질적인 부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수단이 가장 중요한 목적처럼 변해버린 시대가 되었다. 그 중심에 ‘돈’이 있다. 무엇을 생각하든, 무엇을 꿈꾸든, 어떤 행동을 하든 ‘돈이 있어야지’라는 전제가 없이는 말이 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대세를 거스르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이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맥없이 쓰러지거나 사라져갔다. 그들에겐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이 있었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해결할 힘과 지혜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롤렉스 시계를 사라’는 돈이 사람들의 영혼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저자는 돈이란 본질적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거나 갖기 위해 돈을 사용한 경험에서 누리는 기쁨과 만족감, 그리고 돈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돈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진정한 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이나 부자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 즉 부자가 되기 위해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나 부모에게 큰 유산을 물려받는다거나 도박의 성격이 짙은 주식투자나 복권 등의 일발 인생역전을 노리는 식의 태도로는 실제로 돈이 많이 모인다고 해도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돈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을 뿐만 아니라 돈에 대한 인식까지 부정적으로 만들어서 가진 자나 가지지 못한 자 모두에게 기쁜 마음으로 돈을 쓰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만 낳을 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근거로 돈과의 올바른 관계를 이루는 법 - 돈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같은 호기심을 잃지 않는 가운데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욕망의 대상, 목적을 위해 기꺼이 쓰는 방법을 배운다면 행복한 삶을 누리면서도 자연스럽게 돈이 따라오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람과 돈은 이제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든 필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돈이 아닌 전혀 새로운 경제시스템이 만들어져 근본적으로 우리의 생활방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우리는 돈에 대해 긍정적이고 건강하면서도 분명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 돈을 신처럼 여기거나 맹렬히 거부하는 극단의 자세로는 지금의 자본주의 세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나간 역사는 물론이고 일상생활과 대중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배우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밖에 없는 이 삶이다. 이 책은 본능적으로 우리의 뇌가 추구하는 것이 편안함과 안락함이며, 가슴 설레는 목적의식과 새로운 도전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 21세기의 행복한 삶이라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용한 수단이 돈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또한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데서 순수한 감동을 경험하고, 죽을 때까지 젊은 마음가짐과 태도로 삶에 임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은 단순히 돈에 대한 자세 이상의, 삶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철학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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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묻고, 광고인이 답하다 - 젊음이여, 여행을 떠나고 인문학을 탐독하고 사랑에 빠져라
전상민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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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에 ‘해 아래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사실 따지고 보면 인간이 말하는 새롭다, 창조적이다 하는 생각이나 발견, 물품들은 이미 그 가능성을 품고 있었던 것이기에 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것은 없지만, 새롭지 않은 어떤 사안이나 사물에 대해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광고라는 분야는 특히 돋보인다. 시대의 흐름에 민감해야 하고 너무 앞서 나가지도, 그렇다고 뒤쳐지지도 않는 적정선에서 참신하면서도 인상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광고란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상품을 팔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예술의 영역으로까지 그 가치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텔레비전뿐만 아니라 길거리의 소위 찌라시라고 하는 것들까지 포함해 정말 쓰레기만도 못한 광고가 넘쳐나는 가운데서도 마음을 울리고 명확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보석 같은 광고를 만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예술의 경지라 할 만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주인공들을 미래의 광고학도들이 직접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이 바로 이 책 ‘대학생이 묻고, 광고인이 답하다’에 담겨 있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인문학에 대한 충실한 기본소양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세상을 다르게 보고 해석하는 것, 그리고 광고할 대상과의 조화를 이루면서도 자기만의 메시지를 뽑아내는 것이 스타 광고인들이 말하는 좋은 광고인이 되기 위한 공통적인 요소인 것 같다. 개개인마다 중요성을 두는 비중의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아무튼 종합해보면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또한 광고인들이 세상을 대하는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태도는 오늘날 우리 젊은 세대가 되찾아야 할 중요한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하고 편리한 것에 매몰되어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을 수동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획일화된 유행과 개성을 구분하지 못하는 일도 허다하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소수가 다수를 문화적으로, 심리적으로, 물질적으로 이끌어가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당당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그런 사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에만 진정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는 내내 하고 있었다. 이 책은 한 분야에서 상당한 업적을 이룬 전문가들과 미래의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의 인터뷰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면서 나아가 우리의 삶과 그 삶에 임하는 자세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는 훌륭한 선생님과도 같은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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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n Contemporary Art Magazine POINT Vol.2 - 2011
포인트 편집부 엮음 / 비주얼아트센터보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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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앤 해서웨이가 잡지 스텝들이 쩔쩔매면서 촬영에 사용할 의상을 고르는 광경을 보고 웃었을 때 메릴 스트립이 한 대사가 떠올랐다. 아마 ‘네가 입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 유행을 지나 돌고 돌아 백화점 세일 코너에 있는 것을 생각 없이 사다가 입은 거겠지’ 라는 식의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순수예술이든 상업예술이든 초기에는 새로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거나 실질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는 것이 예술의 한 단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이나 설치미술을 비롯한 아시아의 다양한 시각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잡지 ‘ POINT’에 소개된 작품들을 보면서 사실 보이는 이미지를 일차원적으로 감상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재확인하게 되어 부끄러웠다. 비교적 자세한 부가설명과 인터뷰들이 담겨 있어 다행이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아시아의 예술가들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면서 정치, 문화, 경제 등 우리를 둘러싼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대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마 이 잡지에 소개되지 않은 다른 많은 예술가들이 현실에 대항하거나 은유적인 비판으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시각을 표현하고 있을 것이다. 서구문화의 기나긴 억압과 유린의 역사를 이제 막 벗어나기 시작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한 아시아 각 나라의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흐름부터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하지만 물질 중심의 자본주의 문화의 한계이자 병폐가 직간접적으로 해를 끼치고 있는 국가들의 사회문제를 비판적으로 포착하고 있는 데까지 예술가들의 다양한 활약이 담겨 있다. 


   이 창조적인 움직임들 가운데 어떤 것은 실질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것은 전시하는데 의미를 두는 수준으로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외부의 평가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토대로 묵묵히 목소리를 내는 예술가들이 많이 늘어나면 날수록 그들의 영향을 받아 보통 사람들도 이 획일화된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과 대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쓰는 노력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술이 예술가들만의 소통 방식이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또 그들의 창조성이 수동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진정한 예술은 그것을 보는 보통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안에 내재된 예술성을 발견하도록 하여 일상 속에서의 생활예술, 즉 예술적인 삶의 단계로까지 나아가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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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섹스사전 - 상식과 편견의 벽을 허물다
강준막 지음 / 북카라반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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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문제, 아니 입으로 말하거나 글로 쓰기에는 조금 쑥스럽기는 하지만 섹스 문제는 사실 나에게 있어 친숙하거나 적극적인 문제가 아니었고 그런 주제를 놓고 속 시원히 대화할 만한 환경도 접해보지 못했기에 이 책을 읽는 것도 조심스러웠다.(적극적이 아니라 해서 내가 이성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른 책을 읽을 때는 옆에 누가 있건 말건 상관하지 않았는데 이 책은 혼자서 편히 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했다. 이런 나의 행동 역시 오래도록 왜곡된 성 문화로 인해 보이지 않게 강요된 학습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구사회가 성에 대해 더 개방적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문화권에서 성에 대한 이중적인 시각으로 인해 문제가 빚어져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류사회가 지속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삶의 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또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 하면서 할 건 다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어찌 그리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취해왔는지, 특히 성 문화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모순적인 현실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억압되어온 본능은 오늘날 미디어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엄청난 폭발력을 보이고 있다. 자연스러운 것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려고 했기 때문에 음지에서 파괴적이고 병적인 모습으로 성장해왔던 성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이제 더 이상 몸을 숨기지 않고 사람들의 약해진 주체성을 이용해 각종 이상행동과 범죄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나도 거부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일찌감치 매춘을 합법화한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비단 성 문제 뿐만이 아닌 우리가 금기시하고 숨겨왔던, 숨기고 싶었던 인간의 이면을 하루라도 빨리 공론화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인간에게 있어 시공간과 문화를 초월하여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들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대체로 우리가 정상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생활양식이나 가치관들 중에 대부분이 인류의 역사로 보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관념이나 관습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성 문제 역시 이것이 정답이라고 할 만한 법칙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이미 길들여져 있어서 편하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번거로울 뿐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보기 좋은 것들은 드러내고 일차적으로 꺼려지는 것들은 감추기 시작하면 그 문명과 문화는 훗날 큰 재앙의 씨앗을 품고 가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보다 열린 마음이 필요함을 느낀다. 


   ‘재미있는 섹스사전’은 역사와 문화, 사회, 경제 등의 다양한 부분을 통해 성에 대한 흥미롭고 의미 있는 사실들을 전하는 꽤 두꺼운 책이긴 하지만 채워져야 할 내용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책에 나와 있지 않은 성과 관련된 무수히 많은 새로운 단어들과 농담들이 넘쳐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중문화의 코드가 성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원치 않아도 섹스와 관련한 보편화된 담론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에는 성에 대한 탐욕이 너무 지나쳤거나 반대로 인위적으로 억압해왔기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면, 현재는 누구나 성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풍부한(?) 지식이 강요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주관적인 성 가치관을 갖도록 해야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만은 안정된 문화를 이루고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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