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메이 아줌마 - 사계절 1318 문고 13 사계절 1318 교양문고 1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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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은 글이었지만 섣불리 읽어내려갈 수 없었던 이유는 이미 이 책의 모습에서 그래선 안된다는 계시를 받은 것 같다. 그랬다. 결국엔 '사랑' 만이 모든 것을 구원할 수 있다. 어느 누구를 그렇게 애틋하게 그리워할 수 있을까?? 사람은 가도 그 사랑은 남는다.
메이아줌마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있다 간 자리는 항상 훈훈하다. 집에 매일매일 들어오던 전기가 갑자기 들어오지 않았을 때처럼 메이아줌마는 그렇게 떠난다. 따뜻한 그리움만 남겨놓은채. 그렇게 아줌마가 죽은 후 아저씨와 서머는 공황상태에 빠진다. 그 빈자리는 삽으로 흙을 퍼담아 메꿀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메이아줌마의 빈자리에 때때로 멍해진 아저씨, 그런 아저씨를 보며 어떻게든 일상을 찾고 싶어 했던 서머.

그들은 여행을 떠난다. 아줌마를 찾기 위한 여행,, 그러나 여행을 떠난지 3시간만에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떠나기전의 설렘과 예상에 정확히 빗나간 상황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그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비로소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리던 서머, 아줌마가 떠난 후에 한번도 보이지 않았던 서머의 약한 모습. 그러나 서머가 눈물뒤에 무지개가 걸린것 처럼 느껴진건 나만의 생각일까? 더욱더 큰 사랑을 느끼고 품고 그리움을 인내하는 법을 배운 서머. 메이 아줌마는 이런것까지도 서머에게 주고싶었었나보다.

외진 숲의 침대 차, 그 한쪽 벽에서 돌아가는 바람개비, 덜컹거리는 오솔길, 서머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선하다. 너무나 오랫동안 가슴이 일렁거리는 느낌을 잊고 살았었다. 사람은 사랑으로 커간다는 것을...그리움의 크기는 자신이 받았던 사랑만큼인것을,, 그것을 잊지 않고 살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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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이다 - 2000 제2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만교 지음 / 민음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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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영화화되서 지금 한창 상영중에 있다. 나는 이 책을 무척이나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서 영화가 정말 기대된다. 사실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같이 이혼률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과도기인거 같다. 그래서 다소 도전적인 '결혼은 미친짓이다.' 라는 책 제목에 비교적 담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경쾌하게.. 너무나도 경쾌하게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결혼'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처음 주인공이 맞선에 가서 만난 연희와 벌어지는 일들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정말 만화책 보듯 키득키득 웃으며 봤다. 특히나 약간은 어눌해보이는 지식인인 듯한 주인공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들도 그랬다.

연희의 이중생활은 결혼을 둘러싸고 있는 성스러움과 굳은 언약이라는 환상을 비웃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요즘의 결혼이란 자신의 능력에 대비해 최대의 가치를 얻을수 있도록 하는 것,,,마치 쇼윈도에 잘 진열된 가장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사는것과 같다는 것,,,

작가는 의도대로 '결혼'의 감추어져 있는 전략적 속성을 여러가지 상황을 통해 잘 풀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중생활을 감행하는 둘 사이에는 안쓰러움도 묻어난다. 영원한 사랑을 찾아가려는 용기의 부족,,,작가 역시 그것을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다.

도전받고 있는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 온 결혼..결혼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를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하는 것마저 이제는 헛된 노력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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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수청드는 여자
이강원 / 김영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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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외국과 교류하는 외교관의 부인이 경험한 일들을 글로 쓴 책이다. 한때 나의 꿈도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는 외교관이어서 그런지 더욱 관심이 갔다. 그런데 외교관의 부인은 더 바쁜것 같다. 외국대사들을 맞이하는 파티의 음식준비도 모두 부인의 몫이라니 말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특색있는 문화도 알리고 외국인들의 입맛에도 맞는 음식이라고 생각되는 여러 음식들 중 구절판을 꼽았는데 이를 준비하느라 칼로 채소를 써는 과정에서 손을 너무 혹사시켜 손목에 혹이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음식준비만이 외교관 부인의 일이 아니다. 대사관저를 드나드는 외국손님 접대에 문화 공연, 자선 바자회 등까지 합하면 그 일은 배가 된다. 문화나 생활습관이 모두 다른 나라에 짧은 시간에 적응해야한다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의 저자는 보이지 않는 외교관인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고 자부심을 갖는다. 외국생활의 불편함을 찾기보다는 여러문화를 접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질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저자가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라서 그런지 때때로 글 사이사이에 그런 감성이 드러난다. 또 세계를 자신의 무대로 삼고 당차게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에 엄살이 없어서 보기 좋았다. 내가 모르는 다른 분야의 생활을 잠시나마 엿본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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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유교수의 생활 1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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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만화에 대한 찬사중에 '재미있다'란 말보다 더 영광스러운게 있을까? 하지만 이 만화에 대한 호평의 요소는 재미와는 약간 동떨어져있을지라도 어떤 기대감을 갖게 하는것들로 이루어져있었다. 일단 요즘 같은 시대에 기이해보이기만 하는 캐릭터, 그것도 천재 교수라니...암튼 이 만화책을 꼭 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유교수는 단지 행동할 뿐이고 이 만화가 보여주는 것은 그것이 전부이다. 가끔 낡은 피아노를 보며 젊은 시절의 피아노 소리의 추억에 젖고 엉뚱한 곳에서 옛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사실 천재 유교수의 모든 행동에 공감을 갖기는 힘들다. 유교수는 늘 담담하게 자신의 원칙대로만 살아가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인것 같다. 나이를 먹어도 변하지 않는 순수함,,간직하고 싶지만 지키기 어려운 것이어서 사람들이 유교수를 마음속으로만 응원하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사실 많은 기대를 했던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내용의 기복도 없고,,그냥 자잘한 유교수의 일상이 펼쳐지니까,,,그렇지만 가끔 지금은 가물가물한 유교수의 일상이 그립다.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길때마다 보석같은 행복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흰 쌀밥 같은 만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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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20 - 21세기문화총서 5
어빈 라즐로 지음 / 민음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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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연못,,,에 대한 가정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대학에 처음 들어온 나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킬 꺼리가 없었다. 단지 리포트를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의무감으로 읽었을 뿐이다.
현대 인류문명의 성장이 오히려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곳곳에서 목도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저자의 말에 약간 신빙성이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수련으로 절반쯤 덮인 아름다운 연못이 놀라운 성장으로 하루아침에 암흑과 죽음의 세계로 변할 수도 있다'니 이것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가 할 수 있지만 수련연못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빗댄것이다.

저자는 '두갈래치기'라는 이론을 앞세운다. 어떤 조직이나 환경의 내부에너지가 임계점에 도달하면 내부의 균형이 깨지면서 어느쪽으론가 진행되는데 이때 전혀 새로운 진보나 종말 가운데 하나를 택하게 되며 그 과정은 점진적인 게 아니라 급격한 변화를 따른 다는 이론이다.

이는 혼돈 이론, 프랙탈 이론과 비슷한 맥락인데 저자는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혼돈스러운 상황을 두달래치기를 통해 발전적으로 돌려야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으로 과학, 예술, 종교, 교육 각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고 국가권력과 정치인들의 권력을 제한해야한다고 한다. 또한, 공존하는 세계를 위해 방위와 환경에 대한 전지구적인 협약이 필요하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옳다. 그리고 이상적이다. 바로 여기서 허점이 있다. 과연 이 주장들이 실천가능성이 있는가? 세계화가 진행된다고 해도 국가권력은 사실상 커지고 있다. 국가권력이 커지면서 방위와 환경에 대한 협약은 국가적 이익에 휘둘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주장은 주장하고 끝나버리는 공허한 주장은 아니다. 우리가 항상 염두에 두고 꼭 '해야하는 것'의 목록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처음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남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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