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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20 - 21세기문화총서 5
어빈 라즐로 지음 / 민음사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수련 연못,,,에 대한 가정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대학에 처음 들어온 나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킬 꺼리가 없었다. 단지 리포트를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의무감으로 읽었을 뿐이다.
현대 인류문명의 성장이 오히려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곳곳에서 목도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저자의 말에 약간 신빙성이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수련으로 절반쯤 덮인 아름다운 연못이 놀라운 성장으로 하루아침에 암흑과 죽음의 세계로 변할 수도 있다'니 이것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가 할 수 있지만 수련연못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빗댄것이다.
저자는 '두갈래치기'라는 이론을 앞세운다. 어떤 조직이나 환경의 내부에너지가 임계점에 도달하면 내부의 균형이 깨지면서 어느쪽으론가 진행되는데 이때 전혀 새로운 진보나 종말 가운데 하나를 택하게 되며 그 과정은 점진적인 게 아니라 급격한 변화를 따른 다는 이론이다.
이는 혼돈 이론, 프랙탈 이론과 비슷한 맥락인데 저자는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혼돈스러운 상황을 두달래치기를 통해 발전적으로 돌려야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으로 과학, 예술, 종교, 교육 각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고 국가권력과 정치인들의 권력을 제한해야한다고 한다. 또한, 공존하는 세계를 위해 방위와 환경에 대한 전지구적인 협약이 필요하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옳다. 그리고 이상적이다. 바로 여기서 허점이 있다. 과연 이 주장들이 실천가능성이 있는가? 세계화가 진행된다고 해도 국가권력은 사실상 커지고 있다. 국가권력이 커지면서 방위와 환경에 대한 협약은 국가적 이익에 휘둘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주장은 주장하고 끝나버리는 공허한 주장은 아니다. 우리가 항상 염두에 두고 꼭 '해야하는 것'의 목록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처음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남게 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