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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수청드는 여자
이강원 / 김영사 / 1998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외국과 교류하는 외교관의 부인이 경험한 일들을 글로 쓴 책이다. 한때 나의 꿈도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는 외교관이어서 그런지 더욱 관심이 갔다. 그런데 외교관의 부인은 더 바쁜것 같다. 외국대사들을 맞이하는 파티의 음식준비도 모두 부인의 몫이라니 말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특색있는 문화도 알리고 외국인들의 입맛에도 맞는 음식이라고 생각되는 여러 음식들 중 구절판을 꼽았는데 이를 준비하느라 칼로 채소를 써는 과정에서 손을 너무 혹사시켜 손목에 혹이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음식준비만이 외교관 부인의 일이 아니다. 대사관저를 드나드는 외국손님 접대에 문화 공연, 자선 바자회 등까지 합하면 그 일은 배가 된다. 문화나 생활습관이 모두 다른 나라에 짧은 시간에 적응해야한다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의 저자는 보이지 않는 외교관인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고 자부심을 갖는다. 외국생활의 불편함을 찾기보다는 여러문화를 접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질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저자가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라서 그런지 때때로 글 사이사이에 그런 감성이 드러난다. 또 세계를 자신의 무대로 삼고 당차게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에 엄살이 없어서 보기 좋았다. 내가 모르는 다른 분야의 생활을 잠시나마 엿본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