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장승수 지음 / 김영사 / 199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도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히고 있는것이 신기하다. 이 책은 주인공이 삼수끝에 서울대에 합격하게 된 여정을 말해주고 있고 대학에 입학한지 오래지 않은 몇 년전에 나온 책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섣불리 이렇게 말했다가는 돌 맞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에는 공부방법보다는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대입에 대한 꿈을 접지 않고 그 꿈을 이루기까지의 저자의 인생 드라마가 펼쳐져 있다.

내가 수능이란 것의 실체를 알기 전에 이 책을 봐서 그런지 수능문제 몇 개를 풀이해놓은 공부방법 설명은 별로 유용하지 않았다. 다만 막노동을 공부를 하기 위해 막노동을 하며 열심히 살았던 저자의 노력에 경탄을 보낼따름이다.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저자보다는 훨씬 안락한 환경에서 자신의 의지의 박약함에 대한 각성,,

이 책의 글이 아마추어가 쓴 글이라서 약간은 덜 다듬어져있고 보통사람들의 일상이란것이 별로 특별하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더욱 친근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근데 갑자기 궁금해졌다. 장승수씨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담이 눈 뜰 때
장정일 지음 / 김영사 / 1992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어떻게 해서 구입하고 읽게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아담이 눈뜰때' 이외에도 많은 단편을 수록하고 있는데 각 단편이 하나같이 완벽성을 띠고 있다. 아담이 눈뜰때의 아담은 글쓰기로 세상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는것이 꼭 작가를 대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 이 소설이 영화로 나왔었다는 것을 알고 보았지만 모르고 보았더라도 책을 읽는 내내 영상을 머리에 떠올리게 되었다.

친구는 이 책에 수록된 '제 7일'을 보고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빨간책을 '빨간책' 그대로 풀어내는 장정일의 태연스러움이(?) 그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지 몰라도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프카의 변신을 주제로 하는 '모기'는 다양한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그의 시를 모티브로 한 '실크커튼을 말한다'는 사람들의 소통부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과연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발행년도가 지금으로부터 10년이나 지나서 그런지 소설은 현대적인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고 복고적이란 말이 어울린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날이 선 칼 같다. 이 책이 지금 절판되었다는데 이 책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당시의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사람중 한 사람이란 사실에 은밀한 기쁨을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티핑 포인트 - 생각하는 글들 12
말콤 글래드웰 지음, 임옥희 옮김 / 이끌리오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티핑 포인트란 무엇인가? 여기서 티핑 포인트란 상황이나 상태가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한 지점, 즉 균형이 깨어지는 지점을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유행이란 어떻게 생겨나고 감기 바이러스는 어떻게 전파되는지...?? 저자는 독감, 범죄, 마약, 자살, 혁명, 정치, 패션,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을 사회적 전염이라고 한다.

사실 거의 망해가던 허시파피 신발이 갑자기 유행을 하거나 어떤 섬의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급작스럽게 증가하거나 아님, 1990년대 중반 뉴욕의 범죄율의 하락이 과연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했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들이 모두 하나로 연결된다는 사실은 더더욱..이는 '소수의 법칙', '고착성 요소', '상황의 힘' 으로 설명될 수 있다. 모든 유행을 주도하는 것은 소수이며 전달되는 메시지가 납득되어져야하고 환경이나 조건에 따라 전염의 양상도 달라진다고 보았다.

저자는 누구나 잡으려 하지만 잡을 수 없는 뜬구름 같은 얘기를 위의 세가지 이론으로 체계적으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납득할 수 있게 말끔히 정리해놓았다. 내가 바로 여기서 감동받은 것이다. 특히, 처음 흡연을 할 때의 기억이 그 이후의 흡연 기호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마지막장의 흡연 고착성 연구는 청소년 흡연증가를 효과적으로 줄여나가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것 같다. 지금도 세상은 소수의 사람이 주도하는 유행을 따라 공중의 먼지같이 미세한 조건과 상황들이 얽혀서 돌아가고 있다. 평소에 사회현상의 변화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책을 읽는다면 그러한 관심을 충족시키고도 남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녀는 괴로워 1
스즈키 유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0월
평점 :
절판


몇 달전에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라는 영화를 봤다. 여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외모뿐인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그 여자는 그 남자앞에서만 미인(보편적인 기준으로)으로 보이고 다른사람에게는 거구의 추녀로 보일뿐이다. 이러한 설정때문에 간혹 그 여자가 앉는 의자는 항상 무너지지만 남자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우스운 상황을 연출했는데 사실 그런장면에서도 별로 맘 놓고 웃을수 없었다.

이 책은 외모때문에 인격적으로 대접받지 못하던 칸나가 전신을 성형수술해서 미인이 된 후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 한다. 칸나는 남들이 인정하는 미인이 되었지만 가슴한편에는 성형전에 받았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컴플렉스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성형전 자신이 좋아했던 남자가 성형후에 칸나를 좋아하게 됐지만 관계가 늘 진전되지 못하고 자신의 성형전 모습을 보는듯한 추녀를 모른척할 수 없어 동정한다.

칸나는 미녀는 도도하고 못되고 상관없으며 추녀는 무조건 착해야한다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갖는데 이것을 단순히 개인적인 편견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것이 실제로도 미녀가 아닌 사람은 미녀에 비해 사회적으로 많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칸나의 그러한 생각은 성형전 자신이 받았던 사회적 억압 등을 보상받으려는 심리인 것이다.

칸나는 성형을 하고도 당당하게 살고 싶어하지만 행동이나 생각은 성형전 사회적 약자였던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버릴 수 없어 늘 자신의 의도와는 반대로 나간다. 그러나 나중에 자신의 모습이 어떻든 자신을 사랑해주는 진심어린 남자가 칸나 옆에 있게 된다는 결말은 뻔하지만 칸나의 눈물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별로 상투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은 만화책인만큼 여러 상황 설정이 배꼽을 잡게 하지만 한편으로 칸나의 독백으로 알수 있는 심리 묘사를 보면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된다. 이 책으로 나는 스즈키 유미코의 팬이 되었다. 이 정도의 탄탄한 구성력과 이야기가 가미된 만화라면 보면서 한시도 웃음을 멈추지 않게 한 만화라면 별 다섯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봉순이 언니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과연 언론매체의 힘은 위대하다! 몇년 전 내가 학교에서 이 책을 읽고 있을 때만해도 친구들은 '봉순이'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이 책의 내용까지도 지배한다고 여겨졌는지 이 책이 어떤지 지나가며 꼭 한번씩은 물어오곤 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중학생 사촌 동생이 이 책을 꼭 읽고 싶다고 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이 책이 그 달의 추천도서였으니까...

오래전에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참 재미있었다.'였다. 소설이지만 소설같지 않은,,,그 당시의 심리까지도 기억해내는 작가의 미세한 촉수에 경탄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이 책은 '짱아'라는 어린아이의 눈으로 '봉순이'언니를 바라본다. 아무리 어린아이라지만 날카롭게 혹은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봉순이 언니는 사람의 팔자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게 할 정도로 안쓰럽다. 봉순이 언니는 '짱아'에게만 있는 언니가 아닌것처럼 둘러보면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삶도 그녀처럼 신산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가보다.

그녀의 삶은 타의든 자의든 자신이 살아내야하는 그만큼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전철에서 봉순이 언니를 보게 된 주인공의 묘사가 좀 섬뜩했다.

[그런데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다가 문득 돌아봤을 때 놀랍게도 그녀가 날 바라보고 있었어. 설마 하는 눈빛으로... 희미한 확신과 놀라움과 언뜻 스치는 그토록 반가움... 나는 돌아보지 않았어. 어서 전철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내려섰지. 엄마...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났고, 그녀의 얼굴이 가물거려서... 그래, 그래서야, 그거지. 이제 와서 뭘 어쩌겠어. 30년이나 지났잖아.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런데 날 더욱 뒤돌아볼 수 없게 만들었던 건, 그건 그 눈빛에서 아직도 버리지 않은 희망... 같은 게... 희망이라니, 끔찍하게... 그 눈빛에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