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 언니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과연 언론매체의 힘은 위대하다! 몇년 전 내가 학교에서 이 책을 읽고 있을 때만해도 친구들은 '봉순이'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이 책의 내용까지도 지배한다고 여겨졌는지 이 책이 어떤지 지나가며 꼭 한번씩은 물어오곤 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중학생 사촌 동생이 이 책을 꼭 읽고 싶다고 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이 책이 그 달의 추천도서였으니까...

오래전에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참 재미있었다.'였다. 소설이지만 소설같지 않은,,,그 당시의 심리까지도 기억해내는 작가의 미세한 촉수에 경탄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이 책은 '짱아'라는 어린아이의 눈으로 '봉순이'언니를 바라본다. 아무리 어린아이라지만 날카롭게 혹은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봉순이 언니는 사람의 팔자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게 할 정도로 안쓰럽다. 봉순이 언니는 '짱아'에게만 있는 언니가 아닌것처럼 둘러보면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삶도 그녀처럼 신산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가보다.

그녀의 삶은 타의든 자의든 자신이 살아내야하는 그만큼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전철에서 봉순이 언니를 보게 된 주인공의 묘사가 좀 섬뜩했다.

[그런데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다가 문득 돌아봤을 때 놀랍게도 그녀가 날 바라보고 있었어. 설마 하는 눈빛으로... 희미한 확신과 놀라움과 언뜻 스치는 그토록 반가움... 나는 돌아보지 않았어. 어서 전철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내려섰지. 엄마...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났고, 그녀의 얼굴이 가물거려서... 그래, 그래서야, 그거지. 이제 와서 뭘 어쩌겠어. 30년이나 지났잖아.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런데 날 더욱 뒤돌아볼 수 없게 만들었던 건, 그건 그 눈빛에서 아직도 버리지 않은 희망... 같은 게... 희망이라니, 끔찍하게... 그 눈빛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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