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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백과 사전 - 우리가 몰랐던 산타의 모든 것
앨런 스노 글 그림, 노경실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산타의 계절이 돌아왔다. 초등 2학년인 작은 아이가 드디어 산타의 존재에 대하여 회의적인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산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부모의 입으로부터 확인하고 싶어했다. ‘산타를 믿지 않는 순간, 선물이 오지 않았다’는 엄마의 회고담에, 아이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리고 믿는단다. 선물이 오지 않으면 큰 일 아닌가!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두고 잠자리에서 이 책을 읽어 주었다. 절묘한 타이밍! 안 그래도 산타에 관심이 많은 작은 아이는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이미 다 알고 있는 큰 아이까지도 꽤 흥미로워 하면서 듣는다. 글이 많아 소리내어 읽는데 힘이 들지만, 나도 책을 읽어 주면서 상당히 놀랐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산타를 묘사할 수가 있다니! 어찌 믿지 않을 수 있으랴!
산타가 그 많은 어린이들이 원하는 선물이 무엇인지 어떻게 아는가 하면, 전세계의 어린이들이 산타에게 편지를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니, 그렇다면 편지를 쓰지 않았는데 선물을 받았던 것은 어떡한다? 슬그머니 고민이 되려는 찰나, 이 책에서는 이렇게 덧붙여준다. 편지를 보내지 않은 어린이들의 경우, 요정들이 평소에 관찰하여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 이 대목에서 아이가 안심하고 믿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 밖에도 산타에 관하여 품고 있었던 많은 의문들이 해결된다. 어떻게 산타가 좁은 굴뚝을 통과하는가? 실제로는 산타가 날씬하다는 것! 추운 지방에 살기 때문에 특수 의상을 입고 계시며, 굴뚝이 없는 집은 창문이나 문 틈으로 들어가는 거라고. 그러니까 당연히 굴뚝 없는 우리 집에도 오셨던 것이다. 그 밖에, 선물 디자인과 생산, 배달 등에 관하여 궁금한 점들은 이 책을 참고할 것.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날, 아이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 편지를 어딘가에 잃어버렸다고 울상이다. 그러나 요정이 자신의 행동을 관찰해 왔으니 괜찮다고. 크리스마스 이브, 커다란 양말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놓고 잠드는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중요한 것은 ‘믿음’과 ‘기다림’이 아닐까. 믿는다면 존재하는 것이고, 믿지 않는다면 기다림도 사라지는 것이다. 아이의 소중한 믿음과 애틋한 기다림이 오랫동안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