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안녕!
잭 포맨 지음, 마이클 포맨 그림 / JCR KIDS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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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자도 얼마 없고, 그림도 무척 단순한 짧은 그림책을 보면서 다소 난감한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기 전 읽었던 저자 소개에는 ‘글쓴이가 열 살 때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괴롭힘의 상황이나 대처방법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을 줄로 생각했다. 작년부터 부쩍 집단 괴롭힘, 왕따에 관한 그림책을 많이 접해 왔기에 이 책도 그런 종류의 책이거니 생각했는데...


  그런데 이 책에는 집단 괴롭힘의 장면이나 피해자를 돕는 방법 등이 나오지 않는다. 친구가 없어 외로운 강아지에 이어, 역시 친구가 없어 외로운 남자 아이가 여러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광경을 바라본다. 함께 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쉽게 다가가지는 못한다. 그렇게 친구가 혼자인 것 같아 슬플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친구야 안녕!’이라고 말을 건네 보는 거다.

  지극히 단순하고도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해주는 책이다. ‘안녕!’ 인사를 건네 보라는. 현실이 이 그림책처럼 된다면야 얼마나 좋을까? 그럼 그렇게 해보지 뭐. 교실에서, 놀이터에서 혼자 있는 친구가 있다면 다가가서 먼저 인사하는 거다. 인사를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슬그머니 걱정도 되지만 먼저 인사한다고 손해볼 일 있으랴.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는 명확한 가르침을 주는 인성 그림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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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숭이 아기 하나 아기그림책 보물창고 4
매기 스미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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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표지를 보고는 약간 시큰둥한 생각이 들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열부터 하나까지 세어 보아요!’라는 표지의 문구와 책의 세로로 쓰여진 아라비아 숫자를 보고 이 책이 숫자 인지책이라는 것을 일찍 간파했다. 이런 종류의 책은 아이들 어렸을 때 많이 봤는데 이 책도 그 책들과 비슷한 책이겠거니, 하면서 큰 기대 없이 책장을 넘겼던 것.     

  허나, 이 책은 새롭다. 아주 새로운 성격의 숫자 인지책이라고 할까? 지금까지 여러 사물들을 숫자와 함께 배치하여 수 개념을 익히게 하는 책은 부지기수로 보았으나, 그 책들에는 ‘이야기’가 없었다. 무당벌레 하나, 장미꽃 둘, 나비 셋... 이런 식으로 다양한 사물을 숫자와 관련하여 제시하는 책을 주로 보았던 것. 그래서 이 책들은 숫자와 사물을 함께 익히는 용도의 숫자 인지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스토리’가 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어찌 보면 정말 탁월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목욕을 마치고 나온 벌거숭이 아기 하나로부터 출발하는 이 스토리는 아이가 만나는 것들, 아이가 하는 행동들이 펼쳐진다. 그러면서 그 사물들이 숫자와 함께 결합하여 제시되는 것. 1부터 시작하여 10까지, 그리고 반대로 10부터 1까지 되돌아오는 과정도 재미를 더한다. 결국 다시 목욕탕 속으로 들어가는 벌거숭이 아기 하나. 자연스럽게 숫자의 증감을 알 수 있고, 아이의 일과가 순환되는 것도 알 수 있게 된다.

  단순한 숫자 인지책 말고 새로운 숫자 인지책을 원한다면 이 책이 딱이다. 이제 막 두돌이 된 조카에게 선물할 생각이다. 이제 손가락 말고 이 책으로 세기를 접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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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밥상
제인 구달 외 지음, 김은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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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인 구달박사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그녀가 쓴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녀의 책은 인간이라는 생물 종의 존재에 대한 많은 논의들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 연구에 한 평생을 바쳤고 이제 고희를 넘은 나이에 ‘희망의 밥상’(Harvest for Hope)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평생을 정리하는 책(?)을 집필했다.

 

  평생을 침팬지와 함께 하며 그들과 동고동락했던 그녀는 이제 궁극적으로 자연과 생물들간의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인간은 다른 생물들보다 훨씬 더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므로 우리 스스로에 대한 갚은 성찰과 결심, 그리고 행동을 요구한다. 물질문명이 너무나 발달해 버린 현실에서 살고있는 우리는 너무나 익숙하게 反생태적인 아니 敵생태적인 먹거리를 아무 거리낌없이 즐기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러한 우리의 일상 행위가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하는지를 너무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교묘한 세계 자본기업의 이해관계 속에 펼쳐지는 다양한 세상살이를 절대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인간은 생물의 진화과정에서 가장 최상위의 먹이사슬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인간이라는 종에 이득이 될 것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게 결론지어질 것이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재와 같이 물질이 가장 중요시되고,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 욕구 이상으로 다양한 욕구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애쓰며, 마치 내가 사는 이 시기가 마지막인 것처럼 마구 지구를 훼손하는 한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다.

 

만약 우리에게 한 가닥의 고귀한 정신이라도 남아있다면 적게 먹고, 욕심을 버리고, 담백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또한 현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탐욕스런 자본의 논리에 대항하기 위한 자본의 논리로는 제인 구달 박사가 주장하듯이 수준높은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현실의 질서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실천가능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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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들에게 주는 지침 평사리 클래식 2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류경희 옮김 / 평사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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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리버 여행기]의 작가로만 알고 있는 조나단 스위프트. 그의 다른 작품을 만나는 것은 사실 처음이었다. 책의 첫장을 열면 그의 묘지명에 적힌 글귀가 나온다. - 더 이상 맹렬한 분노가 그의 가슴을 찢지 못하리라 - 도대체 얼마나 분노가 컸길래 이런 글귀를 묘지명에 썼을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그 궁금증은 책을 다 읽고 난 후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집사 생활을 오래 했다는 조나단 스위프트. 그는 이 책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18세기 하인들에게, 하인으로서의 생활을 현명하게 영위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하인들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지침에서부터 집사, 요리사, 문지기, 또 여러 종류의 하녀에 이르기까지 매우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보여준다. 그 지침들은 얼마나 친절하고 세심한지, 읽으면 읽을수록 절로 감탄이 나오게 된다. 
 

  그의 지침은 하인이 걸어야할 정도(正道)의 반대, 즉 자신의 안위를 위해 주인을 지능적으로 속이고 주위 사람을 이용하는 "교활한 하인되는 법" 이라 할 수 있다. 주인이 서너번 부르기 전에는 절대 가지 말 것이며, 집사인 자신에게 커튼 달기를 명한다면 커튼 달 줄 모른다고 해야 할 것이며... 이렇게 해서 주인이 과연 호락호락 넘어갔을까 의문스럽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꽤나 알짜 같은 지침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200년전이고 우리와 지구 반대편에 있던 유럽을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도 전혀 다를바 없는 지침도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 동료 하인이 해고를 당하면 그의 비리를 낱낱이 고하고, 왜 진작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그런 이야기를 하면 주인님께 심려를 끼쳐드릴까봐... 게다가 제가 그런 말을 올리면 주인님께서 저를 악의를 지닌 나쁜 놈으로 생각하실지 모르니까요" 라고 답하라.

- 주인이 자신을 총애하는 사실이 감지되면 기회를 잡아 아주 조심스럽게 사직하겠다고 예고하라. 그 이유를 물으면 완곡하게 급료가 적다고 말하라. 이 일이 실패로 끝난다면 동료를 시켜 당신을 '그냥 남아있으라고 설득했다'고 주인님께 말하게 하라.

주인과 하인과 직장 상사와 자신으로 바꾸면 완벽하게 지금도 적용되는 지침이 아닌가? 그의 지적은 정확하고 날카롭다. 그리고 사회와 인물에 대한 그의 관점도 읽을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의 쾌락만을 구하는 존재이며, 사회는 그들의 집합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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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달력 이야기 - 인류 최고의 발견 미래 지식 창고 2
베시 마에스트로 지음, 임유원 옮김, 줄리오 마에스로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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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도 아이도 처음 알았다. 왜 2월만 28일밖에 안되는지 말이다. 자신의 달에 해당하는 8월(어거스트)이 7월에 비해 날짜 수가 하루 모자라는 것에 불만이었던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날짜 수를 조정하다보니 엉뚱하게 2월이 줄어들게 되었다는 것. 이것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달력에 관한 상식 가운데 아주 일부일 뿐이다. 그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 시계와 달력, 이에 관하여 무척 많은 상식이 생긴 느낌이 들어 엄마도 아이도 뿌듯하다.

  이 책은 달력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옛날 사람들은 분이나 초 같은 짧은 시간에 대한 관념보다 해가 뜨고 지는 하루라는 단위, 그리고 그 날이 일년 중 어느 때 위치하고 있는가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농사를 짓고 생활을 하기에 정확한 달력을 만드는 일. 그것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끊임없는 과제였고 일종의 도전이기도 했던 것이다. 막대기나  뼛조각에 금을 그어 만든 최초의 달력에서부터 이집트, 바빌로니아, 중국, 마야, 로마의 달력에 이르기까지 고대 달력의 역사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달력에 대한 설명이 끝난 후 시계에 대한 설명으로 들어간다. 달력이 정교하게 완성되는 것과 함께, 점차 사람들은 정확한 시각을 알고 싶어 했던 것. 해시계로부터 시작하여 물시계, 초시계, 모래시계, 진자시계 등 시계의 발달과정과 원리를 알 수 있다. 외국 번역서인지라 우리의 달력과 시계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지만, 세계적인 흐름과 함께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초등 저학년인 작은 아이가 혼자 보기에는 어려울 듯 하여 잠자리에서 읽어주니 재미있어 한다. 덕분에 중학생 큰 아이와 엄마도 정말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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