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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새롭게 시작되었단다 - 아담과 이브 이야기 ㅣ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60
제인 레이 지음, 배소라 옮김 / 마루벌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어주기 전에 아담과 이브 이야기라고 하니, 우리 아이가 신나게 이야기한다.
아담은 남자, 이브는 여자, 뱀이 어쩌구, 사과가 어쩌구...
성당의 주일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던 내용이란다.
그러나 책을 열고 읽어주기 시작하니, 눈이 반짝반짝해진다.
일단 그림으로 만나는 아담과 이브의 모습이 새롭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그리고 눈동자로 종종 마주치는 하느님까지!
전체적으로 그림은 섬세하고 아름답다. 빛나는 금색이 포인트로 느껴지고, 특히 나무를 묘사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테두리 그림책이라고 하던가, 테두리에는 간혹 뭔가 알 수 없는 비밀기호같은 것도 있어서 눈길을 끈다. 그 중에는 악보와 한자도 보이는데, 작가의 어떤 뜻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텍스트도 아이들에게 속삭이듯 읽어주기 편하게 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창세기의 앞부분이 담겨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 하느님이 아담과 이브에게 따뜻한 옷을 주셨고, 씨앗과 나뭇가지를 건네 주면셨다는 부분은, 에덴 동산을 떠나는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한다.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 너머 아무것도 없는 땅에 자신들의 동산을 새롭게 일구며 살게 되었단다.
아담과 이브 이야기를 떠올리면 흔히 하느님의 뜻을 거슬러 낙원에서 쫓겨난 죄많은 존재라는 점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의 결말은 뭔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저자의 새로운 해석일까? 그런데 우리 아이는 다 읽고 나더니, 뭐야? 하고 간다. 아직 아이에게는 그다지 새롭지 않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