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단 외우기가 드디어 목전의 과제가 된 초등학교 2학년 작은 아이. 지난 겨울방학에 구구단을 5단까지 외우게 하는데 성공하였으나, 6단부터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여 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구구단 보드게임이 있다고 하니 어찌 눈이 번쩍 뜨이지 않을 수 있으랴. 우리 아이는 작년부터 보드게임을 즐기기 시작하여 주말이면 보드게임하자고 졸라대는 아이인지라 무조건 이거다 싶었다.
게임 박스에서 ‘20분 게임 한판이면 100문제 뚝딱!’이라는 문구가 가장 눈에 띄었다. 과연 구구단을 그렇게나 많이 하게 될까? 구구단을 많이 하다보면 재미가 없다고 하지는 않을까? 이런 걱정은 첫 게임을 하면서 깨끗이 사라졌으니... 정말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고 교육적인 게임이라 평하고 싶다.
먼저 간단하게 익힐 수 있는 게임 방법. 테니스 게임과 같이 양쪽 편을 나누어 자리를 잡고, 카드 세 장과 올스타 카드 한 장을 갖는다. 게임 판에서는 테니스 공으로 공격하고 수비하는데, 자기가 가지고 있는 2장의 카드를 곱하여 상대방에게 보내는 것. 현재의 위치에서 공을 받으러 가는 거리만큼 점수가 낮아지는데, 먼저 0점에 도달하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잘 모르니까 아무 숫자의 조합으로 공격을 하지만, 점점 게임에 익숙해 지다보면 상대방의 현재 위치와 가장 멀리 있는 숫자가 나오도록 구구단 계산을 하게 된다.

재미와 학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은, 게임을 하면서 정말 무수히 구구단을 해보기 때문이다. 아직 구구단을 외우지 못한 우리 아이는 구구단 표를 옆에 두고 머리를 굴리는데 정신이 없다. 3장의 카드 중에서 2개씩 짝을 지어 구구단을 해보기 때문에 최소 3번은 구구단을 하게 되는 것. 게다가 이기려고 마음을 먹으면 더더욱 구구단을 여러 번 해봐야 하는데, 올스타 카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게임에 동봉된 구구단표가 아이에게는 조금 산만하게 보이는 듯. 그래서 책받침용으로 얻은 구구단표를 옆에 갖다 두고 게임을 했는데, 좀더 알아보기 편한 구구단표를 코팅지로 만들어 게임에 넣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게임에서 제시한 규칙으로는 모두 4번 이기면 끝나게 되지만, 2번이나 3번으로 정해도 되고, 한 게임 당 10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매우 속도감이 느껴진다. 게임의 재미는? 보드게임으로 아이가 그동안 재미있다고 가져오던 브루마블을 더 이상 하자고 조르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부모 입장에서도 너무 장시간이고 승부를 가리는 묘미가 없어서 지루하게 느껴지던 다른 어린이용 보드게임에 비해 이 게임이 훨씬 상대하기에 재미가 있다.
박스를 유심히 보던 아이가 하는 말.
엄마, 덧셈 뺄셈 게임도 있고, 나눗셈 게임도 있대!
그래? 구구단 완전히 마스터하면 엄마가 또 하나 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