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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푸딩
노먼 린지 지음, 김석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과 미리보기를 보고는 약간 글이 많은 저학년용 그림책일 줄 알았는데, 무려 200페이지가 넘는다. 오스트레일리아 최초의 판타지 '동화'라더니, '소설'이라고 보는게 더 어울릴 것 같다. 분량과 수준 면에서 어른이 보아도 손색이 없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은 주인공 세사람(?) 가운데 코알라, 펭귄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많은 에피소드와 노래의 소재가 뱃일, 뱃사람에 관한 것이다. 저자인 노먼 린지가 높이 평가된다면, 오스트레일리아적인 소설을 썼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모험을 끝내고 집에 정착하는 결론도 섬과 관련이 있을 듯 하다.
이 책의 주인공인 세 친구들이,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은 마법 푸딩을 호시탐탐 노리는 도둑들로부터 지켜간다는 것이 큰 줄거리이다. 그 과정에서 맛깔나는 노래들, 재미난 사연들, 엄청난 표현들이 지켜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특히 끝까지 푸딩을 사수하려는 친구들의 의지는 엄청나다. 한편 푸딩 도둑 이총사는 결국 내내 당하고 말지만, 그들의 집념도 결코 무시할만한 것이 아니다. 특히 여러 군데 발견되는 위트는 재미를 더한다. 모자 속에 푸딩을 숨긴 도둑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모두 모자를 벗어 국가에 경의를 표하는 것을 보면, 바람이 아니라 햇살을 통해 옷을 벗겼다는 우화를 생각나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문화적 차이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소재인 푸딩에서 출발한다고나 할까? 슈퍼에서 파는 쁘띠젤이 푸딩을 대표하는 것으로 아는 정도이기에, 얼마나 맛있는 것일지, 한끼 식사가 가능할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리고 아쉬운 것은 아이와 함께 보기에는 거친 말들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 예컨대 '상판대기' 같은 표현... 그러나 이 책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초등학생(3학년 이상)이나 어른이나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오히려 내용 면에서는 동지애와 의지 등 건전한 부분으로 채워져 있기에, 일부러 아동용으로 순화하지 않은 표현들은 넘어가 주기로 한다.